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142
00142 지하도시 베네프 =========================
바벨에서 오랜 시간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들은 모두 죄인이라는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다른 존재를 죽이고.
다른 존재의 소중한 것을 빼았는다.
내장을 뽑고 뼈는 갈아서 무기로 만든다.
피부를 벗겨내 갑주로 쓰고 힘줄은 꼬아내 활을 만든다.
단순히 죽일 뿐 아니라 상대를 유린하고 시체까지 이용해 먹는다.
생명의 존엄성따위 완전히 짓밟아 벌인 행위.
하지만,
생각해본다면 이게 지구에서와 다를 게 뭐지?
가축이란 이유로 코뚜레를 끼어 평생 일을 시키다, 죽으면 골수까지 뽑아내 먹는다.
한 가정을 부려먹고 좁은 우리에서 자유를 뺏는다.
피부를 벗기고 살은 도축해내고, 힘줄마저 뽑아낸다.
음식물쓰레기나 다름없는 여물을 먹이며 그리 착취해나간다.
분명 그들도 지성체임에도 말이 통하지 않는 가축이라 그들을 유린해나갔다.
그리고 그것은 바벨에 넘어오며 더욱 본격적으로 바뀌었다.
바벨이전의 기억이 타생명체간의 언어가 통하게 했음에도 그들은 생존이란 변명을 내세워 타종족을 유린해갔다.
제아무리 다른 인류를 위해 최전선에서도 싸워 영웅이라 불렸던 사람이라도, 그가 고층까지 살아남았다면 그것은 그가 죄인이라는 증거였다.
그렇기에 오래도록 살아남은 인류에게 선악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부랑자라 부르는 행위가 얼토당토없다는 것은 그러함이다.
이 원죄는 그 누구도 고개돌릴 수 없다.
운성은 이를 단 한번도 부정한 적 없다.
그러니까,
“그래서, 어쩌라고.”***”아이고 힘들다.”
“벌써부터 앓는 소리냐.”
운성은 그들에게 몇가지 미션을 주었다.
그것 중 하나가 베네프에서 2주간 탐사후 생환하는 것.
먹을 것이야 스테인이 만든 전투식량으로 몇달이든 버틸 수 있지만 문제는 적의 소굴에서 생환 그 자체다.
어찌됐건 베네프는 사지死地라 부를 수 있는 곳.
인류는 아직 발견도 못한 곳이다.
그 동안 사지死地는 많이 가봤으나 빠르게 목적을 달성하고 탈출은 했으나 이렇게 2주간 지내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보오자, 이 앞은… 식량창고인가?”
최초 거미같은 그림만 그려졌던 나뭇잎 지도는 아론과 전투를 지속하며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 더욱 자세해졌다.
“어. 또 빡세게 싸워야겠지.”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마왕성을 들어가던 던전을 들어가던 지하굴을 들어가던 상대는 플레이어가 알아서 끝판보스를 쓰러트리러 오길 기다린다.
함정이 발동해도 그건 함정이 다가오는게 아니고 플레이어가 함정이 있는 곳을 지나가며 발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럴리가 있나.
당장에 침입자를 요격하러 나선다.
베네프에서도 마찬가지.
그들은 몇번이나 일행을 죽이기 위해 요격을 나섰다.
그럼에도 그들이 아직 여유로운 이유는 크게 2가지.
첫번째는 역시 혜진이 그려내는 나뭇잎 지도이고,
두번째는 율의 권능을 통해 발동하는 탐지차폐다.
이 둘로 인해 그들은 아론의 본거지인 베네프에서 오히려 더욱 뛰어난 지리적 이점을 얻으며 전투를 지속했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는 있어 아주 간단한 문제에 봉착했다.
당장 전방향으로 병력을 보냈을 시 특정방향에서 소식이 없다면 그 방향을 의심한다는 아주 간단한 현실적 문제였다.
거기다 하필이면 이 곳은 식량창고.
