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42
제242화
242화
을씨년스러웠다.
점차 봄이 되고 있었지만 아직은 차가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고 가로수의 나무들도 아직은 앙상했다.
하지만 봄은 오려고 하는지 벚꽃 나무에 아직 피지 못한 봉우리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아마도 몇 주 지나지 않아 아름다운 벚꽃들이 만발을 해서 황량한 도시를 뒤덮을 터였다.
“이걸 전부 다 뒤진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일인데.”
인구 200만 명이 넘는 대도시였다.
얼마나 많은 건물들이 있고 지하 시설들이 있으며 뮤턴트들이 숨을 장소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창수! 이제 배불러서 더는 못 먹겠다!”
키메라를 찢어 먹어 치우는 미노가 이제는 더는 못 먹겠다며 쉬기를 원했다.
“그래. 쉬어.”
“아! 나 똥 싼다!”
7살 정도의 지능이라 예상치 못한 사고를 치는 경우가 있어서 미노를 돌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미노! 저기 건물 뒤로 가서 싸!”
“히히! 알았다!”
이미 바지를 벗어서는 아래가 다 보였지만 미노는 바지를 엉거주춤 붙잡고서는 건물 뒤쪽으로 걸어갔다.
화장실이 제대로 있을 리도 없었고 있다고 해도 미노의 덩치가 들어갈 만한 화장실은 없었다.
“하아! 뒤처리도 문제네.”
뮤턴트도 생명체이니 먹으면 싸는 건 당연했다.
“미노는 그게 달려 있네요.”
“뭐?”
“남자의 그것이요.”
창수는 넬시아의 말에 무슨 소리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가 미노가 바지를 벗었을 때 다리 사이에 있던 커다란 것을 떠올렸다.
“당연히 달려 있겠지.”
“저희는 없거든요.”
“뭐?”
“저, 남자도 여자도 아니에요.”
넬시아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2형 뮤턴트로 변이되면서 성별이 사라져 버렸다.
1형의 경우는 생식기가 달려 있지만 기능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2형과 3형의 뮤턴트들은 생식기마저도 달려 있지 않았다.
그것이 변이를 하면서 퇴화를 한 것인지 아니면 없어져 버린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자손을 남길 수 없었다.
그렇게 초기의 뮤턴트들이 번식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엔젤의 유통만 막아내면 위기는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무기가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위험했지만 강력한 화력을 가지고 있으면 2형이나 3형이나 까다롭기는 해도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에 후기형의 뮤턴트들로 가면 갈수록 생식기를 달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생식기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번식.’
뮤턴트가 번식을 하면서 인간들의 생존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럼 미노 같은 외눈박이도 단일 개체가 아니라는 건가?’
수컷인 미노가 암컷인 외눈박이를 만나면 번식을 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게 아니라면 뮤턴트가 인간과 관계를 가져서 뮤턴트를 탄생시킬 수도 있는 걸까?’
인간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변이된 뮤턴트의 유전 정보는 인간과 완전히 달랐다.
신화나 전설 속에서는 인간과 동물이 동침을 해서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들이 전 세계 각국에서 전해 내려온다.
하지만 과학적으로는 이종 간 교배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몇몇 가능한 종이 있다고는 하지만 해당 종의 후손이 태어나도 생식 기능이 없어져서 다음 대의 종이 유지가 되지 않는다.
특히나 인간과 다른 종 간의 교배는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었다.
인간과 뮤턴트 사이의 교배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뮤턴트들이 인간을 잡아먹기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여겼다.
“창수! 나 엉덩이 닦을 게 없다!”
“하아! 기다려!”
창수는 한숨을 내쉬고서는 근처에 있던 집 아무 곳이나 문을 열고서는 들어갔다.
그러고서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적당해 보이는 티셔츠나 옷들을 챙겼다.
화장지가 있을 리 만무했고 있다고 해도 미노의 손이 워낙에 커서는 화장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창수는 그렇게 미노에게 옷들을 주고서는 엉덩이를 닦으라고 했다.
