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234
“산양공이라… 하긴. 공의 작위를 달만하시지.”
“괜찮은 것이냐? 공이라니…”
“괜찮습니다. 그정도는…”
나는 위국의 개국공신이나 다름없다.
진가 역시 이제 내노라 하는 명가인데 공 작위는 받아도 되지 않겠는가.
“공의 작위를 받는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크게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봉지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거기에 봉지에서 나오는 수입의 절반 이상은 연구소의 연구를 위해 투자되고 있다.
연구소에서 나온 성과가 위국을 위해 쓰이고 있는 만큼 봉지가 늘어도 큰 이득은 없었다.
“그런데 공의 작위를 왜?”
“죽엽청 좀 더 팔려는 겁니다. 서역과 교역을 하게 되면 술의 거래도 생각해봐야 하는데… 아무래도 산양군수보다는 산양공의 이름이 붙은 것이 더 가치가 오르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부담갖지 마시지요.”
“하. 아무리 그래도 공이라…”
아버지는 공이라는 작위가 꽤나 부담스러워보였다.
하지만 싫지는 않아보인다.
어찌 해야 할지 난감해하며 아버지가 작게 중얼거리자 웃음이 나왔다.
“부담스러운 것입니까? 그럼 취소를…”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허허. 참.”
공이 된다고 해서 매년 업으로 올라와서 보고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 망설이실까.
사마의는 팔짱을 끼고 잠시 생각을 하다가 담담히 말했다.
“지금까지 산양군수께서 하신 일을 생각한다면 공의 작위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또한 산양군에 다른 군수가 부임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차라리 이렇게 산양군을 진가에 종속시키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조조의 아들인 조식마저도 산양군에서는 그저 아버지의 대리인 임시 군수에 불과했다.
산양군은 이십년 이상 아버지가 다스렸다.
이제는 산양군의 백성들도 대부분이 조가나 위국보다는 아버지의 명령을 더 따른다.
사마의의 말대로 다른 군수가 온다고 해도 백성들이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중달의 말이 옳습니다. 이 부분은 전하와도 상의를 마친 부분이니 걱정마시지요. 산양군, 그리고 진가윤까지. 합쳐서 산양윤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산양군 자체가 이미 진가의 봉지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형식적으로 군의 형태만 지니고 있을 뿐이니 차라리 그냥 봉지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낫다는 게 나와 조앙의 판단이었다.
세금이야 주류세를 내고 있으니 딱히 문제될 것도 없다.
산양군에서 나는 곡식이나 목축업을 통한 생산량이라고 해봐야 논농사를 다른 곳에도 도입한 이상 그리 많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갑자기 올라가면… 다른 공신들도 많은데 괜찮겠나?”
“다른 이들과도 상의한 것이니 걱정마시지요.”
“그렇군… 산양공이라… 산양공.”
하후가, 조가, 그리고 사마가.
거기에 양가와도 이야기를 끝냈다.
양 사형도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으니 아버지가 공의 직위에 오르는 것에 문제를 삼지 않았다.
아버지는 산양공이라는 직책을 몇번이나 중얼거린 후 무거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숙였다.
“왜 그러십니까?”
“하하… 설마 내가 공의 직위에 올라갈 줄은 몰랐다. 진가의 영광이 내 대에서…”
뭐야.
설마 감동하신 건가?
아버지가 작게 어깨를 들썩거리자 나와 사마의는 당황했다.
“아니 진가가 공의 직위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러지 마십시요. 사돈 어르신.”
“진가의 공적이면 아버지가 산양왕이 되지 못한 것을 탓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아니. 아니야… 공이라니. 허허… 공…”
아버지가 부르르 떠는 것을 보며 난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아버지를 꽉 끌어안아주었다.
“아버지.”
“그래… 고맙구나. 고마워…”
살짝 젖어 있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난 아버지를 더더욱 강하게 끌어안아주었다.
“손이 귀한 진가가 이토록 번성하게 되고, 거기에 내 대에 공에 오르다니. 이제는 조상님을 뵈어도 당당할 수 있겠구나. 정말…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어.”
“좀 더 당당해지시려면 오래오래 사셔야지요. 뭘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까. 해야 할 것, 누려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 고맙다. 고맙다. 유하야.”
아버지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난 그 등을 토닥여주었다.
아버지도 주무시러 가셨다.
대충 피로연의 준비가 끝난 것을 확인하고 난 내 방으로 들어갔다.
막상 자려고 하니 잠이 안온다.
“심심하면 책이라도 보는게 어때요?”
“설레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네.”
“뭐에요!?”
밝은 달빛과 촛불에 의지하며 바느질을 하던 영이는 날카로운 바늘을 움직였고 난 과장스레 몸을 피했다.
영이가 베시시 웃자 난 다시 그녀의 허벅지에 얼굴을 비볐다.
“아버지도 나이가 많이 드셨어.”
옛날에는 이런 일 정도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실 분이었는데.
고작 이정도에 감동하실 줄이야.
