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99
제199화
199화
마치 전쟁을 치르는 국가의 사령부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청와대였다.
정장을 입은 사람과 함께 군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장소에서 장성 계급의 군인 한 명이 황급하게 청와대의 외교안보수석실로 들어갔다.
“국경 지역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국경? 어떤 사건이요?”
“해처리입니다.”
해처리라는 말에 청와대의 국방 수석 비서관은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전시 상황이었기에 국방 관련 문제는 대통령에게 최우선 보고 사항이었다.
보고를 앞두고 있는 인원들을 지나쳐 곧바로 대통령실의 문을 열어 재끼자 식량 관련 보고를 하고 있는 식량 안보 비서관이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다.
“뭔가?”
“특급 사항입니다.”
비서실장과 더불어 최우선 보고 대상자인 국방 수석 비서관의 입에서 특급 사항이라는 말이 나오자 대통령뿐만 아니라 식량 안보 비서관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특급 사항이라는 말은 전쟁 발발이거나 뮤턴트 해저드 사태가 발생했다는 의미였다.
“나중에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황급히 식량 안보 비서관이 대통령실 밖으로 나가자 김석호 대통령은 자신에게 다가와 무언가를 건네는 군 장성을 보았다.
“이건 뭐요?”
“중국과 국경 지역인 삭주군에서 찍힌 사진입니다.”
“삭주군이면?”
“신의주에서 동쪽으로 40km 정도 떨어진 지역입니다.”
사진에는 거대한 장벽 위에 기괴한 생명체가 올라와 있었다.
“거미?”
“크기가 5에서 6미터 정도 됩니다.”
“뮤턴트인가?”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또다시 신종 뮤턴트가 나타났다는 것에 김석호 대통령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인간보다 월등하게 큰 대형 개체 뮤턴트였다.
당연히 인간에게 위협이 됨은 확실했다.
“이놈이 국경을 넘었다고?”
“넘지는 않았습니다. 경계 근무 중이던 병사 네 명을 살해하고 중국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크음!”
괴물들 때문에 아까운 국민 넷이 살해당했다는 말에 김석호 대통령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물론 지금도 대한민국 곳곳에서 뮤턴트에 의한 사망 사고는 계속되고 있었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숫자의 인간들이 죽고 있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장벽이 아무런 효과도 없다는 소리군.”
뮤턴트를 막기 위해 천연의 장해물인 압록강과 두만강을 끼고 거대 장벽을 세웠다.
물론 세계 2차 대전의 마지노선처럼 한반도 장벽이 결국에는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다.
당장 하늘을 나는 하피로 인해 사실상 장벽은 무의미했다.
그나마 엄청난 숫자의 중국인들과 육상형 뮤턴트들의 움직임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도 성공적이라 평가를 하고 있었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의 국경선의 길이는 1,300km가 넘는다.
백두산 인근의 육상 국경로가 45km 정도 되고 나머지는 압록강과 두만강인 하천 국경이었다.
이 두 하천이 성의 해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하천을 방어선의 주요 요소로 사용하기 위해 7기동 군단을 이용해 기를 쓰고 중국 국경선까지 밀고 들어간 것이다.
물론 1,300km의 장벽을 세우기 위해 대한민국의 국력을 털어 넣다시피 했다.
국내의 모든 건설사와 건설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국군 공병단과 예비역들까지 총동원했다.
환경 파괴는 전혀 고려도 하지 않은 장벽 건설이었다.
그런 한반도 장벽이 세워진 지 몇 년도 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아닙니다.”
“문제가 그게 아니라고?”
“그렇습니다. 장벽 너머의 중국 정착촌에 해처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처리? 해저리라면 뮤턴트들의 생육장이 아닌가.”
“예. 여길 봐 주십시오.”
정찰기를 통해 찍힌 사진들과 장벽 위에서 찍은 사진들이 김석호 대통령의 앞에 펼쳐졌다.
“이건 뭐요?”
“거미줄로 보입니다.”
“거미줄?”
하얀 그물들이 나무와 집과 같은 건물들을 휘감고 있었다.
