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55
제155화
155화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저를 사냥하러 오신 분이신 줄 알았습니다.”
창수는 뭔가 조금 말이 이상한 사과를 묘령의 여인에게 받으면서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런데 저와 같은 괴물이셨군요.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공격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렇군. 우리와 같은 괴물이어서 내가 괴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거였군.”
“…….”
창수는 묘령의 여인뿐만 아니라 자신의 동료의 말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하아. 나도 괴물이 된 거냐? 하긴 뭐 이런 능력이면 남들 눈에는 당연한 건가?’
동료 군인들의 눈에는 최강의 군인이라 불렸지만 창수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의 시선으로 보면 그냥 괴물이라고 보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창수는 자신은 뮤턴트가 아니라는 말을 하기에도 난감한 상황에 그냥 자신의 정체를 다물기로 했다.
창수 자신도 엔젤의 작용은 아니라지만 각종 생동성 시험의 부작용으로 인해 탄생된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사실상 뮤턴트라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진정하시고. 사실 저희도 숲에 사는 마녀에 대해서 조사를 부탁받고 온 것은 맞습니다.”
“마녀요? 아! 저를 마녀라고 하나 보네요.”
키나는 자신이 마녀로 불린다는 사실에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 알고 있었다.
다만 이제는 그녀조차 부정을 할 수 없을 만큼 굳어지는 것이 씁쓸할 뿐이었다.
“예. 아무래도 그런 능력을 사용하시다 보니 그렇게 불리게 되신 듯합니다.”
“예. 저도 왜 이런 능력이 생긴 건지는 모르겠어요.”
“엔젤과 특정 변이 유발물질에 노출되어서일 겁니다.”
“엔젤이라면 그 아리가에서 퍼진 그 알약 말씀하시는 거지요?”
“예.”
“하지만 저는 그런 것을 먹은 적이 없어요.”
키나는 억울했다.
엔젤을 먹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수는 고개를 내저으며 키나에게 말을 해 주었다.
“엔젤을 먹은 사람들 중에 알고 먹은 사람들보다 모르고 먹은 이들이 더 많습니다.”
“아! 그럼 저도!”
“응? 그럼 나도 그런 건가? 아! 엔젤은 내가 직접 먹었는데?”
엔젤이 사람을 괴물로 만든다는 것이 알려지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엔젤을 먹지 않을 것이라 대답했다.
물론 곧 죽을지도 모를 큰 병이 있거나 강력한 힘에 심취한 이들은 알고서도 먹었다.
하지만 대다수는 엔젤인지도 모른 채로 그냥 먹었고 당연히 부주의로 인해 변이 유발물질에 노출되면서 뮤턴트가 되었다.
‘그리고 엔젤과 변이 유발물질이 뒤섞인 캡슐이 유통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엔젤과 변이 유발물질이 뒤섞인 약이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 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이미 전 세계에 상당한 양이 퍼져 나갔다.
범죄 조직 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좀 더 초국가적인 단체가 이 일을 주도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대체 무엇 때문에?’
무엇 때문에 이런 미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호프 팀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실마리가 잡히는 듯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도무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오죽하면 미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은 아닐까 하는 음모론까지도 떠올렸을 정도였다.
“저기…… 정말 저와 같은 능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나요?”
키나는 자신처럼 불을 다루는 마녀 같은 존재들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다.
“당신과 동일한 능력과 형태를 가졌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불완전 변이체. 단지 뮤턴트가 되었지만 인간의 이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그런 불완전 변이체이고 저는 그런 불완전 변이체들을 꽤나 많이 만나 봤습니다.”
“그렇군요. 초이 님하고 벤잔 님도 저와 같은 불완전 변이체시고요.”
“어쩐지 내 정체를 바로 알아보더라니.”
창수는 아무래도 단단히 오해가 생겼다는 것에 자신은 뮤턴트가 아니라고 할까 싶었지만 안도하고 있는 두 불완전 변이체에 그냥 말하지 않기로 했다.
“혹시 불 말고 다른 능력은 있으십니까?”
“다른 능력이요? 아니요. 아!”
