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Hevenly demon RAW novel - Chapter 1
◈ 프롤로그
하여튼 정파 놈들은 이게 문제다.
쓸데없는 규칙이니 규범이니.
온갖 굴레로 몸을 둘둘 말고 있으니 제대로 된 무리(武理)가 있을 리 없다.
지금만 봐도 그렇다.
“허억. 허억. 과연 천마로구나!”
헐떡이는 화산파 장문을 보라.
매화검이라고 깔짝되는데 꽃냄새만 시원지 않게 풍기고 있다.
꽃이 피고 향이 나는 건 매화의 기본.
어째서 그 사실에 구속받는 건지.
세상에 꽃이 피어있고 냄새가 난다는 사실 하나에 감탄하는 사람이 있던가?
“여기서 도망칠 수 없다, 천마!”
저놈은 또 어떤가.
무당파의 전대 고수라는 놈인데 태극의 이치라고는 발가락의 때만큼도 깨닫지 못했다.
그냥 휘휘 돌리면 그게 빨래지 태극인가.
음양의 이치를 알고 힘의 흐름을 제어해야 그나마 태극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는데.
오래전에 돌아간 장씨가 이 꼴을 보면 무덤을 박차고 나올 판이다.
“하하. 여기가 끝이다, 천마. 네놈의 악행도 이곳에서 멈추고 말 것이다. 이는 하늘의 부름. 정의의 외침이다.”
“맞습니다, 맹주님.”
“맹주님의 말대로다, 천마.”
“하하. 여기서 정의가 실현된다.”
하긴 무림 맹주라는 놈부터 저 모양이니.
대체 언제부터 잘못된 걸까.
내가 무림 나들이라고 제갈세가를 박살 낸 이후인가?
아니면 공동파 꼴이 마음에 안 든다고 현판을 불태운 이후?
아니지.
그보다 훨씬 오래전.
이미 이 빌어먹을 무림은 망가지기 시작했다.
“등선한 놈들을 다시 잡아 와야 하나?”
그래도 옛날 선산에 숨어 살던 놈들은 제법 셌다.
천기를 다뤄서 벼락을 치기도 하고 바람으로 용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
나름대로 땀 흘리는 맛이 있었다.
내 천마신공도 팔단공까지 꺼내곤 했으니까.
“네놈, 천마! 감히 등선하신 선조들을 거론하는 것이냐!?”
“네놈의 뼈를 이곳에서 태워서 선조들의 원한을 풀겠다!”
“심판을 받아라, 천마!”
어르신 생각하는데 끼어들기는.
“끄아아악!! 바, 발이!”
“이럴수가! 내공이 사라졌다!”
“대, 대체 이건 무슨 무공이냐!?”
“사술! 사술이다!”
하아.
이런 잡것들 상대로는 천마신공도 아깝다.
천축에서 건너온 혈승이라는 놈이 알려준 술법 하나로 족하다.
아니, 애초에 이런 것도 파훼 못 하면서 날 잡으러 온 건가?
나 때였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거늘……
“크, 크윽! 과연 천마. 대단한 위력이군. 하지만 우리는 정파의 기둥. 정의의 의지는 이렇게 꺾이지 않는다.”
“우리가 죽는다 해도 후손들이 네놈을 처단할 것이다!”
“후손의 후손! 정의의 맥이 살아있는 이상 포기하지 않는다!”
다 죽어가는 놈들이 입은 살았다.
이 꼴로 후손의 후손으로 이어진다고 날 상대할 수 있을까?
백 년이든 이백 년이든……
“아니, 잠깐만.”
아무리 이놈들이 허접해도 무공이 구린 건 아니다.
내가 워낙 쥐어패고 싹을 밟아놔서 애들이 맛이 간 거지.
손 안 대고 한 천년 정도 지나면 괜찮지 않을까?
숙성 요리처럼.
“천년이라. 흐음.”
그렇다고 은거 들어가는 건 지루하다.
참선이다 뭐다 백골이 될 때까지 앉아 있는 건 나와 맞지 않으니까.
차라리 천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뚫어버리면 되지.”
암. 그렇지.
그게 천마의 방식이다.
“꼬맹이들은 썩 물러나라.”
병아리마냥 모여 있던 무림맹 떨거지들은 손짓으로 뒤로 물렸다.
뭐라고 삐약거리는데 귀찮아서 소리도 차단했다.
지금부터 하려는 행동은 나조차 처음 시도하는 일.
아주 오랜만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뛰었다.
“천마신공 구단공.”
경지를 이룬 이후 처음으로 쓴다.
애초에 이 무림에는 천마신공 칠단공을 버티는 놈도 얼마 없었으니까.
구단공은 공간을 넘어 시간마저 제압하는 힘.
이를 극한으로 확장하면 제약마저 풀어버릴 수 있다.
천 년이라는 시간조차 천마 앞에서는 그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 천년 후에는 재미있는 놈이 있으려나.”
허공의 틈을 손끝으로 찔렀다.
시간의 개념이 무너지고 뒤틀린 힘이 나선으로 휘몰아쳤다.
구단공의 힘으로 뭉친 벽이 조금씩 흔들렸다.
과연 천년의 시간이라는 건가.
재미있구나.
어디, 나 천마와 싸워보자.
뒤틀린 시간의 균열 속으로 성큼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