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46
제346화
346화
빈대 뮤턴트를 잡아 가지고 돌아온 창수는 인간 상태 그대로인 데런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창수는 데런이 이제는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임을 느낄 수 있었다.
“티…… 팀장님.”
아직 혼란스러운지 몸을 덜덜 떨고 있는 데런에게 창수는 감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못 견디겠으면 말해. 죽여 줄 테니까.”
무조건 성공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운이 좋으면 이성의 끈을 꼬옥 쥘 수 있을 것이고 이성의 끈을 놓으면 창수에게 죽을 것이었다.
무척이나 살벌한 말을 하는 창수를 보며 데런은 이를 악물었다.
데런도 스스로가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일단 자신의 손가락에 달린 손톱이 길어졌다 줄어들기를 반복했다.
본래부터 몸에 털이 많기도 했지만, 털이 좀 더 많아지는 느낌도 들었다.
물론 두더지 뮤턴트같이 털복숭이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몸에서 난 털들은 꽤나 두껍고 억세서 머리카락과 수염 등은 위로 뻗어 올라가려고 했다.
“데런 님. 터프해 보여요.”
그런 데런의 외모적인 부분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지 나타샤는 해맑게 웃으며 칭찬을 했다.
나타샤도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남들에게는 성녀라 불리지만 사실상 마녀나 다를 바 없었다.
“크아아아!”
고함을 지르는 데런에게 꾸벅꾸벅 졸던 빅이 화들짝 놀라 깨더니 으르렁거렸다.
“시끄러!”
빅의 기운이 담긴 외침에 데런은 몸이 움직이지 않으며 고함도 지를 수 없게 되었다.
“저기 조용히 찌그러져서 변이나 마저 해라!”
그렇게 다음 날이 되어서야 데런의 변이는 완료가 되었다.
다행히도 이성은 남아 있었다.
물론 다소 폭력적인 성향이 느껴지고 있었지만 데런은 그제야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괴물. 아니, 괴물들.’
다들 자신을 제외하고 터무니없는 괴물들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의 괴물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자신이 무슨 짓을 해도 아무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유니콘조차 다른 일행들의 힘에 짓눌려 쭈그려 있었지만, 그 유니콘도 괴물이었다.
그렇게 뮤턴트의 본능을 일깨운 데런을 유니콘도 다소 측은한 듯이 바라보았다.
“데런, 능력이나 보자.”
어떤 능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능력을 확인하자는 창수의 말에 데런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데런도 어떤 능력이 생긴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대충 두더지 뮤턴트와 엇비슷한 능력일 것이라 짐작을 하는 것이다.
“크아아아!”
데런은 아침에 깼을 때 손톱을 길게 뽑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렇게 고함을 지르며 손톱을 뽑으려고 했지만 이내 데런은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시끄럽다고 했지! 그렇게 고함지르면 약해 보인다니까!”
빅의 외침에 데런은 약해 보이지 않기 위해 입을 다물고서는 손톱을 길게 뽑아내었다.
심장에서 솟구치는 분노 조절 장애는 거대한 벽과 같은 빅에 의해 알아서 잘 조절이 되고 있었다.
“거기 벽 한번 베어 봐.”
“예.”
창수의 말에 데런은 있는 힘껏 벽을 자신의 손톱으로 긁어내었다.
과드드득!
단단한 벽이 손톱에 베인다는 느낌보다는 뜯겨 나갔다.
“강도는 괜찮네. 그런데 그리 예리하진 않은 것 같은데.”
창수는 힘도 강해진 것 같아 보여 아룬의 검을 휘둘렀다.
“팀장님?”
두둑! 둑!
아룬의 검이 한 차례 휘둘러지자 데런의 손톱은 잘려 나가 버렸다.
“나쁘진 않네. 그거 다시 뽑을 수 있나?”
자신의 손톱을 너무나도 쉽게 잘라 버리는 창수의 모습에 데런은 잠시 얼이 빠졌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힘을 주려고 했다.
물론 빅과 눈이 마주쳐서는 고함을 지르지는 못했다.
“으으으으!”
신음을 참으며 힘을 주자 잘려 나간 손톱이 다시 자라났다.
데런이 보기에도 꽤나 신기한 능력이었다.
