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33
33. 상용 공성전 2…나와 맹달의 대결
상용성은 3면이 물을 맞대고 있었는데 만약 한 겨울철이 아니라면 이 수로 자체가 자연의 해자가 되어 상용성을 쉬이 공략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소빙하기의 한겨울에 꽁꽁 얼어붙은 수로는 오히려 아군이 공격할 수 있는 길이 된 셈이다.
원 역사에서 사마의의 공격에 맹달은 3면의 물을 의지하면서 뭍으로 향하는 성 밖에 목책을 세워 방비를 하였으나, 이 역사에서 맹달은 성 한 면에 목책을 세워 보았자 나머지 3면이 모두 공격에 노출되어 있었기에 목책을 세우는 노력보다 성 자체의 방비에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맹달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치명적인 실수임이 드러나게 되었다.
* * *
맹달은 나와 공성전으로 제대로 맞붙을 것을 결의하고는 대군의 앞에 있는 나를 향해 ‘할 수 있다면 한번 뚫어져라’라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성루를 내려갔다.
나는 맹달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려고 하였으나 맹달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을 보고는 이미 맹달이 나와 사생결단의 대결을 펼칠 결심을 한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나는 사자를 보내 정말 마지막으로 맹달을 설득해 보기로 하였다.
‘맹달이 나와 제대로 겨루어볼 결심을 하였군. 흠… 그런데 어쩐지 그의 비장한 눈빛을 보니 내 마음이 많이 아프군그래. 이 역시 원래 법정의 마음인 것인가… 친우와 칼을 겨누고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하다니… 그래… 정말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사신을 보내 맹달을 설득해 보고 그것이 안되면 싸우기로 하자.’
이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기도 했기에 나는 즉시 상용성으로 사자를 보냈다.
* * *
곧 성 안으로 사자가 들어갔고, 맹달은 사자로부터 나의 최후의 항복 권고라 할 수 있는 서신을 건네받았다.
내가 맹달에게 서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도(맹달의 자)! 친한 벗인 우리가 이리 적이 되어 만나다니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기만 하오! 자도도 알겠지만 조비는 감히 천자를 겁박하여 제위를 찬탈하는 대역을 저질렀소. 그리하여 천하 만민은 분연히 일어나 역적 조비를 토멸해하고 유폐되어 계신 천자를 다시 보위에 올려 드려야 하오. 이에 한중왕 전하께서는 한 황실의 한 사람으로서 역적 조비 토벌을 위해 대군을 일으키시고 천하에 함께 동참하자는 격문을 띄운 것이오.지난날 그대 자도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위에 항복을 하였으나, 한중왕 전하께서는 그대의 이러한 일을 하해와 같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셨소. 그리하여 성도의 그대의 식솔들은 하나도 다침 없이 한중왕 전하의 보살핌을 받으며 잘 지내고 있소.
그대 자도가 역적 조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워낙 조비의 감시가 심하여 그리하지 못하였을 것이라 생각하오. 하지만 조비가 천하를 찬탈하는 대역을 지은 마당에 어찌 진(眞) 천자의 신하이기도 한 그대가 계속 조비의 하수인으로 있을 수 있다는 말이오!
자도 그대가 한의 신하라면 즉시 한중왕 전하의 역적 조비 토벌의 대열에 동참하여 만고의 충신이 되어야 할 것이오. 자도 지난날 우리가 익주로 넘어오면서 맹세했던 한의 천하를 다시금 반석에 올리고자 했던 결의를 잊지 않았으면 하오…]
나는 이렇게 맹달에게 조비가 제위를 찬탈한 역적이니 부역자가 되지 말고 역적을 토벌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대왕 유비의 편이 되라 청하였다.
하지만 이미 결심을 굳힌 맹달은 나의 서신을 보고도 어떠한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효직, 그대가 나와의 친분을 잊지 못해 끝까지 나를 회유하려고 하지만 나는 이미 결심을 굳혔네. 이제 그대와 나는 정말로 칼을 맞대고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것이야…’
그리하여 맹달은 사신의 앞에서 나의 서신을 찢어버리고 사신의 목을 잘라 성 밖으로 던져버렸던 것이다.
