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396
00396 업 공략전 =========================
“다 됐다!!”
상자노의 조립이 끝났다.
성문 근처에서 완성된 상자노를 본 나는 히죽 웃으며 업성을 보았다.
업성 위의 병사들이 난감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다들 준비됐냐!?”
“예!!”
상자노가 완성되고 여범이 발판으로 쓸 나무까지 가져왔다.
거기에 서복도 근교까지 왔다고 한다.
남피에서 지원군이 출발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다들 많이 기다렸지!? 지금부터 업성 공략을 시작한다!”
투석까지가 1탄였다면 이제부터가 2탄이다.
성벽 위에서 투석기와 상자노가 있는 곳을 향해 미친듯이 화살을 쏘아대는 적들을 비웃었다.
백날천날 쏴봐라.
상자노의 주변에 가림판을 설치한 덕분에 여유롭게 상자노를 운영할 수 있었다.
물론 가림판은 이미 고슴도치처럼 화살이 빽빽하게 박혀 있었지만 상자노를 운영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장료! 장합! 여영기! 이제부터 진짜니까 외부의 적이 들어 올 경우 반드시 막아!! 요격하는 적을 막지 못하면 우리가 죽는다!”
“예!!”
“알겠습니다!”
“여범! 서성! 바로 시작한다! 방통! 투석으로 저들이 상자노를 공격하지 못하게 막아줘! 그리고 정란도 움직일 준비하고!”
“알겠습니다!”
“분부를 따르겠습니다.”
방통은 대답하는 대신 조립이 된 정란들을 보았다.
여범이 가져 온 발판들은 꽤 많았다.
배를 띄우기 위한 목재에 철판을 붙여 놓은 것들이다.
인양작업을 하지 않았다면 택도 없었을 뻔 했던 것을 생각하며 난 강하게 외쳤다.
“가자!!”
“오오오!!”
지금까지 투척만 하고 힘을 비축해 놓았다.
아직까지 남피에서 공격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면.
그럼 여유가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조준!!”
상자노 두대에 달라붙은 병사들을 지휘하며 여범은 지휘봉으로 성문을 가리켰다.
한번 박히면 쉽게 빠지기 힘들게 생긴 뾰족한 끝을 보던 나는 병사들이 힘차게 상자노의 시위를 당기는 것을 보았다.
다들 낑낑대는 것이 꽤나 힘든 모양이다.
손잡이를 힘껏 돌리던 그들이 시위의 끝과 고정된 밧줄을 땅에 박아 둔 기둥에 걸었다.
기둥을 꽉 잡고 있는 병사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도끼를 든 거구의 병사들이 줄로 다가갔다.
저 줄이 끊어지면 탄성을 이용해 저 거대한 철창이 날아갈 것이다.
“발사!!”
도끼가 내리쳐지며 상자노의 철창이 날아간다.
두대의 철창.
그것이 정확하게 성문이 꽂힌 것을 본 여범은 씩 웃었다.
“박혔습니다!”
“당겨어어어!!!”
철창과 연결되어 있는 사슬을 당긴다.
수백의 병사들이 사슬을 잡고 힘껏 당기 시작하자 두터운 성문을 반쯤 뚫은 철창이 당겨지기 시작했다.
“우직!!”
성문이 파괴되는 소리가 들린다.
철창이 빠져나오며 철창의 끝, 낚시바늘처럼 날카롭게 휘어져 있는 요철들이 성문을 잡은 것이다.
“월척이다! 더 힘껏 당겨!!”
“우쌰아아아!!”
팽팽해진 사슬에 병사들이 더 달라붙었다.
성벽 위의 적군들이 동요하며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것을 본 나는 반대쪽 성벽을 보았다.
“나온다!!”
성문이 박살나면 저들로서도 낭패겠지.
버티기 승부에서 우리가 이겼다.
적들의 요격이 시작되는 것이 보였다.
저 깃발은…?
대기하고 있던 장합을 향해 힘껏 외쳤다.
“장합!! 안량이다!!”
“오!? 진짜!? 장합! 복수전 시작이다!!”
“가겠습니다!!”
방통에게 듣기론 예전 청주에서 전풍을 쫓아낼 때 장합이 안량과 제대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고 했었다.
하북최강자의 위치를 장합에게 주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웠다던 방통은 기회가 온 듯 하자 장합에게 외쳤다.
“잡아!! 안량을 잡으면 우리의 승리가 확실해진다!!”
안량이 데리고 나온 병력은 고작해야 삼천에서 사천 정도에 불과했다.
원소의 상장이나 다름없는 그가 이렇게 적은 병력만 데리고 나온다는 것은 어찌보면 그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었다.
