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rminally Ill Young Master of the Baek Clan RAW novel - chapter (123)
123화 용봉과 별들 (3)
모용진은 속이 썩어들어 가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남궁신의 재수 없는 얼굴을 다시 보니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분노가 끓어올랐다.
올곧아 보이는 이목구비와, 곤란한 상황이지만 피하지 않겠다는 듯 맑은 눈빛.
그 모습에 형인 모용탁도 속고 모용진 역시 속았다.
“형님은 약하지 않아.”
“…….”
“모용의 검도 약하지 않다.”
누가 그 말을 부정하랴.
2년 전 그날 전까지만 해도 모용탁의 명성은 널리 퍼져 있었다. 해당 기수의 칠성지회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결과를 냈었다.
그의 명예가 추락한 것은 한참 어린 남궁가의 소년에게 얼굴이 베였다는 것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그 소문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퍼져서 그랬다.
“전 중원에 돈이라도 풀었나. 재담꾼들을 고용해 그 비무답지도 않은 이야기를 퍼뜨렸나.”
“……그렇지 않소.”
“거짓말하지 마라!”
모용진은 그렇게 소리치고 말았다.
목격자는 그들뿐이었다. 남궁세가에서 자신의 승리를 과대 포장해서 퍼트린 게 분명했다.
“비겁한 기습으로…….”
“기습은 아니었소.”
“뭐야?”
“제왕검형의 흐름은 끊기지 않기에 위력적인 것. 모용탁 소협이 방심한 탓이지.”
모용진은 진심으로, 남궁신의 저 눈동자를 베어 버리고 싶었다.
살기마저 끓어올랐다.
“그만-!”
그때, 누군가가 내력을 담은 목소리로 외쳤다.
무림맹의 행사를 담당하는 종무각의 각원이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곧 개회식이 시작되는데 모범을 보여야 할 후기지수들이 무엇 하는 것이오!”
모용진은 자신이 검병에 손을 올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
“어서 착석하시오.”
그 반면 남궁신은 침착한 태도였다.
그가 모용진을 놔두고 자리에 착석하자, 모용진도 이를 악물고 자리에 앉았다.
그는 머리를 쓸어올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큭…….”
이 자리에서 싸움을 벌일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니 마음이 격해졌다.
움켜쥔 모용진의 손에는 흉터가 가득했다. 검을 수련하면서 난 상처들이다.
2년간, 그는 식음을 전폐하며 검술에 집중했다.
모용탁의 얼굴에 사선으로 새겨진 흉터, 그것을 볼 때마다 모용진은 죄책감을 느꼈다.
“이제야 나도 조금 무인답게 보이겠군.”
모용탁은 그렇게 말했지만. 형의 마음이 편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모용진도 알았다.
남궁가에 복수를 할 것이다.
지금도 사람들이 수군거리고 있지만 듣지 않았다.
칠성지회에 참가하기로 했을 때부터 이럴 것이라 예상했다. 사람들은 모용세가를 욕하고 모용진을 우습게 볼 것이다.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기 위해 그는 마음의 빗장을 잠가 둘 수밖에 없었다.
눈을 감고, 귀를 닫는다.
“쟤 표정 봤어? 원래는 안 저랬는데.”
“음. 그러게.”
하지만 발달한 무인의 귀에는 그 목소리가 들릴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팽무아와 백하준은 목소리를 죽이지도 않고 대화했다. 꼭 모용진이 들으라는 듯했다.
“고생 좀 했나 본데. 원래는 눈이 초롱초롱했잖아.”
“그러진 않았던 것 같은데.”
모용진의 귀가 쫑긋하고 움직였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하하호호 친하게 굴 거면 조금 전에 무시하지 않고 인사를 했을 것이다.
‘더 이상 그때의 나로 돌아갈 수는 없어.’
한때는 예전이 그리웠던 적이 있었다.
백씨세가에 방문했을 때, 아무 걱정 없이 웃으며 검을 수련했을 때가.
그러나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
‘나와 엮여 봤자 너희들에게 좋을 것 없다.’
이미 명예가 떨어진 모용세가.
게다가 모용진은 다른 세가들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남궁세가를 꺾는 데에 모든 것을 쏟을 생각이다.
그는 옛 친구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었다.
“사실 내가 선물을 주려고 만들어 온 게 있거든. 백하준 너랑 모용진 쟤랑, 이강이 거까지.”