한 곳에 얼마 머무를 수 없고 다음층으로 빠르게 올라야 하는 인류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경계가 덜하지만, 이미 멸망한 세계에서 벗어나지도 못하고 아둥바둥살아가는 이들에게 있어 식량창고는 가장 중요한 곳이다.
당연 기존 병력배치도 엄중할 수 밖에 없고 이 쪽 근처에서 침입자가 있다면 더욱 많은 요격전력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피해갈 수도 없다.
운성은 그들에게 반드시 들러야 할 몇가지 지점을 말해주었다.
전투는 피해갈 수 있어도 그 곳은 반드시 들러야한다 말했다.
그리고 하필 식량창고가 바로 그 곳이었다.
“거미굴인지 개미굴인지”
태식은 툴툴 거렸고 그런 그를 보며 천수는 피식 웃으며 율의 권능을 확장시켰다.
원래부터 직접적인 전투보다는 이런 쪽에 특화된 그는 이런 맵핵같은 것으로 유리한 전장을 만들어내는 것에 익숙했다.
그러던 중,
“음?”
천수는 재밌는 것을 발견했다는 듯이 웃었다.
“왜 그러냐?”
“아니, 이거 참…”
이런 우연이 있나, 하고 천수는 웃었다.
“이 곳이 아무래도 중요하긴 한 것 같다.”
“왜, 애들이 많이 몰려와?”
“그렇긴 한데. 우리가 감당해야 할 것은 평소보다 적은 것 같군.”
“그게 무슨 소리냐?”
“워낙 중요한 곳이다 보니 많은 아론들이 여기저기서 차출된 것 같군.
그런데 여기 있던 애들까지 차출된 모양이야.”
“그래서?”
“그런데 정작 이 곳이 아닌 조금 다른 곳에서 헤매는 것 같군.”
어이가 없어 천수는 낮게 실소했다.
어디까지나 감각확장을 통해 얻은 정보를 통한 추측이지만 천수의 추측은 꽤 정확했다.
아론은 식량창고라는 중요한 곳을 지키기 위해 이 곳 저 곳 에서 병력을 차출해왔다.
그리고 그것은 식량창고를 지키는 이들도 마찬가지.
그런데 정작 대충의 방향은 알아도 세부적인 것에서는 율의 권능을 통해 일행이 워낙 잘 빠져나가다 보니 길이 엇갈려버렸다.
물론 이것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식량창고가 워낙 중요하다보니 그 근처에서 싸움이 일어나 피해가 커지면 스플래쉬로 식량창고가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가능한 전장을 식량창고에서 먼 곳으로 잡아 식량창고에 일행이 닿기전에 요격하려던게 아론의 목표였다.
하지만 그것에 실패해버렸고, 결국에는 오히려 약점을 드러내는 꼴이 되버리고 말았다.
우연이 만들어낸 요행.
천수는 그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용해 빠르게 적들과의 충돌을 피해 식량창고로 달려갔다.
운성또한 전투자체는 피해도 된다고 했으니 굳이 망설일 것도 없었다.
그렇게 도달한 식량창고의 앞.
식량창고는 딱 봐도 나 창고요, 하는 듯이 거대한 수정의 문으로 막혀있었다.
“대놓고 창고네.”
“그러게 말이다.”
등에는 활과 전통을 팔에는 빛을 발하는 수정창을 든 7개체의 아론이 문앞을 지키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천수는 결정을 내렸다.
“세희씨”
“네”
“몇 명 까지 은밀하게 암살이 가능할까요?”
“4명 정도, 5에서 아슬아슬 할 것 같에요.”
“흠, 알겠습니다. 좌측에서부터 5명까지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어요.”
스테인이 제공해준 슈트로 기척을 완전한 수준까지 죽이고 이동해왔다지만 전투하는 순간에는 들키기 마련.
혹시나 저 중 하나 이상이 지원군을 부르기 전에 빠르게 해치워야한다.
그리 생각한 그는 활시위에 2개의 화살을 쟀다.
