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Follicle Exhibition RAW novel - Chapter 475
474화 제갈채(諸葛菜)가 여포채(呂布菜)가 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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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후는 조운이 그들에게 너무 호의적이라 걱정했다. 하지만 우선은 그의 방도를 마저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아무튼 좋소. 계속해보오.”
“두 번째는 영보상단의 호위대로 이용하는 겁니다. 도적을 제일 잘 아는 것은 도적입니다. 영보상단은 중원은 말할 것도 없고 멀리 동이부터 남으로는 백월까지도 교역을 한다 들었습니다. 굳이 영보상단이 아니라고 해도 상단의 호위는 반드시 필요하지요.”
조운은 태항의 호걸들이 도적 출신이니 상단의 원행길을 괴롭게 할 도적의 무리들로부터 호위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 아직은 표국과 같은 조직이 생겨나기 전이기에 원시적인 형태의 표국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건 좋은 생각인 듯 하오. 영보 상단이 큰 원행에 나서는 경우는 태사 장군의 홍갑군이 호위를 맡는 경우 뿐이오. 하지만 실력 있는 호위들이 함께 한다면 좀 더 빈번하게 원행에 나설 수 있을 거요.”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조운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전에 가후가 손바닥을 펴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있소. 태항군이 호위를 맡다가 상단의 상인과 일꾼들을 죽이고 재물을 털어 도망치면 어찌할 거요?”
가후가 걱정하는 바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일이었다. 도적 출신인 자들이 무슨 짓을 못하겠는가. 특히나 귀한 재물을 호송하는 경우에는 욕심이 동할 수 있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말이 괜히 있겠소?”
가후는 재차 우려의 뜻을 표했다.
“지금은 신용이 없으니 충분히 그런 걱정을 하실 만 합니다. 그 부분은 소장으로서도 명확하게 해결할 방도가 없으니 차후에 방안을 생각해 아뢰겠습니다.”
“뜻이 있다면 방법이 문제겠소? 자초 선생과 의논을 한 번 해보면 답이 나올게요.”
“그럼 마지막 세 번째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태항의 호걸들을 보급부대로 활용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상단의 호위로 삼는 것과 같은 이유로 걱정이 되오.”
도적에게 상단의 호위를 맡기나 보급을 맡기나 오십 보 백 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운의 생각은 달랐다.
“스승님께서 가라사대, 도적의 무리도 반드시 그 쓰임이 있다하셨습니다.”
“노 장군께서 그리 말씀하셨단 말이오?”
“예, 왕망이 천하를 손에 넣고 신나라를 세웠을 때의 일입니다. 광무제께서 왕망의 토벌군을 피해 족형인 경시제께 군량을 어찌 보냈는지 아십니까?”
“설마 녹림처럼 태항을 이용하겠다 이거요? 아~ 하~! 그걸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니······.”
광무제 유수는 황통을 이을 순위도 아니고 대군벌을 이룬 자도 아니었다. 그런 그가 천하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에는 녹림의 도움이 못해도 사할은 차지하리라.
녹림은 녹림산을 중심으로 맹위를 떨쳤던 도적의 무리였다. 물론 혈통을 생각해 경시제 유현을 지지하는 바람에 광무제의 세상이 되어서는 지리멸렬 하고 말았다.
어쨌든 그들은 광무제를 도와 그의 군대에 투신했고, 보급도 맡았다. 산에서 도적질을 하던 자들이라 높고 험준한 산도 쉽게 넘었고, 다른 도적패들과 교섭도 맡아 길을 열었다.
조운은 녹림이 광무제를 도왔던 것처럼 태항이 여포를 돕게 하자는 것이었다.
“사람은 그 쓸모를 다해 쓰라 했습니다. 맹상군이 개도둑과 닭울음소리를 잘 내는 자도 쓸모가 없다하여 내치지 않은 탓에 그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지 않았습니까?”
조운은 맹상군의 고사, ‘계명구도(鷄鳴狗盜)’까지 꺼내들며 총력전을 펼쳤다. 노식에게 배운 것들은 물론이고 우적과 술자리에서 들었던 얘기까지 총동원한 것이다.
다행히 조운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는지 가후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좋소. 조 장군의 제안을 가지고 여 장군께서 평정을 여실 때 논의해보겠소.”
가후의 말에 조운은 깊이 읍했다.
“군사 선생, 감사합니다.”
“아아! 아직 결정된 일이 아니니 미리부터 감사할 필요가 없소. 게다가 우리 군의 병력을 늘리는 일이오. 제안대로만 된다면 오히려 군사인 내가 더 고마워해야 할 일이외다.”