“이게…… 뭐야?”
“대단하지? 근데 쟤한테는 못 주겠네. 저래서.”
모용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
고개를 돌려 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더 이상 순진한 아이가 아니었다.
심장에 철갑을 두르고. 가슴속에 잘 벼린 한 자루의 검을 세운다.
혹한의 설산을 홀로 걷는 외로운 짐승처럼.
‘나는 한 마리의 고독한 늑대가 되겠다.’
그리, 굳게 결심했다.
다행히도 개회식이 시작되면서 번뇌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단상 위에 올라온 것은 무림맹 부맹주 남궁유백이었다.
“일천 강호 동도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 주신 명숙분들.”
소란스러웠던 장내에 침묵이 가라앉았다.
그들은 모두 놀란 것이다.
남궁유백의 목소리는 장내를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웅혼했다.
고수들은 목소리에 내력을 담을 수 있으니 놀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분명 온 사방에서 울리듯 독특했다.
“육합전성…….”
제갈선이 중얼거린 것처럼, 그것은 육합전성(六合傳聲)이라는 고도의 술수였다.
남궁유백의 내력이 얼마나 심후한지 알 수 있었다.
조금의 말로 모든 집중을 끌어모은 부맹주가 말을 이어 갔다.
“시기가 흉흉한 지금 정파무림맹의 기치 아래에 모여 주신 바에 대해, 부맹주로서 감사를 표하는 바이오”
포권을 하는 남궁유백은 정파의 기둥에 걸맞게 절도 있었다.
그는 의례적인 말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사도련의 발호가 어떠하며 무림맹은 그에 대비해 어떤 일을 하고 있고. 다시 한번 와 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리고 그 순간.
또 한 번 모용진의 마음을 흔드는 일이 벌어졌다.
무뚝뚝하기 그지없던 백하준이 깜짝 놀라 외친 것이다.
“형!”
“어, 어어…… 이강!”
팽무아도 깜짝 놀라 그리 외쳤다.
곧, 잊을 수 없는 목소리 또한 들렸다.
“하하, 오랜만이다.”
“너어! 왜 답장 안 한 거야!”
“음 몇 번 했던 것 같은데.”
“두 번밖에 안 했잖아! 서신을 열 번은 보냈는데.”
“워낙 바쁘다 보니. 몸을 또 고쳐야 했으니까.”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보여. 이제 다 나은 거야?”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
이강이 몸을 고치기 위해서 청림에 입문했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많이 좋아진 듯하다.
그리고 감정이 벅찬 듯한 백하준의 목소리 또한 들렸다.
“형…….”
“많이 컸구나. 나보다 키가 큰 것 같은데.”
“응, 형이 줬던 영약 덕분이지.”
“아버지가 들으면 섭섭해하시겠구나.”
내심, 모용진도 저곳에 가서 함께 인사를 나누고 싶었다.
훌쩍 커버린 그들끼리 모여 회포를 풀면 참 좋으리라.
“걔는 어딨냐. 모용진.”
“저기.”
“……왜 혼자 저러고 있어?”
“그냥 놔두는 게 좋을걸.”
“왜?”
그리고 목소리를 죽여서 소곤대는 그들.
모용진은 푹 고개를 수그렸다.
“……그런 일이 있었군.”
“응, 그러니까…… 어어!”
그리고 모용진에게 터벅터벅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도망칠 곳도 없었고 지금 와서 갑자기 인사할 수도 없었다.
우뚝 굳어 있는 모용진. 그의 바로 뒤에서 발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짜악!
“악! 무슨 짓이야!”
등짝을 후려치는 손은 알면서도 피할 수 없었다.
꽤나 아파서 모용진은 벌떡 일어서서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이게 비무였다면 내 승리군.”
“비무랑 무슨 상관…….”
“등이 베였으니까.”
터무니없는 헛소리에 반박할 말조차 찾지 못했다.
오랜만에 본 이강은 여전했다.
창백한 피부도, 무인답지 않게 마른 몸도, 날카로운 인상도.
한 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묘하게 어려운 분위기도 그대로였다.
이강이 씩 웃었다.
“예전보다는 덜 얼빠져 보이는군.”
“……그때는 어렸어요.”
“허이고.”
그래 봤자 아직 애라는 듯한 태도였다.
