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86
제186화
186화
장관이었다.
수많은 아름다운 광경들을 보아온 것 중에서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는 풍경이었다.
“여기가 우유니 사막?”
날씨도 맑아서 푸른색의 하늘과 하얀색의 구름이 지면에 반사되어 흡사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팀장님. 기념 촬영 한 번만 하시죠.”
“끄응! 그러자.”
한시가 바빴지만 장 팀장도 넋을 잃을 정도여서 기념사진 한 장 찍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시대는 다시 필름 카메라 시대로 되돌아 왔다.
문명의 붕괴로 디지털 기기의 영상과 사진들은 종말을 고하고 있었다.
“내가 이걸 써먹을 수 있을 거라고 했잖아. 자! 다들 서!”
군복과 무기를 든 채로 다들 수염이 덥수룩한 특전사 대원들은 우유니 사막을 배경으로 어깨동무를 한 채로 포즈를 취했다.
사진에 찍힌 대원 중에 누가 살아남고 누가 죽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다들 환한 미소를 지었다.
“평화로운 때에 한번 와봤으면 좋았을걸.”
“그러게 말이야. 그래도 죽기 전에 한번 와본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
“그러게. 죽기 전에 한 번쯤 와 볼 만한 곳인 것 같기는 해.”
죽기 전에 한 번쯤 가볼 만한 장소는 지구 곳곳에 있었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꿈으로만 기약할 뿐이다.
“자! 다들 출발하자고!”
도로 따위는 없었다.
그냥 내달리면 되었다.
“일단 북쪽으로 갔다가 동남쪽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북쪽으로 얼마만큼 가야 해?”
“60km는 가야 할 겁니다.”
“무식하게도 크네.”
“남동쪽으로는 그 두 배는 더 가야 합니다.”
“윽!”
사막만 200km는 달려야 도착할 수 있다는 말에 다들 질린다는 표정이었다.
그래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지루하지는 않았다.
“최 원사님.”
“왜?”
“중동 파병 가 보셨습니까?”
“가 봤지.”
창수는 UAE의 모하메드 왕세자가 떠올랐다.
유엔 산하 특수전략 대대인 호프 팀에 있을 때도 몇 차례 모하메드 왕세자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뮤턴트 사태 때 뮤턴트들을 토벌했지만 전부 토벌한 건 아니었다.
반군 두목을 처리했을 뿐 남은 반군 세력을 완전히 처리할 수는 없었고 잔존 반군 세력들은 엔젤을 이용해 계속 사우디아라비아와 주변 아랍 국가들을 괴롭혔다.
뮤턴트 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된 펜데믹 상황에서 중동 국가들이라고 해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나름 대비를 철저하게 했다는 UAE였지만 밀려드는 일반 뮤턴트와 특수 뮤턴트 속에서 버텨내는 것이 한계였다.
그렇게 한국 정부에 다시 한번 군사 파병을 요청했지만 북한 문제로 여력이 없던 한국 정부는 파병 요청을 거절했다.
국가 간 협정을 들먹여도 이미 국제적 협약과 협정들은 대부분 휴짓조각이 된 지 오래였다.
당장 전 세계의 경찰이라던 미국이 유럽에서까지 군대를 빼서는 본토로 돌아가 버린 상황이었다.
그렇게 호프 팀에서 한국으로 복귀하면서 UAE를 포함한 중동의 사정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자신이 교육한 UAE의 대뮤턴트 대응 부대 또한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거기 사막도 이렇게 아름답습니까?”
중동에는 파병을 가보지 못한 대원 하나가 중동 파병을 가보았다는 창수에게 물었다.
“아니. 거기는 황무지야.”
“아! 그렇습니까?”
“옛날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던 모래사막은 차 타고 몇 시간은 달려들어 가야 볼 수 있고. 사막은 그다지 멋진 장소는 아니야.”
삭막하기 짝이 없는 황무지인 땅보다 푸르른 식물들이 가득한 곳이 더 아름다웠다.
더욱이 이제는 그 사막의 모래 아래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창수는 소금 사막을 바라보았다.
지평선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하늘의 풍경이 지상에 반사되어 땅이 마치 거울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다행히 소금이 변이 유발 물질은 아니라던데.’
