The shortstop hits a home run too well RAW novel - Chapter 24
24. Pick Me
기자는 일단 웃었다.
취재 전에는 당연히 자료조사가 먼저였다.
길고도 짧았던 인턴 생활을 마감하고 올해 정직원으로 채용된 신지원은 아직 열정이 가득한 연차였다.
좋은 기사를 쓰고 싶었고 유망주를 다루는 소재는 그녀에게 흥미를 가져다 주었다.
“괜찮아요?”
잠시 말문이 막혔던 신지원이 물었다.
“네, 괜찮아요. 오히려 그런 별명이 더 좋아요.”
“왜요? 부정적인 어감이잖아요. 그 별명 자체가.”
유행운은 애초에 취재 기획에 없었다.
드래프트 기간에 맞춰 전국을 돌며 유망주를 취재하는 일에 유행운이라는 고교 선수는 후보에 없었지만, 어제 갑자기 추가되었다.
이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신지원의 의견이었다.
당연히 취재 대상에는 1번 지명이 확실시되는 민현웅, 투수에서는 최대어라 불리는 이주영이 주말리그 첫 날 대결을 펼쳤기에 그 경기를 보게 된게 시작이었다.
“저를 모르니까 제 실력도 모르시잖아요. 아무것도 없는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가볍더라고요.”
유행운은 여유있게 웃었다.
사실 과거 1회차 인생에서 인터뷰를 했던 경험은 딱 한 번이었다.
그때가 언제였나, 생각하면 독립리그를 거쳐 대전 호크스에 육성 신분으로 입단할 때였다.
한 대전 지역 신문에서 인터뷰가 들어왔고 그의 가정환경과 야구를 중간에 그만둬야 했던 이야기를 풀어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제가 듣도 보도 못한 선수지만, 나중에는 야구를 모르는 분들도 ‘유행운’이라는 이름을 알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차분하면서도 자신의 포부를 밝힌다.
지금 유행운이 하는 말들은 그리 색다르지는 않았다. 프로 진입을 하기 전에 유망주가 하는 자신감 넘치는 목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유명한 선수가 목표군요.”
신지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히 모든 야구선수는 유명한 선수를 꿈꾼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해서 국위선양하는 것 동시에 많은 돈을 벌고자 했고 실력으로도 성장하기를 원한다.
유행운도 그런 선수 중에 하나였다.
“민현웅 선수가 유행운 선수를 굉장히 경쟁자로 의식하던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신지원의 다음 질문은 ‘민현웅’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이미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민현웅은 당연히 경쟁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 경쟁자가 같은 팀에 있었고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온 신지원이었다.
“현웅이요? 글쎄요. 그 친구와 저는 가는 길이 달라서요.”
유행운이 짧게 생각을 마치고 입을 열었다.
“현웅이는 거포잖아요. 팀의 4번 자리가 잘 어울리는 친구예요. 저도 장타를 치기는 하지만, 타고난 힘에 있어서는 그 친구와는 차이점이 있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해서, 그 친구를 크게 의식하고 싶지는 않아요.”
유행운은 항상 생각했다.
다시 인생을 살게 되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세상에는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존재했고 결코 할 수 없는 일도 존재했다.
유행운이 민현웅의 타고난 신체조건을 따라갈 수 없다. 민현웅처럼 힘으로 넘겨버리는 타격 역시도 힘들다.
“저는 유격수잖아요. 지금 타격도 중요하지만, 지금 수비 기본기를 확실히 잡아야 프로에서도 통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유행운은 훈련을 할 때 수비에 7할을 두고 나머지는 타격에 힘을 썼다.
현재 경원상고 투수진이 약해 날카로운 타구가 유격수 방면으로 자주 나오기에 더더욱 수비를 가다듬고 있었다.
“저는 지금 유격수로서 프로에 통할만 한 선수가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타격은 두 번째죠.”
유행운의 목소리는 나긋하다.
그 목소리를 듣던 신지원이 의아한 듯 입을 열었다.
“그래요? 앞서 두 경기 동안 엄청난 장타력을 뽐냈잖아요? 실제로 홈런 순위도 민현웅 선수를 제치고 1위를 지키고 있고요.”
“네, 알고 있습니다. 신월같은 경우는 구장이 작아서 운이 좋았던 것도 있어요.”
