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249
00249 자유연합 =========================
스타이너와 암 브라더스가 달려가는 곳 역시 강렬한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조금도 갈무리할 생각을 않고 넘실거리는 그 기운은 이 쪽이니 어서오라는 듯이 가르쳐주고 있는 듯 했고, 과연 얼마 후 그들의 눈에는 폐허에 덯그러니 놓인 화려했을 것 같은 그러나 여기저기 부서지고 찢어진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 매드 콕로치가 눈에 들어왔다.
“여어~”
편히 등을 기댄채로 한 쪽 손을 흔들며 마치 친구라도 대하는 듯이 웃어보이는 그 태도에는 여유가 넘쳐흘렀다.
그에 스타이너 역시 마주 힘들었다.
“안녕하신가!”
“킥킥, 안녕하지 못하겠다면?”
“그거 잘 됬구만!”
스륵, 철컹, 철컥.
다가서는 스타이너의 뒤에서 암 브라더스의 일원들은 각자의 병기를 뽑아들며 전의를 불태웠다.
“거 얘기 좀 하자.”
“싫다면?”
“그거 잘 됬구만!”
마치 거울같이 상반된 문답을 하며 매드 콕로치는 손가락을 튕겼다.
딱!
그러자 주변의 공간이 순식간에 급변했다.
우웅!
‘이 것은..?’
어느새 바뀐 장소는 거대한 궁전의 홀.
그러나 궁전은 폐허나 다름없고 천장에는 구멍이 웅성웅성 뚫려있다.
여기저기에는 피가 튀어있고 불에 탄 흔적과 부서진 흔적이 널려있다.
저 너머로 바라본 곳은 깊은 밤과 같이 칠흑으로 둘러쌓여있고 그와 함께 있던 암 브라더스는 전부 사라져있었다.
“킬킬, 너무 놀라지마 너랑 나만 이동했을 뿐이니까.”
“그런가. 그 ‘의자’가 이 변화의 원인이냐?”
“엉. ‘골육상쟁’이라고 하지. 옜날에 멸망해버린 어느 제국의 황성에 자리하던 황제를 위한 의자. 형과 동생이 살았고 서로 황권을 다투기 위해 피튀기는 싸움을 했다는 뻔한 이야기. 결말은 아무도 앉지 못하고 나라는 망해버렸다는 건데 그 제국의 사람들의 욕망이 뭉쳐 만들어져서 공간을 왜곡시키지. 갇힌 자는 무조건 싸워야하고 이겨서 이 곳에 앉은 단 한명만이 살아나갈 수 있지.”
낄낄거리며 재밌다는 듯이 웃는 매드 콕로치.
“너, 그 말은..”
“뭐. 싸우는 거야 둘째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니까.”
“흠…”
그제서야 스타이너는 끌어올리던 전의를 살짝 풀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만약 암 브라더스를 이 곳으로 끌여들었다면 저 녀석을 죽이더라도 나가기 위해서는 오직 한 명 뿐인 골육상쟁의 광경이 펼쳐졌을테니까.
‘물론 아주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이 곳에 들어온 이상 결국 둘 중 하나만 살아나가야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대화를 원한다는 가상한 노력은 알아들을 만 했다.
또한 그러니 궁금하기도 했다.
대체 이제 와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도.
“좋아. 테러리스트와의 협상은 없지만, 지금은 나 또한 테러리스트의 입장. 테러리스트대 테러리스트로 마주해보자고.”
“킥킥. 좋지.”
후~
더욱 몸을 깊게 뉘이며 그는 짙은 연기를 뱉어냈다.
“넌 ‘조련사’라고 들어봤냐?”
“…조련사?”
“그 반응을 보니 지구시절에는 못 들어봤나보네.”
이 곳에 와서는 들어봤다.
과거 뒷세계에서 일하다가 전향한 이들에게 들어본 지구시절의 괴담과 같은 이야기.
사람을 잡아다 짐승처럼 조련시키는 자의 이야기.
“도시 괴담같은 거라고 들었는데 말이야.”
“킥, 도시 괴담은 니미.”
퉤.
다 타오른 담배를 뱉어낸 그가 다리를 꼬며 눈을 감았다.
그의 사고가 저 너머 과거로 달려갔다.
