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135
“으… 난 좀 자야겠다. 제대로 쉬지 못해서 그런지 피로가 몰리네.”
“그래. 좀 자라.”
그가 옆에 있는 간이 침상에 눕자 난 들어 온 이들을 향해 웃어보였다.
“왜 그런 얼굴들이야?”
“형주목께서 저렇게 편하게 주무시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군요.”
눕자마자 기절하듯 잠들어 코까지 고는 방통을 가리킨 손상향은 신기하다는 듯 그를 보았다.
“내가 왔으니까 안심을 한 것이겠지. 그보다 상황은 어때?”
“더 이상 영안성에서는 요격을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듯 싶습니다. 요격나온 천여명의 적부대를 궤멸시켰더니 성문을 닫고 움직일 생각을 하질 않는군요.”
“수성을 제대로 할 것 같아?”
“글쎄요… 아마 그러겠지요.”
장합의 보고에 의하면 지금까지 있었던 큼지막한 야전은 총 세번.
세번의 전투마다 완벽하게 적들을 쓸어버렸다고 한다.
거기에 자객의 움직임도 실패를 해버렸으니 저들로서는 사기가 저하될 수 밖에 없을거다.
“항복 제안은?”
“해봤지만 무시하더군요. 위국에 대한 적의가 상당한 듯 싶습니다.”
“익주군과 협력하는 건…”
“그것도 아닌 듯 싶습니다.”
“도대체 무슨 깡다구인지 모르겠네.”
영안성이 아무리 단단한 성이라고 하지만 위국이나 익주나 공성장비 정도는 얼마든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버티는 것을 보면 신기하네.
“진창성도 아니고 말야.”
학소가 진창성을 삼천여의 병력으로 익주군을 막아낸 것은 이미 유명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건 좌풍익에서 지원이 올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영안성을 차지하고 있어봐야 익주 아니면 위국의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냥 자살시도하는건가?
그런거면 그냥 목 매달고 죽어줬으면 좋겠는데.
아니면 위국과 익주군을 사이에 두고 줄타기라고 하려는건가?
“수성을 하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 자… 그럼 장비부터 설치하자고.”
“예!”
양양에 있는 공성장비들은 옛날에 쓰던 장비들이었다.
그런만큼 설치 작업이 필요했다.
장합과 관평의 부대가 주변 정리를 하고 장비가 설치되는 것을 기다리는 사이 손상향에게 물었다.
“방통에게 듣자하니 관평과 마찰이 있었다면서?”
“예.”
“왜?”
“그가 너무 무모하게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무모라… 하긴 그놈이 좀 그렇지.”
“형주목께서는 괜찮다고 하셨지만…”
“장합은?”
“걱정을 할 뿐이지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방법입니다.”
손상향의 진지한 어조에 난 어깨를 으쓱이고 하후상을 보았다.
관평과 꽤 작전을 했던 하후상의 감상은 어떨까?
그는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물론 그가 위험하게 싸우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건 아군을 보호하기 위함이지요.”
“그런 정도는 저도 압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일부러 적진 안으로 들어가 모두의 시선을 자신에게 이끌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손상향의 어조에는 걱정이 실려 있었다.
그것을 들으며 난 볼을 긁적거렸다.
“그게 그 녀석의 방식이니까. 함부로 뭐라고 할 수 없겠군.”
“그러다가 죽습니다.”
“그러겠지.”
“주군?!”
내가 시큰둥히 대답하자 하후상은 놀랬다.
손상향 역시 내 대답이 예상 밖이었는지 큰 눈을 더더욱 크게 뜨며 날 보았다.
“하지만 어쩌겠냐. 전투법은 자기 자신 외에는 누구도 바꾸지 못하는거야. 그것이 관평에게 자연스러운 전투라면 그것을 내가 말릴 수는 없어. 나는 그의 무술 스승이 아니야.”
“그렇지만…”
“주군께서 말씀하시면 좀 자제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난 이미 말했는데.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내가 그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야. 지금 당장 전장에서 빼서 업에 돌려보내고 다시는 전장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 하지만 그게 정말 그를 위한 일일까?”
