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303
00303 부패왕국腐敗王國 =========================
전장에 거인이 다시 나타났다.
하늘을 받치는 자 – 라 포르테가 다시 나타났다.
그러나 사실은 그의 시체일 뿐이다.
그의 시체를 좀 먹으며 그의 시체를 움직이는 아리온이었다.
그의 등장에 전장의 모든 이들이 혼란에 빠졌다.
이미 죽은 시체일 뿐이나, 살아생전의 기백은 죽은 이후에도 다른 이들을 압도했다.
애초에 라 포르테를 죽였던 자들은 크게 부상을 입어 후방지역에 있었기에 당시에 전선에 있었던 것은 그 보다 못하던 자들.
그의 기백에 모두가 압도당해 시체인지 살아있는 것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전장에 나타난 아리온은 그대로 칠주야를 싸웠다.
과연 라 포르테의 힘은 굉장하여 그 시체를 좀 먹으며 힘을 계승한 아리온은 말도 안되는 위력을 발하며 전장을 압도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라 포르테를 따르던 이들은 열광했다.
과거와 달리 라 포르테는 그들에게 따스한 말을 건내지 않았지만, 그 강건한 기백에 그들은 그가 라 포르테라 믿으며 따랐다.
그러나 바벨의 침략자들은 달랐다.
직접 맞숴본 그들이었기에 의심했다.
저것은 자신을 상대하던 그 강대한 거인이 아니라고.
우습게도 라 포르테를 따르던 이들보다 그를 적대하던 이들이 그 변화를 먼저 눈치챘다.
그것을 알아낸 바벨의 침략자들은 영악하게 대응했다.
우선 첫번째로는 전장의 변화.
항상 전정에 나서면 승리를 가져오던 라 포르테의 전장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이라면 맞서 싸워 승리를 목적으로 삼던 이들이, 승리라는 행위자체를 포기하고 그 전투가 애매하게 끝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그 전략의 변화를 아리온은 따라가지 못했다.
천생 신력과 그에 따른 전략, 경험을 쌓아왔던 라 포르테라면 몰라도 아리온은 그의 힘과 다루는 법 만을 알고 있었을 뿐이니까.
배틀센스 자체를 따라잡지 못하기에 아리온은 바벨의 침략자들의 노림수에 휘둘릴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 다른 이들은 그것도 그저 좋아했다.
어쨋건 침략자들이 후퇴하는 것은 매한가지였으니까.
오늘도 이겼다고 좋아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반복되니 그들도 의문스러워졌다.
이기긴 이기는데 예전처럼 호쾌한 승리가 아니었다.
예전이라면 몰랐을 것이다.
전투를 승리하고 라 포르테가 항상 돌아보며 웃을 때는.
그러나 아리온은 그들을 보며 웃지 않았다.
그 묘한 침묵이, 전투가 애매하게 끝을 맞이하는 것을 반복하자 균열을 가져왔다.
작은 나비의 날개짓과 같은 미묘한 변화의 시초가 되었다.
그것이 어느정도 진행되자 바벨의 침략자들은 다음 계획으로 진행했다.
이번엔 좀 더 강도를 높이며, 아리온이 아닌, 그를 따르던 이들에게 접근에 소문을 풍겼다.
라 포르테가 달라졌다고.
예전과 같이 웃지도 않고, 항상 이기지도 않는 그 모습이 이상하다고.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다.
그 대단한 라 포르테라도 죽음에서 돌아온 직후에는 변할 수 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그것이 반복되자 이상했다.
그 의문을 바벨의 침략자들은 조금씩 가증시키기 시작했다.
그들은 차분하게 의심을 쌓아갔다.
절대 직접적으로 라 포르테가 이상하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에게 조금씩 스스로가 라 포르테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상황이 진행될 동안 아리온은 그것에 터치하지 않았다.
애초에 아리온에게는 2가지의 감정이 상반되었다.
라 포르테가 지키려했던 이들이기에 지키려했지만, 그를 괴롭힌 것도 그들이었고, 라 포르테가 죽은 이유도 그들 때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애증의 대상.
그렇기에 그저 묵묵히 싸우고 또 싸웠다.
적들의 대응이 이상해지는 것은 알았지만, 그 머리를 가득 채운 애증이 그것에 대한 시선을 가렸다.