소금이 만일 변이 유발 물질이었다면 인간은 이미 멸망했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소금은 인간뿐만 아니라 생명체의 필수 무기물이었다.
“풍경 감상하지 말고 언제 뮤턴트나 마피아가 나타날지 모르니 정신 바짝 차려!”
“알겠습니다.”
창수의 외침에 대원들은 이내 정신을 집중해서는 주변을 경계했다.
속도는 그다지 빠르게 낼 수는 없었지만 차량으로 200km는 그다지 먼 거리는 아니었다.
“해 지기 전에 도착했으면 싶은데.”
“뮤턴트나 마피아만 만나지 않는다면 충분할 겁니다.”
“문제는 엔젤인가 하는 거 지키는 놈이 있다는 건데.”
헤인트의 조직원이었던 베루가 했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만일 진실이라면 최소 한 번은 전투를 해야만 했다.
더욱이 헤인트의 두목이었다는 존재가 뮤턴트가 되었다는 것과 엔젤을 차지한 의문의 조직도 헤인트의 두목을 퇴치하지 못했다면 전투가 힘들어질 것은 분명했다.
‘엔젤의 원천 물질의 확보에 중점을 둬야지 퇴치에 중점을 두는 것은 힘들 것 같단 말이지.’
마음 같아서는 세상을 이렇게 만들어 버린 헤인트의 두목을 쓰러트리고 싶었다.
더욱이 창수는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었다.
‘아룬.’
이곳 어디엔가에 있을지 모를 아룬을 찾는 것이었다.
아룬은 자신을 괴물로 만들어 버린 헤인트의 두목을 죽일 생각이었다.
3형 뮤턴트의 전투력이 매우 높다고는 하지만 중화기 앞에서는 별수 없었다.
특수 뮤턴트의 경우 어지간한 중화기로도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있었기에 아룬 혼자로는 아무래도 불안했다.
당장 창수가 엔젤을 투약한다면 아룬을 상대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결국 어떻게든 헤인트의 두목을 상대할 방법을 찾아내야만 했다.
‘가지고 온 것들 중에 효과가 있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창수는 군용 트럭에 실려 있는 것 중에 효과가 있는 것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트럭을 챙겨 온 이유는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엔젤의 수송을 위한 것도 있었지만 헤인트의 두목을 상대하기 위한 다양한 무기와 장비를 싣고 오기 위한 것도 있었다.
액체 질소부터 해서 화염 방사기와 고농도의 염산 및 각종 화약탄들도 챙겨왔다.
거기에 미군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데빌탄도 챙겼다.
물론 미군의 데빌탄이 아닌 국방과학 연구소에서 자체 생산한 카피탄인 도깨비탄이라는 제품이었다.
아직 안전성 검증이 되지 않았지만 멕시코 파병 특전사령관이 가지고 있던 것을 창수에게 일부 주었다.
그 도깨비탄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최후의 상황에서 사용해야 할 물건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넘도록 북상을 하던 트럭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동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처음 우유니 사막에 도착을 한 지점에서 그대로 동쪽으로 향하면 되었지만 그 사이를 높은 산들이 가로막고 있었기에 빙 둘러서 가야 했다.
그렇게 다시 한 시간쯤을 더 내려가고 있을 때였다.
“어? 최 원사님. 저기 비행기…….”
“비행기?”
창수는 한 대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군용 수송기 하나가 날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군용 수송기는 창수의 차량을 그대로 지나쳐 남쪽으로 사라져 버렸다.
“저거 미군 수송기 맞지?”
“그런 것 같습니다. 설마.”
“들킨 건가.”
비밀리에 왔지만 눈치를 채 버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경로로 안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지나쳐 가는 걸까요?”
“글쎄. 그냥은 아닐 것 같은데.”
“하! 들킬 것이었으면 우리도 편하게 수송기 타고 왔으면 좋았을걸.”
수송기는 너무 눈에 띄었기에 민간 수송선을 이용해 고생하며 온 특전사들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벌써부터 걱정을 하지 말고. 그런데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거야?”
우유니 소금 사막을 달린 지도 두 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다.