느리면서도 나긋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천천히 풀어놓고 있었다.
“타격은 지금 제 간결한 폼에서 정확히 공을 타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홈런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질 좋은 타구를 많이 생산하는게 제 목적입니다.”
사실 유행운은 홈런 욕심이 있다.
엄마 앞에서 홈런을 처음 보여주고 난 후에 더 의식적으로 배트를 길게 잡게 되었다. 하지만 그 생각을 고쳤다.
지금은 무리한 타격보다는 기본기를 다지는게 먼저였다.
다시 시작한 몸으로, 과거의 경험이 있다고 해도 이 몸은 아직 야구 경험이 없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스킬을 몸에 입히는게 먼저였다.
“유행운 선수는 자기만의 야구 철학이 확실하네요.”
신지원은 다소 놀랐다.
고등학생과 인터뷰 하다 보면 앞서 유행운이 했던 말처럼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이 앞서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지금 유행운처럼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을 설명하고 어떻게 발전할지 이야기하는 고교선수는 몇 없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생각보다 인터뷰가 길어지고 있었다.
더 대화를 하고 싶지만, 지금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없었다. 게다가 어느새 야구부 훈련이 시작되었다.
“경원상고 유격수 유행운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짧고 굵다.
그 말을 끝으로 신지원이 녹음기를 껐다.
아직 앳된 얼굴의 유행운은 오늘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전달했다.
“그거 알아요, 유행운 선수?”
“네?”
“오늘 유행운 선수 인터뷰하는 거, 선배들은 반대했었어요.”
“아, 진짜요?”
1라운드 지명 대상자는 총 10명이다.
그 포인트를 감안해서 10명을 취재할 생각이었고 유행운을 추가하는 건, 그 계획을 무너뜨리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신지원은 촉이 왔다.
고교리그에 활약한 적 없는 선수가 갑자기 튀어나와 홈런을 때리고 멋진 수비를 보여준다.
이 선수는 스토리가 있다.
그 촉으로 신지원은 유행운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가 우겼어요. 아직 제가 기자로서는 경험이 부족하지만, 그 촉이라는게 있거든요.”
유행운은 가만 신지원의 말을 들었다.
“그 촉이 유행운 선수에게 반응했어요.”
신지원 기자.
유행운은 이 사람을 알고 있다. 과거 1회차 인생에서 신지원은 스포츠 칼럼을 잘 쓰는 기자로 유명했다.
특히 신지원 기자가 유명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선수 보는 눈이었다.
야구선수가 유명해진 후에 접촉하는 건 좋은 기사를 따내기 힘들다.
신지원은 항상 그 선수가 유명해지기 전에 미리 접촉했다. 그가 픽한 선수는 모두 유명해진다.
그 사실 하나로 신지원은 유명한 기자가 될 수 있었다.
“오늘 인터뷰하니까, 그 촉이 더 강해졌어요. 앞으로의 야구 인생, 제가 응원할게요.”
신지원이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
유행운은 말없이 명함을 받아 보았다. ‘신지원’이라는 이름이 눈에 보였다.
“제가 벌써 기자님과 인터뷰를 하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진심이었다.
유행운은 신지원의 행보를 아는만큼, 그녀와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어 몹시 기뻤다.
“영광이요?”
신지원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도 이제 시작인걸요. 행운 선수가 이제 스타트 끊는 것처럼, 저도 기자로서 첫 스타트를 끊는거죠. 그니까 영광이라 표현하지 않아도 돼요.”
신지원은 유행운이 어떤 의미로 영광이라 말했는지 모르는 눈치였다.
당연했다. 유행운만 아는 미래 정보였다.
“그나저나, 신데렐라에 유행운을 붙인 별명은 좀 꾸민 티가 났죠?”
그러다, 멋쩍은 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게, 저도 알고 있긴 했는데 그 별명은 여기서 쓰기는 좀 그래서······.”
“알아요. 저 좋게 포장해주려고 하셨던 거.”
“알아주면 고맙고요.”
신지원이 가방을 챙기며 말했다.
“기사는 다음 달 중순에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아, 네.”
“매주 한 명씩 공개하는데, 역순으로 11위부터 공개해요. 즉, 행운 선수부터 오픈될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11위가 유행운이다.
