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9
제9화
9화
“와!”
마침내 무대가 만들어졌다.
어떤 승부든 극적인 맛이 있어야 볼 맛이 나는 법이다.
후보생들도 마지막 남은 교관이 무시 못 할 존재라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만만치 않은 교관들을 하나하나 쓰러트리고 마지막까지 남은 창수였다.
물론 창수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창수 저놈! 완전히 괴물이잖아!”
“그러게. 혼자서 네 명을 쓰러트렸어.”
“문제는 너무 지친 것 같은데.”
“그래요. 여기까지 온 게 어디야!”
이겨서 남은 시간 휴식을 할 수 있다면 최고겠지만 지금까지 버틴 것만 해도 만족스러웠다.
사실 준비 과정과 경기까지 해서 오후 일과 시간도 꽤나 지나 있었다.
그렇게 창수가 패배하더라도 응원의 박수를 쳐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
당장에라도 숨넘어갈 듯이 숨을 몰아쉬는 창수의 모습을 남 대위는 어이없게 바라보았다.
자신도 꽤나 괴물 소리를 듣고는 했지만 창수는 괴물이라는 범주를 넘은 것 같았다.
특전사라도 일반 성인 넷을 상대로 힘겨루기를 해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물론 타격기나 무술로 제압을 하는 것이라면 몰랐지만 지금의 상황은 순수하게 힘으로 상대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상대는 특전사였다.
무려 특전사 4명을 상대로 혼자 힘으로 다 쓰러트린 것이다.
그나마 마지막은 상대의 힘을 역 이용하는 기술을 사용한 듯 보였지만 남 대위의 눈에는 기술이고 뭐고 그냥 힘으로 찍어 누른 것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저 덩치에 안 맞는 황소 놈을 내가 이길 수 있을까?’
못 이기면 교관들의 입장이 꽤나 곤란해진다.
남 대위는 창수가 정상의 상태였다면 절대 일대일로 자신이 힘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네 명의 교관들을 상대하면서 힘이 빠져서 해 볼 만한 상태라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남 대위는 생각했다.
‘어차피 나는 교관 아니잖아.’
억지로 끌려와서 힘 빼야 하는 입장이었다.
물론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라도 져 줄 생각은 없었다.
그렇게 남 대위는 창수를 어떻게 요리해 볼까 고민을 하려고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창수가 고함을 지르며 멧돼지처럼 달려들어 온 것이다.
“으아아아아아!”
“크윽!”
창수의 돌격에 남 대위가 자세를 낮추고서는 창수의 몸을 받아냈다.
주르륵!
꽤나 지칠 만도 했지만 여전히 힘이 넘치는지 남 대위의 몸이 뒤로 밀려났다.
“이런 황소 같은 놈이 다 있어!”
“으라차차차차!”
정말이지 성난 황소를 상대하는 느낌이었다.
남 대위는 곧장 창수의 힘을 역이용하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창수의 균형을 무너트리기 위해 다리를 차보기도 했지만 쇠기둥을 차는 것 같은 느낌만 들 뿐이었다.
나름 유도와 씨름을 해 봤기에 상대의 힘을 역이용할 줄 안다고 자부를 했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었다.
‘그냥 이겨 버리면 눈치가 보이니까 적당히 힘쓰는 것처럼 보이자.’
창수는 남 대위가 어떤 인물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만일 알았다면 다른 이들의 눈치를 봐서는 적당히 져 줄까도 생각했겠지만 그런 거 없었다.
나름 힘겨루기를 한다고 남 대위를 붙잡고서는 진흙 경기장의 이곳저곳을 끌고 다니기 시작했다.
“익! 이 생퀴가!”
“하아! 하아! 으라라라!”
창수와 남 대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에 후보생들뿐만 아니라 교관들도 고함을 지르며 서로의 편을 응원했다.
적어도 양쪽이 보기에는 서로 비등비등할 정도로 흥미진진했던 것이다.
하지만 남 대위는 미칠 노릇이었다.
‘아! 이 황소 생퀴! 뭐 이딴 놈이 다 있어!’
자신도 창수의 몸을 밀어내려고 힘을 써 보고 기술을 써 보고 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남들 보기에는 비등해 보인다지만 자신은 창수가 이리저리 몸을 비틀 때마다 딸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결국 진흙 바닥에 나뒹구는 남 대위였다.
창수도 같이 나뒹굴었지만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서는 남 대위의 뒤에서 허리를 두 팔로 감싸 쥐었다.
“수고하셨습니다아!”
창수는 이제 이쯤에서 그만두자는 생각을 하며 남 대위의 몸을 진흙 격투장 밖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서는 홀로 진흙 바닥에 대자로 드러눕고서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와! 이겼다! 창수가 사고 쳤다!”
“대박! 저놈 진짜 괴물이잖아!”
후보생 동기들은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이 없어 보이는 창수가 있는 진흙 격투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서는 창수의 몸을 들고서는 헹가래를 쳐대었다.
“야! 하지 마! 야! 하지 말라고!”
“창수 만세! 만세에!”
