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rminally Ill Young Master of the Baek Clan RAW novel - chapter (143)
143화 아귀선충 (1)
이강의 탐사조가 가장 먼저 입장하고.
오행총의 입구 앞에서는 싸늘한 긴장감이 흘렀다.
남궁유백의 차가운 시선 아래에 그다음 탐사조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그 간격은 약 한 식경이었다.
남궁신이 태상가주인 남궁유백에게 인사를 올리고 들어간 뒤 어느덧 한 식경이 흘렀다.
“소림일권 정명 외 11인, 그대들의 차례요.”
감찰대주의 말과 함께 정명이 출발했다.
“아미타불…….”
나지막하게 불호를 외며 걷는 정명의 뒤로 열한 명의 후기지수들이 뒤따랐다.
‘대사님…….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방장대사는 정명에게 명했다.
용봉지회에 참여하여 훌륭한 성과를 내기를.
그리고 오행총에 들어가서 오행신존의 심득이나 무공, 혹은 영약을 구해 오기를.
불문의 제자로서 일신의 영광에 집착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사문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집착하던 정명을 신승이 찾아왔다.
방장 대사의 사형이자, 소림에서도 가장 큰 어른인 신승이다.
다른 무자 배 고승들처럼 강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초라한 모습에서 오히려 현기가 느껴졌다.
그는 정명의 각오를 물었다.
잔뜩 긴장해서 각오를 말했더니, 무명대사는 파하하 웃을 뿐이었다.
“그래서, 방장께서 오행신존의 무공을 찾으라 하셨더냐?”
“그, 그렇습니다.”
“욕심을 버려라, 정명.”
아무리 무림맹주라고 해도, 소림의 제자로서 방장의 명령을 무겁게 받들어야 했다.
정명은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어찌 제자 된 도리로서…….”
“이놈아!”
“예.”
무명대사는 웃으며 질문을 던졌다.
“물고기가 목이 말라 땅으로 나오더냐?”
“…….”
신승은 그리 말하고 떠났다.
선문답이었으나 학승들이 주고받는 것처럼 어렵지는 않았다.
그는 정명과 방장대사를 꾸짖은 것이다.
소림에 무공이 없어서 오행신존의 무공을 탐하냐는 뜻이었다.
그것을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명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에게는 방장 대사의 지엄한 명이 있었으니까.
절세신공이라는 것은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것이다.
오행신존의 무공을 입수한다면 소림의 무공은 한층 진일보할 것이다.
그으으으으-
통로 안쪽에서부터 기이한 소리와 함께 축축한 바람이 훅 밀려왔다.
조금 전 수상한 비석을 지나친 뒤로는 소리도 커지고 바람도 강해졌다.
소리가 어떻게 난 것인지는 명확했다.
벽면에 주먹만 한 구멍이 규칙적으로 뚫려 있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구멍들이었는데, 처음에는 화살이라도 튀어나올까 걱정했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속에서 밀려 나오는 바람이 구멍에서 공명해 소리를 냈다.
“윽, 비린내가 나네요.”
성요장의 여류 무사가 코를 막았다.
비린내 역시 그랬다. 무인의 발달한 감각이 아니었다면 맡지 못할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일행 모두가 냄새를 느낄 정도로 진해졌다.
끼리리리리릭-
그리고, 조금 전부터 계속 이어지는 기관 장치의 소리.
아직 함정 같은 것이 작동된 적은 없었지만 계속 이어지는 소리가 사람들을 자극했다.
“소림일권께서는 진식에도 정통하시지요?”
덩치가 큰 무인 한 명이 겁먹은 표정으로 물었다. 다른 사람들도 기대하는 눈빛으로 정명을 바라봤다.
“정통하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겠군요.”
“소림의 백팔나한진은 강호에서 손꼽히는 절예 아닙니까.”
“아미타불.”
만박고행진 같은 기문진과, 합공을 위해 쓰는 나한진은 차이가 크다.
하지만 본질은 같은 것, 이들이 정명을 선택한 이유에는 소림이 진에 해박하다는 이유도 있었다.
걸어가던 정명이 우뚝 멈췄다.
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지, 주변이 다르게 보였다.
오행신존의 영묘이니, 이 비동에 진을 설치했다면 오행의 원리에 따라서 만들었다고 추측해도 무리가 없으리라.