정신연령이 훨씬 높은 이강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모용탁 소협이 서신을 보내셨더라.”
“형님이요?”
모용진이 깜짝 놀랐다.
형이 왜 갑자기 서신을, 그것도 이강에게 보낸다는 말인가.
“그래, 진짜다.”
“왜요?”
“너를 잘 부탁한다던데.”
“……저를?”
“뭐 근데, 다 큰 놈을 내가 뭐 어쩌겠냐. 알아서 잘해라.”
“…….”
모용탁은 이강에게 서신을 보낸 것이 맞았다.
거기에는 조금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
이강이 자꾸 모용탁의 이름으로 발행된 전표를 환금해 대자, 금척상단으로부터 연락이 간 것이다.
모용탁은 전장을 통해서, 이강에게 제발 좀 천천히 환금하라며 부탁의 서신을 보냈다. 모용진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져 있었지만.
“난 그럼 가 본다.”
“……네.”
이강이 휘적휘적 어딘가로 떠나갔다.
의아하게도 다른 곳이 아니라 귀빈석을 향해 가고 있었다.
모용진은 떨떠름한 얼굴로 제 자리에 앉았다.
“아!”
곧, 그는 자신의 이마를 탁 쳤다.
오기 전에 몇 번은 다짐했던 것을 깜빡 잊었다.
“이제 말 놓으려고 했었는데.”
다시 보면 은근슬쩍 말을 놓아 보려던 것이 초장부터 어긋나 버렸다.
* * *
“저 젊은이 중 누가 자네의 동생인가.”
성주 조규서는 붉은 관복을 입고 서 있었다.
그는 친절하게도 이강에게 잠깐의 시간을 주었다.
동생과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오라는 것이었는데, 이미 개회식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하게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늦어도 되는 것은 권력자의 특권이다. 조규서는 일부러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그것을 아는 이강은 마음 놓고 다녀왔다.
“여자애 옆에서 분위기 잡고 앉아 있는 애입니다.”
“애라니. 저 소저 역시 말만한 처녀이고, 네 동생도 너와 비슷한 나이 같은데.”
“그런가요?”
이강이 씩 웃자 조규서도 클클 웃었다.
“네가 나를 안내하겠다더니, 너도 영 이곳을 잘 모르는 듯하구나.”
“아, 저기 가서 앉으면 되겠네요. 빨리 가시죠.”
“약삭빠른 놈. 끌끌.”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조규서와 이강은 꽤 친해졌다.
개봉성의 관리들은 성주에게 농담까지 던지는 이강을 보고 경악했지만, 이미 불사신검을 상대해 온 이강은 나이 차를 극복하고 살갑게 굴었다.
그런 모습이 조규서에게도 제법 신선했던 듯했다.
귀빈석에 앉아 있던 강호명숙들이 먼저 조규서에게 인사를 했다.
“순무대인을 뵙습니다.”
“대인께서 이곳을 찾아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아무리 명숙이라곤 해도, 양민은 관리에게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게 법도였다.
하물며 그 대상이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순무대인이니 당연했다.
“자리에들 앉으시게, 앞이 보이지 않으니.”
그리고 조규서의 반응은 냉담하기 그지없었다.
명숙들은 조용히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 사이 ‘저 젊은 놈은 누구길래 성주 옆에 앉아 있나’ 싶은 시선을 이강에게 던지는 것을 잊지 않았다.
부맹주 남궁유백의 연설은 계속 이어졌다.
“남궁의 전 가주로군.”
“남궁유백 대협과 아는 사이십니까?”
“북경에서 만난 적이 있지.”
역시 남궁가의 가주라면 순무대인과도 인연이 있는 법이었다.
“정파 무림의 결기를 위해서. 그리고 후학의 양성을 위해서. 각 파의 존장들이 아낌없이 부상을 헌납하셨소. 이는 대문파의 후기지수들만이 아니라, 모든 백도 후기지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오. 공정한 경쟁에 따른 상위 30명에게는 모두!”
용봉지회와 칠성지회에는 후기지수들을 위한 다양한 부상이 걸린다.
조규서는 이강을 돌아보고 물었다.
“너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냐? 무인들은 모두 영약과 보검, 무공에 집착한다던데.”
“아무래도 저는 그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어찌 그런가.”
“무공은 충분하며, 보검 역시 지니고 있고. 무엇보다 제 동생과 사질들이 참가하지 않습니까.”
