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1741)
“룰루.”
맞선 업체들에 폭탄을 날린 노형진은 즐거운 마음으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 죽창은 공평하다네, 룰루.”
“뭐냐, 그 노래는?”
“응?”
“죽창이라니? 갑자기 웬 죽창?”
“솔로 부대를 이탈하려고 한 자들에게 바치는 찬가라고 할까?”
“얼씨구?”
손채림은 혀를 끌끌 찼다.
노형진은 키득거리면서 서류를 깔끔하게 묶었다.
“다 만들었다.”
“솔로를 이탈하려고 한다고 죽창을 날린다면서, 그런 놈이 맞선 업체를 만드냐?”
“절호의 기회 아니야? 그래서 너도 투자하는 거잖아.”
“그건 그런데…….”
절호의 기회다.
이번 사건으로 기존 업체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당장 알바를 안 쓴 업체가 없다고 하니까.
다만 그 비율이 저마다 다를 뿐.
“우리한테 소송을 맡긴 사람들은 결국 다른 곳은 못 믿어. 그러면 어쩌겠어?”
“우리한테 맞선을 부탁하겠지.”
손채림은 한숨을 푹 쉬면서 말했다.
“딩동. 정답.”
자신들에게 소송을 맡긴 사람들은 남자나 여자만 있는 게 아니다.
양쪽 다 피해자들이 있고, 그들에 대해 노형진은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들을 서로 소개시켜 주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지.”
“와, 진짜…….”
현직 변호사가 소송을 통해 믿음을 확보한, 확실한 맞선 업체.
과연 사기를 친 업체들에 속해 있던 사람들이 올까?
“이럴 때 먹는 거지 지금 아니면 언제 먹냐? 맞선이라고 무시할 거 아니야. 한국에서 이쪽 시장이 얼마나 큰데.”
“그런가?”
“그럼.”
점점 남을 만나기 힘들어지는 사회적 구조.
자연스러운 연애결혼보다는 맞선을 통해 만나는 것이 평범해지는 구조.
“미래에는 1조 이상의 시장이 된다고.”
“헐.”
그들을 선점하고 믿음을 준다는 것은 이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일이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믿음이니까.”
“기존 업체는 믿음이 깨졌고 말이지. 그런데 이건 뭐야?”
약관은 다른 곳과 비슷하다.
하지만 노형진이 만드는 새로운 맞선 업체의 약관에는, 다른 곳에 없는 조항이 하나 붙어 있었다.
“결혼 및 정식 교제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이유로 가입하는 경우, 그로 인한 소송 및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다?”
“아, 그거? 그건 여자분들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
“서비스?”
“질 안 좋은 놈들이 있거든.”
“질 안 좋은 놈들이라니?”
“여자 사냥꾼.”
“어감이 안 좋은데?”
“성격도 안 좋아.”
맞선 업체는 일반적으로 결혼하고 싶은, 최소한 진지하게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가입하는 곳이다.
300만 원이라는 돈은 적은 게 아니니까.
하지만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300만 원이라는 돈이 큰 게 아니다.
“가끔 그런 놈들이 있어. 자기 돈이 있으니까 ‘여기서 여자 하나 건져서 가지고 놀다 버려야지.’ 하는 놈들.”
“헉! 그런 개자식들이 있어?”
“애석하게도 의외로 그런 놈들이 많아, 특히 재혼 시장에.”
“뭐어?”
“여자들은 상대적으로 재산이 많은 경우가 적으니까.”
여자는 재산이 있다면 굳이 남자를 만나려 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남자는 그러한 행위를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다닌다.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더욱더 말이다.
“너무한 거 아냐?”
“그러니까 문제야. 사실 하는 짓거리는 강간이나 다름없는데, 일단 교제 중에 벌어지는 일이니까 철저하게 여자가 불리해지거든.”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긴 시간을 그 남자 때문에 날리는 셈이다.