그렇다고 하면, 이 축축한 습기는 수기(水氣)를 담고 있었다. 아래에 수맥이 흐를 가능성이 컸다.
아마 이 정도 추측은 앞서간 하남일지 백이강도 했으리라.
“왜 그러십니까, 스님.”
후기지수 한 명이 불안한 듯 물었다.
“물비린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듯합니다.”
“그건 무슨 말씀…….”
“저건……!”
정명은 눈이 커져서 앞으로 달려갔다.
그의 일행 역시 정명의 뒤를 따랐다.
정명의 아래에 있는 것은 누군가의 옷이었다.
“찢어진 옷가지가…….”
“하남일지 백 소협이 입고 있었던 옷이에요!”
다들 그 옷을 알아봤다.
붉은 비단에 화려한 자수가 수 놓인 이 옷은 아무나 입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남일지가 걸치고 있던 장포가 맞았다.
알음알음 개봉성의 무인들에게 새로운 유행을 불러일으키고 있던 백이강의 겉옷이 왜 떨어져 있을까.
정명이 문제점을 찾아냈다.
“피가 묻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악취도 나요.”
옷의 상태는 좋지 못했다.
흙먼지가 잔뜩 묻어 있으며 피 같은 악취가 풍긴다.
후기지수 한 명이 불안하게 중얼거렸다.
“설마 백 소협이 당한 건…….”
“그럴 리가 없지요.”
설마 남궁신을 이긴 백이강이 이리도 쉽게 당할까.
뚝.
천장에서 물방울 하나가 톡 떨어졌다.
고개를 든 정명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천장에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아귀(餓鬼)는 눈이 보이지 않고, 소리를 듣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기어코 주린 배를 채우려 든다.
어쩐지, 비석에 문구를 적은 설계자가 써 둔 듯한 글이었다.
“아귀……?”
“지옥에 있다는 그것 아닙니까.”
아귀는 불경에 나오는 귀신의 일종이다.
몸은 태산만 하지만 입 구멍은 바늘 같아서 늘 굶주린 지옥의 괴물.
“그런 것이 현세에 있을 리는 없지요.”
하지만 어째선지 불길함이 느껴졌다.
비명은 금세 터져 나왔다.
“꺄아아아악!”
성요장의 무사를 겁에 질리게 한 것.
그것은 벽에서 튀어나왔다.
키리리리리-
아기 팔뚝만 한 크기의 오동통한 벌레였다.
굼벵이처럼 생겼지만 크기는 그 수십 배에 달했으며, 꿈틀거리는 대가리 앞에는 갈색의 다리들이 꿈틀대며 소리를 냈다.
그런 놈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좌우는 물론 천장까지 뚫려 있는 구멍의 수는 족히 수십 개였다. 여태까지 지나온 길을 고려하면 수천 개는 족히 넘을 것이다.
보이는 구멍 대부분에서 그 기괴한 벌레가 튀어나오고 있었다.
모골이 송연한 광경이었다.
“허, 으, 으어어…….”
누군가가 그렇게 볼품없는 소리를 냈지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었다.
“저 벌레를 아귀라고 하는 것인가.”
그나마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는 정명.
하지만 정명도 등골이 서늘해질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
눈이 없는 벌레들이 일제히 아가리를 벌린 것이다.
분명 벌레임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송곳니가 수백 개씩 박혀 있는 새빨간 아가리가 드러났다.
끼에에에엑!
곧, 구멍에서 벌레들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 * *
그리고, 약 반 시진 전.
이강 일행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흐아아아아아악!”
그렇게 비명을 지른 것은 모용진이었다.
잔뜩 표정을 구겨 놓고 냉정한 검수 흉내를 내고 있던 모용진이었지만, 벌레들이 후두둑 떨어지자 괴성을 내질렀다.
“흐아아아악! 아아아악!”
본능적으로 치밀어오른 혐오감 탓이었다.
일행은 본능적으로 똘똘 뭉쳤다.
소운은 단창 두 개를 단단히 움켜쥐고 얼어붙었으며, 이강과 당은설만이 침착했다.
특히 징그러운 독물을 다루는 데 익숙했던 당은설은 아주 평온했다.
그녀는 눈썹을 찡그리며 모용진의 입을 막았다.
“좀 조용히 해요.”
“끄으으으으읍!”
