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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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은 딴판이지.
-(속보) 연서갓이 경영대 개총 다 계산하고 감
└대박
└성격 더럽다며ㅇㅇ 어땠음?
└└걍 조용히 교수님들이랑 술마시다가 일찍 가던데?
└└└ㄹㅇ생각보다 친절하더라
└유연서 온다니까 졸업한 선배들까지 왔던데
└실물이 그렇게 잘생김?
└└교수님 근처에 있는데 하나도 안보임 그냥 빛이남
JSTV 기대작 ‘드리밍’ 주연에 진수호···유연서와 호흡
옴니버스 액션 판타지 드라마 ‘드리밍’, 진수호·유연서 캐스팅
‘진수호?’
여러 커뮤니티에서 유연서와 자주 언급되는 배우였다. 궁금해서 검색 엔진에 진수호를 검색해보려는 찰나,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그를 불렀다.
“그······ 선배님.”
“그냥 편하게 부르세요.”
“네, 저희 단톡방 팠거든요······.”
아, 맞다. 수업이 아니라서 너무 편하게 있었다.
유연서는 핸드폰을 든 채로 네 명의 조원들을 살폈다. 그들은 쭈뼛거리며 유연서의 눈치를 보다가 저들끼리 대화했다.
“조장은 누가 하죠?”
“저희 주제는 뭐로 할까요?”
유연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앞으로 촬영 들어가면 약속 있어도 못 지킬 거 같은데······.
“미안한데······.”
그의 한 마디로 분위기가 싸해졌다. 유연서는 여전히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화면을 누르고 있었다. 그 성의 없는 태도에 조원들은 한숨이 나올뻔한 것을 참았다.
“내가 촬영 때문에 자주 못 볼 거 같거든요.”
방금 조장이 된 학생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럴 줄 알았어. 아까부터 인상 쓰고 건성건성 하더라니. 그렇다고 이름을 빼기에는 유연서가 가진 배경이 신경 쓰인다. 주성이면 다들 졸업하고 가고 싶어하는 대기업이니까.
다들 무임승차 한 명은 염두에 두고 남은 네 명이라도 잘해야지 생각하고 있을 때, 유연서가 열심히 두드리던 핸드폰을 내려놓고 팔짱을 꼈다.
“다들 톡 확인해 보세요.”
“네?”
조원들은 영문을 몰라서 어리둥절했는데, 마침 각자 올려놓은 핸드폰에서 진동음과 알림 음이 들렸다.
띠링!
1,000,000원을 받으세요.
“성적이 어떻게 나와도 상관없는데, 이름만 빼지 말아 줄래요?”
유연서는 조별 과제에 대한 소문을 미리 검색해봐서 알고 있었다. 대학에서 가장 하기 싫은 것에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고, 수강 신청할 때도 조별과제 많은 수업이면 아예 쳐다도 안 본다고 한다.
그럼 가진 게 돈밖에 없으니 돈으로라도 메꿔야지. 하지만 화면을 본 조원들은 말이 없었다.
어······ 너무 적게 줬나?
“만나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도 내가 댈게요.”
이어지는 유연서의 말에 다들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
“네, 형. 바쁘신데 어쩔 수 없죠.”
“저희끼리 잘해보겠습니다!”
“꼭 A 이상 받도록 하겠습니다!”
“바쁜데 먼저 들어가세요 오빠!”
이건 그냥 유임 승차도 아니고 리무진 버스를 사준 격이다. 버스 기사? 당연히 해야지. 몸바쳐 열심히 할 자신 있다.
“고맙다. 나 그만 가 볼게.”
“들어가십쇼!”
조원들은 생글생글 웃으면서 유연서를 배웅했다.
‘어떻게 잘 해결된 것 같고······.’
그래서, 진수호가 누군데?
***
“진수호? 걔는 왜?”
“앞으로 같이 드라마 할 건데, 누군지 미리 알면 좋잖아요.”
대표가 멀쩡히 있는데 대표실 의자를 차지한 유연서는 의자를 빙글빙글 돌리며 딴짓을 했다. 한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의자에 앉았다.
“우리 연서가 다 컸네. 상대 배우 신경 쓸 줄도 알고.”
“뭐야, 벌써 노망났어요? 나 대표님 아들 아닌데.”
헤일로 미디어의 대표, 한준오는 흐뭇하게 웃으며 유연서를 바라봤다. 지금은 그가 뭐라고 하든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요즘 들어 유연서가 개과천선했다고 소문이 나서 한 대표를 찾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실 것을 가지고 온 박상태 실장은 주객 전도된 대표실 광경에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진수호, 진수호라······ 너랑은 딴판이지.”