창수가 하지 말라고 해도 안 할 후보생들이 아니었다.
그렇게 기쁨에 몸부림을 치는 후보생들에 교관들의 눈빛들이 한심한 듯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남 대위에게로 향했다.
남 대위는 억울했지만 뭐라 변명을 할 수도 없었기에 말없이 고개만 숙여야 했다.
“고생했다. 남 대위.”
“아닙니다.”
“설마 너를 이길 정도의 괴물인 줄은 몰랐어.”
“면목 없습니다.”
“아니야. 그나마 자네 정도 되니까 저 괴물 녀석하고 대등한 거지.”
남 대위는 대등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이번 기수에는 괴물 하나 찾았으니까 다행이네. 잘 키우면 보석 하나 캐겠어.”
교관들이 지기는 했지만 창수의 진면목을 보았다는 것에 그리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 대위는 자신의 선배에게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꾸욱 참고서는 몸을 일으켰다.
거칠게 휘둘리기는 했지만 딱히 다친 곳도 없었고 힘도 제대로 쓰지도 못했기에 지치지도 않았다.
그런 남 대위에 비해 창수는 동기들의 헹가래를 받다가 땅바닥에 내려졌음에도 힘겨워하고 있었다.
“뭐야? 자네 아직 힘이 남아 있었던 거야? 에이! 내가 방심하지 말라니까.”
“방심한 거 아닙니다. 선배님. 저놈. 힘은 진짜입니다. 힘으로 기술이고 뭐고 다 눌러버리는 스타일 같던데요.”
“그래? 뭐 그래도 이제 손가락 하나 움직임 힘도 없어 보이는구만. 알았어. 나중에 내가 술 한 잔 살게.”
약속대로 저녁 훈련은 없었다.
개인 정비 시간으로 간만에 휴식을 취하게 된 후보생들은 샤워도 하고 식사도 하며 꿀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물론 내일이면 다시 지옥 같은 훈련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날 오후에 있었던 교관들과의 경기에 관해서 이야기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창수도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쉬는 시간마다 수시로 찾아오는 동기와 교관 및 조교들과 팔씨름을 해야만 했다.
다들 창수의 팔을 붙잡아 보고서는 감탄을 터트렸다.
“이야! 장난 아니네.”
“아주 꿈쩍도 안 하는데. 역시! 전통 무술.”
“발경이나 검기?”
“주먹이니까 권강이겠지.”
“그런가? 그런 거 할 수 있냐?”
무협 소설의 일들이 현실이라고 착각이라도 하는지 물어오는 이들도 있었다.
“저기 현실을 사세요. 제발. 그런 게 될 리가 있습니까.”
창수는 괜히 남 대위를 이겼다는 후회를 하게 되었다.
그냥 졌어도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창수는 여러 사람에게 시달리기는 했지만, 다음 날 아침부터는 다시 지옥의 훈련들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더는 시달리지는 않았다.
“뛰어!”
“뛰어!”
첫 주는 PT 체조로 시작해 PT 체조로 끝났다고 하지만 수없이 반복한 착지 훈련과 모형 기체 훈련 그리고 공중 동작 훈련을 했다.
이제는 눈을 감고도 각 훈련 행동들이 떠오를 정도로 굴려졌다.
둘째 주에는 마침내 모형탑에 올라갈 수 있었다.
군대 예능 프로그램으로 보았던 것은 없었다.
다정하게 말을 걸어주는 것도 여자 친구에게 전할 말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없었다.
오직 교관의 지시에 따라 즉각적으로 몸이 반응하게 만드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정신 못 차릴래! 아직도 다 못 외웠나?”
“아닙니다!”
몸뿐만 아니라 외워야 할 것도 전부 외운 뒤에야 모형탑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절로 아찔해질 만한 높이였다.
과연 내가 여기서 뛰어내릴 수 있을까 싶었지만 교관의 외침에 후보생들의 몸은 즉각적으로 반응을 했다.
훈련의 성과였다.
“뛰어!”
“뛰어! 일만! 이만! 삼만! 사만! 삼개검사아! 기능 고장! 보고! 잡고! 당기고!”
구령부터 비상 낙하산을 펴는 행동까지의 모든 동작을 3회 이상 완벽하게 소화를 해야만 했다.
자세나 동작 불량인 경우에는 즉시 퇴교 조치가 이루어지기에 실수는 용납되지 않았다.
“빨리 접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냐!”
공수 훈련이었기에 낙하산 착륙 시 강풍에 따른 비상 대책 훈련 또한 필요했다.
커다란 선풍기 바람에 날리는 낙하산에 끌려가면서 몸을 뒤집고 일어서며 낙하산을 회수해 산낭에 집어넣는 훈련도 만만치 않았다.
이미 온몸에는 멍 자국으로 가득했다.
창수도 이런 훈련들에 혀를 내둘러야만 했다.
조금의 실수로도 생명을 잃거나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었다.
그렇게 너무나도 가지 않는 듯한 2주차 훈련이었지만 순식간에 2주차도 지나고 3주차 훈련에 들어갔다.
