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13)
-진짜 말넘심;;
-근데 솔직히 아줌마 말하는게 넘 밉상이었음ㅋㅋㅠㅠ
-고승혜 캐릭터 별로다.. 류주하를 데리고 저렇게 써야했나
-고승혜는 1화부터 이런 성격이지 않았어? 강압적으로 탐문수사했다가 민원도 받았다고 나오잖아
-아직 초반부인데 하차니 뭐니 요란하네ㅋㅋ 하차할거면 조용히 하차해ㅋㅋ 너 하나 하차한다고 시청률 변화 없음ㅋㅋㅋ
-연좌제는 왜이렇게 쉴드러가 많아 유연서 드라마라서 이런거야?
기분파인 고승혜가 상대에게 쏘아붙이는 장면이 방영된 이후 여러 곳에서 반응이 터져 나왔다.
“남편 간수 잘하라”라는 류주하···‘연좌제’ 꼭 이렇게 풀었어야 했나
논란의 ‘연좌제’···신인 작가의 한계인가 유연서의 작품 선구안이 끝난 것인가
커뮤니티 반응을 옮겨 적은 기사도 있었다. 사실 이런 비난조의 기사 반응은 흔했다.
유연서가 투자와 주연을 맡은 작품은 다른 제작사의 작품보다 자본의 힘 차이를 보여줘서인지 견제하는 회사가 유독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심각한 반응은 없는데.’
그만큼 사람들이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다는 증거다. 초반부 고승혜는 강윤성과의 성격 차이를 드러내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거기 때문에 상관없다.
‘그래도 작업은 쳐 놓을까.’
나만 건드려야지 작가는 왜 걸고넘어져. 인상을 찌푸린 유연서는 차윤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상하게 낯익은 언론사와 기자가 계속 같은 논조의 글을 올리는데, 어디서 또 견제가 들어오는 모양이다. 견제하는 게 보이면 돈으로 찍어 내리면 그만이다.
그가 차윤호에게 지시한 지 얼마 안 돼서 ‘연좌제’의 홍보성 기사가 우후죽순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연서야. 이건 뭐 어떻게 보는 거냐?”
“보여 주세요. 여기서······ 이거, 이 파란 거 누르시면 돼요.”
“그럼 이거는?”
‘연좌제’는 사전 제작 드라마라 할아버지와 함께 가문 선산 별장에서 드라마의 완성본을 시청하고, 산골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유연서는 할아버지가 내민 태블릿 패드를 보고 화면을 눌렀다.
“아, 할아버지. 차 비서한테 과외받았다면서요. 그리고 마이튜브 동영상은 선우 것만 보세요. 요즘 날조 영상 진짜 많아요.”
“늙은이가 모를 수도 있지. 너 어릴 때, 아무것도 못 했을 때 누가 다 한 줄 알아?!”
“내가 어릴 때 할아버지가 내 똥 기저귀 갈았겠어요? 도우미 아줌마가 다 했겠지.”
“이 녀석이!”
기어코 할아버지에게 등짝을 맞아버린 유연서는 엄살을 떨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관리인의 집에서 모니터를 통해 상황을 지켜보던 이재학 피디가 웃음을 참았다.
‘그림 좋은데?’
세계적인 기업을 이끌던 수장이었지만, 신문물에 어색함을 보이는 할아버지와 투덜거리면서도 다 해주는 손자. 유연서야 방송을 아니 일부러 행동하는 게 보이지만 유창호도 의외로 예능에 잘 어우러졌다.
유창호는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캐릭터로, 예능이 방영된다면 연령대 상관없이 두루두루 인기 있을 것 같았다.
***
논란 끝에 연좌제의 다음 회가 전파를 탔다. 고승혜에게 한 소리를 듣고 난 뒤, 구치소에 수용된 남편을 면회하러 온 아내는 아무것도 말 못 하는 남편을 뚫어지라 쳐다봤다.
“당신 정말 그랬어?”
“······.”
남편은 아내의 시선을 계속 피했다. 그의 아내, 박가영은 소리를 내질렀다.
“왜 그랬는데!”
“여보······ 내가 잘못했어.”
“그걸 나한테 말하면 어떡해!”
잘못했다는 말은 자신의 죄를 전부 인정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박가영은 답답해서 제 가슴을 퍽퍽 쳤다.
남편과는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다. 건실하고 벌이도 괜찮아서 전업주부로 고등학생이 된 외동딸의 입시를 도왔다. 그런데 그렇게 믿었던 남편이 범죄자란다.
“우리 민서한테는? 애한테는 어떻게 얘기해?”
“여보······.”
“애가 뭐라고 생각하겠어!”
남편은 냉정하게 따지면 이혼하면 남남일 사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아버지로 둔 딸은 무슨 죄인가. 제 아버지를 믿고 따랐을 텐데 한순간에 무너졌다.
“여보. 미, 미안해.”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면 있던 피해자가 없어져?!”
이제는 범죄자의 가족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마냥 주저앉을 순 없었다. 당장 생계 걱정부터 해야 한다. 박가영은 남편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면회 시간이 끝나 밖으로 향했다.
