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56
00056 너희들 따위가? =========================
“으헤헤헤헤!!”
기녀들의 치맛자락에 손을 집어 넣는 사내를 보며 난 인상을 찌푸렸다.
무사수행을 위해서 세상을 돌다가 소개소의 소개를 받아 이 남자의 호위무사 자리에 들어왔지만 생각할 수록 화가난다.
여기저기 원한이 많은 사람이었는지 그를 죽이려는 사람은 많았다.
알선소에 적이 많은 사람을 소개시켜달라고 했는데 이런 쓰레기를 소개시켜줄 줄이야.
과거의 나를 한대 후려치고 싶은 마음이다.
“마셔! 마셔! 돈이 모자르냐? 으흐흐~”
“아이 참~ 위 도련님. 그렇게 자꾸 만지시며어언~”
지난 두달간 호위무사로 그를 호위하면서 느낀 것인데 정말 명가의 자식이라는 것이 이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에 한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
여염집 아낙이나 딸을 겁탈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길거리를 걷던 사람을 두들겨 패는 것은 그나마 얌전한 축에 속한다.
성적으로도 특이해서 여자를 납치해 마구 때린 후 겁간하고 자신의 하인들에게까지 겁간하게 하는 남자다.
남장을 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까지 손을 댔을 남자를 호위하려고 하니 속이 쓰리다 못해 토할 것 같았다.
이런 개차반이 이렇게 날뛸 수 있는 것도 현령마저도 지배할 수 있을 위세를 가진 집안의 독자라는 것 때문이겠지.
권력이 이렇게 이용되는 것을 보니 속이 쓰렸다.
“아주 곱구나! 너!”
“하하하… 도련님. 이것도 좀 드시고~”
“그런 것 따위보다는 널 먹어야겠구나!”
“아이 차암~”
술에 잔뜩 취해 있는 위중도를 보는 기녀들의 시선에는 혐오와 경멸, 그리고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평소라면 자신에 대한 시선에 예민한 그라지만 이렇게 진탕 취한 것 때문인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하긴… 눈치챘다면 저렇게 기녀들이 멀쩡하게 있을 수 없겠지.
“위중도오오! 이 개자식!!”
“음? 뭐야?”
술병을 들고 꿀꺽꿀꺽 마시던 위중도는 계단에서 올라와 자신을 노려보며 소리지른 사내를 향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관의 갑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니 어딘가의 군부에 종사하고 있는 자 같았다.
그가 허리의 검을 뽑으며 분노를 토해냈지만 술에 취해 있는 위중도는 그것을 신경쓰지도 않은 채 기녀의 가슴을 마구 주무르고 있었다.
“내 동생을… 내 동생을 어디다 가져다 팔았어!!”
“네 동생? 그게 누군데?”
“연아!! 연아를…!”
“그게 누구지?”
이 남자는 도대체… 얼마나 쓰레기란 말인가.
일주일 전 여염집에서 보쌈해 온 여자다.
하인들을 시켜 이제 시집을 가려고 정해진 여자를 보쌈해와 마음대로 겁간한 후 죽여 산에 버린 여자다.
자신이 죽인 여자의 이름조차 모르는 위중도의 모습에 또다시 때려칠까 말까 고민이 된다.
싸울 상대가 많은 호위대상을 요청했는데 하필이면 이딴 인간이 걸릴 줄이야.
알선소의 규칙 때문에 석달은 호위무사를 해야 한다는 것만 아니었다면 벌써 때려치고 떠났을거다.
속으로 분을 삭히려고 하지만 제대로 삭혀지지 않는다.
으아… 진짜 내가 죽일 수 있다면 죽여버리고 싶다.
알선소의 말대로 하루가 멀다하고 싸울 상대가 나타나 수행에 도움이 된다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다.
그래. 결정했어.
이번 달만 끝내면 때려치자.
저 미친 인간이랑 계속 있느니 그 미친놈 명령을 따르는게 낫지.
아버지에게 혼은 나겠지만 그래도 내 싸울 상대는 그쪽이 질적으로 보나 양적으로 보나 많을테니까.
“그… 도련님이 일주일 전에…”
자신과 같이 위중도의 호위무사를 하고 있던 사내는 위중도를 술에 취한 위중도에게 설명을 해주었고 그것을 들은 위중도는 껄껄 웃더니 주머니에서 금전 하나를 꺼내었다.
“아~ 그년? 맞아. 맞아. 그년 저어~기 뒷산 어디에 있을거야. 가서 잘 찾아봐.”
“이… 이 금수만도 못한 놈!!”
그의 말에 사내는 분노하며 허리의 검을 뽑아들었다.
이런 식으로 덤벼드는 이들은 많았다.
개중에는 정말 강한 사람도 있었고 어떤 이들 중에는 칼 한자루 들지 못할 것처럼 보이는 노인도 있었다.
“유학! 시끄럽다!”
“네. 도련님.”
검을 들고 달려드는 사내를 향해 아까 전 위중도에게 대답해 준 호위무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격은 최악이지만 실력만큼은 나와 비슷한 수준으로 강한 자다.