맹달이 나에게 끝까지 싸우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이에 나는 더 이상의 망설임 없이 상용에 대한 총공격을 명하였다.
“적이 아군 사신의 목을 베어버렸으니 이제 아군에게 자비는 없다! 즉시 성을 공격하라!!”
“공격하라!”
“공격!!!”
* * *
나는 포원에게 썰매를 만들 때 이것이 조립이 가능하도록 주문하였다.
그리하여 썰매의 밑부분 교체하고 거기에 나무 바퀴를 끼어 넣으면 그대로 커다란 수레가 되었다.
또한 썰매의 앞 부분을 들쳐내면 거기에는 커다란 나무판이 숨겨져 있는데 그것을 꺼내어 고정시키면 수레가 된 썰매를 향한 적의 화살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패가 된다.
거기다 썰매의 밑부분의 또 다른 부분을 밀어내면 그 안에 접혀진 사다리가 나오는데 이것을 펴면 수레 위에 사다리가 걸쳐져 있는 모습이 된다.
이것은 현대인인 나만이 생각할 수 있는 특수한 운제(雲梯 사다리 공성병기)로 나는 현대의 사다리차를 떠올리며 이러한 썰매 겸 운제를 만들었던 것이다.
상용의 위군은 아군이 특이한 운제를 이끌고 성으로 돌격하자 잠시 놀라 공격을 하는 것도 잊었다.
“아… 아니! 뭐 저런 운제가 다 있어?”
맹달도 처음 보는 특이한 운제를 보고는 잠시 놀라기는 했지만 곧 병사들에게 운제에 대한 공격을 명하였다.
“적의 운제가 성벽에 접안하지 못하도록 사수들은 화살을 쏘고 만약 성벽에 접안하면 돌덩이를 적의 운제에 떨어뜨려라!”
아군의 운제는 곧 상용성 성벽에 접안을 했고 사다리를 타고 성으로 오르려는 아군의 병사들과 이를 막으려는 상용성 수비군 간의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여기서 나의 부관인 구부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구부는 병사들과 함께 운제를 밀어 성벽에 접안 시킨 다음 병사들과 즉시 방패를 들어 성벽 위에서 쏟아지는 화살과 돌덩이 공격을 막아내면서 사다리를 타고 성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아군에 다행인 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한겨울의 추위가 너무가 심했던 탓에 난방용으로 상용의 나무가 많이 사용되었던 데다, 맹달이 상용성을 더 보수하는 등의 방비에 공을 쏟은 탓에 또한 나무가 많이 사용되어, 상용의 위군은 아군에게 들이부을 기름을 끓일 땔감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리하여 아군은 성벽 위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기름을 맞지 않게 되어 원래의 공성전보다는 조금은 수월하게 성벽을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구부는 자신이 직접 뽑은 정예 병사들을 이끌고 마침내 성벽 위로 오르는데 성공하였다.
성벽 위로 오른 구부는 병사들과 함께 칼을 빼어들고 달려드는 상용의 병사들을 첨첨히 베어 나갔다.
이러한 구부의 활약에 힘입어 성벽 한쪽의 적 공격이 약해지니 아군의 운제는 그쪽으로 일제히 이동하여 성벽에 접안을 하였다.
이렇게 되자 운제 옆에 운제가 다닥다닥 맞붙어 접안을 하니 사다리 또한 붙게 되어서 아군 병사들이 성벽을 오르기가 더 수월해졌다.
구부가 성벽의 적들을 계속 무찌르면서 성벽 위로 아군 병사들이 쏟아지듯 올라오니 적들은 슬슬 밀리기 시작했다.
나는 미위의 호위를 받으며 수레에 앉아 구부의 활약을 지켜보았는데 과연 내가 구부를 등용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옆에 있던 미위도 구부의 신들린 활약을 보고는 크게 감탄하였다.
“상서령, 구 주부가 정말 대단합니다! 어찌 저리도 잘 싸울 수 있다는 말입니까?”
