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331
00331 청주 공방전 =========================
원담과의 전투가 끝났지만 전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원래대로라면 패배에 대한 처벌이 내려와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허도에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그야 당연하지.
원담과의 전투에서 한번은 패배할 것이라고 이미 조조에게 이야기해놨으니까.
할 일이나 마저 하자.
병력을 추스리고 신병을 받아 서성과 여범을 데리고 정예 수병을 양성하기 위한 계획을 짜고 있을때였다.
백마항을 공략하기 위해 움직였을 때 정예 수병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나야 수병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여범과 서성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일단은 갑옷을 입은 상태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장군님의 심폐소생술도 기본적으로 모두 익히게 하는 것이 좋지요. 아무래도 갑옷을 입고 수영을 하면 물에 빠질 확률이 높으니까.”
“음. 그런가.”
“예. 수병을 양성하면서 생기는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익사의 위험입니다. 제군의 병사들은 모두 소생술을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 실제 수군 훈련 도중에 물에 빠진 병사를 살린 적도 있다고 하니 병사들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심폐소생술을 알고, 또 과거에 그것으로 자신의 부하를 살린 적이 있었던 서성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그럼 해야지.
심폐소생술 교관을 양성해야하나…
힘이 들 뿐이지 방법 자체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니 이론을 주입시켜놓고 열심히 하게 해두면 될 것이다.
“부상자와 사상자들에 대한 보상 덕분인지 저번 전투의 패배에 의한 사기 저하가 별로 없습니다. 다만…”
“다만?”
“병사들 스스로가 군선에서 훈련하기를 원하더군요. 저번의 패배에 대한 설욕을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하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배하고 물러나버렸으니까.
열받을 만도 하겠지.
병사들 스스로가 군선에서 훈련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해주는 수 밖에.
“신병훈련소 외에도 훈련소를 따로 만드는게 나을까?”
“그게 좋겠습니다. 물자의 여유는 있으니 흑귀대를 중심으로 만들게 되면 강병을 양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그 부분은 문직과 여범. 너희들이 알아서 해.”
“맡겨두십시요. 그리고 군선의 제조를 했으면 합니다만.”
“우리 여 도위. 하고 싶은거 다 해.”
수병의 양성과 기주의 공략에 필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여범을 신뢰하게 되었다.
서성도 수전을 잘 하지만 여범 정도는 아니었다.
여범과 서성을 잘만 키우면 차후 강남에 내려가도 위험한 일은 없을 듯 싶다.
“예!”
군선은 만들어 놓으면 어딘가에는 쓰게 된다.
나중에 전쟁이 끝나도 군선을 개조하여 상업선으로 만들 수 있으니 여유 있을때 바짝 건조하는게 낫겠지.
“그런데 군선을 만들려고 해도 기술자가 별로 없을텐데. 괜찮겠어?”
“제가 배를 만들 줄 압니다.”
여범은 자신만만하게 말했고 나와 서성은 감탄했다.
“이야~”
“인재네. 인재여.”
가 사형의 말이 떠올랐다.
실패와 패배를 통해서 배우는 것은 많다.
수전을 실제로 해본 것은 처음이었던 내게 있어서 저번의 패배는 나의 약점을 확실히 알게 해주는 결과가 되었다.
확실히 나쁜 것만은 아니군.
“그럼 조청이 제남군에서 돌아오면 곧장 훈련소를 만들자고. 복양성의 지원을 받도록 해. 그리고 태산군에서도 지원이 있을거야.”
태산군수가 된 유복은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산양군에서 지원해 준 철제 농기구를 아무런 망설임없이 받아들이고 서주에서 예전 강망이 퍼트린 번식법도 그냥 받아서 써버렸다.
새로운 것을 개발하기보다는 당장 백성들의 삶을 나아지게 함과 동시에 전쟁을 위한 물량을 배치한다.
