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ycoon has returned RAW novel - Chapter 201
제201화
201.
사마소의 답이 울려 퍼졌고 적막이 찾아왔다.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
심지어 양도윤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빤히 사마소를 바라볼 뿐이었다.
적막은 오래가지 않았다.
“……무어라? 누가 나타나?”
이내 정신을 차린 양도윤이 인상을 구기며 반문했다.
사마소는 양도윤의 반응에 침을 꿀꺽 삼키며 재차 답했다.
“강림이 무림맹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양도윤은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곧 생각을 마친 양도윤이 입을 열었다.
“일단 금진영에 대한 이야기는 없던 걸로 하지.”
금진영에 대한 의견이 갈렸던 가장 큰 이유는 살황 무명, 무제 황호연 때문이었다.
만약 금진영이 죽는다면 무명과 황호연이 가만히 있을 리 없기에.
그런데 강림까지 돌아왔다.
지금 상황에 금진영과 척질 이유가 없다.
순식간에 금진영에 대한 안건을 마무리한 양도윤은 사마소에게 물었다.
“강림이 무림맹에 나타난 이유는? 파악됐나?”
“신세계가 강림의 고향이 있는 세계라 합니다. 아마도 신세계와 관련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세계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양도윤은 반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마소가 반문에 답하기도 전에 이어 말했다.
“보고서를 직접 봐야겠군.”
전해 듣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양도윤의 말에 사마소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로 가지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천마전 밖으로 사라졌다.
사마소가 떠나고 양도윤은 내부를 스윽 훑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전부 혼란에 빠져 있는 게 느껴졌다.
양도윤은 쓴웃음을 지었다.
‘10년이나 지났는데.’
무려 10년이다.
무탈했던 10년이 아니다.
세상이 변했고, 그 10년간 수많은 일이 일어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림이 남긴 영향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물론 그만큼 그가 남긴 영향력이 엄청나긴 했지만, 그래도 씁쓸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 그와 붙으면 어떻게 될까.’
강림이 떠난 10년 동안 양도윤은 무지막지하게 강해졌다.
힘 하나만 놓고 보면 중원 최강이었다.
육체 능력만 강해진 게 아니다.
다양한 신물을 손에 넣었다.
지금 상황에서 강림과 전력을 다해 붙으면 어떻게 될까?
‘으음…….’
양도윤은 속으로 침음을 내뱉었다.
상상 속에서는 쉽사리 결판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문제였다.
강림이 발전 없이 정체되어 있었을까?
조금도 강해지지 않았을까?
아니, 양도윤은 강림의 재능을 안다.
예전에도 강림은 하루가 다르게 강해졌었다.
사라진 10년, 강림은 분명 더 강해졌을 것이다.
생각에 잠겨있던 사이 사마소가 돌아왔다.
사마소의 손에는 꽤나 두터운 보고서가 들려 있었다.
“전부 강림과 관련된 보고서인가?”
“예, 추가로 들어온 보고서까지 함께 가지고 왔습니다.”
사마소는 모든 보고서를 양도윤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양도윤은 바로 보고서를 들어 읽기 시작했다.
보고서를 읽는 양도윤의 눈빛이 시시각각 변했다.
“흠, 신교에도 오겠군.”
이내 양도윤이 침음을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강림은 무림맹에만 나타난 게 아니었다.
혈교, 태선문 그리고 사황련까지 방문했다.
행보를 보아하니 신교에도 나타날 것으로 추정됐다.
바로 그때였다.
“……!”
양도윤이 눈을 번뜩였다.
보고서 때문이 아니다.
양도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천마전 왼쪽 벽을 바라보았다.
갑작스런 양도윤의 반응에 사마소는 물론 자리하고 있던 이들 전부 의아함에 빠졌다.
“허.”
양도윤이 헛웃음을 내뱉었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빠르기도 하군.”
이어진 양도윤의 말에 모두가 경악했다.