“이 안으로 거대 거미들이 인간들을 잡아서는 끌고 가고 있습니다.”
“설마?”
“내부에서 번식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해처리의 크기가 얼마나 되지?”
“국경선 인근에 6만 평 정도의 규모입니다. 그것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6만 평의 해처리 내부에 얼마나 많은 숫자의 거대 거미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최악의 상황에 수십 수백만 마리의 거대 거미 뮤턴트들이 장벽을 넘어 한반도로 밀고 들어올지 알 수 없었다.
“폭격. 중국 정부와의 핫 라인은 여전히 연결되어 있나?”
해처리가 중국 땅이 아닌 한국 땅에 있었다면 고민을 해 볼 필요도 없이 잿더미로 만들었을 터였다.
문제는 하필이면 중국 땅에 있다는 것이었다.
중국 또한 상당수의 국민들을 군인으로 전환하고 뮤턴트 박멸에 나섰지만 땅이 넓고 인구도 많으며 수많은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이었다.
지킬 곳이 너무나도 많고 뮤턴트가 되는 이들도 많았기에 외국의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오죽하면 중국의 정치인들이 대만으로 넘어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뮤턴트 사태가 발생하고 대만 정부는 섬을 폐쇄해 버렸다.
대만 섬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게 됐다.
대만 섬의 항구로 향하는 선박들을 향해 무조건 발포를 해서 섬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한반도에 엄청난 재앙으로 닥쳐올 문제였기에 문제가 커지기 전에 처리를 해야만 했다.
“현재 중국의 중앙 정부에서 동북지방의 통제권을 잃었다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중국과의 국경 지역은 심양의 장학운의 심양 군구의 영향력 아래에 있습니다.”
“심양 군구? 지금 청말 군벌 시절로 돌아가기라도 한 건가?”
“아직까지는 중국의 중앙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듯합니다만 사실상 중국 정부는 양자강 이북과 이남이 양분되다시피 했습니다. 뮤턴트 사태가 더 지속된다면 각 지역별로 쪼개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 해처리를 없애는 것을 허락받으려면 중앙 정부가 아니라 동북방의 심양 군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건가?”
김석호 대통령의 질문에 보고를 하고 있는 군 장성은 힐끔 국방 수석 비서관의 눈치를 한 번 보더니 입을 열었다.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말하게. 이열 중장.”
“예! 대통령님.”
김석호 대통령의 허락에 이열 중장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솔직하게 7 기동 군단이 빠져 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중국 따위에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뭐?”
“그냥 지금의 전력으로도 밀어버려도 뭐라 할 수 없습니다.”
“핵은?”
중국은 핵보유국이었다.
더욱이 뮤턴트의 해처리에 핵을 사용하기까지 한 국가였다.
“핵이라면 아국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
북한 지역을 수복하면서 핵탄두를 손에 넣었다.
아니 뮤턴트 사태 후 한국 정부는 더 이상 눈치 따위는 볼 필요도 없다는 듯이 핵 개발에 돌입했다.
그동안 핵을 보유하지 않은 것은 국제적인 압력과 경제 제재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압력을 행사하고 경제를 제재할 국제 사회 자체가 없는 상황이었다.
“중국이 핵을 사용하겠다면 이쪽도 할 수 있습니다.”
뮤턴트 사태 이전 미국과의 미사일 협정이 폐기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거리 탄도 미사일 개발과 고체 연료 발사체까지 개발을 해서 실전 배치를 했다.
거기에 다탄두 미사일도 개발 배치가 되어 중국 전역을 사정권 안에 넣은 뒤였다.
물론 뮤턴트라는 새로운 위협에 국가 간의 전쟁은 의미 없어졌다.
뮤턴트들에게 탄도 미사일 공격을 할 이유 자체가 없었으니 미사일 사일로 안에서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중국 정부도 몇 차례 핵미사일로 뮤턴트들의 해처리들을 공격했지만 이내 소용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고서는 더 이상 핵 공격은 하지 않고 있었다.