키나는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 표정이 밝아졌다.
창수는 불의 능력만 해도 위력적인데 다른 능력까지 더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었다.
자신도 완전 변이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 키나의 능력을 가지고 싶을 정도였다.
“저 빨래를 잘해요. 그리고 음식도 조금 할 줄 알고요! 아! 청소도 잘해요.”
뭔가 엄청난 능력을 들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창수와 벤잔은 맥이 풀렸다.
“아니 그건 본래 인간이었을 때의 능력이지 않으신가요?”
“아니에요.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제 능력 가지고 난 뒤에 갑자기 너무 좋아졌어요!”
키나는 분명 자신이 뮤턴트가 되면서 생긴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녀에게 가사 능력이 생긴 것이다.
그런 능력이 생긴 것에 대해서 매우 뿌듯하게 생각하는 듯한 키나였다.
‘순진한 성격이구나.’
좋게 말해 순진한 것이지 나쁘게 말하면 조금 모자란 듯한 그녀였다.
“일단 그러면 뮤턴트들을 조종하는 능력은 없으시죠?”
“예. 없어요. 아! 혹시 있어야 하나요? 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흐음! 잠시만요.”
키나는 창수를 빤히 노려보았다.
창수는 키나가 뭘 하고 있는 것인지를 알아차리고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없으시네요.”
“죄송해요.”
“아니 죄송할 것은 없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키나 씨가 뮤턴트들을 조종해서 사람들을 공격한다고 생각했어서요.”
“아! 절대 그런 것은 아니에요. 제가 괴물이 되었지만 그런 짓은 안 해요.”
키나는 정말 억울하다며 자신은 그런 괴물은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다.
“일단 알겠습니다만 마을 주민들이 그렇게 믿지는 않을 것 같네요.”
일단 손에서 불을 쏘아내는 능력자이니 창수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 분명했다.
“저……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죠?”
키나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침울해졌다.
그리고 그런 키나에 벤잔이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뭘 어떻게 해! 초이 따라가면 되지!”
“예?”
“아! 그래도 되나요? 저 괴물인데. 아! 두 분도 괴물이니 상관없겠네요?”
또 하나의 짐 덩어리가 생기는 것에 창수는 어이가 없어졌다.
물론 그녀에게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해를 풀기는 불가능에 가까웠으니 그녀가 떠나든 아니면 마을 주민들이 떠나든 둘 중 하나는 사라져야만 했다.
어차피 하나나 둘이나 크게 다를 바는 없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시는 건데요?”
“미국!”
“어머! 미국이요? 저 정말 가고 싶었어요. 특히나 뉴욕이요!”
과거 TV에서 봤던 멋진 뉴요커들을 동경하고 있던 키나였다.
물론 지금의 뉴욕은 그다지 동경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곳이었지만 키나는 벌써 자신이 뉴욕에 와 있기라도 한 듯한 기분이었다.
“일단 제가 갈 곳은 뉴욕이라기보다는 멕시코입니다.”
“응? 미국이 아니었나?”
“예. 미국이 아니라 멕시코입니다. 물론 미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만 미국까지 가게 된다면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창수의 최종 목적지가 달라질 터였다.
돌아갈 고국이 있는 이상 미국에 정착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나저나 괜찮을지 모르겠네. 아니 계속 이들을 방치하게 되면 완전히 뮤턴트가 되어 버릴 수도 있으니.’
1형의 엘리스나 2형의 넬시아 모두 한 번씩 변이 억제제를 투약받아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점차 뮤턴트화가 진행되어 마지막에는 이성이 존재하지 않는 괴물 그 자체가 되었다.
그렇기에 눈앞의 벤잔이나 키나 역시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이대로 키나를 놔두고 떠난다면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정말로 마을 주민들이 두려워할 마녀가 되어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럴 바에는 데리고 가는 것이 좋을 터였다.
“저기 초이 님을 따라가면 저와 같은 괴물분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까요?”
“괴물이 아니고 인간입니다.”
“인간이요?”
“여러분…… 아니 우리는 모두 인간입니다.”