그것을 생각하며 빨리 재배를 할 수 있는 순무와 콩을 재배하여 그것을 군량으로 돌리고 가축들의 먹이로 삼으며 벼 농사와 보리 농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태산군 내의 항구와 강변에서 잡는 물고기들로 어유를 만들어 기름의 보충까지 해주고 있었다.
“대단하긴 하네.”
맨손으로 합비를 만들어 냈다던 위엄이 절로 느껴진다.
유복이 태산군수가 된지 일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그 태산군에서 전쟁 물자의 지원이 바로 될 정도라니.
인재는 인재다.
“그럼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기로 하…”
“장군님!”
벌컥 문이 열렸다.
갑작스러운 조청의 등장.
우리는 놀라며 그녀를 보았다.
“너 제남군에서 벌써 왔냐?”
간지 얼마나 됐다고?
우리가 궁금해하자 조청은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말했다.
“저…”
“도련님! 나 왔수!”
“저도 왔습니다.”
“뭐야? 너넨 왜 왔냐?”
서복을 지원하고 있는 것 아니었나?
문을 열고 들어 온 감녕과 여영기의 모습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나를 향해 감녕은 씩 웃으며 한통의 서찰을 주었다.
“이게 뭐냐?”
“서 군수님이 전해달라고 하던데?”
“뭔데?”
서복이?
서찰을 열어보았다.
“호오…”
“무슨 일 때문에 그렇습니까?”
“청주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하네. 북해와 동래군에서 병력의 움직임이 있나봐.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전투가 벌어질 것 같다고 하더군. 그런데 너흰 왜 왔냐?”
“서 군수님이 장군님을 지원하라고 하더라고.”
서복이 날 지원하라고 감녕과 여영기를 뺐다?
얼마 안 있으면 전쟁이 벌어지는데?
난 서찰을 다시 보았다.
[네 패배에 대한 소식은 잘 들었다. 다른 쪽은 우리에게 맡겨라. 그리고 평원 쪽은 좀 막아내라. 방통이 복수전 한다고 이를 갈고 있으니까 방해 받으면 그 녀석이 엄청 성질을 낼 것 같거든.]줄이고 자시고 딱 이 내용만 적혀 있었다.
이 자식들.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내가 서찰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자 감녕은 입맛을 다시며 투덜거렸다.
“요새 북해와 마찰이 좀 있었거든. 그때 좀 쓸어버리기는 했는데…”
“그래서?”
“몇번 쓸어버리니까 서 군수님이 우리는 가라는거야.”
“…그래?”
“응. 참나. 그래가지고 제군은 어떻게 지키려고 하는 건지.”
감녕의 말을 듣고 난 팔짱을 꼈다.
감녕과 여영기가 북해와의 전투에서 연이어 승리를 거뒀다.
그런 이들을 동구항으로 보냈다?
여영기에게 물었다.
“병력 상황은 어떻디?”
“제남군에 병력의 충원 요청이 들어와서 팔천 정도의 병사들이 남쪽으로 내려간 것 외에는…”
“그래…?”
“예. 그리고 청주에 순우경과 안량, 고람이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순우경과 안량, 고람이라면 원소의 주력 장수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이 있는데 오히려 힘을 빼버린다라.
이 자식.
대놓고 낚시를 하고 있구만.
난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쪽은 알아서 하겠지. 잘 왔다. 당분간은 나 좀 도와라.”
“알겠수다.”
전력을 일부러 약화시킴으로서 북해군에서 군이 움직이게 한다라.
“흐음… 이거 재밌게 됐네.”
지금쯤 전풍은 똥줄이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원담이 엄청난 공을 세웠다.
조조군과의 첫 전투라고 할 수 있는 나의 공격을 원담이 막아버린 것이다.
비록 수병들의 피해가 극심하기는 했지만 그들은 성공적으로 우리가 백마항에 기항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예 접근 조차 하지 못하게 막아냈다.
그것도 조조군 내에서 신성이라 불리는 나 진유하를 막은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원소군 내에서 큰 업적을 달성한 것이라 칭송받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상 역시도 그에 뒤지지 않는 업적을 얻어내야 한다.