“혹시 손톱을 발사할 수도 있나?”
“예?”
“발사 말이야. 총을 쏘는 것처럼.”
“아! 한번 해 보겠습니다.”
창수의 말에 데런은 사람이 없는 벽 쪽으로 자신의 손톱을 향하게 하고서는 용을 썼지만 그런 기능은 없는 것인지 아니면 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인지 손톱이 날아가지는 않았다.
“안 되는 건지 할 줄 모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으로 내구도 테스트를 좀 해 보지.”
“예?”
아룬의 검으로는 아무래도 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창수는 두더지 뮤턴트의 발톱으로 데런의 몸을 베었다.
데런의 살점이 뜯겨 나가자, 데런은 놀란 눈으로 창수를 바라보았다.
데런의 상처 사이로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피부 강도도 생각보다 질기네. 웬만한 걸로는 상처도 안 날 거야.”
웬만한 걸로 상처가 안 날 것이라고 말을 했지만, 두부를 베어 내듯이 베어 버리는 창수였다.
그렇게 피는 계속 나지만 상처가 빠르게 회복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회복력이 비정상적이지는 않네. 나타샤.”
“예!”
나타샤는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다가와서는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데런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나타샤가 있었기에 가능한 실험이었다.
그렇게 데런에 대한 간단한 실험을 한 뒤에 빅은 창수가 가져온 빈대 뮤턴트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놈들 어떻게 하려고? 주인.”
“일단 내 피를 좀 먹여 볼까 하는데.”
“저 벌레처럼 만들어 보려고?”
빅은 세라핌을 바라보았다.
애벌레 같은 세라핌에게 창수의 피를 먹이자 인간 형태로 변했다.
빈대 뮤턴트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혹시 모르니까. 한 마리 정도는 실험을 해 볼까 해서.”
창수는 병에서 주먹만 한 빈대 하나를 꺼내어서는 빈대의 주둥이를 바라보았다.
“잘못하면 저 두더지처럼 될 수도 있어. 주인.”
역시 물리기에는 꺼림칙했다.
결국 창수는 빈대의 주둥이에 자신의 피를 흘려 넣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하는 실험이었다.
창수 자신의 피를 먹이고서는 가만히 관찰을 하자, 잠시 후에 주먹만 한 거대 빈대는…….
“실패군.”
빅의 말과 함께 창수는 거대화가 되어 가는 거대 빈대의 몸을 아룬의 검으로 베어 버렸다.
완전히 양분을 시켜 버린 거대 빈대는 녹색의 피를 뿌리며 몸이 갈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 빈대의 크기는 계속 커져 갔다.
족히 1미터를 넘어 2미터 그리고 3미터로 계속해서 크기가 커졌다.
작은 상태일 때 죽이지 않았다면 꽤나 골치 아팠을지도 모를 크기로 커지자, 창수는 자신의 피가 마냥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물학자를 어디서 찾아봐야 할 것 같은데.”
“연구 해 보게?”
“이거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것 같아.”
“나처럼?”
“그럴 가능성이 높아.”
엔젤을 추출하자 작은 빈대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창수는 거대 빈대가 들어 있는 병 안을 바라보았다.
병의 바닥에 아주 작은 빈대 한 마리가 있었다.
무슨 이유로 이런 것을 만든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마도 실패작이 빅처럼 유출이 된 것일지도 몰랐다.
“좋게 생각하면 이 녀석으로 뮤턴트를 인간으로 되돌리려는 실험을 했을지도 모르지.”
“인간의 악의는 생각보다 끔찍하다고, 주인. 생물 병기로 만든 걸지도 몰라.”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창수는 빅의 말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빅의 생각이 더 정확할지도 몰랐다.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눈보라가 멈췄다.
눈보라가 멈추었다고 밖의 눈이 다 녹은 것은 아니었지만 데런이 선두에서 눈을 파헤치며 길을 만들어 내고 그 뒤를 일행들이 따라 움직였다.
언제까지고 계속 눈이 멈출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날씨도 따뜻해지면서 점차 눈은 녹아 내려갔고 데런은 마침내 자신의 고향 마을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구의 모든 인간 거주지가 그렇듯이 데런의 고향 마을이라고 해서 무사하진 않았다.
