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87
제287화
287화
새로운 뮤턴트 개체가 등장했지만 이제는 그다지 놀라울 것도 없었다.
요양 병원에 숨어 있던 뮤턴트는 인충이 아니었다.
“새로운 형태의 뮤턴트로군요.”
“흐음! 아! 고블린이네.”
“고블린?”
“그래. 옛날 만화에서 봤어. 몬스터들 중에서 가장 약한 몬스터.”
“몬스터가 아니라 뮤턴트야.”
“뮤턴트나 몬스터나. 어차피 같은 괴물인데.”
고블린은 녹색의 피부에 흉측한 외모 그리고 인간 절반 정도의 크기를 가진 몬스터로 묘사가 되었다.
물론 미노의 손가락에 잡혀 있는 소형 뮤턴트는 녹색의 피부도 아니었지만 노란 피부와 다소 흉측한 외모 그리고 일반 인간의 가슴 정도까지 오는 크기였다.
일단 인간이라고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지만 이들도 변이된 것이라면 본래는 인간이었을 터였다.
인간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뮤턴트는 박멸의 대상이었다.
인간이 사라져 가고 있는 세상이었지만 아직 인간은 모든 가치의 중심에 있었다.
“인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아룬은 신종 뮤턴트인 고블린의 처리에 대해 현장 지휘관에게 물었다.
신종 뮤턴트의 발견 원칙상 연구소로 보내야 했다.
물론 생포가 힘들다면 사살을 해서라도 뮤턴트 샘플을 보내야 했다.
현장 지휘관인 인간 간부는 미노의 손가락에 붙잡혀 있는 고블린을 보고서는 인상을 찡그렸다.
뮤턴트들을 볼 때마다 인간의 순수성이 점차 사라져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죽여 버리라고 하고 싶었다.
“사…… 살려 주세요. 저희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제발 살려 주세요!”
“불완전 변이체 같습니다.”
인간의 말을 하고 있었으니 뮤턴트 대원들도 적이라는 생각보다는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뮤턴트 대원들에게 있어서 인간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면 인간이었다.
물론 인간 간부들은 뮤턴트 대원들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협도 되지 않고 인간의 말을 하는 이상 죽일 수는 없었다.
신종 뮤턴트를 발견했으니 원칙은 생포 후 연구시설로의 이송이었다.
아무래도 인충들의 해처리는 아닌 듯했으니 고블린만 사로잡아 가면 될 일이었다.
수색을 하는 동안 시간도 제법 흘러서는 이제 산 아래로 내려가 봐야 할 시간이기도 했다.
“복귀한다.”
내일 다시 수색을 하기로 하고서는 복귀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주변 숲속에 있던 고블린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뮤턴트!”
다수의 뮤턴트들의 모습에 뮤턴트 대원들도 경계를 했다.
하지만 고블린들은 공격을 해 오는 것이 아니라 애원을 해 왔다.
“그 아이를 놔주실 수 없겠습니까.”
고블린들은 공격의 의사가 없다는 듯이 두 손바닥을 뮤턴트 대원들에게 내보이고 있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은 채 조용히 살고 있습니다. 저희는 인간들을 먹지도 않습니다. 고작해야 작은 곤충들을 먹고 나무 열매나 먹을 뿐입니다. 질긴 목숨 끊을 수는 없기에 조용히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제발 그 아이를 돌려주십시오.”
고블린 무리의 지도자로 보이는 이가 뮤턴트 대원들에게 간절하게 부탁을 했다.
숫자는 조금 많았지만 전혀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뮤턴트 대원들도 자신들의 지휘관인 인간 간부를 바라보았다.
인간이 버린 땅이었다.
이들이 살아간다고 해서 문제가 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인간들에게 있어서는 모든 뮤턴트들을 박멸하고 되찾아야만 하는 땅이었다.
허락도 없이 번식을 하도록 놔둘 수는 없었다.
“뮤턴트를 전부 박멸해라.”
“예?”
“박멸하라고!”
“하지만 불완전 변이체일 수도 있습니다!”
“다수 개체가 발견될 시 박멸이 원칙이야! 특히나 번식이 확인되면 무조건 박멸이 최우선 원칙이다!”
