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63
제263화
263화
마침내 전주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무도 반겨 주는 이가 없었다.
오직 싸늘한 한기와 적막만이 가득한 텅 빈 집 안으로 들어선 창수는 혹시라도 남아 있을지 모를 흔적을 찾았다.
그러고서는 아내가 사용하던 화장대 위에 놓인 한 장의 편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편지를 열어 살펴보았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글씨로 미안하다는 말이 가장 먼저 써 있었다.
미안할 것은 없었다.
창수가 괴물들과 싸우면서 느꼈던 것은 언제 대한민국이 망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여왕 거미를 생포해서 거미 뮤턴트들을 통제했다고는 하지만 모든 거미 뮤턴트들을 다 통제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북한 지역에서는 거미 뮤턴트들과 군인들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남한 지역의 경기 북부와 강원도 지역에서는 여왕 거미의 지배를 받는 거미 뮤턴트들과 함께 거미 뮤턴트들을 포섭 및 제거하고 있었다.
그렇게 거미 뮤턴트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다른 종의 뮤턴트들은 여전했다.
하늘 위에서는 하피가 날아다니고 있었고 어디서 구한 것인지 모를 엔젤의 오남용으로 인해 뮤턴트들이 발생하고 있었다.
더욱이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괴물 메뚜기 뮤턴트는 어느덧 황해를 지나 한반도에도 한 마리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상황은 점차 나빠지고 있었지 결코 좋아지지 않았다.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멕시코로 이주해 간 아내와 자신의 아들이었다.
더욱이 자신도 옆에 없었으니 아내가 사과를 할 이유는 없었다.
“후우!”
창수는 급하게 아내가 떠나고 난 집을 청소했다.
다시 돌아오게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집 청소를 하고서는 차를 타고 대전으로 향했다.
자신의 뮤턴트 대원들은 데리고 오지 못했다.
시민들의 위화감 조성 때문에 전투 임무를 제외하면 지정된 주둔지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불완전 뮤턴트들이 인간들에게 꽤나 오랫동안 협조를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불완전 뮤턴트들에 대한 경계심은 더욱더 커지고 있었다.
뮤턴트 사태만 끝난다면 전부 제거해 버릴지도 몰랐다.
처음부터 예상을 하기는 했지만 점점 위험한 임무에 뮤턴트 대원들을 투입하고 있었다.
인간 병사들보다 더 강인하고 생명력이 높은 뮤턴트 대원들이었으니 위험한 임무에 투입하는 것은 당연하기도 했지만 부대장인 창수는 단순히 위험한 임무여서가 아니라 마치 뮤턴트 대원들을 처리하기 위해 투입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창수의 작전 지휘로 최악의 상황만은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창수는 대전에 있는 육군 본부에 들렀다가 다시 차를 타고서는 어디론가로 향했다.
그곳은 꽤나 삼엄했다.
도로를 지날 때마다 검문소를 만나야 했고 검문소마다 신원 검사를 계속 받아야만 했다.
“들어가십시오.”
“고생하십시오.”
귀찮기도 했지만 워낙에 중요한 시설이 있다는 걸 아는 창수였기에 이해하기로 했다.
군 장성이라고 해도 허가 없이는 들어올 수 없는 시설이었다.
그렇게 검문소를 거치고서는 한참을 안으로 들어가고 난 뒤에 철옹성인 요새의 출입구 앞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주변으로 풀이 잔뜩 자란 논과 밭이 방치되어 있었다.
그 논과 밭의 좌우로 과거에는 집이 있었을 것 같은 집터가 남아 있었다.
불필요한 집이나 건물들을 전부 철거를 해 버린 듯했다.
그렇게 두터운 철문을 지나서 안으로 들어간 창수는 험악해 보이는 덩치들에게 둘러싸였다.
창수의 신분은 확실했지만 창수가 있는 곳이 특급 보안 구역이었기에 내부 길 안내 겸 감시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인간 흉기인 특전사 출신이고 하니 한두 명으로 안심을 할 수 없었는지 다섯 명의 요원이 달라붙은 것이다.
물론 다섯 명의 요원들은 창수를 경계한다기보다는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더욱이 요원 한 명이 창수에게 인사를 해 왔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특전부사관 출신인가?”