“좀 안타깝기는 하지만 남자가 돈이 있으면 여자가 좀 더 매달리게 되니까, 남자는 적당히 가지고 놀다가 버리는 거지. 여자는 충격받아서 누구도 못 만나고.”
“헐.”
결국 정상적으로 결혼하고자 하는 다른 남자도 기회를 박탈당하는 셈이다.
“그런 놈들이 많아?”
“제법 있어.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그걸 모른 척하지.”
일단 돈을 지속적으로 주는 VIP니까.
“설마…….”
“딩동. 언론에서 이것도 후속타로 때릴 거야.”
그리고 그게 나가는 순간, 기존 시장에 대해 그나마 남아 있던 믿음마저 박살이 날 것이다.
“결혼 시장에서는 여성이 갑이야. 그리고 믿음이 깨진 곳에는 여성들이 안 갈 테고. 우리는 이러한 조항으로 그런 놈들을 걸러낼 거니까, 당연히 우리 쪽으로 오겠지.”
그리고 남자들이, 여자들이 없는 곳에 가입할 리 없고 말이다.
“시장을 통째로 집어삼키겠다 이거구나.”
‘뭐, 자정된다면 모르겠지만.’
하지만 노형진은 기억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정되지 않는다.
아니, 될 수가 없는 구조다.
‘조금 더 빨라진 것뿐이기는 하지.’
사실 노형진이 이번에 나서지 않았다고 해도 잠깐 이슈화되기는 될 예정이었다.
다만 지금만큼 크게 이슈화되지도 않았고, 업체들은 자기들끼리 자정작용을 한다 어쩐다 하며 쇼하고 끝이었다.
그 후에는 여전히 똑같은 짓을 한다.
‘하지만 공룡이 하나 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그 공룡이 깨끗한 곳이라면, 다른 곳도 깨끗한 곳이 아니라면 버티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다고 그런 인간들이 안 올까? 발정 난 놈들이 뭔들 못 하겠어?”
“그래서 내가 맞선 업체를 마이스터 산하의 업체로 만드는 거야.”
“마이스터 산하? 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
생각해 보면 마이스터는 그냥 투자회사이지 결혼과 맞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이다.
차라리 마이스터가 투자하고 아예 별개의 조직으로 만드는 게 법적으로는 훨씬 깔끔하다.
그런데 노형진은 굳이 마이스터 산하의 조직으로 만들었다.
“돈? 그런 짓거리 하는 놈들이 많아 봐야 얼마나 많겠어?”
“응? 아…….”
만일 자신들을 속이고 그런 짓거리를 한다?
그런다면 사실상 마이스터를 적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애초에 자산이 수백억이 넘는 사람들은 그런 행동을 잘 안 해. 할 수가 없지.”
가뜩이나 재산을 노리는 사람도 많고, 법적으로 시끄러워지니까.
애초에 그런 사람들은 최고급 술집에서 연예인 뺨치는 아가씨들 만나고 다녀도 문제 될 게 없는 이들이다.
“이런 짓거리 하는 놈들은 보통 수십억에서 백 억 사이의 부자들이야.”
“경고구나.”
“그래.”
그런 짓거리 한다면 망하게 하겠다는 확실한 경고.
“그런 짓거리 하는 놈이 분명히 한두 명은 있겠지.”
그리고 자신은 그들을 확실하게 몰락시킬 것이다.
“VIP 좆 까라 그래.”
그들은 남의 인생을 파먹는 버러지일 뿐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엿을 먹이면 그들은 노형진의 회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갈 테고, 이미지는 점점 더 개판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뭐. 좋은 생각이기는 하네.”
노형진의 말에 손채림은 피식 웃었다.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된다면 자신으로서도 언제든 환영이다.
“그나저나 그게 끝은 아니지?”
“어떤 거?”
“그 자칭 사냥꾼이라는 놈들을 언론에 제보하는 거.”
“절대.”
그건 아예 별개의 사건이지, 이번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마지막 카드는 민사야.”
“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