손상향도, 하후상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옛날에 들었던 이야긴데. 바다의 어떤 생선은 바닷물이 아닌 바깥에 올라오면 말라 죽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떠난 것에 대한 극심한 분노와 절망, 좌절 때문에 죽어버린다고 하더군.”
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나를 따라 온 손상향과 하후상이 말을 꺼내지 못하자 난 웃었다.
“그 녀석은 싸울 수 밖에 없어. 왜? 관평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싸우는 것 뿐이니까. 그것을 내가 막으면 내 손으로 그를 죽이는 꼴 밖에 되지 않아.”
“하지만 그가 죽는 것보다는 낫잖습니까.”
“그렇겠지. 그래서 나도 좀 골치아파. 그 녀석에게 뭔가 소중한 것을 줘보려고 이래저래 해봤지만… 딱히 없더군.”
관직도 아직까지 도위직이다.
재산도 없다.
애착을 가지는 상대라고 해봤자 나나 내 가족, 그리고 동료 정도 뿐이다.
그 외에는 그가 개인적으로 욕심을 내는 것은 오로지 단 하나.
자신의 무를 증명하는 것 뿐 이었다.
“관평은 천하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아버지를 버리고 나를 선택했어. 그 정도로 의지가 강한 놈인데 내가 뭐라고 해봐야 바뀌겠냐.”
손상향과 하후상이 입을 꾹 다물었을 때 목책 쪽에서 신호가 들렸다.
공성장비의 설치가 끝났나보다.
난 손상향에게 말해 막사 안에서 자고 있는 방통을 깨우라 명령했다.
“주군께서 나가시는 것은…”
“난 이번 전투에서 구경꾼에 불과하다니까. 정 뭐하면 너도 출진해. 감녕이 내 옆에 있을테니까 내 호위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하후상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나가자 잠시 후 방통과 감녕이 나왔다.
“공성장비 설치 끝났다더라.”
“어? 그래? 손 도위. 병사들을 통솔하도록.”
공성장비가 설치되는 동안에 술과 고기를 먹은 병사들을 푹 쉬게 했다.
내가 데려 온 병사들이 진영을 지켰기에 그럴 수 있었던 것이다.
피로가 풀리고 사기가 올랐으면 좋겠다만.
“중상자들만 남기고 전원이 움직여 빠르게 전투를 끝내는게 낫겠군.”
“영안성에 얼마나 있는데?”
“사로잡았던 놈을 고문해서 얻어낸 답으로는… 약 일만 오천.”
“수가 늘었네?”
“양거현 근처에 있던 도적들이 전부 영안으로 후퇴한 모양이더라고.”
“흐음… 아. 알지?”
방통은 씩 웃었다.
“안다. 일단 항복 제안부터 해봐야겠군.”
방통 손상향, 그리고 장합과 관평.
덤으로 하후상까지.
그들이 병사들을 이끌고 출진하자 감녕은 입맛을 다셨다.
“평이 그 놈이 그 정도로 위험하우?”
“그렇다더라.”
“쯧. 이래서 소중한 것이 없는 놈들은 그래.”
“응? 아. 그러고보니 너도 그런다면서?”
“옛날 이야기지. 뭐.”
옛날 이야기 치고는 꽤나 가까운 이야기 같은데.
내가 쓰게 웃자 감녕은 볼을 긁적거렸다.
“이제는 그런 짓은 못하겠더라. 무섭더라고.”
“무서워?”
세상 잘난 줄 아는 감녕이 공포를 느꼈다고?
내가 놀라자 감녕은 한숨을 쉬었다.
“이번에 역병이 났을 때 깨달았지. 나도 옛날에는 죽으면 죽지… 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더라고. 내 새끼. 내 마누라… 그들이 눈에 밟혀서.”
“그렇겠지.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있다면 결국 삶에 집착을 가지게 되니까. 그것 때문에 위험한 짓은 못하게 되지.”