이로서 태항십이채의 호걸들은 여포에게 토벌당할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다. 오히려 조운의 휘하에 들어 상산군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우적과 의형제로 지내며 도적의 습속에 물들었던 조운, 그리고 상산에는 도적 토벌로 명성을 날렸던 책사 정욱이 함께하고 있었다.
여포군에서 도적의 습속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맹장과 현사가 태항군을 이끌게 되는 것이다.
* * *
여포는 가후의 청으로 급히 평정을 열었다. 하내에서 원술을 몰아낸 후로 열린 첫 번째 평정. 지금까지의 일을 점검하고 향후의 일을 정하기 위해서 한 번쯤 짚고 넘어갈 때였다.
“하마터면 조 자룡이 잡을 뻔 했잖소? 앞으로는 제발 좀 힘자랑 하지 마시오.”
시작부터 위월이 여포를 다그쳤다. 평정에서 수하가 주인을 나무랄 수 있는 세력은 여포군 뿐이리라.
“힘자랑이라니······.”
여포도 잘못한 게 있기에 반박은 못하고 딴청을 피우기에 바빴다.
“그럼 뭐요? 괜히 애를 땅바닥에 패대기쳐서는······. 머리라도 다쳐서 백치라도 되면 어쩔거냔 말이오? 상산의 조 대인이 거품을 물고 달려올 거요. 권박 실력을 뽐내고 싶으면 원술이라도 쫓아가든지 하오.”
“권박 실력을 뽐낸 것이 아니라 조 자룡이가 안량을 꺾은 일로 너무 자만하기에 따끔하게 훈계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두 번만 따끔했으면 상산 조 부와 원수 될 뻔 했소.”
“권박은 무장이라면 반드시 익혀야 할 기본적인 소양이 아니겠느냐? 다들 알겠느냐? 창칼이 부러지면 맨손으로라도 싸워야 하니 권박 수련을 소홀히 하지 말라.”
여포는 위기를 모면하고자 말을 돌렸다. 이 때 여포를 구한 사람은 가후였다.
“장군, 조 장군이 태항군의 재정비에 관해 제안을 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논의가 필요합니다.”
“아, 그랬소? 논의 해야지. 다들 가 선생의 말을 경청하라.”
가후는 모두의 앞에서 두 손을 모아 들고 조운의 제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대놓고 찬성 쪽을 지지하는 자는 없었다. 하지만 가능성만은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대신 곽가 만은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소신 곽 봉효는 조 장군의 제안에 대해 반대입니다. 도적의 무리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광무제를 도왔던 녹림도 결국에는 광무제를 배신하지 않았습니까? 태항은 다르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곽가와 뜻을 함께 하던 가후가 태세를 전환했다.
“곽 선생이 걱정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아니오. 하지만 녹림이 없었다면 광무제께서 어찌 동한을 세울 수 있었겠소? 쓸 때는 쓰고 그 쓰임이 다하거나 도를 넘는 행동을 한다면 그 때 비로소 토벌을 논할 수 있을 거요.”
“어차피 배신할 자들인데 어찌하여 후환이 될 것을 남기고자 하십니까?”
“후환이 된다고 해도 아직까지 효용이 있다면 득과 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소.”
이들의 논쟁을 중재한 것은 저수였다.
“감군 저수가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저수가 두 손을 모아 들고 나서자 가후도 곽가도 그를 위해 잠시 입을 다물었다.
“군사 선생과 곽 선생의 말이 모두 옳습니다. 그러나 지금 두 사람 중 꼭 한 사람의 의견을 좇을 필요는 없습니다.”
저수의 말에 가후와 곽가가 그를 향해 의아한 눈빛을 던졌다. 그럼에도 저수는 꿋꿋하게 말을 이었다.
“당장은 조 장군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제안에 따른다면 태항의 세력을 분산시켜 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저수의 제안은 가후와 곽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것이었다.
가후의 입장에서는 일단 조운의 제안을 시행해보는 것이 되니 불만이 없었다.
곽가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그들을 한번에 토벌하는 것은 불가한 일이었다. 이렇게 세력을 나누어 놓는다면 향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태항군을 쉽게 각개격파 할 수 있을 터.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었다.
* * *
태항군의 운명은 이 평정에서 결정이 났다. 저수의 제안대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다음 의제는 하내 백성들을 구휼하는 것이오. 곽 선생, 군량을 얼마나 더 풀어야 할 것 같소?”
여포의 말에 딴지를 건 것은 역시 곽가였다.
“백성들을 구휼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우리의 군량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겁니다. 다들 어려운 시기라 곳간의 문을 닫아거는데 어째서 장군께선 군량을 아끼지 않으십니까?”
“백성들이 다 굶어 죽으면 천하를 얻은 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오?”
