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68
68. 나, 유비 제갈량과 전략을 상의하다
[관중(장안 일대)으로 이어지는 자오도의 조위 군]조진은 조비의 명에 따라 5만 대군을 이끌고 자오도로 향하여 촉군의 공격에 대비하였다.
첩보대로 자오로도 정녕 촉군이 나타나기는 하였다.
그러나 촉군을 이끄는 위연은 조진의 대군을 맞닥뜨리자 마치 싸울 것처럼 하더니, 곧 퇴각을 하는 것이 아닌가.
조진은 촉군의 퇴각이 마치 사전에 기획된 것처럼 전열이 흐트러지지 않은 채 움직이는 것을 보고는 이것이 위 군을 끌어들이기 위한 계략일지 몰라 처음에는 쫓기를 주저하였다.
하지만 적을 자세히 살피니 병력은 별로 없고 깃발의 수만 무수하니, 조진은 이것이 촉군의 허장성세임과 동시에 위의 대군을 낚기 위한 수임을 깨달았다.
‘아! 이것은 촉적이 병력을 부풀려 아군을 유인하려는 계략이구나! 촉적의 유인계(誘引計)에 제대로 낚였어! 자오도는 좁고 험난한 데다 중간중간 다리가 많아 대군이 뒤쫓기 힘든 길이니 만약 이대로 저들을 쫓다가는 오히려 촉적의 또 다른 노림수에 그대로 당할 수 있겠어.
아무래도 촉적이 아군 대군을 유인하고 진짜 주력은 좌장군(장합)의 선봉군을 노리는 것이 분명해! 이거 큰일이로군! 어서 이 사실을 폐하께 아뢰고 좌장군을 도우러 가야겠어!’
그리하여 조진은 위연군을 뒤쫓는 것을 포기하고 급히 장안으로 돌아갔다.
위연은 조진의 대군이 자신을 뒤쫓지 않은 것을 보고는 그제야 조진이 촉군의 유인책을 알아챈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진이 이제야 아군의 유인계를 알아챈 모양이로군. 구 부관(구부) 상서령께서 명하신 우리의 임무를 달성했으니 어서 한중으로 돌아가 방비를 갖추도록 하지.”
“예, 장군.”
그렇게 위연은 자오도를 빠져나와 원래 한중의 군영으로 돌아와 만약 있을지 모르는 위 군의 공격에 대비하였던 것이다.
* * *
[장안]조진은 장안으로 회군하며 급히 전령을 조비에게 보내 자오도의 촉군이 사실은 위의 대군을 꾀어내기 위한 미끼였음을 알렸다.
조비는 조진의 장계를 받고는 또다시 촉군에 낚이게 된 것에 분개하였고, 곧 가정으로 향했던 장합으로부터도 장계가 도착하니, 거기에는 조진의 장계처럼 자오도의 촉군이 유인계라는 내용이 나와 있었다.
그리고 장합의 장계에는 가정에서 촉군의 매복에 걸려 상당한 피해를 입었으나 적의 병력이 소수였기에 가정성으로 도망친 적을 쳤으나, 유비가 대군을 이끌고 왔기에 어쩔 수 없이 퇴각한 일이 기술되어 있었다.
조비는 조진과 장합의 장계를 받고 이번에도 촉군에 철저히 농락당하고 가정에서 패배까지 한 것에 조비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보내는 장수마다 족족 촉적에 낚여 망신이란 망신은 다 당하고 패하기까지 한다는 말인가!”
화를 내던 조비는 순간 혹시 이번에도 촉군의 이런 계략을 획책한 이가 혹시 법정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유비가 이런 계책을 냈을 리 만무한 데 혹시 또 촉의 책사 법정이 계책을 낸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아군이 농락당할 리가 없어. 한데, 법정은 양양에 있을 것인데 어찌 옹양주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야? 정말 법정이 무슨 술법이라도 펼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러한 조비의 의문은 얼마 있지 않아 풀리게 되니 그것은 바로 량주에서 전해진 급보를 통해서였다.
* * *
유비가 대군을 이끌고 가정성으로 달려와 장합을 물리치고 장익을 구원하였을 때, 나는 2군 선봉장 장비, 부관 강유(나는 강유를 2군으로 합류시켜 부관 중 한 명으로 삼았던 것이다.), 황서, 미위 등과 함께 8천여 병마(조운의 오천 병력을 2군에 합류시킨 것, 여기에는 강유의 결사대도 포함되어 있었다. )를 이끌고 무위의 마초를 구원하기 위해 진군을 하고 있었다.