대부분 폐허였고 그 폐허 속을 뮤턴트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데런은 뮤턴트들이 자신의 마을을 폐허로 만들었다는 생각에서인지 자신의 손에서 손톱을 뽑아 내어서는 뮤턴트들을 전부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이미 짐작을 하고 있었지만 직접 본 고향의 모습은 참기 힘들었다.
창수도 데런의 심정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는 못해도 이해는 할 수 있었기에 가만히 지켜만 보았다.
동화 속의 엔딩처럼 행복한 마지막을 현실에서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어쩌면 영원히 자신의 가족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이미 받아들이고 있었다.
가족을 찾을 수 없다면 엉망이 되어 버린 세상을 다시 본래의 세상으로 되돌리는 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창수였다.
물론 그것이 가능할지는 창수도 장담을 할 수 없었다.
일단 세계수의 묘목부터 확보를 해야 더 엉망이 되지 않게 할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뮤턴트들을 전부 처리한 데런은 뮤턴트들의 피비린내에 인상을 구기다가 문득 인간의 냄새가 난다는 것을 느꼈다.
“킁! 킁!”
“왜 그러시나요?”
“아니. 인간. 인간의 냄새가 납니다.”
“예? 인간이요?”
눈이 두더지처럼 퇴화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두더지 같은 뛰어난 후각도 가지게 된 모양이었다.
데런은 인간의 냄새를 자신이 어떻게 아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의 냄새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마을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었다.
“성녀를 내놔라!”
“성녀라니요! 저희는 그런 존재를 데리고 있지 않습니다!”
한 무리의 인간들이 다른 무리의 인간들을 핍박하고 있었다.
데런은 그런 사람들의 무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때 무장을 한 인간들이 마을의 주민들로 보이는 주민 한 명을 잔인하게 죽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성녀를 내놓지 않으면 전부 죽여 버리겠다!”
“이게 무슨 짓이오! 같은 인간들끼리 힘을 합쳐도 모자랄 시기에! 정말 성녀는 없단 말입니다!”
“끝까지 숨기겠다는 거로군! 전부 죽여 버려!”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마을 주민들을 전부 죽이라는 지시를 내리자, 눈에서 하얀 안광이 흘러나오는 이들이 마을 주민들을 때려죽이려고 했다.
그리고 그때 한 중년의 여인이 한 소년을 감쌌다.
“베티!”
마을 주민들은 중년 여인의 이름을 불렀지만, 중년 여인을 향해 우악스러운 주먹을 휘두르는 사내를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때 우악스러운 주먹을 움켜쥔 사내가 나타났다.
“베티?”
데런은 온몸으로 한 소년을 감싸고 있는 중년의 여인을 향해 중얼거렸다.
데런의 목소리에 곧 무자비한 폭력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할 것이라 생각했던 중년 여인은 의아한 듯이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베티는 기억 속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를 꺼낼 수 있었다.
“오빠?”
터무니없는 기적이었다.
너무나도 진부한 기적이었다.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피붙이가 눈앞에 나타났다.
“데런?”
마을 주민들 중에 데런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었는지 데런의 이름을 말했다.
데런은 자신의 이름을 부른 노인을 바라보았다.
“헥토?”
자신의 친구였다.
무척이나 늙어 있었지만 자신도 나타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노인 같은 친구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외모였다.
자신의 고향 마을 사람들이었다.
물론 일부였지만 그런 고향 마을 사람들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에 데런은 얼떨떨해졌다.
“네놈은 뭐냐?”
익스퍼트 게니쉬는 자신의 부하를 방해한 데런에게 살의를 풍겼다.
“혹시 성녀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나?”
데런은 게니쉬의 질문에 미소를 지었다.
다만 그 미소엔 호의가 아닌 비웃음이 가득했다.
“죽여 버려도 되겠습니까?”
“죽이지는 말아. 이들에게 물어볼 것도 있으니까. 뭐, 죽으면 어쩔 수 없고.”
“알겠습니다.”
창수는 게니쉬의 옆에서 흥미로운 듯이 익스퍼트들을 바라보았다.
데런은 자신의 여동생에게 손을 대려던 익스퍼트의 몸에 자신의 손톱을 박아 넣었다.
죽으면 어쩔 수 없는 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