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36
00036 과학자 스테인 =========================
인류가 바벨의 탑으로 끌려온지도 5년이 지났다.
한 층 한 층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탑을 올랐다.
탑을 오르기 위해서는 천사와 악마가 내는 미션을 클리어해야 했고, 최초의 3층과는 달리 그 이후부터는 단기간내에 클리어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렇기에 그들은 각 층마다 원래 존재하던 세상의 주인과 싸우거나 화친을 하여 거점을 만들고 탑을 오르기 위해 싸워나갔다.
5년이 흘러 인류는 10층에 이르렀다.
이 곳에서 인류는 현재 1년째 정체되어 있었다.
“하… 엿같군.”
스테인은 거칠게 술잔을 탁상에 내리꽂았다.
현재 그가 머무르는 곳은 얼마 안되는 대도시, 마도공학으로 이름높은 ‘아이언 메이든’이였다.
인류가 개척해나가는 마도공학의 정점을 가지고 있다는 도시라는 위명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은 그 위명의 그림자속에 억눌린 기술자계열의 사용자일 뿐이였다.
“빌어쳐먹을 새끼..!”
알론토.
생각만해도 열이 받쳐오르는 그 놈의 이름을 안주삼아 씹으며 술을 들이켰다.
빈인빈 부익부의 원리는 이 바벨의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놈은 전 생에서도 유명한 명가의 후손으로 가문에서 빵빵한 지원을 받으며 각종 성과를 누렸다.
하지만 자신은 거지, 분명 자신은 놈보다 뛰어남에도 제대로 능력을 펼치지도 못했다.
과학이란거, 다 돈이다.
먹고사는 것부터가 돈이다.
연구는 한 번 딱 하면 딱 하고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은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즉, 시간이 든다.
그러니까 아르바이트라도 제대로 할 시간 조차 없다.
전생에 저 빌어쳐먹을놈은 자신의 그러한 상황을 알고 별 더러운 수작을 다부렸다.
먹고 살기도 힘든 스테인의 형편을 아니 알량한 금액으로 스테인의 연구 성과를 다 뺏어가버렸다.
하지만 스테인은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 금액이라도 없었다면 연구를 하는 것을 떠나서 연명할 먹고 살 것도 없었을테니까.
솔직히 거기까지라면 괜찮았다.
뛰어난 과학자라면 어떤 도구든 잘 부리듯이 저 명가의 후손이 자신의 돈을 부리는 것은 비판할 수 없는 것이니까.
하지만 놈은 스테인이 성공할 것을 견제하기 위해 갖은 더러운 수작을 다부렸다.
오직 자신의 연구성과 제조기로 길들이기 위해서.
그런 빛한줄기 없는 시궁창같은 삶을 살다가 이 곳으로 건너왔다.
이 곳에서 스테인은 사지를 몇 번이나 넘나들었다.
방구석 호구취급을 받던 공학자인 자신이 괴물틈바구니로 떨어졌으니까.
그렇게 어떻게든 능력을 발휘해서 겨우겨우 올라갔더니 또 저놈을 만났다.
그런데 저 놈은 여기서도 잘 살고 있었다.
듣자하니 놈은 여기 올때부터 자신이 잘 알던 인물들과 그리고 자신의 가문에 영향이 닿았던 인물들 근처에 왔더란다.
그렇게 자신과는 비교도 안 되는 특등급 버스에 탄채로 탑을 올랐고,
탑에 있던 다른세계의 기술이 합쳐져 마도공학이라는게 인류에 알려지자 그대로 지구와 같은 영광의 자리로 올라섰다.
자신에 비해 떨어질 뿐이지 놈도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전생에 명성 덕분에 주위로부터 수많은 지원을 받은 덕이였다.
그 명성의 90%가 자신의 덕인 것을 아는 스테인은 그 사실에 배가 끊어질듯한 복통을 느꼇지만 뭐 어쩔 수 있겠는가.
어찌됬건 자신은 비루한 패배자일 뿐인 것을.
먹고 살기 위해 이 곳에서도 놈의 따가리 역할을 하고 얼마 안되는 포인트(이제는 이 쪽의 화폐로 취급되는)를 받아 연명할 뿐이다.