인간 간부는 고블린 무리 속에서 어린 고블린을 안고 있는 여자 고블린을 보고서는 번식 개체라고 확정했다.
거미 뮤턴트의 등장 이후 정부에서는 번식 뮤턴트 개체는 이유 불문 박멸을 원칙으로 정했다.
인충 또한 위험도가 최상으로 분류된 이유는 번식 때문이었다.
엔젤과 변이 유발 물질을 통한 변이는 해당 변이체만 제거하면 끝나지만 번식 개체는 암수 한 쌍만으로도 엄청난 숫자로 불어날 수 있었다.
이미 인간의 개체 수가 위험할 수 있을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에 번식 개체는 일반 뮤턴트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위험했다.
원칙적으로 불완전 변이체인 뮤턴트 대원들도 번식은 금지였다.
물론 뮤턴트 대원들도 자신들이 번식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번식은 생각하고 있지도 않았지만 법으로 뮤턴트 번식은 금지라는 것에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그렇게 원칙에 따라 불완전 변이체로 여겨질 수도 있었지만 금지된 번식이 확인되었으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박멸을 해야 했다.
문제는 인간 부대에게 명령을 내린 것이 아니라 뮤턴트 대원들에게 내려진 명령이라는 것이다.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전혀 위험해 보이지도 않고 불완전 변이체면 인간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한 뮤턴트 대원이 인간 간부에게 항의를 했다.
하지만 그런 항의가 통할 리 없었다.
“네놈들은 지시에 따르기나 해! 당장 도망가기 전에 박멸해!”
“그렇게 못 하겠다면!”
성격 급한 뮤턴트 대원 하나가 항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으르렁거리며 인간 간부의 지시를 따르지 못하겠다고 외쳤다.
그러자 인간 간부는 곧장 자신의 권총을 지시에 따르지 않는 뮤턴트의 머리에 겨냥했다.
“지금 명령 불복종을 하겠다는 거냐!”
“그걸 쏘면 너는 무사할 줄 아는 거냐?”
“훗! 그래. 나는 죽겠지. 대신 네놈들도 모두 살아 있지 못할 거다.”
자신의 죽음 따위는 전혀 아깝지 않다는 듯한 인간 간부였다.
“명령이다. 저 괴물들을 박멸해라.”
권총에 장전되어 있는 총알은 데빌탄이었다.
재생력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데빌탄 앞에서는 그 어떤 생명체도 버틸 수 없었다.
물론 인간도 마찬가지였지만 굳이 인간에게 데빌탄을 쓸 필요는 없었다.
인간은 연약해서 일반 총탄만으로도 쉽게 죽는 것이다.
그렇게 뮤턴트 대원들도 간부들이 굳이 자신들의 머리를 노리지 않아도 자신들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자신 혼자 죽는 거야 아쉬울 것 없었지만 동료들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에 이를 악무는 뮤턴트 대원이었다.
창수가 있었다면 중재라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바랄 수 없었다.
“네놈들이 못 하겠다면 먼저 시범을 보여 줘야겠군.”
자신의 지시에 쉽게 따르지 않는 모습에 인간 간부는 뮤턴트 대원을 겨누고 있는 총구를 고블린에게 겨누고서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간부의 총구에서 탄환이 쏘아져 나가고 고블린 하나가 쓰러졌다.
풀썩!
“아아! 안 돼!”
“무! 무우!”
고블린들은 자신들의 동료가 총에 맞고 쓰러지자 절규를 하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뭐 하는 짓이야!”
“이게 전부 네놈들 때문이다. 저 괴물 놈들을 당장 전부 죽여!”
괴물들을 통해 괴물을 잡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언제 완전히 정신을 잃고 괴물이 되어 버릴지도 알 수 없었다.
당장 눈앞에서 명령에 따르지 않고 있는 모습에서 눈앞의 뮤턴트 대원들은 군인으로 보기도 힘들었다.
“흐…… 흐으윽! 흐어어엉!”
미노의 손가락에 잡혀 있는 고블린이 울음을 터트렸다.
