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rd-rate journalist becomes a tycoon RAW novel - Chapter 109
111화
한결을 설득하고 재환은 며칠 동안 다른 계열사의 사장들을 만나 그들을 설득했다.
그들의 태도는 완고했지만, 박학도 사장이 재환의 편을 들며 거들었기에 마지못해 설득에 넘어갔다.
정확히는 한 번 만 더 지켜보겠다는 식으로 넘어간 것이다.
“그것만이라도 어디냐만.”
어차피 다음 한 번의 목표는 한성이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다음에는 이후 KG 그룹이 한성을 먹어치우는 것까지 시나리오를 세우고 일을 진행하면 된다.
계열사를 쭉 돌고 본사의 회장실로 돌아오니 의외의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강재환 회장님, 직접 뵙는 건 처음이네요.”
그의 말대로 재환이 그를 직접 보는 건 처음이 맞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매스컴이나 기사들을 통해 몇 번 봤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SJ 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이정진이라고 합니다.”
SJ 그룹이 재환에게 호의를 보이고 있다는 건 예희에게 접근할 때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비즈니스 적으로는 경쟁사였기에 직접 만나기를 꺼려왔다.
사실 경쟁사라고 하기엔 재환이 SJ 그룹의 진행하는 사업판에 끼어들어 한 자리 차지하려고 한 탓이 컸다.
그러니 SJ 그룹에서 보기엔 KG 그룹은 가까우면서도 먼 사이였다.
재환은 잠시 멍해 있다가 이정진이 내민 손을 마주 잡았다.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찾아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KG 그룹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강재환입니다.”
“직접 뵈니 더 훤칠하시군요. 누가 보면 20대로 알겠습니다.”
“좋게 봐주시니 좋군요. 이정진 회장님도 많아봐야 30대 초반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둘이 서로를 보는 시선에 호의가 있었기에 인사말부터 화기애애한 기운이 감돌았다. 재환이 이재명 회장과 마주했을 때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모습이었다.
두 사람이 회장실에 들어가 마주하니 서진이 차를 내왔다.
차를 한 모금 마시는 동안 호의로 가득한 말을 주고받았다.
슬 본론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나 싶을 즈음 이정진이 화두를 꺼냈다.
“강재환 회장님은 TBS 대표직도 겸임하고 계시죠? 아나운서 역할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제 욕심이 좀 과하죠.”
“덕분에 강재환 회장님하면 신뢰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습니까.”
가볍게 웃은 재환은 이정진 회장이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를 알아차렸다.
KG 그룹의 회장인 자신이 아니라 TBS 대표인 자신을 찾아온 이유.
“보도하고 싶으신 게 있는 겁니까?”
재환이 언론인으로서 입지가 높아진 것에 따른 결과였다. 일전 자식들이 사이비 종교에 홀렸다며 찾아왔던 할머니 때도 그랬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많이 생기겠구나 직감했다.
이정진은 쓰게 웃으며 슬쩍 재환의 뒤에 서 있는 서진을 바라봤다.
“회장님, 잠시 비서실의 직원들에게 전달사항이 있어 다녀오겠습니다.”
“네, 그러세요.”
눈치가 빠른 서진이기에 곧바로 자리를 비켜줬다.
이제 회장실에 단 둘만이 남았다. 걸릴 게 없는 상황이 되자 이정진 회장이 말을 꺼냈다.
“한 의원의 비리를 폭로하고 싶습니다. 단순 폭로가 아니라 아주 끌어내리면 좋겠습니다.”
“흐음….”
이정진이 요구하는 바는 상당히 수위가 높았다.
사회시간에 한 번쯤 들어봤다 시피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을 가지고 있다. 이 특권을 이용해 의원들이 범죄를 저질러도 금방 빠져나가곤 한다.
재환이 당장 국회의원들을 공격하지 않고 상황을 보는 이유 중 하나가 저 특권 때문이었다.
그러니 끌어내리겠다는 소리는 특권을 씹어 먹을 정도의 죄가 있어야 한단 소리다.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네, 일단 제가 말하는 의원은 시민당 3선 의원인 정보준 의원입니다.”
정보준 의원.
예전 오늘의 신문 윤판석 대표와 연이 있었고, K 방송국의 본부장과도 엮여 있던 카르텔 소속 의원이었다.