영이는 이빨로 비단실을 뚝 끊었다.
“후후. 그러실 수도 있죠. 아버님께선 무척이나 진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시니까요. 그런만큼 진가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는 공의 직위에… 기뻐하실 수 밖에요.”
“그렇긴 해도. 조금 씁쓸하네.”
내가 중얼거리자 영이는 꿰매던 천을 옆에 놓은 후 나를 일으켜 앉혔다.
그리고 비단끈을 들어 내 몸에 맞춰보았다.
“무슨 옷 만드는거야?”
“하지때 입을 옷이요. 오라버니가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때 즉위식을 담당하는게 당신일 거라고.”
“그냥 있는거 입고 가면 되는데.”
“무슨 소리에요. 그런 좋은 날에는 좋은 옷을 입어야지.”
“나 옷 많잖아.”
“그래서? 싫다구요?”
영이의 말에 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싫은 건 아니다.
다만 영이가 너무 고생을 해서 그렇지.
수놓는 것도 일이다.
거기에 결혼식의 음식 장만이나 다른 문제들까지.
영이도 나만큼이나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그런데 하지때 입을 옷까지 만들다니.
보아하니 내 것 뿐만 아니라 아버지것도 만들고 있는 것 같은데.
밤에도 이렇게 바느질을 하면 눈이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다른 애들은?”
“이번에는 저 혼자 한다고 했어요.”
“왜?”
청이는 몰라도 완이나 희라면 분명 도움이 될텐데?
하지만 영이는 부드럽게 웃을 뿐 이었다.
“당신이 그동안 한 고생이 결실을 맺는 날이니까요. 그건 저만 오롯히 축하해주고 싶네요. 제 욕심이지만… 다들 이해해줬어요.”
“신기한 방식으로 축하해주려고 하네.”
“싫은거에요?”
영이가 귀엽게 눈쌀을 찌푸렸다.
그녀가 바늘을 잡으려 하자 난 고개를 저었다.
“누가 싫댔나?”
“그럼 군소리 말고 팔이나 벌려봐요.”
“자.”
영이가 말한대로 팔을 벌렸다.
고운 비단끈으로 내 가슴의 둘레 길이를 확인한 영이는 나무판에 무언가를 적은 후 팔의 굵기도 확인했다.
“요새 살이 좀 빠진 것 같네요? 일할 때 제대로 먹기는 하는거에요?”
“아주 잘 먹어.”
잘 먹는만큼 일도 많이해서 그런지 살이 쪽쪽 빠질 뿐이다.
영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날 보며 물었다.
“약은 제대로 먹고 있는거죠?”
“아. 물론이지. 오늘 밤 확인시켜줘?”
아내들이 어떻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지가 아주 제대로 된 약을 보내줬다.
진짜 끝내주는 약이다.
몸은 피로한데 아침마다 힘이 들어가는게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을 정도다.
“도대체 재료가 뭐야?”
“비밀이에요~”
“왜~ 가르쳐줘~”
영이는 귀엽게 웃으며 내 볼을 손가락으로 콕콕 찔렀다.
“안돼요. 그 약재는 귀한 거라서 많이 알면 금방 사라질거라구요.”
진짜 궁금하다.
도대체 뭘까?
이정도로 효과가 있는거면 서역이나 고구려에 팔아도 잘 팔리겠는데.
내가 간절히 바라보자 영이는 살짝 웃었다.
“음~ 말해줄까~ 말까~?”
날 놀리고 있군.
난 영이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 입맞춘 후 귓가에 속삭였다.
“가르쳐주지 않으면 몸에 물어볼거야.”
“어머? 할 수 있겠어요?”
“남편을 너무 무시하는구만. 이 진유하. 아직 고개숙인 남자가 아니라고.”
영이는 꺄르륵 웃은 후 주변에 듣는 사람도 없는데도 내 귓볼로 입술을 가져간 후 작게 바람을 불었다.
음.
역시 귀엽다.
“중요한 재료는 해구신이라는 거에요.”
“해구신? 그거 분명…”
물개의 음경과 고환을 건조한 거 아닌가?
그제서야 영이가 귀한 것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물개를 잡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니 귀할 수 밖에.
“서주에서 새롭게 배가 만들어졌잖아요? 그 시험 운항 때 잡아오는 물개들로만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건 또 어떻게 안거야?”
“당지가 알고 있었나봐요. 옛날 황족들이 쓰던 정력제에 들어가는 약재인데. 그것을 잘만 쓰면 정력에 엄청 좋다네요.”
“어쩐지.”
아침마다 힘이 넘쳐나더니.
난 영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가격이 만만치 않았을텐데. 괜찮겠어?”
“저희 좋자고 하는 건데요. 뭐. 괜찮아요.”
“그, 그래.”
작게 미소지은 영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옷을 만들기 위한 준비가 끝났나보다.
그녀가 바구니에 줄과 천을 담고 나가려 하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오늘은 같이 안자?”