“왜 못 들어가는데?!”
“우리 애 그렇게 만든 놈의 얼굴을 봐야겠어요!”
“저기······ 여기서 이러시지 마시고요.”
박가영은 남편으로 인해 피해자가 된 사람들을 멍한 눈으로 응시했다. 그제야 남편의 죄가 피부로 와닿는다.
“저 사람은 뭔데? 설마 그놈 마누라야?”
“아니에요! 그만 가시라고요!”
원망의 시선이 자신에게 꽂히자, 박가영은 도망치듯 구치소 근처를 빠져나갔다.
“쯧쯧.”
멍하니 집으로 향하던 박가영은 정신 차려보니 자신에게 쏘아지는 배척의 시선을 느꼈다.
“남편 잘못 만났네.”
“살면서 자기 남편이 뭐가 이상하다는 걸 몰랐을까?”
“알았겠죠. 솔직히 끼리끼리 만나는 거 아니겠어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웃으며 인사했던 동네 주민까지 수군거렸다. 화면은 그들의 검지를 집요하게 쫓으며 은근하게 손가락질받는다는 은유를 표현했다.
하지만 이런 비난과 배척은 박가영만 당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야, 최민주.”
“어?”
“너네 아빠 몰카 찍다 걸렸다며?”
박가영의 딸, 최민주는 등교하고부터 자신에게 진득하게 달라붙는 시선이 소름 끼쳤었다. 누구도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말을 건 같은 반 친구가 직설적으로 물어보자 숨이 막혀오는 것 같았다.
“성폭행 아니야?”
“누구 죽였다고 하지 않았어?”
“아무튼 경찰에 잡혀간 건 맞을걸?”
장면이 바뀌고 학생들이 복도를 지나치는 최민주를 피해 양옆으로 갈라진다. 홀로 고개를 숙인 채 제 반으로 향하는 최민주의 귀에 말로 포장한 칼날이 꽂힌다.
“야, 너무 그러지 마라. 쟤도 자기 아빠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겠어?”
조롱하듯 말하는 투에 전혀 위로되지 않았다. 최민주는 도망치고 싶어서 책상에 고개를 숙였다.
“쟤야?”
“헐.”
애써 무시하려고 해도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최민주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친하게 지냈던 친구를 흘끔 바라봤다.
“너 쟤랑 친하지 않았어?”
“예전에는? 엄마가 쟤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하더라. 나도 좀 찝찝하고.”
“하긴 좀 그렇지.”
믿었던 친구에게마저 배신당하자 최민주는 결국 학교를 뛰쳐나갔다. 지친 발걸음으로 집 현관문을 여니, 일찍 온 딸을 보고 설마 싶은 박가영이 황급히 다가갔다.
“민주야. 왜 벌써 왔어?”
“······.”
“무슨 일 있어?”
“흑······.”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엄마의 모습에 최민주는 눈물이 터져 나왔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구치소행으로 전업주부였던 엄마는 급히 일자리를 찾으러 뛰어다녔다.
믿었던 친척들까지 자기 도움 바라지 말라며 매몰차게 끊어 버린다. 새벽까지 한숨을 쉬며 고민하는 엄마의 모습을 잘 알아서 말할 수 없었다. 내가 힘든 만큼 엄마도 힘들 테니까.
“엄마. 나 학교 못 다니겠어.”
“그래. 괜찮아.”
하지만 더는 못 버티겠다. 이러다가는 미칠 것 같았다. 딸이 오열하자, 박가영은 어쩔 줄 몰라서 최민주의 어깨를 슬슬 비볐다.
“전학 갈까? 다른 학교 가면 괜찮겠어?”
“싫어······ 걔네가 인터넷에도 글 올렸단 말이야······.”
박가영의 표정이 처절함으로 물들었다. 같이 소리쳐 울고 싶은 심정이지만, 딸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긴 싫었다.
“그, 그럼 자퇴하자. 검정고시 보면 돼.”
“흐으윽······.”
“엄마, 엄마가 다 해줄게.”
박가영은 울음을 멈추지 않는 제 딸을 품에 안고 애써 울음을 삼켰다.
(여보, 미안해.)
어쩌면 남편은 알았을지도 모른다. 남겨진 가족들이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박가영은 눈을 질끈 감았다.
-아니 어제 너무 밉상으로 나와서 욕박은게 머쓱하네
-부모님이랑 같이보는데 눈물질질짬ㅠㅠ
-커뮤도 그렇고 솔직히 가족들한테 잣대 심하긴 하더라
-아 그래서 드라마 제목이 연좌제구나
-가해자 가족들도 피해자라는건 이해하겠는데 훔친수저들은 솔직히 욕박아도 인정 아니냐?
횡령범까지 옹호하겠다는건가? 좀 그렇다
└아 드라마는 쫌 드라마로 봐라 다큐로 보지 말고
└아니 드라마에서 남편이 횡령했다고 나오냐고ㅋㅋㅋㅋㅋㅋ
└이건 너무 나갔네ㅋㅋㅋㅋㅋ 왜이렇게 연좌제 까려고 건수 잡는거 같냐ㅋㅋ
-근데 남편이 구체적으로 뭘 저질렀는지 나왔어?