적어도 기주에 접근할 수 있는 항구가 있는 제군을 공략하는 정도의 업적을 얻지 못한다면 전풍으로서는 승승장구하는 원담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함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격할 수 밖에 없겠지.”
병사들을 물리고 북해와 싸우며 이름을 날리던 감녕과 여영기를 빼버렸다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것을 그냥 넘어 갈 수는 없다.
“순우경과 고람, 안량까지 데리고 있다는 것은 원소가 전풍에게 줄 수 있는 최대한 것을 주는 거니까.”
“그럼 감 도위와 여 도위를 이곳으로 보낸 것이 서 군수님과 방 도독님의 책략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겠지.”
서성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함정을 만들었으니 와라.
오기 싫으면 관두고.
하지만 오지 않는다면 그 순간 너희들은 겁쟁이가 될 것이다.
전시에 겁쟁이라는 이름을 달게 된다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는 전풍이 모를리 없었다.
심배의 부재시 만들어낸 모든 이득과 이점이 날아가버릴 정도로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전풍으로서는 독이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공격할 수 밖에 없다.
공격하지 않으면 오히려 밀려나게 될 테니까.
“제남군을 공격하지는 않을까요?”
여영기의 질문에 난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남군을 공격해봤자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어. 아니, 오히려 손해겠지. 방통과 서복이 그렇게 만만한 놈들은 아니야.”
제군의 병력이 제남군으로 가버렸으니 제남군은 당연히 강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지금 당장 제남군을 얻어봤자 전풍에게 이득은 없었다.
제남군을 공격해서 얻었다 하더라도 제군과 동시에 서주의 낭야군에서 치고 올라와 공격한다면 그대로 합공을 받을 테니까.
얻기도 어려울 뿐더러 얻어봤자 이득이 없는데 전풍이 그곳을 공격할 이유는 없었다.
“제군을 일부러 약화시킴으로서 전풍이 들어오게 만들고 있어. 그리고…”
제군의 항구를 공략하기 위해 평원에서도 지원이 올 것이다.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원 성주가… 원희였던가?”
“예.”
원희는 원상과 손을 잡고 원상을 후계자로 밀고 있으니 전풍의 움직임에 동조하여 제군에 군사를 보낼 가능성이 있었다.
서복이 보낸 서찰에 평원의 움직임을 막아달라는 말이 있으니 준비를 하는 것이 낫다 싶었다.
“선박의 건조는 얼마나 걸릴까?”
“한척을 건조하는데 적어도 한달 이상은 걸립니다만…”
새로운 배를 타고 가는 것은 무리겠군.
서복이 감녕과 여영기를 보내고 제군을 약화시켰다는 것은 언제든지 전풍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니 맘 편하게 선박건조나 할 때가 아니었다.
“선박 건조는 좀 나중에 하자고. 배는 진류와 낙양에서 보내달라고 할테니까. 최대한 수병의 양성에 힘을 쏟도록.”
수병을 키워 놓으면 나중에 유표를 잡으러 갈 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니.
좀 더 나쁜 상황을 가정하여 손책에게 뭔가 일이 터지고, 손권이 우리에게 반기를 들게 되면 강남을 정벌하러 움직여야 했다.
그때 써먹을 수도 있으니 수병의 양성은 해둔다고 해서 나쁠 것은 전혀 없었다.
“여범, 서성, 그리고 감녕. 너희 셋은 수병 양성에 집중하도록 해. 조청. 너는 정찰병들을 최대한 움직이며 평원의 상태를 알아보도록 해. 곽 성주님의 도움을 받으면 될거야.”
“알겠습니다.”
“바로 시작들 하라고. 놀 여유는 없으니까.”
“장군께선 어떤 일을 하실 예정이십니까?”
조청이 궁금해하며 묻자 난 씩 웃었다.
“사람 하나를 겁쟁이로 만들어 볼 생각이야. 잘 됐지. 그쪽에 사람들이 가 있으니까 유언비어 정도는 쉽게 퍼트릴 수 있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