공포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들을 괴물이라고 하는 것이 억울했던 것인지 울기 시작했다.
고블린의 울음소리는 인간들에게 꽤나 듣기 거북스러운 것이었다.
뇌 속의 신경을 긁어내는 것같이 듣기 거북한 소리에 인간 간부는 뮤턴트 대원의 머리에 겨누고 있던 총구를 곧장 고블린에게 겨누었다.
당장에라도 방아쇠를 당길 듯한 상황이었다.
고블린 중에서도 성체도 아닌 아이 같아 보이는 고블린이었다.
총알이 발사되려는 순간 인간 간부의 몸이 풀썩 쓰러졌다.
“망했다.”
뮤턴트 대원들은 결국 사고를 쳐 버린 것에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결국 참지 못한 동료가 인간 간부를 후려친 것이다.
“에이! 몰라! 그냥 육군 교도소 가면 될 거 아니야!”
“야! 이 멍청한 놈아! 교도소가 아니라 사형이라고! 사형!”
“사형이든 뭐든 내가 다 책임지면 될 거 아니야! 에이! 진짜!”
책임을 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사고 친 동료들을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동료가 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길! 같은 인간끼리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인간은 무슨. 진짜로 우릴 인간으로 생각해 주는 것도 아닌데. 나는 그놈의 연구소에서 받았던 모멸감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어!”
지금은 인간과 협조를 하고 있었지만 실험실의 모르모트가 되어서 끔찍한 실험을 당해야 했다.
물론 인간으로 되돌려 주기 위해 하는 치료라고 연구원들이 말을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 누구도 믿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들을 언젠가 전부 죽일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아룬. 이제 어떻게 하지?”
다들 아룬을 바라보았다.
창수로부터 지휘를 위임받은 아룬이었다.
온몸이 금속으로 되어 있어서 얼굴 표정을 확인할 길은 없었다.
하지만 다들 아룬이 매우 화가 나 있음은 왠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사고를 쳐 버린 상황이었기에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저기 우리 이대로 탈영해 버릴까?”
“오! 그거 좋은 생각이다.”
탈영을 하자는 말에 좋은 생각이라 말을 하는 다른 동료의 모습을 보고 아룬은 한숨을 내쉬었다.
“헛소리하지 마라. 최 원사님 난처해진다.”
“끄응!”
“후우! 일단 처벌은 받아야 할 것 같으니 복귀한다.”
“이봐! 아룬! 이 꼬마는 어떻게 하지?”
아룬은 미노가 손가락으로 들고 있는 고블린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모든 뮤턴트들이 전부 위험한 괴물은 아니었다.
“놔둬.”
“알았다.”
처벌은 있겠지만 인간들도 아직은 자신들이 필요할 것이라 여기는 아룬이었다.
더욱이 창수로부터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기에 최악의 상황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라 믿고 싶은 아룬이었다.
그렇게 뮤턴트 대원들은 고블린을 풀어줘 버리고서는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행인지 인간 간부의 총에 맞은 고블린은 데빌탄이 아니었는지 몸이 녹아내리진 않았다.
가벼운 몸 때문인지 총알이 관통했고 고블린도 뮤턴트는 뮤턴트인지 재생력이 있어서 죽지는 않은 듯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신들을 그냥 놔두고 가는 뮤턴트 대원들에게 고블린들은 연신 감사해했다.
그런 고블린들의 모습에 찜찜함을 느끼며 산맥 아래의 철조망의 문으로 내려갔다.
그렇게 학교 건물까지 내려왔을 때는 이미 어두컴컴해진 뒤였다.
그리고 다들 어두컴컴해진 학교 주둔지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껴야만 했다.
“뭐지? 왜 아무도 없는 거지?”
“그러게. 뭐지?”
학교 주둔지에는 군인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모르니까 주변을 찾아봐!”
“알았다!”
“차성!”
“어두워서 안 보여!”
“칫!”
분명 지휘부가 어디로 도망을 가거나 떠나지는 않았을 터였다.
그렇게 사라진 부대원들을 찾아 밤새도록 주변을 뒤졌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해가 떠오르자 상당한 숫자의 군 병력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