저 마도공학의 결산인 라디오에서 나오는 ‘트리니티’가 마굴을 정복하러 출전한다더니 대도시 ‘윌튼’의 ‘레인저’길드가 붉은 더듬이 개미굴을 정복했다느니
하는 영광스러운 길을 달리는 사람들과는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그 때 였다.
“아, 진짜 아저씨!!”
술집의 문이 쾅하고 열리더니 괄괄한 목소리의 소녀로움이 남아있는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어..어..?!”
그녀의 모습에 분노를 토하던 것도 잠시 곧 스테인은 멍청한 소리를 내며 더듬더듬거렸다.
“술좀 작작 먹으라고 했죠!”
아직은 앳되보이는 그녀, 레인은 쿵쿵거리며 킹콩처럼 걸어와서는 이내 스테인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아니, 그..”
“아니는 무슨 아니에욧!”
변명하려는 스테인을 단번에 압도한 그녀는 이내 스테인을 잡아채고는 문밖으로 잡아끌어가기 시작했다.
뒤에서는 그 장면이 익숙한지 술을 마시던이들이 휘익휘익 거리며 웃고 지껄여댔지만 스테인은 그저 고개를 푹숙인채 죄인마냥 끌려갈뿐이였다.
“아.. 그.. 저.. 그게..”
곧 공터로 이끌려나온 스테인은 머리를 푹 박은채 변명을 뱉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지식을 섭렵한 두뇌는 이 때는 올바른 지식을 뱉지도 못하고 의미없는 변명만 도출해냈다.
“그게 왜요!”
고개를 푹 숙인채 의기소침한 칙칙한 냄새나는 아저씨와 소녀의 앳됨을 간직한 풀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소녀.
참으로 희귀한 조합이였다.
자신보다 띠동갑 정도는 어릴 그녀였지만 스테인은 한 마디 말도 뱉지 못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힘없이 내던져진 1층에서 부터 자신을 구원해준 천사와 같은 소녀였기 때문이였다.
지구에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살던 통에 처음 바벨의 탑에 불려왔을 때 스테인은 죽을 뻔 했다.
하지만 지구에서 무술에 취미를 가지고 있던 레인이 스테인을 구하며 그들의 인연은 시작됬다.
처음에는 제법 존대도 하고는 했던 그녀였지만 5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며 어느새 서열관계가 정립되서는 잡혀사는 남편신세가 되버린 스테인.
그는 밀려드는 그녀의 잔소리에 그저 어디 땅에 들어갈 구멍이 없나 찾을 뿐이였다.
***”큭큭, 이런 모습은 또 신선하단 말이야.”
대도시의 어둠속에 반쯤 잠긴채 운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벨의 탑에 드러선지도 어언 5년이 지났다.
운성은 그 5년간 인류의 행동에 이것저것 간섭하며 조금씩 변동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원래 전생에서는 10층에 오르는데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또한 현재의 인류보다 10분의 1도 안되는 인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운성은 조금씩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탑을 올라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운성은 결코 자신만의 힘으로 해낼 수 없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자면 결국 인류의 힘이 전체적으로 커나가야 했다.
또한 꼭 필요한 자신만의 도구가 될 인재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인재는 언제나 원하는 때 얻을 수는 없었고, 결국 시기를 맞추며 하나씩 하나씩 찾아가야만 했다.
그리고 현재 그가 노리던 인재가 이 곳에 있었다.
매드 사이언티스트 스테인.
인류 최고의 사이언티스트인 그는 전생에 멸망한 세계들의 기술과 지구의 기술을 접목시켜 인류 마도공학의 끝을 본 사내였다.
그가 만들어낸 최상급 휴머로이드들은 재료만 충족되어 생산이 가능하다면 5명이서 인류의 십존十尊 한 명을 상대가 가능했을 정도였다.
인류였으면서도 인류의 적으로 돌아섰던 그는 결국 인류연합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던 전적이 있었다.
그를 운성은 쟁취할 생각이였다.
“그나저나 세상은 참 신박하게 돌아가는 군.”
운성은 현생을 살며 세상 돌아다니는게 참 신기하다는 것을 느꼇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던가.