“예, 선배님. 선배님의 세 기수 아래입니다.”
“그래? 고생하는구만.”
창수는 자신의 후배 기수라는 말에 어깨를 두드려 줬다.
물론 이제는 군 소속은 아닐 터였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불편하시겠지만 저희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부탁하지. 그런데.”
“예?”
“아니야. 안내해 주게나.”
창수는 자신을 감싼 요원들의 몸 상태를 보고서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어차피 나도 마찬가지니.’
강화되어 있었다.
빅의 생체 세포로 강화되기 전의 창수의 신체보다 훨씬 강한 상태인 듯했다.
엔젤이나 강화 물약을 투약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아마도 자신도 모르는 강화 군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듯했다.
그렇게 창수의 후배 한 명은 창수를 깍듯이 안내를 하고 있었지만 다른 네 명의 요원들은 창수의 몸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뮤턴트 사태가 터지고 아리가의 영웅이라 불리며 수많은 임무에서 활약을 했던 창수였다.
엔젤의 부작용인지 신체 또한 일반 군인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강하다고 들었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불완전 뮤턴트나 다를 바 없는 신체라든지 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요원들은 자신들이 극한까지 강화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 자신들과 최강의 군인이라 불리는 창수 중에 누가 더 강할지 호승심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창수에게 누가 더 강한지를 확인해 보자는 말은 할 수 없었다.
특전사 출신인 자신의 동료도 있었지만 자신들의 상관인 박충렬이 용납할 리 없다는 것을 잘 아는 것이다.
더욱이 자신들의 임무는 창수를 감시 겸 호위하는 것이었다.
‘그다지 대단해 보이진 않는데. 역시 엔젤로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강화 인간인 우리에 비하면 격은 떨어지는 듯하군.’
요원들은 창수가 일반 군인들보다는 훨씬 강하긴 하지만 자신들에게는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실제로는 그들이 창수의 수준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창수가 아득히 강할 뿐이었다.
그렇게 창수는 몸이 근질근질해 보이는 요원들의 안내를 받아 박충렬이 있는 국장실로 들어갔다.
“국장님, 최창수 특무원사님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래. 자네들은 나가 봐.”
“알겠습니다.”
다시 창수가 본부 건물 내부에서 나갈 때까지 감시 겸 안내를 해야 했기에 국장실 밖에서 대기를 해야 했다.
창수는 그렇게 박충렬의 국장실에 단둘만이 남아서는 푹신한 소파에 앉았다.
“애들 몸을 너무 과하게 만든 것 아닙니까?”
“과할 것이 뭐 있나. 안 그러면 방법이 없으니까.”
“너무 과하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입니다.”
창수의 말에 박충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나중에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지금은 감수할 수밖에 없네.”
창수는 박충렬이 처음 아리가에서 보았을 때와는 조금 달라졌음을 느꼈다.
‘좋은 쪽이 아니라 나쁜 쪽이지만.’
박충렬도 자신처럼 인간미가 사라져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제가 할 일이 없다면 이제 그만 멕시코로 보내 주십시오.”
“자네를 보내 주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자네 부대원들은 안 돼.”
“그 친구들 통제할 수 있겠습니까?”
“못 하겠지.”
창수의 질문에 박충렬은 순순히 대답을 했다.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 같이 보내 주십시오. 어차피 그곳에서도 뮤턴트들을 상대해야 하지 않습니까.”
창수도 불완전 뮤턴트들을 다시 인간이었을 때의 몸으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연구소에서도 사실상 포기한 상태일 터였다.
“그 친구들이 자네의 재산은 아니지 않나.”
창수는 자신의 대원들을 재산이라고 표현을 하는 박충렬을 노려보았다.
국장실 밖의 요원들이야 강화 인간이었지만 박충렬은 일반인이었다.
요원 다섯이 바로 옆에 있다고 한들 전부 죽이고 박충렬도 죽일 수 있었다.
“어차피 다 죽이려고 하는 거 아는데 그냥 멕시코로 보내서 그곳에서 뮤턴트 토벌 임무를 맡기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박충렬은 자신을 노려보는 창수를 바라보았다.
오금이 저리게 만드는 창수의 눈동자였다.
강화 인간들인 요원들의 눈동자를 몇 번이고 보았다.