“진수호 얘기는 왜 해요? 아, 이번에 드라마 같이 해서?”
한 대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박 실장은 의외인 듯 유연서를 쳐다봤다.
“진수호가······ 너랑 데뷔 시기가 얼추 비슷해, 아이돌 시기 빼고. 근데 지금 완전 탑이지.”
“오······.”
유연서가 아이돌로 데뷔한 건 2011년, 배우로 재데뷔한 건 2015년도 하반기였다. 그럼 약 3년 사이에 탑 배우 반열에 올랐다고? 난 놈인데?
“너랑 외모로 비빌 수 있는 몇 안 되는 연예인이잖아. 작품 보는 눈도 너처럼 좋았고, 소처럼 일한다고 해서 진소호라고도 불렸거든.”
“집안도 짱짱하지? 대대로 내려온 교육자 집안에 외가 쪽은 독립운동가 후손이랬나······ 그래서 너 신인 때는 자주 엮였어, 라이벌로. 집안 좋고 잘생겼는데 나이대도 비슷하고 배우까지 한다니까.”
“그래서 너한테도 기대 많이 걸었었는데······.”
한 대표는 말을 잇지 못했다.
유연서가 연기를 못 하는 것이 ‘아직 데뷔 초라서, 신인이라 못 하는 거다.’라고 포장되고 있었을 때, 진수호는 첫 작품에서부터 연기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작품 보는 눈도 유연서와 비슷해서 첫 영화에서 조연으로 데뷔했을 때는 무려 1200만 관객을 동원했고, 그래서 단번에 라이징 건너뛰고 탑 배우 반열로 올라서 난다긴다하는 거장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너처럼 집안 빨로 밀어붙인 게 아니라 진짜 실력으로 올라간 거야. 대단하지?”
“박 실장. 조용히 해.”
한 대표는 박 실장의 팔뚝을 철썩, 소리 나게 쳤다.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야 사실이니까. 유연서는 대표 책상 위에 습관적으로 다리를 올렸다. 한 대표가 눈동자를 굴려 그의 눈치를 봤다.
“보니까 ‘드리밍’의 작가도 신인, 감독도 신인이나 다름없는 사람이라던데······ 진수호면 대박이지.”
“물론 우리 연서가 참여하니 더 대박이고.”
한 대표는 유연서에게 아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진짜 JSENM으로 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건가? 아직도? 유연서는 웃음을 삼켰다. 이렇게 놀리고 있긴 해도, 그는 소속사를 옮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
JSENM은 아무래도 어머니 직장과 연관되어 있다 보니 예의를 차려야 할 것 같잖아? 한 대표 아니면 이렇게 편하게 있을 수 없지.
“나는 둘째치고, 대본 좋으니까 그 사람이 낀 거겠죠.”
“오올.”
“이건 좀 의외다.”
한 대표와 박 실장이 동시에 손으로 입을 가렸다. 작품 흥한 게 자신이 투자한 덕분이라고 으스댔던 저 나르시시스트가 남을 인정한다고? 진짜 기억 상실이 좋긴 좋구나.
“성격은 어때요?”
“그것도 너랑 딴판이지.”
“진짜?”
얼굴 잘생겼고 집안과 능력도 좋은데 성격까지 좋다고? 그런 유니콘이 있을 수 있나?
“완벽주의자지만, 친절하고 착하고 불만도 없지. 대본에 손 아예 안 대고, 촬영에 간섭 잘 안 하기로 유명해.”
“아마 너랑도 잘 지낼걸?”
“예전의 너라면 모르겠지만 말이야.”
“맞아요.”
그 성격 좋은 진수호도 예전의 성격 더러운 유연서를 마주한다면 화를 낼지도 모른다. 물론, 화내도 인정이고.
“흠······ 그래요?”
진수호의 사진을 보자마자 박민우를 처음 봤을 때의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이, 아마 미래의 대배우가 될 사람 같았다. 지금도 탑이긴 하지만.
‘드리밍’은 드라마에서는 드물게 진수호와 유연서, 남자 주인공 투톱 물이었다. 여자 주인공의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그래서 같이 호흡을 맞출 상대 배우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다.
‘이참에 친해지면 더 좋고.’
인맥은 많을수록 좋지. 본체는 주소록에 등록된 동종 업계 사람이 별로 없었으니까.
식물 인간을 치료하기 위해 가상 현실 세계가 도입된 ‘드리밍’의 세계관.