“히히! 창수 고맙다!”
“나중에 하천에서 씻어.”
“알았다!”
몸이 거대화되면서 입고 있던 옷이 찢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영화나 만화에서야 덩치가 커져도 바지만큼은 찢어지지 않는다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물리법칙을 어기는 일 따위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일반인의 옷이 제대로 맞지 않는 미노를 위해 커다란 바지를 만들어 입혀야 했다.
당장 2형 뮤턴트만 해도 덩치가 커지면서 입고 있던 옷들은 전부 찢어졌다.
그렇게 되고도 이성이 없었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니는 뮤턴트였지만 인간들의 눈에는 다소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창수! 나 속을 비웠더니 다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거 다행이네.”
미노가 많이 먹어 치워 줘야 되었기에 볼일을 보는 것을 싫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미노는 다시 전투를 치를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창수는 휴식 도중 정찰을 나갔던 아룬이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최 원사님.”
“아룬. 어때?”
“이쪽 부근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안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은?”
“사람들도 보이진 않습니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라.”
대구의 뮤턴트 사태 때 꽤나 많은 대구 시민들이 인근 지역으로 대피를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십만은 넘을 시민들이 고립되어 있었다.
겨우내 생존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없었다.
‘인간의 생존 능력. 의외로 강한데.’
뮤턴트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도 생존자들을 발견하는 것이 의외로 드물지 않았다.
전투력은 뮤턴트에 비할 바 아니지만 생존 능력만큼은 뮤턴트보다 뛰어날 때가 있었다.
“하긴 관리 구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 대피를 했겠지.”
군인들이 잔뜩 있는 격리 구역까지만 어떻게든 도망을 치면 대구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물론 각종 조사를 받아야 하고, 몇 달 정도는 격리되며 관찰되어야 했지만 살 방법은 있었다.
“좀 더 도시 안쪽으로 들어가 보자고.”
“알겠습니다.”
“창수! 밥 먹으러 가는 거야?”
“너무 시끄럽게는 하지 말고. 조용히 따라와. 미노. 시끄럽게 하면 밥 도망간다.”
“읍! 알았다! 미노 조용히 한다! 밥 도망 안 가게.”
창수의 말만은 잘 듣는 미노였다.
그렇게 나름 은밀하게 대구 시내 안쪽으로 향했다.
아룬이 정찰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지만 창수의 넓어진 기감으로 키메라 뮤턴트가 있는지 없는지 미리 감지할 수 있었다.
‘그래도 큰 건물의 내부까지는 알기 힘들군.’
이제는 인간이기는 한 것인지 의아스러울 정도로 초인이 되어 버린 창수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과 같은 초월적인 존재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몸에서 머리가 떨어지면 나도 죽겠지? 아니 당연한 건가?’
뮤턴트도 특이한 경우가 아니면 몸에서 머리가 떨어져 나가면 죽었다.
창수는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없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최 원사님! 키메라입니다!”
“좋아! 아론이 움직임을 봉쇄시키고 미노가 처리한다.”
“알겠습니다.”
아룬에게야 뮤턴트의 피만 있으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미노는 고기만 있으면 되었다.
“고기에 피가 같이 있어야 맛있는데.”
“옷에 냄새난다니까.”
“칫!”
“말 안 들을래!”
“미노 창수 말 잘 듣는다.”
자신의 아들은 이제 옹알이나 할 나이였지만 창수는 말 안 듣는 어린 아들을 키우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아론이 썰어댄 키메라 뮤턴트를 미노가 먹어 치웠다.
물론 키메라의 덩치가 유독 클 때는 미노도 다 먹지는 못했다.
하지만 더 이상 재생을 하지 못하게 죽인 키메라를 다 먹어 치울 필요는 없었다.
“다 먹었으면 좀 더 안쪽으로 가서 수색을 하자.”
“최 원사님. 오늘도 복귀하실 건가요?”
“복귀해야지. 굳이 이런 곳에서 야영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 더욱이 돌아가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해가 지기 전에 도시 외곽의 안전 구역으로 이동을 한다.