앞으로도 두어 시간은 더 달려야만 했고 무엇보다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기에 얼마나 오랫동안 수색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 * *
그렇게 계속 달리던 중 뜻밖의 것을 보게 되었다.
“최 원사님.”
“봤어. 팀장님께 말씀드려 봐.”
“알겠습니다. 팀장님!”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었지만 무언가 위화감이 드는 물체들을 목격했다.
그냥 지나쳐 갈 수도 있었지만 기이한 물체들을 살펴보기 위해 이동을 했다.
“석상인가?”
“누가 소금으로 조각상을 만들어 둔 건가요?”
소금 석상이었다.
여덟 개의 사람 모습의 소금 석상이 한쪽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거 석상 맞아?”
소금 석상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리얼했다.
더욱이 하나같이 고통스러운지 괴로워하는 표정이 마치 무언가로부터 도망을 치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거 석상이 아니라 사람 같습니다.”
“사람이라고? 겉은 완전히 소금인데?”
표면은 분명 하얗게 되어 있었고 맛도 짭짤한 소금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때 창수는 소금 석상을 향해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탕!
권총의 총알에 맞은 소금 석상은 그대로 부서졌다.
“으윽!”
“맙소사.”
부서진 소금 석상 속은 붉은 소금 덩어리였다.
소금에 의해 수분은 전부 빨려 나갔고 피부와 근육도 미라처럼 말라붙어 있었으며 뼈도 소금 결정이 맺혀 있었다.
석상이 아니라 인간이었던 것이다.
창수는 곧바로 자신의 피부를 바라보았다.
“까끌거려.”
바람이 불면 소금 사막의 소금 결정들이 사방으로 날렸다.
당연히 피부에도 소금 결정들이 달라붙는 것은 당연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최 원사님!”
장 팀장이 총소리에 놀라 달려오자 창수는 우유니 사막을 과거 갔다 왔었다는 것을 떠올리고서는 장 팀장에게 물었다.
“우유니 사막에 있으면 소금이 몸에 달라붙습니까?”
“예? 소금이 몸에 달라붙냐구요? 뭐 그러긴 하죠.”
사방으로 날리는 소금 결정이었으니 소금기가 몸에 달라붙는 것은 당연했다.
바다에서도 마찬가지였으니 바닥이 온통 소금으로 뒤덮인 소금 사막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게 소금 석상이 될 만큼 달라붙냐는 말입니다.”
“석상?”
장 팀장은 창수의 말에 눈앞의 석상들을 보았다.
너무나도 리얼한 모습의 석상들이었다.
“그…… 그럴 리가 없는데.”
소금기가 달라붙는다고 해서 소금에 절여질 정도로 달라붙는 것은 불가능했다.
창수는 차량 표면에 달라붙어 있는 소금 결정들을 손바닥으로 뜯어내었다.
“빌어먹을. 뮤턴트냐?”
“무슨 소리입니까? 최 원사님!”
“아무래도 여기에 오래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창수의 말에 그제야 다들 자신의 군복과 무기들에 달라붙어 있는 하얀 가루들을 볼 수 있었다.
일반적인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창수는 뮤턴트의 짓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팀장님!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뭐? 무슨 소리야! 시동이 왜 안 걸려!”
차량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는 말에 다들 표정이 심각해졌다.
석상들은 걸어서 움직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광경 속에 무서울 만큼 치명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어떻게든 해 봐! 빨리!”
“알겠습니다!”
차량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소금 석상이 되어 버린 사람들처럼 되어 버릴 수 있었기에 사력을 다해 차량의 시동을 걸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다행히 완전히 고장이 난 것은 아닌지 시동은 걸렸다.
“빨리 타! 시동 꺼지기 전에!”
“윽! 이거 왜 이리 삭았지?”
소금기에 부식까지 되는지 철판이 부스러지기까지 했다.
“이거 총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기름칠이라도 해 놔!”
계속 달리는 동안 소금 석상들을 몇 번 더 볼 수 있었다.
그런 소금 석상들에 특전사 대원들은 자신들의 옷과 몸에 달라붙는 소금들을 털어내는 데 혈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