-어? 그러게 남편 뭐때문에 잡혀감?
박가영의 남편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다. 추측만 하게 두었다. 극의 중심은 가족들이 받는 피해만을 조명한다.
과연 이 사람들에게 타인이 손가락질할 권리가 있을까? 꼭 피해자 가족과 가해자 가족을 나뉘어 누가 더 불쌍하다고 저울질해야 할까?
‘연좌제’는 그렇다고 무조건 박가영과 최민주의 모습만 보여 주진 않았다. 법원 앞에서 엄벌을 촉구하는 피해자와 그의 가족들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 주면서 이들과 저들은 똑같은 고통을 짊어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
화면은 어두운 집안에서 오열하는 모녀에서 햇살이 기분 좋게 내비치는 한 학원가를 비춘다.
“안녕.”
학원에 가던 최민주를 알아본 강윤성이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최민주는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그를 무시했다.
“나 모르니? 너희 집에 찾아갔던 경찰인데.”
하지만 강윤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긴 다리를 성큼성큼 뻗어 최민주를 앞서갔다.
“이상하다. 나 봤던 사람들은 내 얼굴 쉽게 못 잊을 텐데······.”
“······푸흡.”
분위기를 풀려고 장난을 치자, 최민주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강윤성이 해맑게 웃었다.
“나 알지?”
“네. 근데 저는 왜 불렀는데요?”
“잘 지내고 있나 해서.”
“이게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여요?”
최민주는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였다. 남들은 학교 가서 수업 들을 시간에 버스에서 내려 학원가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 모르나?
“검정고시 보려고?”
“그래야죠. 학교에 소문나서 왕따당했거든요.”
“근데 여긴 너희 집이랑 멀지 않아?”
최민주의 집과 그들이 만난 학원 거리는 버스로 한 시간이 넘는 거리다. 가뜩이나 노약자나 여성을 노리는 살인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데, 그 거리를 혼자 다니긴 위험하지 않나?
“동네에 소문나서 근처 다니긴 좀 그래요.”
“그렇구나. 음······ 잠깐 여기 앉아 있어 봐.”
강윤성은 최민주를 편의점 앞 의자에 앉히고 군것질거리를 사 와 테이블에 와르르 쏟았다. 마침 꽤 출출했기 때문에 마지못해 앉았던 최민주는 금세 마음이 풀려 이것저것 말했다.
“솔직히 아빠 때문에 우리 집 망했어요. 엄마도 일하느라 바쁘시고······.”
“그렇구나.”
“걔네가 아빠 욕하는 것도 이해하겠는데요, 그래도 내 아빠인데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이 좀 이상해요. 물론 당연히 우리 아빠가 잘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저랑 엄마까지 범죄자 취급하고 그러는 건······.”
주절주절 말하다가 눈물이 고였다. 강윤성은 고개를 돌려 그걸 못 본 척했다. 최민주는 소매로 눈물을 쓱 닦고서는 핫도그를 입에 와구와구 쑤셔 넣었다.
“저 그래서 결심했어요. 나중에 판사 될 거예요.”
“왜?”
“저랑 엄마도 그런 사람 가족으로 둬서 힘들거든요? 근데 지들이 뭔데 싸잡아 욕하고 인민재판질인지······ 짜증 나서 제가 하려고요.”
“이야. 멋있다.”
강윤성은 벌떡 일어나는 최민주를 향해 끊임없이 손뼉을 치며 격려했다. 그는 지갑에서 제 명함을 꺼내 최민주에게 내밀었다.
“이건 뭐예요?”
“혹시 집 갈 때 무서우면 나한테 연락해. 시간 되면 경찰차 끌고 집까지 바래다줄게. 요즘 이 근처 위험하거든.”
“이래도 돼요?”
뭐야, 혹시 다른 마음이라도 있나? 아무리 경찰이라고 해도 수상한데······ 최민주가 눈을 가늘게 좁히고 그를 의심하자, 강윤성은 손을 우스꽝스럽게 휘저으며 부정했다.
“네가 생각하는 게 뭐든 다 아니다.”
“그럼 뭔데요?”
“······남 일 같지 않아서 그래.”
“네?”
“간다. 그거 다 먹어.”
강윤성은 씨익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저 멀리 걸어갔다. 화면은 그의 등을 비추다가, 슬그머니 자리를 이동해 강윤성의 씁쓸하고 사연 있어 보이는 얼굴을 보여줬다.
[야 황진우!]강윤성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그를 부르는 한 여학생.
[그걸 왜, 왜 지금 말했어!]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비에 젖은 채 연신 사과의 말을 하는 강윤성, 그리고 그의 어깨를 붙잡고 추궁하는 젊은 시절의 정석준 교수. 그렇게 강윤성의 과거로 보이는 장면이 짧게 지나가면서 한 회차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