순위 시스템을 넣는 걸 보니, 조회수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릴 계획인가 보다.
어느새 짐을 다 챙긴 신지원이 유행운을 돌아보았다.
“앞으로 응원할게요.”
참고로.
“유행운 선수는 제가 유심히 지켜볼 거예요.”
“네? 저를요?”
신지원이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내 픽이거든요.”
유행운에게는 아주 듣기 좋은 말이었다.
* * *
“지금까지는 조 1위인가.”
“네. 실점도 많이 했지만, 점수를 많이 따낸게 득을 봤어요.”
경원상고가 속한 조는 총 6팀이 경합을 하고 있다.
당초 예상 1위는 북성고였다.
물론 지금도 주말리그 전반기 1위를 북성고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지금 북성고는 1패 1승을 거두었고 앞으로의 경기는 모두 승리를 잡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신우고 역시도 1승 1패로 경원상고에게 급습당했고 나머지 팀 중에 강팀이라 할 수 있는 팀은 운좋게도 다음 주에 맞붙는 유청고였다.
“유청고는 유진이를 내보낼 수 있으니, 차라리 다행이야.”
“네, 주 2회 배정되는 주에 유청고와 붙었으면 좀 힘들죠. 투수도 많이 갈렸을 테고요.”
경원상고의 물음표는 역시 투수였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선발 전향한 백유진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
그 외에는 모두 물음표였다.
“유청고가 2승이니 어떻게든 잡아야 해.”
주말리그 두 경기를 치르면서 이형호 감독은 계산을 하고 있었다.
한두 명 제외하면 투수진 전원이 출전했다.
말로는 벌떼야구라 칭했지만, 사실은 하도 털려서 빠르게 교체 타이밍을 가져간 것일 뿐이었다.
“유청고만 넘기면 나머지는 할 만 합니다.”
수비코치의 말에 이형호가 한숨을 쉬었다.
“말은 바로 해야지, 쉬운 팀은 없어. 신우고도 간신히 이기지 않았나.”
유청고는 신우고보다 레벨이 높다.
지금 유청고는 북성고가 1패를 안은 것을 보고 쾌재를 부르고 있을 터였다.
북성고는 첫 상대로 경원상고를 만나, 상대를 우습게 보다가 일격을 당했다.
유청고는 그런 과정을 모두 보았기에 방심은 하지 않고 철저히 대비할게 분명했다.
“유진이 새로운 구종은 손에 잘 잡히고 있어?”
“아, 네. 커터 말씀하시는 거죠?”
“그래. 북성고처럼 던져줄 거라고 기대하면 안 돼. 지금 유청고는 유진이를 상대로 낱낱이 분석하고 있을 테니까.”
그렇기에 올 시즌을 준비하며 백유진에게는 새로운 구종을 추가하는 걸 권유했다.
여러 가지 후보가 있었지만, 백유진이 가장 그럴듯하게 던지며 손에 맞는 구종이 커터였다.
변형 패스트볼로 직구와 비슷하게 날아가다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갑자기 휘는, 지금 백유진에게는 필요한 구종이었다.
“오늘 연습삼아 10구 정도 던지게 했는데, 자주는 아니더라도 간간이 섞어쓰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북성고와의 매치에서는 커터를 봉인했다.
이유는 단 하나.
타이트한 상황을 만든 것도 아니었고 위기도 잘 극복해냈기에 정보 유출을 막은 것이다.
“그럼 실전 경험은 유청고로 하자고.”
고교 감독에게는 여러 가지 목표가 있었다.
첫 번째는 단연 팀의 우승이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만큼이나 중요한게 하나 있었다. 바로 프로 구단에 선수를 보내는 일.
지금 이형호는 욕심은 두 스푼 담아 총 다섯 명을 프로 구단에 보내고 싶어했다.
일단 민현웅은 확실했고 유행운 역시도 지금같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상위 라운더로 지명될 가능성이 높았다.
마지막으로는 백유진.
백유진 역시도 선발 전환에 성공하고 상대 강타자를 잘 요리한다면 당초 생각했던 순위보다 더 높게 입단할 수 있다.
여기 세 사람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고.
“태혁이나 민하까지 보내면 참 좋을텐데.”