“장군께서 수수밥에 박채조차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걸 하내의 백성들이 알아주기라도 할 것 같습니까? 정 구휼을 계속하고 싶으시면 희멀건 죽을 하루에 천명에게만 주어 생색만 내면 될 겁니다. 나라에서도 하지 않는 일을 여 장군께서 하시는 것이니 칭송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여포는 곽가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서 곽가에게 화를 내기 보다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곽 선생, 지금 선생의 말은 지금껏 조정과 황실이 북삼주의 백성들을 대할 때 했던 방식과 같은 짓을 하자는 것과 같소.”
“그게 무엇입니까?”
“조정과 황실은 북적으로부터 국경을 지켜온 병주의 장졸들을 위해 보급을 풍족하게 하지 않았소. 오히려 간신히 연명만 하게 만들었지. 양곡을 한 됫박이라도 더 가져가려고 아귀다툼을 벌였소.”
위정자들이 북방의 백성들을 길들이는 방법은 간단했다. 숨만 붙여놓는 것.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서로를 불신하고 분열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한 때는 절대악으로 여겨졌던 정원도 시대가 낳은 슬픔일지도 몰랐다.
“곽 선생이 내놓은 계책이 어쩌면 최적일지도 모르오. 하지만 지금껏 내가 당했던 일을 똑같이 행하고 싶지 않소.”
“지금 장군께선 백성들의 칭송을 받는 것이 기뻐서 그러시는 듯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장군께서 하내 백성들을 모두 구휼할 수는 없습니다. 현실을 생각하십시오, 현실을······. 장군께서 더 내어줄 군량이 없다면 백성들은 반드시 등을 돌릴 겁니다.”
곽가는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물론 자신이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여포가 뜻을 꺾을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다만 간언을 아낀다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칠 듯하여 좌우의 균형을 잡기 위함이었다.
“아직은 획가에 군량이 남아 있지만 곽 선생의 말대로 조만간 바닥을 보게 될 거요. 그래서 하는 말인데 다른 구황법이 없겠소?”
지금까지는 목숙을 이용해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겨왔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북삼주 사람들에게는 목숙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중원 사람에게 목숙을 반찬 삼아 먹으라 하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그들에게 목숙을 먹는 것은 초근목피를 먹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북방의 예가 중원에선 비례(非禮)이듯 먹을 것 또한 환경과 지역에 따라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것이다.
“본 도장이 여 장군께 한 마디 하겠습니다.”
“비 도장, 기탄없이 말해보시오.”
“우리 방사들은 도를 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쓰지만 본 도장 같은 경우는 지금껏 선단을 연단하는데 매진해왔습니다. 산과 들에 나는 수많은 풀들 중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지요.”
여포는 비장방의 말에 무릎을 쳤다.
“옳거니! 우선 백성들에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면 좋겠소.”
여포가 손뼉까지 쳐가며 기뻐하는 모습에 왕진이 나섰다.
“불청객이 한 말씀 올리겠소.”
왕진은 본래 여포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평정에 참여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오훼의 해독법을 찾는 것과 관련하여 성과를 알리고 청할 것이 있어 이렇게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비 도장의 벗이라면 외인이 아니니 편히 얘기하오.”
“본 도장은 여 장군이 백성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깊이 감읍했소. 위로는 천자부터 아래로는 하급 관원들까지 그들은 온통 권력 다툼에 정신이 팔려 있는데 오직 여 장군 만은 백성들을 구휼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소.”
“본관도 병주에서 못 먹고 살아봐서 굶는 심정을 잘 아오. 그래서 그런 것일 뿐이니 너무 추켜세우지 마시오.”
“방사들이 구도하는 데에는 여러 방법이 있으나 그 기본은 덕을 쌓는데 있소. 본래 이럴 마음은 없었으나 여 장군을 도와 덕을 쌓고자 하오.”
왕진은 자신이 알고 있는 구황법을 함께 나눌 생각이었다.
“방사들의 구황법이라 하면 침을 뱉지 말라는 거나 입에 뭘 물고 침으로 불려 쪽쪽 빨아먹는 뭐 그런 거 아니오? 폄하할 생각은 없으나 백성들을 홀리지 않는 한 그런 방법을 따라하지는 않을 거외다.”
“가짜 방사들이나 하는 짓 따위로 어찌 덕을 쌓을 수 있겠소? 본 도장은 여 장군께 만청을 이용하라 간언하고 싶소.”
만청(蔓菁).
순무를 지칭하는 말로 쉽게 말하자면 무와 유사한 식물이다.
“만청? ‘무’를 말하는 거요?”
“그렇소이다. 만청은 물만 주면 잘 자라오. 두 달이면 수확할 수 있는데다가 하내는 황하를 끼고 있어 어쩌면 더 빨리 수확할 수 있을 거요.”
“두 달만 버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