원래라면 모용진이 누가 입을 막게 놔두지 않았겠지만. 아기 팔뚝만 한 애벌레 수백 마리가 벽에서 흘러나오니 정신을 못 차렸다.
“백 소협처럼 얌전히 있어 봐요. 그리 징그럽지도 않구만.”
모용진은 이강의 침착한 모습을 보고 간신히 비명을 멈췄다.
이강은 씹던 육포를 본능적으로 내던졌을 뿐, 멀쩡한 모습이었다.
물론 속은 그렇지 않았지만.
‘끄아아아악!’
「시끄러워!」
이강은 겉으로는 놀란 티가 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청안광마가 화를 내고 나서야 이강은 내적 비명을 멈췄다.
“암기를 위한 구멍이 아닌 줄은 알았는데…….”
당은설 덕택에 이강은 벽에 뚫린 구멍에서 암기가 나올 걱정은 하지 않았다.
만약 암기를 쏘아내기 위한 구멍이었다면 이렇게 드러내서 많이 뚫어 놓지 않았을 거라는 게 그녀의 의견이었다.
이강은 독무를 뿜어내려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지만 그것도 정답이 아니었다.
만약 이렇게 탁 트인 통로에서 독무를 뿜어내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게 대답이었다.
“벌레의 통로였나. 그런데 어떻게 수백 년이 지났는데 살아 있는 거지…….”
당은설을 영입한 이강의 결정은 훌륭했다.
비로소 침착을 되찾은 이강이 입을 열었다.
“아귀선충이라는 겁니다. 평범한 벌레가 아니에요.”
“처음 듣는 거군요. 독물은 아닌가 봐요.”
“예. 독은 없습니다. 활동할 때는 제 동족도 먹어 치우는 놈들이지만 먹이가 없을 때는 콩알만 한 돌처럼 말라붙었다가 물을 뿌리면 살아나지요.”
대서고에서 책으로만 본 놈이다.
모용진이 견디지 못하고 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이강이 그를 막았다.
“멈춰!”
“으으…….”
잔뜩 튀어나온 아귀선충들은 이강 일행에게 덤벼들지 않았다. 이강이 바닥에 떨어뜨린 손바닥만 한 육포에 몰려들었다.
“저놈들은 눈이 안 보이고 소리도 듣지 못하지만, 냄새는 잘 맡는다.”
육포는 한 조각이고 몰려든 벌레는 수백 마리가 넘는다.
놈들은 서로 뒤엉키더니 기어코 서로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퓨욱-
피인지 체액인지 모를 누런 액체들이 쭉쭉 뿜어져 나왔다.
썩는 듯한 고약한 냄새가 났다.
“저, 저 냄새였나 봐요.”
소운이 맡은 부취의 정체는 아귀선충의 체액이었을까.
벌레들은 더 미친 듯 서로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곧, 실수로 상처를 입은 놈들은 동족에게 먹혀 흔적도 남지 않았다.
“살아 있는 동물은 노리지 않지만, 죽은 사체의 고기에는 환장하지.”
“저놈들, 우리를 보고 입맛을 다시는 것 같은데요.”
더듬이인지 앞다리인지 모를 것으로 입가를 정돈하며 이강 일행을 올려다본다.
이강은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쯧.”
굶주림을 각오하라.
“건량, 육포 때문인 것 같다.”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야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건조한 육포에서는 강한 향이 난다.
아니나 다를까 아귀선충들이 이강 일행에게 슬금슬금 다가왔다.
“달려!”
오행총 탐사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무인은 굶주림을 오래 견딜 수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식량을 포기하기는 어려웠다.
이강 일행은 달리기 시작했다.
저런 느린 벌레들 정도야 도망칠 자신이 있었다.
다만, 문제는 이미 앞쪽에서도 아귀선충들이 잔뜩 튀어나와 있었다는 것이다.
“소름 끼치긴 해도 밟고 지나가면……!”
“안 돼, 피 냄새를 맡으면 더 발광할지도 몰라!”
모용진의 의견은 바로 기각했다.
그러는 사이에서도 아귀선충들은 끊임없이 구멍에서 밀려 나왔다.
오행총의 설계자는 침입자들이 굶주리기를 바라는 것인가.
이강은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건량을 던져 주면 그사이에 도망칠 수 있을 듯하지만, 영 설계자의 의도대로 끌려가는 느낌 아닌가.
「너 혼자라면 빠져나갈 수 있을 텐데.」
‘기다려 봐.’