나비효과는 분명 존재했으나 세상이 흘러가는 큰 물줄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물론 그 결과를 운성이 조금씩 바꾸긴 했으나
어떻게 10년의 시간을 5년으로 줄였어도 세상은 전생과 비슷하게 흘러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젠 다를꺼야.’
어차피 쉬운 일은 아니였다.
국가 하나랑 싸우는 정도라면 거저먹기일 정도의 난이도가 운성의 목표였다.
그러니까 스테인은 꼭 취해야만 할 인재였다.
운성은 손을 내뻗어 그를 잡는 듯한 동작을 취하며 말했다.
“넌 내 꺼야!”
***”으으으?”
“왜 그러세요?”
“아니.. 갑자기 오한이 드네.”
“그러게 술좀 작작 마시라고 했죠!”
“아니, 그거랑은 좀 달..”
“뭐라구욧!”
“아냐.. 미안해..”
마치 달콤한 신혼은 지나고 용돈받으며 사는 힘없는 가장의 표본을 보여주는 스테인은 힘없이 터벅터벅 거리를 걸었다.
잘해주고는 싶어도 잘해수 있는 것이 없는 한심한 남자. 그것이 바로 자신이였으니까.
‘알론토 그 자식이였다면..’
놈은 지금 대도시 아이언 메이든에서도 3손가락안에 드는 길드, 블랙 스미스의 길드장이였다. 자신보다는 쳐져도 뛰어난 재능은 지구에서의 명성으로 서포트받아 지금은 인류 마도공학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그에 따른 명성과 권력은 덤이였다.
‘아, 그새낀 그게 주려나.’
그리고 자신은 그 따까리에 불과할 뿐이였고.
그 때, 전방에서 갑자기 열렬한 함성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우와아아아아아아!”
참 경박하고도 뻔한 함성이다.
그리고 참 듣기 싫은 남자의 등장이였다.
‘알론토…’
저 멀리서 거대한 행렬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말형태의 몬스터 레벵을 조련해서 개선장군 마냥 걸어들어오는 이들.
아이언메이든 제 2구역의 패자다운 행렬이였다.
“어깨 좀 펴요 아저씨.”
길의 한구석으로 비켜서는 그의 어깨를 잡으며 레인이 말했다.
“아, 그래.”
어깨를 잡은 손이 참 따스하다.
비참한 현실이지만 그 따스함이 너무나 좋았다.
지구에서도 이런 손길을 느껴보지 못했던 그에게 이 작은 행동은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우아아아아아!”
“블랙! 스미스! 블랙! 스미스!”
“알론토! 알론토!”
열렬한 환호성이 길을 채운다.
참으로 진부한 환호성이지만 그것을 받는 그들은 너무나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부럽다.
하지만 자신은 그 빛에 밀려난 그림자일뿐이다.
그런 비루한 현실일 뿐이다.
보무도 당당한 그들에 위축된 스테인은 고개를 숙이며 시선을 돌렸다.
보고 있으라면 더 비참해질 것 같았다.
그렇게 고개를 푹 숙인채 그들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졌다.
아니, 사람들의 함성은 여전하건만 블랙 스미스의 행진이 갑자기 멈춰진 것이다.
‘뭐여?’
스테인은 빼꼼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알론토와 눈이 마주쳤다.
씨익.
웃고있다.
저 자식 분명 자신을 보고 웃고 있었다.
“꺄아아악! 나를 봤어!”
“아냐! 나야나야!”
“알론토니이이이임!!”
스테인의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자기를 봤니 자신을 봤니 하며 떠들어댔다.
하지만 아니다.
저 비릿한 웃음.
패배자를 깔아보는 승자의 웃음.
그것은 분명 지구에서 보아오던 그 웃음이다.
아이언 메이든 제 2구역의 지배자인 블랙 스미스.
그리고 그 블랙 스미스의 정점 알론토.
그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입니다.
사실 이름보면 알 사람은 다 알지도 모르는 떡밥!
떡밥만 계속 해서 던지고 있지만 아마 아는 사람은 없을 듯.
부족하지만 추천이랑 선작부탁드려엽 ㅠㅠ
지적 댓글감사히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