그렇게 점점 내부의 갈등은 심화되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부스럭.
부스럭.
부스럭.
갑작스레 적들과의 싸움이 격렬해진 시간이다.
그 동안 보이지 않던 물량이 갑작스레 쏟아져 나왔고, 칠주야에 걸친 접전이 펼쳐졌다.
아리온은 이번에도 물러서지 않고 싸웠다.
그러던 중 파국이 찾아왔다.
부스럭.
부스럭.
부스럭.
라 포르테의 시신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저게 뭐야?!”
뒤에서 보던 모든 이들이 그 광경을 봤다.
당연한 일이다.
아리온이 좀 먹는 라 포르테는 이미 죽어버린 시체.
죽어서도 그 기백을 풍긴다 해도 그것은 이미 시체.
내부에서 아리온이 좀 먹고 외부에서 바벨의 침략자들의 공세가 쏟아진다.
계속해서 소비하는 에너지는 파국을 불러온다.
이미 죽어버려도 그 시체의 원형을 스스로 수복하나, 시간이 흐르며 피해가 누적되고 다시 한 번 벌여진 격렬한 시간에 그 수복능력이 떨어지니 시신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 때 바벨의 침략자들이 회심의 한 수를 던졌다.
그간 몰래 조사해온 것들, 그들이 먼저 깨달았던 것들.
라 포르테는 이미 죽어버렸고, 그들의 눈 앞에 있는 것은 라 포르테의 시체이며, 그 안에 무언가가 라 포르테를 조종하고 있다고.
부서지는 라 포르테의 시체를 수습할 수 밖에 없었던 아리온은 그것을 막지 못했다.
온갖 조롱과 함께 그 사실을 폭로한 바벨의 침략자들은 그대로 전선에서 후퇴했다.
그 길고 길었던 전투는 승리로 끝을 맺었지만, 뒤에 다가오는 것은 어떤 패배도 가져오지 못했을 파국이었다.
“진실을 밝혀라!”
온갖 진상규명 요구가 뒤를 따랐다.
당장 바벨의 침략자들에게 전부 죽어나갈 상황에 처해도, 진실을 밝히라는 요구를 하며 아리온이 좀 먹고 있던 라 포르테의 시체에 다가가 항의했다.
원래라면 전투가 끝난 후에는 아리온이 행사하던 침묵에 다가오지도 않던 이들이 우르르 달려와 벌떼처럼 일어섰다.
“아아…”
어떻게 해야하지?
라 포르테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강대하던 라 포르테라면, 육신 뿐 아니라 정신 역시 강대하던 라 포르테라면 해결했을 일.
그러나 아리온은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도망쳤다.
대지를 내달리고, 바다를 뛰어넘었다.
하늘에 닿는 그는 훌쩍 도망쳐버렸고, 아무도 그를 뒤쫓지 못했다.
외딴 어느 곳, 이미 바벨의 침략자들에게 멸망해버린 지역에 도망쳐버린 그는 홀로 웅크렸다.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고민했다.
불안에 떨었다.
그 때, 그런 그에게 바벨의 침략자들이 다가왔다.
“누구냐!”
“후후, 잠시 잠시. 이번엔 전투가 목적이 아니에요.”
경계를 표하는 아리온에게 그들은 웃으며 다가왔다.
그리고는 한 가지 영상을 보여줬다.
그것은 라 포르테가 살아있을 적 영상이었다.
정확힌 그가 살아서 전선에 섰을 때의 영상이었다.
그것은 시간순서대로 흘렀고, 마지막에 죽는 순간에 이르렀다.
“아…아…”
아리온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의 최후는 그야말로 비참했다.
처음에 그는 자신을 조롱하던 이들이 그래도 라 포르테에게는 도움이 되는 이들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보다는 비교할 수 없이는 강하나 라 포르테에게는 비교할 수 없이 약한 존재였다.
항상 라 포르테는 그들을 지키기 위해 적의 공격에 얻어맞으며 싸웠었다.
매번 매전투시마다 그런 일이 반복됬다.
이길 때도 있지만, 패할 때도 많았다.
단지, 라 포르테가 최후방에 남아 다른 이들을 도망치게 하고 스스로 마지막 까지 남아 적들과 맞써 싸우며 물러나게 하니 승리했다 착각했던 것 뿐이다.