하지만 가상 현실에서 펼쳐지는 환상에 젖어버린 사람들은 오히려 현실로 돌아가고 싶지 않길 원했고, 일부러 깨지 않는 사람들이 속출해 부작용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 현실 해결사, 진수호가 맡을 주인공 박시환이 등장한다. 가상 현실 세계를 도입한 회사 대표의 사생아로 비밀이 많은 인물이었다.
그리고 유연서는 극 중 박시환을 도울 AI로 등장한다. 가끔 나와 박시환을 돕는 역할이니 학업에도 문제없었고 주요 장면에 얼굴을 비출 알짜배기 캐릭터였다. 액션도 문제없었고, 이미 베타라는 AI와 함께하고 있으니 연기에도 문제가 없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집 가서 대본이나 더 읽어야지.’
***
“오빠, 유연서랑 같이 작품 해본 적 없어요?”
진수호는 자신의 스타일리스트인 임민지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한 번도 없지. 시상식에서 잠깐?”
“아 진짜요? 걔가 그렇게 성격 더럽다고 하던데. 오빠한테 시비 걸면 어쩌죠?”
운전하면서 듣고 있던 매니저도 한마디 거들었다.
“에이, 설마. 그래도 요즘 좋은 일 했잖아. 착해졌다는 얘기도 있던데.”
“바뀌어 봤자 그 성격이 어디 가겠어요.”
“하긴 그래. 걔 촬영장 맘에 안 들면 바로 펑크 낸다며?”
“어으, 너무 싫어.”
진수호는 고개를 저었다. 지금이야 밴 안에서 우리끼리 있으니 상관없지만, 나중에 다른 자리에서 이런 말이 나오면 곤란하다.
“너무 뒷담화 하지 마.”
“넵.”
매니저, 이종수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가 담당하는 연예인은 남 뒷말하는 것도 안 좋아하는 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유연서 매니저 불쌍하다.’
이종수는 아직 얼굴도 못 본 유연서의 매니저가 불쌍해졌다.
진수호는 대본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바른 성품 덕에 같은 작품을 찍은 배우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다.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든 호흡을 맞출 배우들이어서 사전에 친해지면 좋았다. 심지어 데뷔작을 찍었던 단역과도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래도 투톱 주연인데 좀 친하게 지내야 하나?’
하지만 그 더러운 성격 때문에 걸린다.
진수호는 딱히 유연서에게 유감은 없었다. 감정이 있어야 싫어하든 좋아하든 할 거 아닌가. 그냥 아무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쪽이었다. 완벽주의자에 일에 대한 자존심이 높은 그는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스태프와 배우에게도 막 대하는 유연서의 모습이 좋게 보이진 않았다.
‘별로 그러고 싶진 않은데······ 피곤하네.’
진수호가 눈을 감았다.
대본리딩을 할 회의실에 도착한 진수호는 자신이 처음일 줄 알았는데 미리 앉아있는 유연서를 보고 의외라는 듯 눈을 반짝였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유연서가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이게 유연서가 인사하던 버릇이었는데, 사정을 모르는 진수호는 멋쩍은 듯 웃더니 막 도착한 다른 배우들을 향해 인사했다.
그 사이, 진수호의 매니저는 진수호가 앉을 자리를 깔끔히 닦고 있었다.
[아, 그리고 완벽한 진수호한테도 결점이 있지.] [뭔데요?] [결벽증이 조금 있다더라.]결벽증, 피곤한 성격이지. 매니저가 고생이 많다. 유연서는 손에 들고 있던 커피를 옆으로 내밀었다.
“야, 이태겸. 커피가 미지근하다?”
“내가 너 보자마자 준 건데 네가 안 먹은 거잖아.”
“그때는 내가 커피 마실 기분이 아니었고, 내 기분 생각해서 만들어 왔어야지. 보냉 되는 텀블러도 생각 못했냐?”
“에이씨.”
이태겸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새해에 바보라고 했다고 너무 갈구는 거 아니냐고.
유연서는 뒤에서 씩씩거리는 이태겸을 보고 비웃었다. 순간 진수호의 매니저와 눈이 마주친 것 같았는데, 잘못 본 거겠지?
‘이태겸이 뭘 또 했길래.’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임승현이 작게 웃었다. 잘 다려진 정장 차림의 임승현도 이질적이어서 몇몇 사람이 흘끔 쳐다봤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몇 분 지나서 리딩 장으로 들어선 정다희가 씩씩하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처음 해보는 대본 리딩에 설렜기 때문이다.
정다희는 작가 자리 바로 앞에 앉아있는 유연서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연서 씨! 승현 씨!”
“또 보네요.”
유연서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진짜 작가와 배우로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