이에 나는 미위에게 웃으며 말했다.
“미 주부 자네도 구 주부처럼 활약을 펼치고 싶은 것인가?”
“아… 아닙니다. 저에게는 상서령을 호위하는 일이 가장 중합니다!”
그렇지.
지난번 서성에서처럼 갑자기 나에게 화살이라도 날아온다면 미위가 있어야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상용성의 성벽 위로 이미 많은 아군 병사들이 올라가 적들을 베어 나갔고, 이어서 성문으로 향하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구부를 필두로 아군 병사들은 계속하여 움직였다.
이리 되자 내가 지켜보기에 얼마 있지 않으면 성문을 열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곳 상용을 지키는 이를 간과하면 안 되었다.
바로 성주인 맹달이 행동에 나섰던 것이다.
맹달은 아군이 운제를 접안 시킨 데 이어 성벽을 오른 데 성공하고, 이어서 성문으로 향하는 통로까지 확보하게 생기자, 직접 유격군을 이끌고 성벽 이곳저곳을 누비며 아군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맹달과 맹달 휘하 유격군은 정말 지옥의 야차가 온 것처럼 거칠고도 잔인하게 아군을 도륙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기세가 어찌나 대단했던지 당장이라도 성문으로 향하는 통로를 확보할 것 같던 아군이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좁은 성벽 위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한꺼번에 올라와 있던 아군이 맹달의 유격군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맹달은 유격군의 선두에 서서 칼을 휘두르며 구부가 이끄는 아군 병사들에게 달려들었다.
구부 또한 칼을 들어 맹달을 막으니 곧 맹달과 구부는 칼날을 맞부딪치게 되었다.
맹달은 듣도 보도 못한 장수가 성으로 올라와 상용의 병사들을 학살하는 것을 보았기에 구부와 칼날을 맞대자 화가 난 목소리로 구부에게 소리쳤다.
“감히 무명 장졸이 아군 병사들을 참하다니! 내가 이 자리에서 네놈의 목을 베어내리라!”
하지만 구부도 지지 않았다.
“맹 장군 나는 성서령의 부관인 구부라는 사람이오! 맹 장군이야말로 나 구부의 칼에 한 번 당해보시오!”
맹달은 구부와 칼을 부딪치면서도 병사들에게 명해 성벽 위의 아군 병사를 공격하게 하였다.
그러자 아군 병사들은 우왕좌왕하며 적의 칼에 맞아 죽어나갔다.
이렇게 되자 평소 침착한 구부 또한 당황을 하였는데 나는 이 급박한 상황을 보고, 즉시 구부를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구 부관 절대 당황하지 말고 성벽 위라도 대열을 맞춰 적의 공격에 맞서게!”
즉, 성벽 위의 좁은 공간에서 우왕좌왕하게 된다면 맹달의 유격군의 먹이만 될 뿐이다.
그리하여 아군은 서로를 보호하고 공격력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아무리 좁은 성벽 위라도 대열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구부는 나의 말 뜻을 금시에 알아듣고 우왕좌왕하는 병사들에게 명하여 즉시 대열을 갖추었다.
이리하여 맹달의 유격군은 더 이상 아군을 손쉽게 학살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성벽 위에서 아군과 적들의 대치로 이어지게 되었는데 그 말인즉 성벽 위에 오른 구부를 포함한 아군 병사들은 적병에 의해 앞뒤로 포위된 형상이 되었다는 말이었다.
‘저렇게 좁은 공간에서 계속 구부를 포함한 아군 병사들이 포위된 상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아군 병사들이 패할 수밖에 없어. 안 되겠군. 나머지 병력을 모두 투입하여 성을 공격하는 수밖에…’
그리하여 나는 나머지 병사들을 모두 투입하는 총공격을 명하였다.
“성을 총공격하라!”
“총공격하라!!”
* * *
아군 병사들이 성을 향해 총공격에 나서자 맹달은 구부의 아군과의 싸움을 부관에게 맡기고 즉시 사수들에게 향하였다.