그들은 정말, 전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전투에서 승리하니 그 과정에 자기들이 도움이 된 것이라고는 착각하고 있었다.
“하, 하하..”
마지막 전투도 그랬다.
그들은 그 후퇴를 당연스럽게 여겼다.
어쩌면 그것을 전술이라고 생각했을 수 도 있다.
자신들이 도망치는 척 후퇴하면 라 포르테가 다 쳐죽이는.
그러나 그것의 사실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후퇴할 동안 라 포르테가 죽을 고생을 하며 막아서고 적들을 물리치는 것 뿐이다.
그러고 나서 라 포르테는 조금의 내색도 하지 않고 그들을 보며 웃어보일 뿐이었다.
마지막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이번에는 라 포르테가 살아남지 못했을 뿐이다.
그간의 피해가 쌓이고 쌓였고, 반복되는 전투를 노려 몰려온 바벨의 침략자들의 최강자들의 협공에 죽어버린 것이다.
“자, 여기까지입니다.”
“하..하하..아하하…”
실성한 듯이 허탈한 웃음을 짓는 아리온을 향해 침략자들이 다가왔다.
“당신은 아마도 우리와 싸웠던 위대한 전사의 친구이겠지요.”
화사한 웃음을 지으며.
“그리고 저들은 그 전사가 지키고자 했던 이들.”
밝은 웃음을 지으며.
“아마도 당신에게는 우리가 원수라고 생각되겠지요.”
간교한 미소를 숨긴채.
“그러나 사실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과연 그 위대한 전사를 해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그를 이길 수 없었어요. 우리가 그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그 위대한 전사를 제물로 받치고, 스스로의 방패로 삼았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그렇게 속삭였다.
“그럼 생각해볼까요? 당신의 진정한 원수는 누군지? 우리일까요? 아니에요. 당신의 친구를 방패로 내세우며 도망치고, 그렇게 당신의 친구가 죽을 고생을 하며 이겼더니, 자신들이 도움이라도 된 듯이 위선으로 당신의 친구를 맞이한 그들이 아닐까요?”
궤변이다.
그것은 당연스레 궤변이다.
하지만,
“닥쳐! 닥치라고!”
하지만, 아리온은 도망쳤다.
다시, 대지를 가로지르고 바다를 넘어 도망쳤다.
머리를 가득 채운 혼란에 그저 도망쳐버렸다.
어떠한 부정도 하지 못한채 도망쳤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아리온은 고뇌에 빠졌다.
그러다 일어섰다.
그래도, 그래도 결국에는 자신의 친구가 지키려했던 이들.
차라리 죽자.
전장에서 죽어버리자.
그렇게 생각하며, 무거운 발검음을 돌아섰따.
그러나, 그가 돌아갔을 때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전쟁은 끝나있었다.
궤멸.
그가 없는 전장은 이미 진작에도 끝나있었다.
그나마 소수의 인물은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가 돌아온 아리온을 비난했다.
“너 때문이야!”
“네가 라 포르테를 죽였지!”
“제길, 네 놈만 아니었더라면!”
절망적인 상황, 그들은 면피할 대상이 필요했다.
자신이 무능을 떠넘길 대상이 필요했다.
어찌 라 포르테의 내부에 들어간 것이 아리온인지 알았는지, 전혀 상관없는 것 까지 싸잡아 그를 비난했다.
“하, 하하..”
저들이 자신이, 자신의 친구가 지키려했던 이들이라니.
그 추악한 광경에 결국 아리온은 미쳐버렸다.
그리고, 스스로가 모든 이들을 쳐죽여버렸다.
========== 작품 후기 ==========
옛날 전국시대, 조나라는 진나라의 공격을 막던 최후의 명장 염파를 진나라의 매수에 당한 간신배 곽개에 의해 경질 시키고, 마지막에 연나라에 망명갔던 염파를 다시 불러 올 수 있었음에도 다시 한 번 곽개에 의해 불러오지 못해 멸망당했습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 부분은 억지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아늠요!
왜냐면 탑에서 솔킬따이고 ‘아! 왜 우리 정글 갱 안옴!’ 이러는 애들 많으니까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