그의 이름이 튀어나왔다는 점에서 재환은 내용불문하고 보도해서 터트리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 정보준 의원이 무슨 짓을 했습니까?”
“네. 저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짓이죠.”
이정진은 가져온 서류를 꺼내 재환에게 건넸다.
재환은 그 서류를 찬찬히 살펴봤다. 그리고 내용을 금방 알아차렸다.
‘이거 그거네. 어마어마하게 욕 처먹은 사건.’
이정진이 가져온 내용은 전생에서도 상당히 회자된 사건이었다. 재환이 죽기 직전에 연신 보도된 내용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들어간 후원금을 빼돌린 게 사건의 전말이었다.
힘든 시기를 마음고생하며 보낸 할머니들을 돈 빼낼 구석으로 여긴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다 보니 이슈화되긴 했다. 사람들은 분노했고, 관련인들을 끌어내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변한 건 없었다.
첫 보도 이후 카르텔이 움직이면서 보도되는 기사의 수는 줄어들었고, 관련된 이야기를 담는 방송도 없어졌다.
불을 계속해서 태울 장작이 없어지다 보니 이슈화되긴 했지만, 관련된 사람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재환은 그들이 어떻게 됐는지 아주 잘 알았다.’
‘참…. 개 같은 것들이지.’
관련인들은 적당한 이유를 들어 벌을 받긴 했지만 전부 집행유예를 받았다. 그리고 후원금으로 꿀꺽한 돈을 뱉으라 했지만 그들은 돈이 없다고 배를 쨌다.
그들의 처벌도 처벌이지만 할머니들의 신상에 피해가 갔다.
카르텔은 추가적인 보도를 막기 위해 철저히 할머니들을 감시하고 통제했다. 그 과정에서 강압적인 행동이 가해졌고, 할머니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적, 육체적 고통을 받으셔야 했다.
재환은 그 때 일을 떠올리고 눈가를 꾹꾹 눌렀다.
그 행동을 부정적인 제스처로 여긴 건지 이정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힘들겠습니까.”
“아뇨. 가능합니다. 아니, 이거 하게 해주시죠.”
안된다고 해도 할 생각이 가득했다.
전생과 같은 일이 벌어져서 힘든 일을 겪은 분들을 더 힘들게 만들 순 없었다.
재환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자 이정진은 깊게 숨을 뱉으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강재환 회장님이 안 받아 주시면 어쩌나 고민했습니다.”
“그거야 말로 가장 시간이 아까운 고민이군요.”
재환은 웃으며 서류를 옆에 놔뒀다. 자신이 이 일을 맡겠다는 의도를 확실히 새겨주는 것이다.
차를 한 모금 마신 재환이 질문을 던졌다.
“실례지만 어째서 이 일을 알게 되신 건지 물어볼 수 있을까요?”
“저희 할머니와 친분이 있으신 분이 위안부 피해자십니다.”
“아….”
그제야 재환은 전생에서 어떻게 이 사건이 보도 됐는지 알 수 있었다.
카르텔이 철저히 보도를 통제했을 텐데도 불구하고 보도가 됐다. 이 의미는 카르텔에 맞설 정도는 아니더라도 한 번 개겨볼만한 누군가가 저지른 짓이란 얘기다.
그게 누군지 전생에서는 알 길이 없었지만, 지금 이런 방식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렇다보니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 실상이 상당히 참담하더군요. 어떻게 인간 거죽을 뒤집어쓰고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지….”
“인간이라 부르기에 민망한 것들이죠.”
재환이 독설을 뱉은 뒤 잠시 고민했다.
이 말을 하는 게 좋을 지 어떨지 확실하게 판단이 서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와 그의 행동 태도를 보니 해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이정진 회장님, 저는 이 사건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도할 겁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할 말을 오해하지 말고 들으시길 바랍니다.”
“네, 하시죠.”
“이 사건의 뒤에 누가 있는지 아십니까?”
카르텔의 존재에 대해 밝히는 건 위험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재환이 카르텔에 속한 이 대부분을 알고는 있지만, 전부 아는 건 아니다.
SJ 그룹이 카르텔과는 1도 연관이 없는 그룹이란 건 확신은 하지만 만에 하나가 있기에 함부로 밝힐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 존재에 대해 밝혔다.
“그러니 이 사건을 보도하게 되면 KG 그룹과 TBS는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됩니다.”