창수는 키나와 벤잔 모두 괴물이 아닌 인간이라고 강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런 창수의 말에 키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흐윽! 죄송해요. 갑자기 눈물이…….”
그동안 마음고생을 한 모양이었다.
스스로 괴물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창수가 인간이라고 말을 해주는 것에 마음의 위로가 된 것이다.
그렇게 흐느끼려는 키나는…….
“흐어어어엉! 초이. 너는 좋은 놈이구나! 흐어어어엉!”
벤잔이 너무나도 서럽게 우는 것에 창수와 키나 모두 깜짝 놀라서는 벤잔을 위로해줘야 했다.
그렇게 셋은 결국 떠나기로 했다.
인간에 비해 크게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산골 소녀여서인지 도시의 여인들보다는 체력이 뛰어났다.
물론 창수나 벤잔에 비해서는 육체적으로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강력한 한 방을 가지고 있는 서포터였다.
‘파티의 마법사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불덩어리뿐인 화염계 마법사였지만 창수는 자신의 파티가 점점 판타지스럽게 변해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총알이 다 떨어져 가고 있어.’
군인에게는 현대나 과거나 보급이 가장 중요했다.
보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지 오래된 창수였기에 총알은 계속 소모만 될 뿐 채워지지 않았다.
이대로 간다면 창수의 전용 총기는 무용지물이 되어 짐 덩어리가 될 뿐이었다.
그렇게 창수도 총보다는 자신의 애도가 된 정글도와 대검을 주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검사 하나에 탱커 하나 그리고 마법사라. 후우! 성직자만 있으면 모험가 파티군. 아니 음악가인 바드도 하나 있어야 하려나?’
창수는 마왕만 존재하면 자신의 파티의 목표가 확고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럴 일은 없었고 무엇보다 다들 목적지가 달랐기에 파티는 오래지 않아 해산할 것이라 여겼다.
“그럼 출발하죠.”
“예!”
“좋아! 가자고! 희망의 나라로! 하하하하!”
호탕하게 웃음소리를 터트리는 벤잔을 따라 창수와 키나는 경쾌한 걸음으로 북쪽으로 향했다.
* * *
대한민국의 선발 부대가 태평양을 건너고 있었다.
“얼마나 남았지?”
“삼 일 후면 샌디에고 미 해군 기지에 도착할 겁니다.”
“얼마 남지 않았군.”
“예! 샌디에고에서 정비를 마치고 멕시코의 남부 지역으로 가게 될 겁니다.”
“그래. 거기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은 듯합니다. 멕시코 정부가 미국으로 망명을 한 상태라 멕시코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입니다.”
먼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대한민국 제7기동군단의 사령관은 감정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7기동군단이 태평양을 건너고 있는 이유는 미국 정부와 멕시코 망명 정부의 요청으로 인한 멕시코의 안정화와 뮤턴트 퇴치였다.
하지만 진실은 멕시코 침공이었다.
안정화한 다음에 멕시코 망명 정부에 국토를 반환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영토화 작업을 진행하게 될 것이었다.
“남부 멕시코를 안정화한 뒤에 과테말라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를 거쳐 최종적으로 파나마까지 점령을 해야만 합니다.”
“우리 힘만으로.”
“예.”
선발대가 도착하고 난 뒤에 본대와 후발대도 출발하게 될 것이었다.
미군의 지원과 보급이 있겠지만 제7기동군단 단독으로 중앙아메리카 지역을 점령하고 안정화해야 했다.
이미 북한 지역에서 제7기동군단의 능력을 보여줬다지만 7기동군단이 활동을 해야 하는 지역은 한반도보다 훨씬 더 넓은 지역이었다.
자칫 7기동군단만 아무런 의미 없이 소모되어 버릴 수 있었다.
겨우 확보를 한 한반도를 지킬 마지막 전력이 낯선 땅에서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군인이다.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반드시 완수해야만 한다. 설령 그것이 침략 전쟁이어서 내 명예가 오욕으로 뒤덮일지라도.’
사령관은 자신이 해내야만 자신의 민족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