“내 어린 시절은 잘 기억이 안나. 아마 고아였지 않았을까? 흐릿하게 기억나는 것은 화약냄새와 살익는 냄새가 넘치던 곳이었으니 전쟁터가 아닐까 싶다. 아마 그 곳에 살다가 주워졌나보지.”
“주워져?”
“엉, 조련사에게.”
‘…?!’
“그 어린시절은 프롤로그라 치고 내 이야기의 본편은 그로부터 시작되지. 진짜 지옥같았다니까. 그 놈인지도 년인지도 모르는 놈은 날 가둬두고 온갖 실험을 다 했어. 무슨 약품가지고 하는 실험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을 만들고는 그것에 대처하게 만들었지.”
킥킥킥.
아주 끔찍한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항상 무언가에 속박되있었지. 사방이 벽일 때도 있고 사방이 바다로 막힌 무인도 일 때도 있었어. 그리고 내 신체 어딘가에는 항상 다르지만 항상 존재하는 수갑이 존재해 내 자유를 억압했어. 아마 거기서 부터 내가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하게 되었지 않을까 싶어.”
반발심이라고 해야될까.
그거 가진 삶의 본질은.
“그런데 어느 날 나는 풀려났어. 정말 갑작스럽게 자유의 몸이 되버린거지. 늘 나를 속박하던 수갑도 없고 극한으로 몰아붙이던 상황도, 같여 있던 공간도 없었어. 눈 떠보니 아프리카의 어느 숲에 놓여있더라고.”
갑작스런 자유.
그것은 그를 혼란하게 했다.
“그래서 어쩔까 하다가 그냥 즐기기로 했지. 자유. 이 단어가 얼마나 좋은 건지 넌 모를꺼야. 정말이지 차라리 몰랐다면 모르겠는데 내가 조련사에게 조련당할 때 그는 나에게 이것저것 교육도 시켰는데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존재들에 관한 것이었거든. 내겐 그게 저 하늘의 별과 같았어. 너무나 아름다운데, 닿지가 않아서. 가지고 싶어서 목은 마르는데 얻을 수는 없어서 갈망할 수 밖에 없었지.”
아주 옛날 이야기다.
갑작스럽게 가지고 싶던 저 하늘의 별이 다가와버린 시절의 이야기.
“뭐 있겠어? 죽도록 즐겼지. 내가 있던 곳은 적당한 도시 였거든. 어쩌면 그 곳에 날 풀어준 것도 노린게 아닐까 싶어. 적당히 야만적이면서도 적당한 문명이 발달한 곳. 경비시설이 잘 된 곳이라면 진작에 총맞아죽었겠지만 당시의 내가 조련당하며 얻은 무력으로 충분히 해결할만한 곳이었지. 당시에 그 곳은 현대이면서도 야만히 자리한 곳이라 알게모르게 타 부족을 약탈하던 곳이었는데, 거기 족장격되는 우두머리의 목을 따고 그 부족을 차지했어. 그리고 신명나게 싸웠지. 즐거웠어. 내가 원해서 죽이고 내가 원해서 살리고 내가 원해서 즐기고! 당시 나는 대략 10개가 넘는 국가의 국어를 할 수 있었어. 이 역시 조련사가 가르킨 것 중 하나였지. 원어민 수준은 아니고 어느정도만 할 수 있었는데 그것만으로 나는 tv를 보고 지식을 습득해나갔지. 그리고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런 저런 일들을 해나갔어.”
즐겁다는 듯이 추억을 말하는 그는 킬킬 대며 웃고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듣는 스타이너의 표정은 썩어갔다.
“그래서 뭐 어쩌란 거냐. 동정이라도 해달란거야?”
억압받은 과거, 불우한 과거, 그에 의해 자신이 이리 변한 것에 동정이라도 해달란 것인가?
“아니, 설마 그러겠냐.”
그에 매드 콕로치도 손을 내저었다.
“내가 양심은 없지만 생각이란 것은 또 하고 산다고. 그걸 바라는게 얼마나 웃긴소린지도 알지. 다만 꼭 궁금했거든.”
“뭐가 말이냐?”
“야, 넌 말이지. 이 곳에서 네임드로 불리고 유명해지고 강해진 이들이 지구상에선 뭘 했던 이들인지 대충은 알지?”