“흐음….”
재환이 직접 나서서 보도를 했는데, 카르텔에게 몰매를 맞는다?
기껏 달래놨던 임원진들이 들고 일어나게 된다.
그 미래를 생각하면 상당히 골치가 아팠기에 지금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마련해 놔야했다.
그 해결 방법은 SJ 그룹과 연대를 맺는 것이다.
‘나도 슬 동맹을 꾸려보긴 해야지.’
카르텔과 비슷한 조직이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 걱정해서 동맹을 만드는 것에 반감을 가져왔다.
하지만 전생과 많은 게 달라져가고 있다.
이한철이 한성 전자 사장에서 이사가 되었고, 죽기 직전에 보도된 사건이 지금 자신에게 전달되어 곧 보도될 수도 있다.
많은 변수가 발생하는 상황이기에 그 상황들에 대응 할 여지를 만들어 둬야 한다.
재환의 말을 차분히 다들은 이정진 회장은 고민에 빠졌다.
그도 하나의 재벌 그룹을 이끄는 입장이다. 재환이 하는 말을 못 알아먹을 정도로 우둔하지 않다.
‘카르텔, 그리고 거기에 맞서는 강 회장.’
이것만 놓고 보면 흡사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용사의 이야기 같았다.
다만 그 악의 세력이 상당히 강하다는 게 문제겠지만.
‘이 정보를 안 이상 편하게 갈 수도 있다.’
자신이 카르텔에 접촉한다면?
지금 사업들을 손쉽고 빠르게 번창시킬 수 있다. 특히 SJ 유통과 경쟁인 KG 유통을 무너트리는 것도 가능 할 것이고, 미디어 쪽에 영향력을 보이는 TBS의 힘을 꺾을 수도 있다.
참 탐나는 길이다.
고민을 거듭한 그는 말문을 열었다.
“강재환 회장님이 하려는 말이 어떤 건지 알 것 같군요.”
“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같이 하시죠.”
그는 가시밭길을 갈 것을 택했다.
애초에 SJ 그룹은 한성 그룹에서 분리되어 나온 그룹이다.
한성의 행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제와 이익에 눈이 멀어 다시 한성과 같이 한다?
그건 자신의 아버지인 초대 회장의 의지에 반하는 일이라 도무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호쾌하시군요. 좀 더 고민해 보실 법도 한데요.”
“충분히 고민했습니다. 강재환 회장님과 손을 잡는 게 더 이익이란 계산을요.”
이정진이 이 결정을 감정적으로만 내린 건 아니다.
이미 재환은 YK 그룹을 무너트렸다. 그리고 얘기를 듣진 않았지만 한성을 무너트리려 한다는 것도 느껴졌다.
재계 1위의 한성이 무너진다면?
‘SJ 그룹이 일부를 흡수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지.’
사업가로서의 직감이 재환과 함께 하는 게 이득이라 외치고 있었다.
만족스런 웃음을 짓는 이정진 회장을 보고 재환은 자신의 결정이 맞았음에 안도했다.
‘혹시나 다른 생각하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네.’
“그럼 SJ 그룹에 제가 부탁드릴 게 하나 있습니다.”
“뭐죠?”
재환은 빙긋 웃으며 말을 꺼냈다.
“SJ 그룹 내부에 비리가 제법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한 것 말고 제가 확실하게 안 것만으로 도요.”
“……이거 강재환 회장님의 정보망이 넓다니 사실인가 보네요.”
“그 부분들 깔끔하게 정리해 주세요.”
카르텔과 맞서는데 더러운 게 묻어 있으면 곤란하다. 역으로 약점 잡힐 수 있으니까.
미리 깨끗하게 정리해야한다.
“하실 수 있으시죠?”
“그거 참 어려운 일이네요.”
이정진은 턱을 슬슬 쓸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해보죠. 상황이 이리 된 거 더 외줄타기 할 필요는 없죠.”
“잘 생각하셨습니다.”
“이왕 결정한 거 저희가 청소하는 거 TBS 통해서 발표하시죠. 다른 언론사 통하는 거보다 그게 더 이익이겠죠.”
“그래주면 저에게 감사하죠.”
두 사람은 일어나 손을 맞잡았다.
카르텔을 무너트리기 위해 두 재벌이 손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