그리고 사수들과 함께 3면으로 몰려드는 아군 병력을 향해 화살을 날려댔다.
맹달과 사수들이 날린 화살은 그대로 아군 병사들의 몸통을 꿰뚫었고, 화살을 맞은 아군 병사들은 단발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죽어갔다.
이에 나는 미위에게 명해 파란색 깃발을 흔들게 하였는데 이는 병사들이 방패의 대형을 갖추어 적의 화살로부터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며 공격에 나서게 하는 신호였다.
이러한 훈련은 내가 유비로부터 2만 정병을 받은 그때부터 철저히 시킨 훈련으로 전장에서 부장을 통해 명을 내리는 것보다 약속된 색의 깃발을 흔드는 것이 보다 빠르게 병사들에게 직접 명을 내리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청색기!”
“청색기를 흔들어라!”
아군의 파란 깃발을 본 병사들은 부장들의 지휘 없이도 방패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 대형을 갖추어 성벽을 공격하니 맹달의 화살이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어서 나는 빨간 깃발을 흔들게 하였으니, 이는 성문을 부수라는 의미였다.
“홍색기!”
“홍색기를 흔들어라!”
빨간 깃발이 움직이자 병사들이 만든 방패의 지붕 사이로 성문을 부술 충차가 들어왔다.
원래의 충차보다 작지만 꽤 큰 위력을 가진 아군의 충차는 커다란 썰매에 실려왔던 것이다.
아군 병사들은 고함소리를 지르며 충차를 밀어댔고 마침내 성문 앞에 다다랗다.
“충차로 성문을 부숴라!”
아군의 충차가 타격음을 내며 성문을 강하게 두드려대기 시작했다.
맹달은 성문에 아군의 충차가 공격을 시작하자 사수와 병사들을 이끌고 성문 위로 향하였다.
그리고 충차를 향해 집중 사격을 하였고, 방패가 막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적의 공격에 아군의 충차를 보호하는 병사들이 하나둘 화살과 돌덩이를 맞고 쓰러져 갔다.
이어 맹달은 성문으로 향하여 두꺼운 통나무 지지대를 성문에 보강하게 하니 아군의 충차의 공격이 더 이상 먹히지 않았다.
이렇게 맹달은 유격군을 운용하며 적재적소에 아군의 공격에 대처를 하니 점차 아군의 공격은 무뎌지기 시작했다.
나는 나의 공격이 맹달의 우직한 수비에 막히기 시작했음을 느끼고 있었다.
공성전은 공격 측에는 불리하고 수비 측에는 유리하다.
손자병법에 따르면 공성전을 하려면 적어도 적의 다섯 배는 많은 병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작금 아군은 적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약간은 부족한 병력인 것이다.
거기다 아군의 손실이 점점 늘어가고 있었기에 이대로 가다가는 아군의 패배가 확실해 보였다.
맹달도 이대로 잘 막아내기만 한다면 충분히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서고 있었다.
‘자! 효직 보시게! 나의 우직한 수비가 자네의 뛰어난 계책을 이기고 있네!’
낮 시간이 짧은 겨울의 특성상 시간 또한 공격 측인 아군의 편이 아니었으니 나는 여기서 일단 오늘의 공격을 접으려 하였다.
‘아무래도 오늘의 공격은 이쯤에서 접어야 할 것 같군…’
맹달도 아군이 뒤로 물릴 것 같은 기미를 보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유일하게 뭍으로 연결된 성문 쪽이 갑작스럽게 소란해졌던 것이다.
바로 갑자기 나타난 아군의 또 다른 대군이 뭍 쪽 성문을 향해 맹렬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던 것이다.
“태… 태수 큰일 났습니다! 가… 갑자기 적의 지원군이 나타나 뭍 쪽 성문을 향해 맹공격을 해오고 있습니다!”
“뭐… 뭣이? 어디서 갑자기 적의 지원군이 나타났다는 말인가?”
맹달은 즉시 그쪽 성문으로 향했고, 아래에 맹렬하게 공격해 들어오는 적의 대군을 보고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바로 장비가 이끄는 파서군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