“여영기! 장료! 합류해서 장합과 함께 안량을 잡아!! 이쪽은 내가 맡겠다!!”
성문이 부서지면 아마 적들이 튀어나올 수도 있었다.
아마 그들이 노리는 것은 투석기와 상자노의 파괴겠지.
그렇다면 그것은 내가 막는다.
“감녕! 서성! 지원해라!”
검을 뽑으며 방패를 들었다.
여범에게는 상자노를 맡긴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호위 밖에 없겠지.
“예!!”
장창을 당겨 잡으며 감녕과 서성 역시 말에 올랐다.
요격하러 나온 안량을 상대하는 것은 장합, 장료, 여영기 정도면 차고 넘치겠지?
그럼 내가 상대해야 할 것은…
“헤.”
드디어 붙는구나.
과거 동평군의 반란 이후로 전풍과 싸우는 것은 처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때는 이런 싸움이 아니었지.
과연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린다.
“…쳇! 당겨!!”
상자노의 창이 빠져나왔다.
그것을 보며 혀를 찬 여범은 사슬을 당겨 철창을 회수한 병사들이 상자노의 장전을 시작하자 다시 한번 외쳤다.
“쏴라!!”
세발, 네발.
두터운 성문이 부서져 나간다.
그것을 보며 난 침을 꿀꺽 삼켰다.
성문이 부서지면 나올 것인가?
아니면 끌어들일 것인가?
“발판 부대! 준비!”
거대한 나무판의 끝에는 바퀴가 달려 있었다.
그것에 달라붙어 있는 병사들은 잔뜩 긴장한 채 성문을 보았다.
만약 적들이 성문이 부서진 것을 보고 발판을 마련한다면 준비한 발판을 버리고 무기를 잡아야 한다.
이제 두어발만 더 쏘면 성문은 완전히 박살날 것이다.
거의 너덜너덜한 상태의 성문에 또다시 철창이 꽂힌다.
“부서진다!!”
철창과 함께 박살난 성문이 끌려나온다.
성문 안은?
대기하고 있는 병사들은 없었다.
“가라!!”
“오오오오!!!”
“여범! 후방 지원해라!! 감녕! 서성! 따라와! 성 안으로 들어간다!!”
“예!!”
요격을 나오지 않는다고?
그럼 들어가주지.
보병들과 기병들로 혼합된 부대를 이끌었다.
발판을 설치하기 위한 부대가 미친듯이 달려가는 것이 보인다.
그들에게 쏟아지는 화살.
하지만 화살에 대한 방비는 이미 충분히 해 놓은 상태였다.
그들을 호위하며 방패로 화살의 공격을 막아 준 나는 다른 쪽도 확인했다.
그들 역시 보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발판을 설치하러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뒤따르는 정란들.
성문이 아닌 성벽을 치기 위한 공격이 시작되고 있었다.
“높여 들어!!”
발판의 앞부분에 걸려 있는 두터운 장대에 병사들이 달라붙었다.
그들이 그것으로 발판을 밀어 세우는 동안 뒤쪽에서는 발판을 밀었다.
천천히 높아지던 그것이 어느정도 거리까지 이동하자 병사들은 장대를 놓았고 그와 동시에 거대한 나무판은 해자를 건널 수 있는 튼튼한 다리가 되었다.
“오늘 업성을 점령한다!! 가자!!”
“부, 불화살은 쏴라!”
해자로 쏟아지는 기름과 불.
하지만 그것에 대한 대비도 안했을 것 같냐?
발판을 설치하기 위해 온 병사들은 방패로 화살을 막으며 토산을 만들며 쌓아 둔 흙더미에서 챙겨 온 흙을 불이 난 곳에 뿌려대기 시작했다.
기름으로 타오르는 불은 흙으로 막는다.
제대로 타지 못하고 불이 꺼지는 것을 보며 나는 힐끔 다른 곳을 보았다.
투석부대는 토산을 막기 위해 높아진 성벽을 마구 때리고 있었다.
멀리서보니 성 안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조금만 더 치면 높아진 성벽이 무너질 것이다.
“오! 저기 좀 보라구!”
“호오… 이제 움직이는 건가!”
내부에서 호응해주기로 한 이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나보다.
업성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화재를 냄으로써 사람들의 혼란을 유발하려는 건가?
전풍이 요격하러 나오지 않는 것도 이해는 갔다.
저걸 잡지 못한다면 자기에게 미래가 없다는 것 정도는 당연히 알겠지.
“들어간다!! 감녕! 앞장서!”
“좋았어!!”
방천화극을 가볍게 틀어쥔 감녕은 분홍이의 고삐를 흔들었다.