수비형 포수 최태혁과 팀의 주장 강민하까지.
사실은 말하다보면 아쉬운 제자가 너무나 많았다. 2루수를 보고 있는 강수현에게도 기회가 닿았으면 했고 팀에 위기가 찾아올 때 마운드에 오르는 임승우도 욕심이 난다.
“참 고교감독도 못할 짓이야.”
현실은 냉혹하다.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프로 입단을 할 수 없다. 게다가 대학에 가는 일도 경쟁이었다.
“프로가 정해진 정답은 아니잖아요. 감독님.”
갑자기 우울해하는 이형호 감독을 위해 코치진들이 달라붙어 위로를 건넸다.
“우리 팀 만큼 쓸놈쓸 아닌 팀이 어디있습니까? 애들 이렇게 계속 경기에 출전시키면 프로가 아니더라도 대학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잖습니까.”
후우.
이형호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맞지.”
다시 기운을 차리며 이형호 감독이 분석지를 들었다. 지금 가장 해야할 일은 팀을 더 높은 곳에 올리기 위해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하는 일이었다.
“이겨보자고.”
경원상고는 쓸놈쓸이 아니라 있는 놈은 최대한 쓴다. 하지만 유독 출전 기회를 못 잡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임영원이었다.
“감독님.”
처음 스타트는 주전 유격수.
“다음 경기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기회를 주세요.”
지금은 백업 내야 유틸 자원으로 전락했다.
“영원아.”
지금 임영원은 두 경기 모두 대타 출전도 하지 못했다.
더그아웃에 앉아 유행운이 쏘아 올리는 홈런을 연거푸 보았다. 손톱을 하도 뜯어서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짧았고 이제는 잠도 설치고 있었다.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아라. 주말리그 성적에 따라 전국대회 출전표가 주어진다.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그 두 대회를 모두 출전할 수 있는게 너에게도 곧 기회야.”
임영원이 이를 악물었다.
결국에는 주말리그 전반기 동안에는 기회를 주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그럼 저는 주말리그에서 계속 벤치만 달구면 되는 거예요?”
임영원이 다소 공격적으로 물었다.
그가 경원상고에 전학 온 이유는 단 하나였다.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서.
“지금 내야진이 팀의 베스트 멤버야.”
이형호는 차분하게 설명했다.
“감독으로서 경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쓰는게 백번 옳다. 나는 승리를 챙겨온 팀의 베스트 멤버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임영원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지금 감독은 그에게 ‘실력’에 대해서 이야기 했으니까. 아무리 양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직접 벤치에 앉아 경기를 보았으니 실력 차이를 알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유격수 자리에 있는 유행운은 완벽했다.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고 심지어 발도 빨라 주루 플레이도 능숙했다.
그럼에도.
“하지만······!”
여전히 임영원은 납득하지 못한다.
유행운의 플레이를 보고도 인정하지 못한다.
그건 아집이었다. 유행운이 하는 플레이를 출전 기회만 얻는다면 해낼 수 있다는 생각.
“행운이가 타격 수준이 엉망이었어도 나는 유행운을 주전으로 쓴다.”
임영원이 여전히 불퉁한 얼굴로 서 있자, 이형호 감독이 결국 칼을 빼들었다.
“그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겠지?”
이형호 감독의 물음에 임영원은 아무 대답 없이 서 있었다.
임영원은 나름 수비에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몸을 날려 수비하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항상 경기를 뛰고 난 후에는 유니폼이 더러워지던 임영원이었다.
본인 스스로 갖고있는 수비 능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를 하고 있으니, 이형호 감독의 말을 납득하지 못할 만도 했다.
“좋아.”
결국, 이영호는 왜 임영원이 유행운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는지, 직접 알려줄 생각이었다.
“내일 야간에 펑고를 진행하겠다.”
물론-
“유격수만 따로 빼서.”
임영원의 눈이 커진다.
“그 자리에서 네가 유행운을 이긴다면······.”
이형호의 말을 듣는 임영원의 눈꺼풀이 떨렸다. 뒷짐 진 손에도 힘이 들어간다.
이 말을 하는 감독의 입장과는 달리, 임영원은 수비 하나만 두고 본다면 유행운을 이길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었다.
“너를 주전으로 써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