“옛날에 장인어른이 한계의 벽을 넘으려면 인간성을 버려야 한다고 하셨지. 그 말을 얼마 전에 이해했어. 그래서 더 이상은 그런 짓을 하지 않으려고. 결국 그렇게 죽음을 즐기다간 내가 죽어버릴테니까. 그럼 내 새끼랑 내 마누라는 어떡해.”
“이제 머리를 좀 굴릴 줄 알게 됐나본데?”
난 감녕의 허리를 툭 쳐 주었다.
“그럼 우리도 구경이나 가볼까?”
“괜찮겠수?”
“뭐 얼마나 떨어졌다고.”
영안성을 우회한 공격을 주의해야겠지만 그런 전투가 벌어진다면 우리도 바로 대응하면 된다.
목책까지 있고 근처에 함정까지 깔아놨다.
영안성 반대쪽에 대한 정찰은 하지 못했다지만 상관없을거다.
내가 말에 오르자 감녕도 말에 올랐다.
멀리 보이는 공성장비들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저거 보고 항복해줬으면 좋겠지만.”
“그럴 놈들은 아니지. 특히 장철 그놈은 말야.”
투석기가 설치되고 바위가 투석기 위에 올라간다.
아무리 옛날 장비라지만 그래도 투석은 잘 된다.
몇발 쏴서 조준을 한 투석기 운용장교가 방통에게 보고하자 방통은 확성기를 들었다.
“너희들은 이미 포위됐다!! 무기를 버리고 순순히 항복하라!!”
확성기에 의해서 커진 그의 외침이 영안성으로 퍼져나간다.
하지만 영안성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손상향과 하후상, 관평이 안보인다?”
“영안성의 후문 쪽으로 갔습니다. 그쪽에 상자노를 설치하고 도망칠지도 모르는 이들을 막겠다고 합니다.”
“그래?”
공성병기를 지키는 장교의 보고를 받고 난 천천히 주변을 돌았다.
옛날 생각나는군.
업성 공략 때는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장합은 성문 쪽으로 이동해서 나무판자로 방호막을 구축한 후 성문을 박살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수상노로 쓰이던 것이라 조금 작기는 하지만 그래도 성문 정도는 어렵지 않게 부술 수 있을 거다.
여차하면 충차도 쓰면 되고.
“마지막 기회다!!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여전히 대응은 없었다.
그저 성벽 위에 있는 적들은 활을 든 채 우리를 겨냥하고 있을 뿐이다.
“쏴라!!”
방통의 거친 외침이 터져나온다.
조준을 끝낸 투석기에서 투석이 발사되어 성문 근처 벽에 떨어진다.
돌의 파편이 터져 그것에 맞은 이들이 부상을 당하고, 또 투석을 피하기 위해 그곳에 배치되어 있던 이들이 우루루 자리를 바꾼다.
“이대! 쏴!!”
또다시 쏘아지는 투석.
투석용 바위는 꽤 많이 있다.
두번째 투석은 성벽을 넘겨버렸다.
적들이 안도하는 사이 또다시 투석이 발사된다.
적당히 성벽 근처에 있는 적들을 물러나게 했다 생각한 방통이 뿔피리를 불자 두대의 정란이 움직인다.
성벽보다는 조금 낮지만 정란의 높이라면 어렵지 않게 성에 갈고리를 걸 수 있을거다.
“저렇게 화살만 준비해서 뭐하나…”
정란 주변으로 방패를 든 병사들이 움직인다.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내며 정란을 움직이는 사이 적들은 정란을 향해 불화살을 쏘았다.
하.
불화살?
같잖다.
정란에 맞은 불화살은 그 불길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금방 꺼져버렸다.
적들이 당황하는 모습에 난 웃었다.
“혼응토가 좋긴 좋군.”
정란의 정면 부분은 혼응토를 얇게 펴 발랐다.
불화살에 맞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불화살 공격에 대한 회피를 위해 이래 저래 준비를 해 놓은 상태였다.
“기름통 조심해!! 저격수들을 보호해라!!”