“핵의 방사성 물질 중에 변이 유발 물질이라는 것은 알고 있겠지?”
“예. 그렇기에 핵을 사용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서로 간에 핵을 사용할 수 없다면 중국이 딱히 무서울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전쟁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에 걱정이 되는 김석호 대통령이었다.
“자칫 시간이 너무 지체되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겁니다. 엄청난 숫자의 뮤턴트들이 장벽을 넘어 한반도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 전에 처리해야 합니다.”
장벽을 넘을 수 없었다면 별걱정을 하지 않았겠지만 거대 거미 뮤턴트들이 장벽을 넘어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거대 거미 뮤턴트의 사육장인 해처리가 국경 장벽 바로 위에 존재했다.
7,000만 명 국민의 생명이 달린 일이었다.
“심양군구와 연락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직접 가야 합니다.”
심양까지 직접 가야 한다는 말에 김석호 대통령은 그럴 시간 따위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인상을 구겼다.
“그리고 만에 하나 중국 정부에 알렸을 때 중국 정부에서 해처리에 핵이라도 사용하게 된다면…….”
장벽과 바로 붙어 있는 거대 거미 해처리였다.
그곳에 핵이 터진다면 장벽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토로 방사능 오염이 되는 것이다.
“심양 군구에서 해처리를 처리할 가능성은 없는가?”
“국경 지역이 심양 군구의 관리 영역이라고는 하지만 국경 지역까지 내려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통제를 하지 못하는 영역입니다.”
중국의 영역이었지만 중국 정부에서도 관리를 못 하게 된 지역이라는 것이었다.
김석호 대통령은 이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거미줄 내부에서 거대 거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을 것이라는 것에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전 계획을 세워 보게.”
“알겠습니다.”
완벽하게 거대 거미와 해처리를 제거해야만 했다.
전투기로 폭격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자주포의 일제 포격으로 해처리 전체를 날려버려야 했다.
물론 해처리에서 튀어나오는 거대 거미들을 막기 위해 전투 헬기와 전차 및 장갑차들도 대기 시켜야 했다.
만에 하나 거대 거미가 한반도 안으로 들어와 해처리를 만들기라도 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 올 수 있었다.
“멕시코 쪽 상황은 어떤가?”
폭탄 인간이 확인되면서 멕시코에서의 군사 작전이 매우 위축되었다.
수색 작전이 훨씬 어려워지고 있었고 7 기동 군단의 피해 상황도 극심해지고 있었다.
사실상 7 기동 군단도 재편성을 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쌓여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해야만 할 상황이었기에 피해를 감수한 채로 군사 작전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피해는 큽니다만 정착지는 착실하게 넓히고 있다고 합니다. 관리 인원과 경찰과 같은 치안 유지 인력을 보내 달라고 합니다.”
“일부 정착 인원을 보내 보는 것은 어떤가?”
“정착 인원 말씀이십니까?”
“그래. 전 국민을 다 보내기는 어렵지만 한반도에 대한 위협이 너무 커지고 있어.”
“대통령님.”
“왜 그런가?”
“북미 쪽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지?”
“멕시코가 사실상 미국을 남미 쪽의 뮤턴트와 난민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위치이지 않습니까. 물론 미국의 물자와 자원이 지금으로서는 절박하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이 생존하지 못하더라도 한민족만큼은 생존시키려면 이주 후보지를 좀 더 늘려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럴 여력이 되겠나?”
미국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다지만 멕시코 원정만으로도 현재의 대한민국은 한계였다.
다른 이주 후보지를 찾아 이주민을 보내고 지속 가능한 생존을 할 수 있게 자원을 퍼부을 여력이 없었다.
“그나마 지금이 아니라면 시도는커녕 생각조차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더욱이 한민족의 생존만을 위한다면…….”
지극히 작은 소규모의 이주지를 찾아 이주민을 보내자는 계획이었다.
김석호 대통령은 어떤 의도로 말을 하는지 알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번 계획을 세워 보게.”
“알겠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국가의 생존이 불가능하리라는 것을 상정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