“후후. 아쉽지만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려구요.”
“어?”
영이가 날 양보하다니.
내가 놀라자 그녀는 나에게 살짝 입맞춘 후 속삭였다.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
뭔데 그래?
영이가 나가고 잠시 후.
문이 열렸다.
다소곳한 걸음으로 걸어 들어 온 여인을 보며 난 떨떠름한 어조로 물었다.
“왜 네가 여기 있냐?”
“제가 못 올 곳이라도 온 겁니까?”
“아,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내일 혼인식인데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야? 보가에 있을 줄 알았는데. 왔으면 왔다고 말하지 그랬어.”
“사실 법도에는 어긋난 것인지라…”
내 방으로 들어 온 것은 보연사였다.
영이의 솜씨라는 게 확실한 고운 예복을 입은 그녀가 들어오자 난 일단 자리를 내주었다.
“앉아.”
“예.”
예복이 불편한 것 같다.
그녀가 어설픈 움직임으로 자리에 앉자 난 씁쓸해하며 그녀의 옆으로 갔다.
“이 옷은 그렇게 앉으면 금방 구겨져.”
그녀의 옷매무새를 다시 잡아주었다.
뻘쭘하게 웃은 연사는 슬그머니 내 시선을 피했다.
“이런 옷은 잘 입어보지 못해서… 승상부주께서는 잘 아시나 봅니다?”
“나야 처음도 아니니까.”
그리고 영이와 희아 덕분에 복식에 대한 공부도 꽤 했고.
연사보다는 잘 안다.
그녀가 쓴웃음을 짓자 난 차를 준비했다.
“그래.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그게… 사마 언니께서… 오늘은 가주님과 같이 하룻밤을 보내라고 하셔서.”
“응?”
이게 뭔 소리지?
내일 결혼인데 왜 지금?
내가 의아해하자 연사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솔직히 가주님과 혼인이 약속되었지만. 저희는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지?”
“언니들과는 다르다는 것 때문에… 불편했습니다.”
영이 같은 경우는 결혼하기 전에도 꽤 시간을 들여 서로에 대해서 알아왔다.
청이와 처음 만나게 된 것은 내 부하였고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다.
완이도 마찬가지.
희아도 내가 업을 점령한 이후 많은 대화를 나누어 서로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후에 결혼했었다.
하지만 연사는?
서로 근무지가 상당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서 알아갈 시간이 적었다.
거기에 나도 바쁘고, 연사도 바빴다.
그러다보니 서로에 대한 어색함이 남아 있는 것이다.
“진가의 법도는 서로를 신뢰하며 믿어주는 것이라 들었습니다. 아무리 저희가 혼인을 하게 되는 것이지만,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 어찌 그것을 가족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
“진가윤에서 머무르며 군수님이나 요 도위께 승상부주에 대해서 많이 들었습니다만… 승상부주와 사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비록 하룻밤에 불과하지만, 그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연사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아무리 연사가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업적에 대한 호감일 뿐이다.
진유하라는 인간에 대한 호감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불행한 결혼생활의 시작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에서부터다.
어차피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서로에 대해서 어느정도 파악을 하는 것이 좋겠지.
난 연사의 앞에 차를 내려 놓은 후 볼을 긁적거렸다.
하지만 갑자기 이러려니 진짜 어색하다.
뭐부터 시작해야하나.
“그… 취미가 어떻게 되시는지…?”
어색해!
하지만 어색하기는 연사 역시 마찬가지였나보다.
그녀는 수줍어하다가 작게 말했다.
“요새는 요리를 좀 하고 있습니다. 가솔들이 맛보고 다들 맛있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처음부터 사기치기냐?”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어디서 저런 사기를!?
“어, 아, 아니 원래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는 거라는데요!?”
“최소한 거짓말은 하지 말자. 응? 처음부터 다시 하자고. 취미가 어떻게 되시는지…”
보연사는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말했다.
“요, 요새는 강노의 위력을 강화시키는데 흥미를…”
그렇게 나와 보연사는 밤새도록 이야기를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셔유 레데입니당!
어휴 더워…
즐거운 월요일입니당ㅎ
오늘 비가 왔는데… 아시죠?
왘ㅋㅋ
한증막이닼ㅋㅋㅋ
덥고! 끈적하고!
얏호!!
나죽네…
ㄷㄷ
이번주에는 에어컨이 오겠죠?
안오면 저 쓰러질듯…
이제 본편 엔딩이 진짜 며칠 안남았네용…
흐흐흐…
외전으로 뭘 써야하나 ㅋㅋ
그럼 대댓글 갑니당!
우중월야 // 사례교위 만세!!
파효 // 오옷! 쿠폰 감사합니당!
허클베리fin // 어디서 낙양 불타는 소리가 들리면 동탁님인 줄 알겠읍니다…
Dunkel // 아뇨 아직 등장 안한 사람입니당… 아마 등장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
윤하 // 십년 후까지! ㄱㄱ!
으흐흐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