아무리 혼응토를 발랐다고 하지만 기름통을 이용한 불화살을 쓴다면 당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을 막기 위해 정란 위에 탑승하고 있던 강노병들은 매와 같은 눈으로 성벽을 응시하고 있었다.
기름 주머니나 기름통을 던지는 이들을 발견하면 바로 쏴버리기 위해서.
가끔씩 궁병들이나 노병들까지 저격을 하며 정란이 성벽 근처에 도착한다.
“진입하라!!”
두대의 정란이 성벽 바로 앞에 놓이자 정란이 열렸다.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들이 쇠사슬 그물을 던진다.
성벽과 정란이 쇠사슬 그물로 연결되자 병사들이 빠르게 튀어나간다.
“죽여!!”
“없애버려!!”
역시 방통 답다.
쇠사슬을 걸고 그 위에 요철이 있는 판자들을 놓아 병사들이 빠르게 이동하게 만드는 수를 썼다.
먼저 성벽을 장악한 병사들이 쇠사슬을 지키기 위해서 방호막을 만드는 것을 본 내가 한숨을 쉬었을 때.
정란이 있는 성벽 쪽에서 벽력같은 외침이 터졌다.
“이놈드으을!!”
거의 감녕과 비슷한 수준의 덩치를 가진 사내가 나선다.
그가 쇠몽둥이를 들고 정란에서 나오는 아군을 후려쳐 기세를 제압하려 하자 방통은 입맛을 다셨다.
“장술과 장이… 장철의 의동생들인데. 저 놈들이 벌써 나오다니.”
“왜. 문제라도?”
“저 놈들은 장철과 마찬가지로 용력이 있는 놈인지라. 쉽게 상대하기는 힘들거야. 좀 넓은 곳이라면 모르겠지만…”
성벽이라는 한정적인 전장에서는 개인의 무가 중요하다.
포위를 하고 화살을 쏴가면서 잡을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장술이라는 놈은 몸에 철갑옷까지 두르고 있어서 그런지 상대하는게 쉽지 않아보였다.
기껏 정란으로 길을 만들었는데.
저런 식으로 막히면 재미없어지는 거 아닌가.
내가 입맛을 다시자 감녕은 불쑥 튀어나왔다.
“내가 나가도 되겠수?”
감녕이 싱글벙글 웃으며 방천화극을 까딱거렸다.
그를 잠시 지켜보던 방통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 놈은 곰같은 힘을 가졌지만 여우와 같은 꾀를 지녔다. 잘 할 수 있겠지?”
“아. 당연한 말씀을. 그럼 도련님. 다녀오겠수. 어디 가지 말고 여기 얌전히 계쇼.”
호기롭게 웃은 감녕은 말에 올라 달려갔다.
한자루 방천화극만 든 채 어느새 정란까지 간 그가 정란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며 방통은 싸늘히 명령했다.
“그 사이 성문을 뚫는다. 상자노 준비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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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으아… 영안성 공략 시작중!
빠른 공략 후 익주 점령으로 완결로 가는 길을…!!
히히
대댓글을 원하시는 분들은 @를 달아주세요 ㅎ
요새 손모가지가 나갈 것 같아서 글 쓰는 것도 힘들구만요…
아오
대댓글 갑니당!
LimitZero // 진정한 상남자죠. 나만의 길을 간다. 고잉 마이 웨이
Dunkel // 과연 누굴까요!?
마리오넷 // 히히 들쿘낭
天空意行劍 // 전 비 싫어합니다 비오면 뼈마디가 쑤심…ㅠㅠ
도마뱀DX // 이게 진유하가 쓰다보니 몇몇이 따라하는 정도입니다 ㅎ
커피는막심 // 과연 있을까요 ㅋㅋㅋ 없을까요 ㅋㅋ
Bobbylow // 요새 손이 너무 안좋아서 ㅋㅋㅋ 대댓글을 원하시믄 @를 달아주세요 ㅠ
현실이기주의자 // 아뇨 조만간 나올지도!?
히히 그럼 내일 봅시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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