지금 상황에 양도윤이 호랑이로 비유할 이는 한 명뿐이었다.
* * *
목적지에 도착한 강림과 황호연, 무명은 일단 금진영의 거처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처에 도착했고 세 사람은 금진영을 만날 수 있었다.
이미 강림이 돌아온 것을 알고 있던 금진영은 황호연, 무명과 달리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대신 활짝 웃으며 강림을 반겼다.
“그때 두고 가셔서 참으로 섭섭했습니다!”
금진영이 외쳤다.
황호연과 무명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강림은 세 사람의 반응에 싱긋 웃었다.
“궁금한 게 많은데 알려주실 거죠?!”
이어 금진영이 넉살스레 물었다.
강림은 기막을 만들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곳은 천마신교의 영역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새어 나갈 수 있다.
기막을 만든 뒤 강림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미 이야기를 들었던 황호연, 무명은 잠자코 기다렸고 금진영은 강림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야기를 마친 강림은 황호연, 무명에게 했던 것처럼 금진영에게 제안을 했다.
“당연히 가야지요! 두 녀석이 가지 않더라도 저는 강림 님을 따라갈 겁니다!”
금진영은 강림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강림은 금진영의 답에 안도했다.
다행히 목표했던 세 사람을 전부 데리고 갈 수 있게 됐다.
“바로 신교에 가실 겁니까?”
금진영이 물었다.
“응, 혹시 준비는 다 끝났어?”
“예, 연락받자마자 바로 챙기기 시작했거든요.”
혹시나 준비가 끝나지 않았으면 기다리려 했다.
그런데 이미 준비가 끝난 상황이었고 강림과 세 사람은 신교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림과 세 사람은 신교 입구에 도착했다.
“도, 독왕께서 여기는 어쩐 일이십니까!”
입구를 지키고 있던 신교 소속 무인 중 대장으로 보이는 중년 사내가 외쳤다.
중년 사내는 이어 강림과 황호연, 무명을 차례대로 훑고는 말했다.
“다른 분들은 누구신지…….”
금진영 말고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금진영과 함께 온 것을 보면 보통 신분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더 불안했다.
중년 사내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됐다.
“교주를 만나러 왔다. 안에 기별해. 뭐, 이미 알고 있겠지만.”
“……기별하겠습니다.”
금진영의 말에 중년 사내는 함께 하고 있던 이들에게 눈빛을 보낸 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남은 이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강림과 세 사람을 경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년 사내와 함께 두 사람이 나타났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강림이 아는 이들이었다.
바로 마뇌 사마소와 대장로 마립이었다.
“…….”
“…….”
사마소와 마립은 강림을 보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림은 그런 둘의 반응에 싱긋 웃으며 인사했다.
“오랜만이야.”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사마소와 마립이 인사에 답했다.
그리고 사마소와 마립은 강림과 세 사람을 안으로 안내했다.
강림은 둘의 뒤를 따르며 고개를 갸웃했다.
기억에 따르면 지금 향하는 곳은 천마전이었다.
문제는 천마전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당연히 기운의 주인공은 천마 양도윤이었다.
‘마중을 나온 것 같지는 않은데.’
양도윤은 천마전 안에 있지 않았다.
천마전 앞에 있었다.
양도윤이 마중을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다른 목적으로 나와 있는 게 분명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림은 천마전 앞에 도착했고 양도윤을 볼 수 있었다.
“……뭐 하자는 거지?”
강림은 사마소와 마립에게 물었다.
그리고 뒤따르던 황호연, 무명, 금진영 역시 한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사마소와 마립을 노려보았다.
사마소와 마립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사마소가 입을 열었다.
“교주께서 비무를 원하십니다. 이야기는 비무가 끝난 뒤에 하자고…….”
사마소는 말끝을 흐리며 강림의 눈치를 살폈다.
스윽
강림은 고개를 돌려 다시 양도윤을 보았다.