“3,2,1..지금!”
퓨퓽!
2개의 화살이 단번에 대기를 갈랐다.
동시에 좌측의 4명의 아론의 등뒤에서 어둠이 솟구쳐올랐다.
푹푹푹푹!
솟구친 어둠은 단번에 4명의 아론의 목을 따버렸다.
그리고는 5번째의 등뒤에서 직접 세희가 나타나 손을 뻗었다.
하지만, 조금 얕았다.
가장 중요한 곳을 지킬 정도의 아론이고, 하필 또 그 중에서 대장격이던 놈은 그 짧은 순간 무언가 등뒤에서 솟구치는 기척을 느끼고 재빨리 몸을 비틀었다.
‘이런!’
쉬익!
어둠이 허공을 스쳤다.
놀란 대장격 아론은 소리를 쳐 현상황을 알리려했다.
허나,
퍼억!
그 보다 빠르게 날아든 한 자루 장창이 놈의 머리를 수박처럼 터트려버렸다.
“흥”
창의 주인은 아더.
아슬하다 싶자 동물적인 육감을 발휘해 빠르게 제압한 것이다.
‘거 저 양반도 성격하고는…’
“후우..”
그것을 지켜본 천수는 아슬아슬한 성공에 한숨을 토해냈다.
“고맙습니다.”
“…”
천수의 인사에 아더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다.
어색한 반응이나 애당초 기대도 않았던 천수는 거대한 수정문 쪽으로 나아갔다.
“…죄송해요”
“아닙니다. 수고하셨어요.”
5명까지 아슬아슬하다 했으니 그녀의 잘못은 없다.
언제나 최종 판단을 내리는 자신이 더 선택을 신중히 해야했으니까.
그리 생각한 천수는 쓰러진 아론의 시체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등 뒤에 매인 전통을 벗겨 그 안의 수정화살을 꺼내들었다.
“흠, 역시나..”
“왜? 뭔데?”
이리저리 화살을 살피며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천수.
그를 향해 태식이 다가오며 물었다.
그런 태식에게 천수는 화살을 꺼내들며 말했다.
“이거, 내 꺼다.”
“엉? 뭔 개떡같은 소유권 주장이냐?”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이 녀석들이 쓰는 수정화살. 내 주문저격이랑 비슷한거라고.”
아론이 쓰는 방식은 자신의 것과 상당히 유사했다.
정확히는 그 쪽이 원류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도 사실이었다.
천수가 1층 튜토리얼섹터에서 운성과 민나며 보여줬던 가능성, 그것이 바로 이 주문저격이었으니까.
‘이 수정화살, 구해가면 걸작이 나오겠군.’
수정화살의 재질인 수정은 지금까지 본 그 어떤 것들보다도 그야말로 주문저격에 최적화 된 것 같았다.
스테인이 제공해준 것들도 뛰어나지만 단순 재료로 따지면 이게 최고다.
이 재질에 그의 기술이 합쳐져 탄생할 것이 무엇인지 심히 기대가 되는 바였다.
“야, 고만보고 들가자.”
“어. 그래야지.”
수정화살을 이리저리보며 히죽히죽 웃는 천수를 보며 태식이 재촉했다.
생각해보면 이리 여유부릴 틈도 없으니 그의 말이 맞기에 천수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허락을 맡은 태식은 수정문 앞에 섰다.
아무래도 워낙 거대해보이니 자신이 직접 나서야겠다 싶었다.
“흐압!”
끼이이이익!
태식이 힘을 주자 거대한 수정문이 천천히 열렸다.
오색찬란한 수정을 열자 그 곳에 나타나니 거대한 광장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곳에 쌓인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을 본 태식은 낮게 뱉었다.
“이런 씨발…”
========== 작품 후기 ==========
아 3번쯤 썼는데 오류 때문에 글이 날라갔습니다 ㅠㅠ 으아 멘탈 ㅠㅠ
자동 저장 기능좀 지원해줘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