이제는 꽤나 분홍이와 익숙해져 있었는지 분홍이는 감녕의 움직임에 맞추어 빠르게 튀어나왔다.
성문이 뚫리고, 성문 근처에서 우리를 막으려는 병사들이 보였다.
“하!! 막을 수 있을 것 같냐!!”
분홍이와 함께 인마일체가 된 감녕이 방천화극을 휘둘렀다.
창을 내밀어 감녕을 막으려던 병사들이 저항조차 못하고 뚫려버렸을 때 그를 따르던 기병들이 성 안으로 들어갔다.
“도련님!! 궁병부대가 기다리고 있수!!”
“조금만 참아!!”
방천화극을 휘두르고 방패로 화살을 막으며 감녕이 외쳤다.
그의 외침에 난 고개를 끄덕이고 서성을 앞서 보냈다.
대형 방패로 무장하고 있는 병사들을 이끌고 서성이 들어간다.
그들이 들어가 길을 만드는 동안 나는 뒤를 보았다.
나를 따르는 이천여의 병사들.
개중에는 조비의 부대도 있었다.
눈을 빛내며 무기를 잡는 조비, 하후상, 전만과 위풍을 보며 난 힘껏 외쳤다.
“들어간다!”
“오오오!!”
돌격.
지금까지 힘을 비축해 둔 병사들과 함께 안으로 파고들었다.
성벽 위는?
상자노를 이용한 공격이 계속되는 덕분인지 성벽에서의 화살 공격은 신경쓸 정도는 아니었다.
“하하하핫!”
“으랴아압!!”
먼저 들어와 성문 앞에서 적병들을 말 그대로 학살하듯 움직이는 감녕을 보았다.
역시 보통 놈이 아니야.
적들에게 둘러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자루 방천화극을 휘두르던 그는 적들의 피로 피범벅이 된 채 나에게 외쳤다.
“이쪽은 우리에게 맡기고 전풍이나 잡으러 가시지!! 금방 따라갈테니까! 관청 앞에서 보자고!!”
“가십시요!! 금방 따르겠습니다!”
“알았어!!”
꽤나 오랫동안 합을 맞춰 온 감녕과 서성이다.
감녕의 기마병과 서성의 방패병은 서로를 보완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이 열어 준 길을 통과한다.
필사적으로 우리가 지나가지 못하게 막으려고 했지만 기마병들은 단궁으로 화살까지 쏘아대며 길을 열어주었고 우리는 어렵지 않게 포위하고 있는 적들을 뚫을 수 있었다.
“으아아악!”
“진유하다!”
아니 무슨 내가 귀신이냐?
나와 내가 이끄는 병사들이 업성 안으로 들어오자 내부의 반란과 바깥의 공격에 두려워하던 백성들은 혼비백산하며 도망쳤다.
“약탈할 시간 없어! 바로 관청을 공략한다!”
“예!!”
“절반으로 나눈다! 일대! 관청을 공략한다! 이대는 나와 함께 원가의 장원을 공격한다! 전풍에 대한 초상화는 다들 봤겠지!?”
“예!!”
“전풍을 사로잡는 부대에게 내가 책임지고 포상한다! 가라!! 술래잡기 시작이다!”
“와아아아!!”
전풍에 대한 초상화는 이미 몇번씩이나 보여주었었다.
그들이 달려가는 것을 보던 나는 날 따르는 천인대에게 외쳤다.
“따라와라! 우리는 원가를 친다!”
원가에는 원소의 부인과 첩,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있었다.
그들을 공략해서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남하한 원소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첩자가 만들어 준 지도를 보며 원가로 달려갔다.
부자들이 사는 듯한 고급진 거리로 들어서자 장원들의 문이 닫히기 시작했다.
약탈이라도 할 줄 알았나보지?
지금 그럴 시간 없다.
행여나 전풍이 원가의 사람들을 데리고 탈출이라도 했다간 이번 전투에서는 절반의 승리 밖에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저기가 원가다!”
“가문을 지켜라!”
원가를 지키는 정예병들이 달려왔다.
수는 약 팔십여명에 불과했다.
전풍은?
없군.
정예병들을 지휘하는 이는 처음 보는 이였다.
“빌어먹을. 꽝인가!?”
바깥의 소란은 점점 거세어져가고 있었다.
“전풍을 찾아! 원가의 모든 이들을 사로잡아야 한다! 쓸어버렷!!”
“오오오!!”
“죽여버렷!!”
내 병사들과 원가의 정예병들이 전투를 시작했다.
난 뒤로 물러난 채 병사들을 지휘하다가 틈이 보이자 후방에 있는 이들에게 외쳤다.
“선두에서 막는동안 원가로 바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