창수와 넬시아의 식사 문제도 있었고 위생 문제로 씻기도 하고 미노의 옷도 세탁을 해야 했다.
그렇게 조금만 더 수색과 키메라 뮤턴트 처리를 하기 위해 도시의 안쪽으로 향하던 중, 창수의 일행은 뜻밖의 것들을 보게 되었다.
“최 원사님.”
“그래. 죽은 지는 그리 오래 안 되었어.”
“생존자가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
키메라로 추정되는 뮤턴트가 함정에 의해 죽어 있었다.
고성능의 총기가 없는 상태에서 뮤턴트를 죽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래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인간에게는 일반 뮤턴트에게는 없는 높은 지능이 있었고 지능으로 함정을 만들어 뮤턴트를 죽일 수도 있었다.
도시 내부에서 생존자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꽤나 고무적인 일이었다.
“살점을 도려내어 가져간 흔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먹을 것이 없으니 먹기 위해 가져간 것일 테지.”
“왜 도시 밖으로 탈출을 하지 않았을까요?”
“모를 테니까.”
“모른다고요?”
“그래. 고립되면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쉽지 않아. 탈출하고자 해도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외곽이라지만 키메라가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도망을 갈 곳을 찾지 못하고 결국 도시에 남아 뮤턴트들과 생존 싸움을 하고 있을 생존자들이었다.
그렇게 생존자들의 흔적을 발견했지만 생존자들 자체를 찾은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할까요? 생존자를 찾아볼까요?”
“흐음! 일단 확실한 것은 모르니까 키메라 한 마리 잡아서 선물이라도 줘 보자고.”
“예? 선물이요?”
아룬은 선물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이내 키메라 한 마리를 죽여서는 미노에게 먹이지 않고 적당한 위치에 시체를 놔두고서는 돌아가기로 한 것에서 창수의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배고픈 생존자들에게 키메라 뮤턴트의 고기를 주고 가자는 것이었다.
미노가 꽤나 불만을 표했지만 창수가 잘 타일러서 내일도 맛있는 밥 먹자는 것으로 불만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렇게 키메라를 죽이고 되돌아갔다가 그다음 날 돌아오자 잘린 키메라의 몸통 일부가 사라져 있었다.
“역시 생존자들이 있었군.”
가져가기 편하게 잘라 둔 덕분인지 꽤나 많은 덩어리들이 사라져 있었다.
“잠시 기다려 보자고.”
“알겠습니다.”
큰 소리로 생존자들을 불렀다가 키메라들이 셀 수 없이 몰려올 수도 있었기에 큰 소리로 부를 수는 없었다.
창수는 다시 남은 고기를 가지러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생존자들을 기다려 보기로 했다.
키메라 사냥을 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생존자들을 구하는 것도 군인인 창수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했다.
국민을 구하는 의무를 잃어버린다면 스스로 군인이라 여길 수도 없었다.
“안 오는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우리의 모습들 때문인 듯합니다.”
“그런가?”
“창수 나 배고프다.”
배고프다는 미노의 말에 창수는 근처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키메라 뮤턴트들을 사냥하고 있으라는 말을 하고서는 자신 혼자 기다려 보기로 했다.
아룬이나 넬시아 그리고 미노 모두 옷을 입고는 있었지만 확연하게 인간이라고 보기 어려운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서 경계심을 가진 생존자들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다들 사냥을 보내고서는 생존자들을 기다렸지만 창수만 있음에도 생존자들은 다가오지 않았다.
아니 생존자가 나타났다.
“여자?”
옷을 전혀 몸에 걸치지 않고 있는 전라의 여인이었다.
창수는 충격에 정신이 나가 버린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몸을 덮을 것을 챙겨 전라의 여인에게 다가가려고 할 때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다가가지 마세요! 위험합니다!”
“뭐?”
창수는 전라의 여인의 등 뒤에서 마치 전갈의 독침과 같은 것이 자신에게 날아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