양도윤은 흥분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 했는데 진짜였네.’
혈소린도 비무를 원했었다.
혹시나 양도윤도 비무 때문에 나와 있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진짜일 줄이야?
‘변함이 없구나.’
강림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앞으로 나섰다.
“정말 오랜만이군.”
양도윤은 강림이 나서자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그래, 오랜만이다.”
“알겠지만 나는 강해졌다.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런 것 같네.”
강림은 고개를 끄덕였다.
양도윤의 말은 허세가 아니다.
강림 역시 빈말이 아니었다.
양도윤은 정말 강해졌다.
여태까지 강림이 보았던 그 어떤 이들보다 성장 폭이 컸다.
비무를 원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자신이 있을 만했다.
“근데…….”
양도윤이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갸웃했다.
“어떻게 이렇게 기운을 완벽히 숨긴 거지? 아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데.”
“…….”
강림은 말없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양도윤은 강림의 미소에 흠칫했다.
그리고 설마 하는 표정과 불신 가득한 눈빛을 지었다.
“바로 시작했으면 하는데 혹시 양보해주길 바래? 아니면 전력 다해주길 바래?”
강림은 양도윤에게 물으며 생각했다.
‘빨리 끝내야겠다.’
처음에는 얼마나 강해졌는지 차근차근 확인할까 고민했었다.
그러나 고민 끝에 빨리 끝내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끝내고 이야기를 마친 뒤 지구로 돌아가야 했다.
“참고로 혈소린은 전력을 선택했어.”
강림은 슬며시 혈소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혈소린 이야기에 양도윤의 눈빛이 변했다.
이어 양도윤이 코웃음을 치며 외쳤다.
“흥, 당연히 전력을 다해야지. 양보 따위는 필요 없다.”
바라던 답이 나오자 강림은 은은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시작할게?”
“시작하지.”
양도윤은 바로 기운을 끌어올렸다.
스아악!
천마기가 양도윤의 몸 밖으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어 사방으로 퍼져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궁금하긴 한데…….’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어떤 무공인지 궁금했다.
그러나 확인할 생각은 없었다.
한시라도 빨리 끝내야 했다.
강림은 무신기에 의지를 담았다.
그러자 여섯 무신기가 몸 밖으로 나와 양도윤에게 날아갔다.
순식간에 여섯 무신기는 천마기로 가득 찬 영역에 들어섰다.
양도윤은 천마기를 통해 무신기를 붙잡으려 했다.
그러나 무신기는 달라붙는 천마기를 찢어발기며 이동을 멈추지 않았다.
빠르게 거리를 좁혀오는 무신기를 보며 양도윤은 인상을 구겼다.
천마기가 이렇게 쉽게 찢길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스악!
양도윤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무신기가 이동을 멈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무신기가 방향을 틀어 움직였다.
무신기가 향하는 곳에 사라졌던 양도윤이 나타났다.
“……!”
양도윤은 바로 방향을 틀어 날아오는 무신기를 보고 도망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양도윤은 비장한 표정으로 오른 주먹에 기운을 모았다.
천마기가 뭉쳐 거대한 주먹 형상이 나타났다.
양도윤은 무신기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이내 천마기로 이루어진 주먹과 무신기가 충돌했다.
쾅!
폭음과 함께 파동이 발생했고 파동에 의해 주변에 퍼져 있던 천마기가 증발했다.
‘오.’
강림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양도윤의 주먹에 무신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막힌 무신기는 ‘하나’였다.
나머지 다섯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
양도윤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급소에 닿아 있는 다섯 무신기를 확인했다.
전력을 다했다.
그런데 고작 하나 막고, 끝이라니?
‘……실전이었으면 이마저도 막지 못했겠지.’
하나를 막은 것도 비무였기 때문이다.
만약 비무가 아니라 실전이었다면?
주먹이 박살 났을 것이다.
양도윤은 씁쓸한 표정으로 강림을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