이강이 우뚝 멈춰서자, 일행이 당황했다.
아귀선충들은 경계하듯 천천히 다가왔지만 포위는 오히려 단단해졌다.
함부로 품속에서 건량을 꺼내기도 걱정되었다. 저놈들이 냄새를 맡고 흥분할 수도 있었으니.
“당 소저. 소저한테서 나는 향 말입니다. 꽃향기 같은 것.”
“……왜요, 갑자기.”
당은설에게서는 늘 독특한 꽃향기가 났다.
당가의 여류고수 중에서는 좋은 향이 나는 향낭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혹시 모를 독향을 가리기 위해서,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었다.
“그 냄새가 엄청 독하던데 좀 줘 보십쇼.”
“뭐예요?”
“빨리.”
당은설은 그러면서도 순순히 향낭을 풀어 건넸다.
이강은 그것을 일행의 몸에 뿌렸다.
“냄새로 냄새를 가리겠다는 건가요. 그래도 이렇게 포위된 상황에서는…….”
이강은 자신의 장포를 벗었다.
그리고 육포를 조금 꺼내서 옷에 감쌌다.
키리리릭!
육포를 꺼내서 그런 것일까. 아귀선충들이 발광을 시작했다.
덤벼드는 한 놈을, 이강은 장포로 잡아챘다.
옷감 너머로 발버둥 치는 아귀선충의 감촉이 느껴졌다.
얼굴을 찡그린 이강이 중얼거렸다.
“아끼는 옷이었는데. 쯧.”
그러곤 손에 힘을 주었다.
퍼억-!
아귀선충의 체액이 흐르기 전에 이강은 옷을 저 멀리 던졌다.
동족의 썩은 체액과 육포의 냄새가 뒤섞인 미끼.
아귀선충들은 파도처럼 몰려들었다.
이들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체액과 고깃조각들을 청소할 것이다.
“지금이다!”
이강 일행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실수로 달려드는 아귀선충들을 밟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다행히도 향낭을 뒤집어쓴 효과가 있던 듯했다.
아귀선충들은 서로 몰려들고 체액을 흘리며 뭉쳤다.
숨이 찰 정도로 달렸을 때쯤. 드디어 새로운 지형이 나타났다.
조금 넓은 공간에 다섯 개의 열린 문이 있었다.
각각 목, 화, 토, 금, 수의 문자가 적힌 곳이었다.
“엇!”
소운이 실수를 했다.
아귀선충 한 마리를 밟아 터뜨린 것이다.
소운의 왼발이 썩은 내 나는 체액에 젖었다.
그와 동시에 주변에 있던 아귀선충들이 몰려들었다.
“목(木)으로!”
이강이 외치자, 일행은 주저하지 않고 첫 번째 문으로 뛰어들었다.
일행이 전부 들어간 직후, 석벽이 내려앉았다.
꽈아앙!
통로가 완전히 막혔다.
따라오려던 아귀선충은 노란 체액을 찍 뿌리고 육포 신세가 되었다.
“우웨에엑!”
소운이 악취에 헛구역질을 했다.
이강은 조금 창백해진 얼굴로 통로를 막은 석벽을 두드려 보았다.
“나가는 길이 따로 있어야 할 텐데.”
부숴서 열지는 못할 문이다.
안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온몸에 썩은 내 나는 체액이 튀었지만 도저히 닦을 길이 없었다. 귀한 물을 소모할 수도 없었으니.
“으윽, 냄새.”
“식량을 지킨 것만으로도 만족해.”
모용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도 이곳의 벽에는 구멍이 뚫려 있지 않았다.
목숨의 위협은 느끼지 않았지만. 정신적으로는 시작부터 고생스러웠다.
이강은 닫힌 석벽을 또 한 번 돌아보았다.
‘하준이와 수린이네는 어떻게 대처할지 걱정이군.’
모두가 이강처럼 식량을 지키지는 못할 수도 있다.
이강의 걱정을 짐작했음일까.
당은설이 다가와서 이강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강은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괜찮습니까?”
“안 괜찮아요.”
당은설은 누구보다 슬퍼 보였다.
“그 향낭 아끼는 거란 말이야.”
이강은 소매를 들어 냄새를 맡아 보았다.
“조금 향이 독한 것 같은데요. 느끼한 것 같기도 하고.”
당은설은 화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