“그래, 그러고 보니 너는 인솔자라고 했지.”
“예, 일단은 가만히 있을 생각입니다.”
이강이 그리 답했다.
정회원도 아니고, 인솔자로 참여했기에 그리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은 아니었다.
「내 눈알도 찾아야 하고.」
‘그래, 청안석도 찾아내야지.’
그런 것보다 청안석을 찾아서 청안광마의 숙원을 이루는 게 더 중요했다. 그래야지 대맥을 또 하나 이을 수 있지 않은가.
부상으로 주어지는 영약이라고 해 봤자 그리 대단할 리 없었다.
“특히, 상위 5인에 드는 후기지수에게는 금태화리의 내단을 비롯한 영약이 주어질 것이오.”
그 말에 좌중이 술렁였다.
이강도 무심코 주먹을 꾹 움켜쥐었다.
대단할 리 없다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정정하겠습니다. 잘 모르겠네요. 참가할지도.”
“말이 휙휙 바뀌는구나.”
금태화리라면, 대서고에서 읽은 영물도감의 상위권에 있던 대단한 영물이다.
그놈의 내단은 양강지기가 잔뜩 응축된, 이강이 탐낼 법한 영약이었다.
이강은 일단 가슴께를 쓰다듬으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품속에 넣어 둔 상자 두 개의 단단한 촉감이 느껴졌다.
두 상자 모두 안에 설치되어 있던 철탄과 산독을 전부 소진했다. 그러고 나니, 그 상자 내부에 적혀 있던 범어(梵語)를 읽을 수 있었다.
‘오행(五行) 중 수(水)의 열쇠.’
‘오행(五行) 중 금(金)의 열쇠.’
상자가 단순히 암기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냈지만 어디의 열쇠라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오.”
긴 연설을 이어 가던 남궁유백은, 처음으로 말을 멈추고 뜸을 들였다.
모두가 그다음 무슨 말이 나올지 궁금해했다.
“우리 정파무림맹은, 얼마 전에 대단한 장보도를 입수했소.”
장보도란 한마디로 보물지도를 일컫는 것이다.
무림맹에서 말하는 장보도라면, 오래된 전대고수의 무덤이거나. 고대 문파의 비동(秘洞)인 경우가 많았다.
하나같이 무인들의 탐욕을 자극하여 강호에 피바람을 몰고 온 것인데, 부맹주가 그것을 공개적으로 말한 것이다.
“개인이나 한 문파가 차지하려 한다면 혈사(血事)가 반복될 것이 당연한 일. 이에, 우리 정파무림맹은 후기지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을 제시하는 바요.”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놀라운 선언이었다.
“재미있는 짓을 하는군.”
“……어떤 장보도냐가 중요하지요. 별 것 아닌 걸 수도 있고요.”
좌중의 술렁거림이 거세졌다. 육합전성이 아니었다면 남궁유백의 목소리가 묻혔을 것이다.
“상위 30인 안에 든 후기지수들은 모두, 맹과 문파들의 보호 아래 오행총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오.”
다시 싸늘한 침묵이 가라앉았다.
오행총(五行塚)이라는 곳이 어딘지를 몰랐기 때문이다.
남궁유백은 한쪽 입술을 비틀어 웃으며 설명했다.
“당 왕조 시절, 천하제일인이었던 오행신존(五行神尊)의 영묘요. 우리는…….”
남궁유백의 연설은 이어지지 못했다.
육합전성조차 묻어 버리는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와아아아아!”
“미친! 누구라고?”
수백 년이 지나고도 아직도 역사에 남아 있는 절대고수의 무덤. 그곳의 장보도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었다.
함성을 지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수십여 명이 얼른 회장을 뛰쳐나갔다. 자신의 문파에 이 대단한 소식을 전하려는 게 분명했다.
침착을 유지하는 것은 무인이 아닌 조규서 정도밖에 없었다.
“오행…… 그자가 누군데 저리 난장을 피워 대는 것이냐.”
“…….”
“음.”
“……아, 죄송합니다. 뭐라고요?”
이강 역시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야, 네 품속에 그거!」
‘설마.’
「그게 혹시 오행총인지 뭔지 하는 거기 열쇠 아니야?」
이강의 품속에 있는 상자 두 개.
그것이 어쩐지 무척이나 무겁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