뮤턴트들을 맨손으로 찢어 버리는 강화 인간들이었다.
물론 강화 인간 한 명을 만들기 위해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강화 인간도 각자가 강화된 수준은 전부 달랐다.
그중에 최강이라는 자도 지금 자신의 눈앞의 창수와 비교를 한다면…….
‘대등? 아니 어쩌면…….’
창수가 더 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래 창수가 이 정도로 강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일 최 원사를 강화 인간으로 강화했다면 터무니없는 괴물이 되었을지도 모르겠군.’
강화의 신체 적합성이라는 것이 있다.
신체 적합성이 낮다면 강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작용으로 불구가 되거나 최악의 경우 죽기도 한다.
신체 적합성이 높으면 상시 강화 상태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성인 코끼리보다 강해질 수도 있었다.
물론 아무리 신체 적합성이 높더라도 부작용은 있을 터였다.
그 부작용이 수명을 줄인다거나 아니면 다른 종류의 문제로 터져 나올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강화 인간의 능력은 필요했다.
문제는 그런 강화 인간을 멕시코로 보낼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멕시코. 아니 이제는 아사달이 되겠구만. 아사달에 자네의 대원들을 보내지 못하는 이유가 있네.”
“무엇입니까?”
“그곳은 사실상 정부가 없네. 통제력이 미치지 못해. 그런 곳에 자네와 자네의 부하들을 보내면 어떻게 되겠나.”
아사달과 미국에 사람들을 보내는 것은 한국인이 한 명이라도 더 생존하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물리적 거리로 인해 아사달에 대한 통제 능력을 현 정부로서는 유지할 수 없었다.
결국 시간이 가면 자연스럽게 독립해 나갈 것이었다.
그런 곳에 강력한 무력을 가진 집단을 던져 넣는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원치 않았다.
창수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창수는 아사달의 권력자나 무력 집단의 대장이 되어 버릴 것이었다.
한국인들끼리 어떤 일이 벌어지든 현재의 한국 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 되겠지만 괴물들이 한국인들을 지배하는 꼴은 볼 수 없었다.
설령 그 대장이 한국인인 창수라고 할지라도 말이었다.
“사실 자네의 대원들이 대구에서 전부 사라져 줬으면 했네.”
“…….”
솔직한 박충렬의 말에 창수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약속을 해도 자신을 제외한 다른 뮤턴트 대원들은 한국 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아울러 자신이 홀로 아사달로 떠난다면 남은 뮤턴트 대원들은 임무 중에 하나하나 죽어 나갈 것임도 알 수 있었다.
창수를 한국 땅에 계속 묶어 두려고 하는 짓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창수는 자신의 부하들을 놔두고 태평양을 건널 수가 없었다.
“아사달로 가겠다면 자네는 보내 줄 수 있네. 갈 텐가?”
“…….”
박충렬의 말에 창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당장에라도 아내와 아들에게 가고 싶었지만 자신의 대원들이 죽어 나갈 것이 뻔했기에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처음부터 보내 줄 생각이 없었군.”
“미안하네.”
“그랬다면 아내를 보낼 필요가 없지 않았나. 오히려 아내와 아들을 인질로 삼을 수 있었을 텐데.”
창수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에서는 위협감이 느껴졌다.
“후우! 자네의 아내와 아들을 인질로 삼아서 자네의 원한을 살 이유가 없어. 말하지 않았나. 자네는 보내 줄 수 있다고.”
창수의 아내와 아들을 인질 삼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박충렬이었다.
그렇게 창수와 박충렬의 눈싸움이 이어지고 있을 때 누군가 국장실의 문을 거칠게 두들겼다.
그러고서는 박충렬의 허락도 없이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와서는 외쳤다.
“천안에서 뮤턴트 팬데믹이 발생했습니다!”
뮤턴트 한두 마리가 나타났다고 팬데믹이라고 하지 않았다.
“새로운 개체인가?”
기존 넘버링 개체인지 전혀 다른 새로운 개체인지를 묻는 박충렬의 질문에 보고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대구에서 발생을 한 개체입니다.”
“대구?”
“기생체입니다.”
인간들의 몸에 박혀 인간들을 조종하는 기생체가 천안에서 발생을 했다는 말에 박충렬과 창수는 서로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