300m 상공에서의 기구 강하 훈련을 하고, 700m 상공에서의 헬리콥터 강하 훈련을 하게 된다.
교육생들의 망설임으로 인해 착륙지점에서 벗어날 위험이 있었기에 헬기 강하 때는 조교들이 강제로 밀쳐 내기도 한다.
“야. 창수야. 너 안 뛰어내리면 안 된다.”
“예?”
“너 뛰어내려야 한다고. 안 뛰어내리면 다른 교육생들 목표 지점에서 이탈하게 될 수도 있다고.”
창수는 다른 후보생들에게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데 왜 자신에게는 그런 말을 하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사정이 있었다.
“안 밀려.”
“안 밀린다고?”
“어! 미치겠네. 밀어 봤는데 꿈쩍도 안 해.”
사고의 위험 때문에 헬기에서는 안전 요원인 조교들이 교육생을 강제로 밀어내야 하는데 창수를 살짝 밀어놨더니 꿈쩍도 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창수에게 간청을 해야만 했다.
“와! 나 고소 공포증 없는 줄 알았는데 고소 공포증 있더라.”
“나도. 모형탑이 가장 무서운 높이라고 누가 그랬냐? 아주 아찔한데.”
“여기 기구보다 더 높다고 했지?”
“야! 수송기 강하는 헬기 강하보다 더 높다고 그러더라.”
모형탑까지는 지옥 같은 훈련으로 어떻게든 몸이 반응을 했지만 기구 강하부터는 몸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는 거부를 하기 시작했다.
창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신체가 엄청나게 강화되었다고 해서 불사신은 아니었다.
한계 이상의 충격을 받게 된다면 창수도 죽을 수밖에 없을 터였다.
두 번의 강하인 기구 강하 때 점점 하늘 위로 올라가는 기구 위에서 지상을 내려보자 절로 현기증이 나던 창수였다.
어떻게 뛰어내리기는 했지만 착륙하고 나서도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교관의 고함이 아니었다면 패닉에 빠졌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헬기 내부에서 대기하다가 콜사인이 떨어지고 헬리콥터의 꼬리문이 개방되자 기구 강하와는 또 다른 압박감이 들었다.
생각보다 헬기의 속도도 빨랐다.
“뛰어! 머뭇거리면 자신뿐만 아니라 동기들까지 다 죽는다! 강하 일 분 전!”
헬기 안으로 바람이 휘몰아쳐 들어와 교관과 조교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긴장된 고함에 맞춰 하나둘씩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인지 창수의 바로 앞에서 머뭇거리는 동기가 한 명 있었다.
“나…… 나는 모…… 으아아악! 창수야아!”
못 하겠다며 머뭇거리던 후보생은 자신의 동기인 창수가 자신을 밀어버리는 것에 고함을 지르며 허공으로 사라져 버렸다.
내가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었으니 그냥 밀어버린 창수였다.
그리고서는 자신의 차례가 되자 창수의 몸도 굳어졌다.
“제발!”
창수는 자신의 뒤를 밀면서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는 조교에 안쓰러움이 들어서는 두 눈 딱 감고 헬기 꼬리문 밖으로 몸을 날렸다.
“제길! 군대 괜히 왔다아!”
창수는 생명 수당이 얼마였나 하는 생각을 하며 그냥 일반병으로 갈 걸 하는 후회를 했다.
하지만 이미 후회는 너무 늦은 뒤였다.
그래도 공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고 창수는 희열을 느껴야만 했다.
낙하산을 펴고 하늘을 나는 짜릿함이 밀려들어 온 것이다.
신체가 강화되고 난 뒤에 어지간한 일에도 놀라지 않게 된 창수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드레날린이 뿜어지고 있었다.
“이야호오!”
길지 않은 강하 끝에 지상으로 착지를 하게 된 창수는 다시 한번 더 이 짜릿함을 맛보고 싶어졌다.
다행히 마지막 수송기 강하가 남아 있었으니 창수는 다시 한번 더 하늘을 나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특전사가 되고 난 뒤에는 일 년에 4번의 공수 훈련이 있었으니 돈 벌면서 짜릿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었다.
그렇게 공수 훈련을 모두 마치고 난 뒤에 공수 휘장을 달 수 있었다.
“이야! 내가 해냈다.”
“그래. 엄청 뿌듯하네. 이거.”
그냥 군복에 달려 있는 휘장 중 하나일 뿐이었지만 공수 휘장을 단 이들은 엄청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만큼 온몸에 새겨지는 흔적이기 때문이다.
“다들 수고했다.”
“와! 끝났다아! 어머니! 제가 해냈습니다! 제가 해냈다구요!”
공수 훈련이 끝나고 난 뒤에는 간부 훈련으로 넘어간다.
간부 훈련은 기초 군사 훈련의 연장선이다.
일반병의 훈련보다 행군 킬로가 늘어나고 체력 단련도 연장되며 정훈 교육과 주특기 훈련, 모형 헬기 훈련과 유격 및 화생방 훈련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FTX(야외 실기동) 훈련으로 마무리가 된다.
그렇게 특전사 후보생 훈련이 끝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