여기서 나는 혹 강유가 원수인 마초를 만나게 되면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한 행동을 할까 봐 내심 걱정을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강유를 따로 불러 이를 말하니, 강유는 아버지 강경의 복수를 당연히 아들인 자신이 해야 할 것이나, 작금 자신은 대왕 유비의 신하로 역시 유비의 신하인 마초와 함께 대의를 위해, 역적 조비를 토멸하기 위해 싸우고 있으니, 같은 아군인 마초를 해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였다.
이에 나는 강유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하였다.
“강 부관 자네에게 내가 미안하게 되었네. 자네가 그리 대의를 위해, 대왕의 명을 받들기 위해 당연히 생각할 수 있는 부친에 대한 복수를 하지 않겠다니 정말 자네에게 고마울 뿐이네.”
나의 이런 말에 강유가 무거운 마음이 담긴 목소리로 답하였다.
“소장은 대왕의 신하로서 그리고 한의 신하로서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나는 이때부터 강유를 항시 곁에 두고 마치 후계자를 키우듯 많은 것을 알려주게 되었다.
그렇게 나의 2군이 마초를 구원하기 위한 행군을 이어가고 있을 때, 마침내 제갈량이 목우유마에 군량을 싣고 1군의 보급에 나섰다는 급보가 전해졌다.
제갈량은 작금 대왕 유비가 가정성에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는 성도를 포함한 촉 전역의 일에 대해 유비에게 상신을 하고자 가정성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제갈량이 가정성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나는 무위로 진군 중 듣게 되었고, 장비에게 군을 이끌고 계속 무위로 향하라 명하고는 나는 잠시 가정성으로 향하여 대왕 유비와 제갈량을 만나고 오기로 하였다.
* * *
제갈량이 포원이 만든 목우유마에 군량을 잔뜩 싣고 잔도를 건너 마침내 옹양주에 당도하니 곧 1군의 군량 부족은 해소가 되었다.
제갈량은 유비의 친정군과 마초의 선봉군으로 분리된 1군에 각각 보급을 하였다.
그러면서 제갈량은 유비가 농서의 위 군을 무찌르고 가정성으로 향해 장합군까지 물리쳤고 가정성에 입성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곧 유비를 뵙기 위해 가정성으로 향하였다.
그리하여 제갈량이 가정성에 당도하자 유비는 제갈량을 크게 반겼다.
“군사, 어서 오시오! 군사가 제때 군량을 가져왔으니 이제 아군의 군량 부족은 해소가 될 수 있게 되었소.”
“대왕께서 농서 땅의 반란군을 무찌르시고, 적장 장합까지 이곳 가정에서 격파하셨다는 낭보를 신은 이곳으로 오면서 전해 들었습니다. 대왕, 실로 대단한 전공이옵니다.”
제갈량의 격찬의 말에 유비가 웃으며 답하기를.
“과인은 그저 상서령의 계책대로 움직였을 뿐이오.”
이에 제갈량이 법정도 칭찬을 하였다.
“역시 상서령의 계책은 빈틈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라고 바로 법정이 가정성에 나타났던 것이다.
“대왕, 상서령이 이곳 가정성으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서령이? 상서령은 무위의 마 장군을 구원하러 가고 있었는데. 무슨 급한 일이 있는 모양이로군. 군사, 어서 상서령을 만나러 갑시다.”
“예, 대왕.”
그렇게 유비는 제갈량과 법정을 만나기 위해 지휘부를 나섰고 곧 미위의 호위병과 함께 성 안으로 들어서는 법정을 맞이하였던 것이다.
나는 유비가 제갈량과 함께 직접 나를 맞기 위해 오는 것을 보고는 즉시 말에서 내려 유비에게 나아가 예로써 인사를 올렸다.
“신 상서령 법정이 대왕을 뵙습니다.”
유비는 나를 두 손으로 손수 일으키며 기쁜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과인이 상서령의 계책대로 움직이니 정말 장합을 물리칠 수 있었소. 참으로 상서령의 지략이 대단하오!”
“과찬이십니다 대왕. 대왕께서 신속하게 군을 움직이셔서 장합을 격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제갈량이 나를 칭찬하였다.
“상서령이 이리 대왕을 보좌하여 전장에서 적재적소의 계책을 내니 아군에게는 승리만 있을 뿐이오.”
이에 나는 제갈량에게 화답하였다.
“아무리 좋은 계책을 가지고 군이 움직인다고 해도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퇴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군사께서 이리 보급을 확실히 책임져 주시니 아군이 잘 싸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는 유비와 제갈량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대왕, 신이 대왕과 군사를 만나기 위해 이리 온 것은 두 분께 따로 말씀드릴 사항이 있어서입니다.”