“..?”
“비범하거든 대부분이. 당장 까마귀만해도 내가 남미에서 놀 때는 알아주던 보안관이었지. 황제녀석은 주먹구구로 시작해 신화를 써나가시 시작하는 벤쳐기업의 사장이었고. 네 녀석은 잘 모르겠다만 대부분이 지구시절에도 한 가락했던 녀석들이야.”
“..그래서?”
자신은 매드 콕로치보다 꽤 어리다.
지구시절만해도 이미 나이차이가 10이 넘게 나니 모르는게 당연하겠지만 자신만해도 분명 천재였다.
무언가에 하나에 특출난 것은 아니지만 그가 하는 것마다 성공하고 스스로 인생을 즐기는 그가 살던 지역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던 천재였다.
“결국 난놈은 난다는 거거든. 영웅은 아무나 되는게 아니야. 소설의 주인공처럼 정말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흔한 놈이 다른 세계에 간다고 영웅이 되는게 아니야. 될 놈만 된다는 거지. 결단력이 필요하고 웃으며 사지로 들어가는 모험을 할 만한 녀석만이 이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거지.”
현실은 이고깽 양판형 소설이 아니다.
정말 평범한 고등학생이 이계에 가서 각종 운과 기연으로 한 세계를 씹어먹는 일 같은 것은 존재할 수 없다.
그게 가능하다면 사실 그 고등학생은 원래 비범했던 것이다.
“아마 너희 제국 쪽에도 있겠지만, 나 역시 이 곳에서 나와 같은 조련사에게 조련된 녀석들을 많이 봤지. 아찔하더라고. 나만큼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4,5 명 정도 뭉치면 위험할만한 녀석들이라거나 특정상활만 맞춰진다면 내 목을 따낼만큼 되는 녀석들이었어.”
“숨어있는 녀석들이라. 대충 예상은 했지. 그런데?”
어차피 예상은 했다.
세상에 들어난 나쁜놈이 많은지 숨은 나쁜놈이 많은지 생각해보면 당연히 숨은 놈이 많아야 정상이니까.
“그런데 말이야. 그럼 ‘조련사’ 그 놈은 대체 어디있을까?”
“뭐…?”
“그래, 사실 난 그 놈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르지. 넌 모를꺼야. 그 녀석만 떠올리면 느껴지는 두려움을.”
부들부들.
그 순간 스타이너에게는 매드 콕로치의 광기에 찬 눈동자, 그 너머에 보이는 두려움이 읽혔다.
저 정도나 되는 남자에게 두려움을 가지게 한단 말인가?
“온갖 기이한 일을 겪은 이 곳에 와서야 조련사의 실험 정도야 흔해졌다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행한 곳은 지구거든. 내가 뒷세계를 전전하며 만난 그에게 조련된 짐승들에게 들은 그들의 조련과정은 전부가 달랐어. 누군가는 팀을 이뤄서 교육을 받기도 누군가는 경쟁을
하며 누군가는 개인으로 교육을 받기도 했는데 모두가 다 달랐거든. 어떻게 지구란 곳에서 한 사람이 그리 다양한 짓거리를 해낼 수 있지? 그건 한 국가에서 해내기도 힘든 일이야. 내가 전세계급으로 놀아봐서 알거든. 그건 진짜 사람이 할 짓이 아니거든!”
광기가, 두려움과 섞이며 타오른다.
“맞아. 난 사실 확신하고 있어. 조련사 그 놈은 살아있어. 분명해. 죽었을 놈이 아냐. 그 녀석은 진짜 괴물이거든. 사람을 짐승으로 만들던 그 놈은 최종층에 오른 이 순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이글거리며, 그것이 증오인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는 것이 것잡을 수 없이 타오른다.
“이번에 너희들은 이해할 수 없는 전쟁을 일으켰지. 참다 못해 폭발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아는 황제 녀석이라면 그럴 리 없지. 사실 그건 너도 알고 있잖아? 황제가 완전히 돌아버리지 않는 한 그럴 일은 없을 일이란 것을?”
그러니까.
그는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너희의 뒤에 있는거지? ‘조련사’, 그 괴물이.”
========== 작품 후기 ==========
그러합니다. 그러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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