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the law RAW novel - Chapter (3347)
노예의 목적 (5)
그 때문에 국가에서는 기본적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인질범과의 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건 다른 범죄에도 마찬가지이지요.”
지금 눈앞의 이들을 구해 내면 앞으로는 더 이상 같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까?
절대 아니다. 여전히 속여서 데리고 온 후에 뽑아 먹을 대로 뽑아 먹고 다시 돈 주고 데려가라고 할 게 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비호를 받는 놈들을 우리가 때려잡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단순한 비호 정도가 아니라 마치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고 있는 상황.
“절대 안 됩니다.”
물론 시도는 할 수 있다.
사실 아무리 잘난 폭력 조직이라고 해 봐야 노형진이 작심하고 민간 군사 기업을 불러들여서 족치기 시작하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야쿠자가 가만있지 않겠지요.”
야쿠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한번 그런 식으로 공격하면 다음 대상이 자신들이 될 거라고 예상할 거다.
당연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항할 테고.
“야쿠자의 역사는 오래되었지요. 지금까지 그런 이간계로 그들을 무너트리려고 하는 자들이 없었겠습니까?”
이득 때문에 모여 있는 삼합회와 다르게 야쿠자들은 자기보호에 좀 더 적극적이다.
외부에서 다른 조직을 공격하면 삼합회는 그들의 구역과 자금을 빼앗기 위해 움직이지만, 야쿠자는 공격한 대상에 대해 공격을 감행한다.
자기들끼리야 칼질하고 총질하고 시멘트 처리하고 별짓을 다 하지만 외부에서의 공격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그러니 섣불리 공격하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곰곰이 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노형진의 뇌리에 문득 어떤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경찰이라…….’
신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뭔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경찰이 그들의 편에 넘어가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그러나…….
노형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씩 웃었다.
“경찰에 신고하죠.”
“네? 저기 노 변호사님, 경찰에 신고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고 방금 말씀드렸습니다만?”
이미 그런 신고를 몇 번이나 해 봤다. 하지만 경찰은 언제나 야쿠자 편이었다.
“저랑 인터뷰하신 분들도 그랬습니다. 주변의 착한 사람들이 신고해 준 적도 있지만 경찰이 오기는커녕 도리어 신고한 사람들이 린치를 당했다고요.”
그 때문에 그들은 더욱 강제로 성매매로 내몰렸다고 한다.
단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말이다.
“우리가 하면 그렇겠지요.”
노형진의 입가에 싱글벙글 미소가 떠올랐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한다면 어떨까요?”
“다른 곳?”
“그렇습니다. 정확하게는, 대한민국에서 하는 겁니다.”
“그게 무슨……?”
“정치적 문제로 만들자는 겁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이 문제를 모른 척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지요.”
“그러니까 대한민국 대사관이 고소를 넣는 겁니다.”
“대사관에서요? 대사관에서 그렇게 일해 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안 해 주면 어쩔 건데요?”
노형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여기 카메라 감독님이 계신데.”
그리고 씩 하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