유비와 제갈량은 내가 할 이야기가 중요한 것임을 알아차리니, 곧 가정성의 지휘부로 우리 세 사람은 속히 들었던 것이다.
* * *
나는 유비, 제갈량과 가정성의 지휘소에 들었고, 유비는 주위를 물려 우리 세 사람이 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였고, 곧 나는 유비를 향해 두 손을 모으며 아뢰었다.
“그럼 대왕 신이 상신할 내용을 지금부터 말씀 올리겠습니다. 그전에 아군의 상황에 대한 상황을 지도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예의 그러했던 것처럼 붓을 들어 탁자 위에 커다란 흰 종이에 거침없이 지도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유비는 이미 여러 차례 나의 이러한 지도 그리기를 보았는데도 볼 때마다 놀라는 눈치였다.
곧 나는 지도를 완성하였고, 아군이 새로이 차지한 영역들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곳 옹양주는 대왕께서 친정군을 이끄시고 공격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그리하여 남안, 천수, 농서 일대와 량주의 대부분을 대왕께서는 석권하셨습니다. 하나, 문제는 마 장군의 선봉군이 량주에서 거침없이 점령을 이어가다가 무위에서 정체된 상황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작금 우장군(장비)이 이끄는 팔천 병마가 구원을 가고 있습니다. 신 또한 대왕께 보고를 마친 후에 곧 합류할 것입니다.”
나의 말에 유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상서령의 말 그대로요. 1군은 옹주의 외곽지역과 량주의 대부분을 얻었으나 량주의 무위에서 막히고 있으니 이를 바로 점하지 못하면 아군의 큰 약점이 될 것이오.”
“예, 대왕. 그 점은 심려하지 마십시오. 신이 우장군과 마 장군과 함께 반드시 무위를 함락시켜 보이겠나이다.”
그러면서 나는 2군의 상황도 간략히 설명하였다.
“대왕, 그리고 우장군을 선봉으로 세운 2군은 대왕의 명을 받들어 상용 일대와 양번까지 함락하게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조적의 수도인 허창으로 향하는 길목을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나의 말에 유비는 환한 표정으로 2군의 활약과 나의 계책에 대해 다시 한번 극찬하였다.
“지금도 과인은 2군의 대활약이 믿기지 않는다오. 상용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으나 정말 양번까지 함락할 줄이야! 참으로 상서령의 계책이 대단하였소!”
“과찬이십니다 대왕.”
나는 유비의 칭찬에 겸양을 표하며 말을 이어갔다.
“대왕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신은 양번을 얻은 것에 대해 이제 겨우 조위를 멸망시키기 위한 첫 번째 단계밖에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옵니다. 그것은 어찌 되었건 중원을 차지하고 있는 조위가 여전히 아국보다는 적어도 여섯 곱절 이상의 더 큰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백성의 수에서 아국은 조적보다 한없이 부족하니 조적이 비록 작금 많은 병력을 잃었더라도 금시에 병력을 복구하여 아국을 위협할 것입니다.”
이러한 나의 지적에 유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는 유비도 잘 아는 것으로, 이 시대에 인구는 곧 국력을 나타내니 촉과 위가 거의 다섯 배에 가까운 인구수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이상의 국력 차이를 말하는 것이었다.
실제 위, 촉, 오의 국력 차이를 나타낼 때, 7 대 1 대 2를 말하는 것이 허언이 아닌 것이다.
이는 나라의 인구수도 인구수이지만 비옥한 토양을 가져 인구 부양에 유리한 화북을 점유한 조위가 삼국의 경쟁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작금 유비가 역적 조비의 토벌의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북벌에 나서며 상당한 약진을 펼치고 있으나, 이것이 조위에 막히게 되고 조위가 소극적 방어로 돌아서는 것이 아국에게는 오히려 가장 큰 위협이 될 터였다.
즉, 조비가 만약 선 방어, 선 내부 성장, 후 공격의 전략을 꺼내고 든다면 아국 촉이나 오가 나중에 가서는 도저히 조위를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조위의 국력은 성장해 있을 것이 자명했다.
하여, 이렇게 아국이 약진하는 이때 조비가 미처 대응을 할 시간을 주지 않고 그대로 이 기세를 이어가 조위를 쳐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점을 유비와 제갈량에게 말하였고, 이어서 내가 처음부터 생각했던 대전략을 꺼내 놓게 되는 데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