그는 쓰게 웃으며 달려오는 사내를 잡아 가볍게 다리를 걸어 넘어 트리고 그의 팔을 잡았다.
“으아아아악!!”
“어이쿠! 이거 칼을 들고 덤벼들다니. 도련님 다치면 어떡할 뻔 했어!?”
“으으으으…”
단번에 사내의 팔을 부러트려버린 유학의 모습에 위중도는 기뻐하며 그에게 아까 꺼낸 금전을 휙 던졌다.
그것을 받은 유학은 실실 웃으며 금전을 주머니에 넣고 실신한 사내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지금까지 위중도를 죽이기 위한 암살자나 무사는 무수히 왔었다.
위세 좋기로 소문난 하동 위가의 독자라는 것 때문인지 그는 안하무인했고 독랄했다.
그에게 피해를 본 사람은 하동을 뒤져보면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루에 한번 이상은 무조건 저런 식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원한이 얼마나 깊은지를 말해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아…”
“뭐냐? 영기. 술이나 마셔라.”
낄낄 웃으며 다시 기녀들의 몸을 더듬던 위중도는 바지를 벗어낸 후 두 기녀들에게 자신의 양물을 핥게 하고 있었다.
진짜 못봐주겠다.
“네. 도련님.”
지극히 사무적으로 답하며 그가 준 술을 받아 입술만 축이고 옆에 놓았다.
기녀들이 주는 쾌락에 빠져 있는 그는 내가 술을 버리는지 마는지도 모를 것이다.
“으하아아~!! 이거 좋구만. 너희 둘 모두 오늘 내 침소에 들거라.”
“도련님. 오늘은 돌아가셔야 할…”
“내가 하겠다는데 네놈이 무슨 상관이야!!”
위중도가 술잔을 집어 던졌지만 제대로 된 훈련도 안한 인간이 던진 술잔에 맞을 내가 아니다.
그것을 가볍게 피하자 위중도는 키득거린 후 기녀들의 부축을 받아 2층으로 올라갔다.
그것을 보며 내가 한숨을 내쉬자 기루의 주인은 덜덜 떨며 내게 말했다.
“저… 나으리.”
“왜.”
“그… 위 도련님께 좀… 이번에는 살살… 저희 기루도 이제 기녀가 남아나질 않습니다요.”
여염집 아낙이나 위세가 좀 낮은 가문의 여자들도 마음대로 보쌈하는 위중도다.
그런 위중도에게 기녀들이 걸렸으니 제대로 남아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 터.
거의 울 기세인 기루의 주인이 간절히 말했지만 난 그의 부탁에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난 호위무사에 불과하니 말이다.
“미안하군.”
“그럴수가아…”
얼마 안있으면 혼인까지 한다는 인간이 저 버릇을 어떻게 고칠까.
하긴. 나랑은 상관이 없지.
기루 주인이 결국 울음을 터트리는 것을 보며 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나도 저 인간이랑 엮이기 싫으니까.
*****
“아흑! 윽! 아하악!!”
“아팟! 아파아아아!!”
진짜 싫다.
돌아버릴 것 같다.
특실의 앞에서 호위를 하며 난 단창을 잡은 손을 부르르 떨었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남 떡치는 걸 이렇게…
“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앙!!’
“좋구나아아아아!!”
기녀들의 끔찍한 비명 소리와 함께 위중도의 외침이 들렸다.
아마 절정에 달한 것이겠지.
이제 본격적으로 폭력이 시작될거다.
저 미친 인간은 정력 떨어지면 그때부터 여자 때리니까.
몇번이나 이 꼴을 지켜본거라 이제 외울 정도다.
“어이. 영기.”
“뭐야. 그 사람은 어떻게 됐어.”
“적당히 타일러서 보냈어.”
“잘도 안죽였네.”
“뭐… 우리 같은 호위무사들이 하는 일은 어쩔 수 없지. 그 여자의 시체는 내가 묻어줬고 무덤이 있는 곳을 가르쳐줬어. 에휴.. 진짜 귀신은 뭐하냐. 저런 인간 안잡아가고.”
“쩝…”
“나라 꼴이 개판이야. 개판. 동탁 그 개자식이 낙양을 박살난 이후로 치안이 점점 안좋아지니…”
“관에 임관할 생각은 없어?”
“누굴 믿고 관에 임관하냐? 내 실력을 알아 줄 주인을 만날 때까지는 여기서 있는게 나아. 이렇게 실력을 알리고 명성을 쌓으면… 나중에는 원소님의 세력에 들어가는 것도 꿈은 아니겠지.”
“잘도 그러겠다. 여기 덤벼드는 놈들이 뜨내기가 대부분인데.”
“무슨 소리 하는거야. 지난달에 왔던 암살자 기억 안나? 그 놈 내가 잡았다고.”
지난달에 왔던 암살자를 떠올리자 나도 모르게 옆구리를 만졌다.
하마터면 나도 죽을 뻔 했던 암살자다.
유학이 아니었다면 진짜 엄한 곳에서 죽을 뻔 했을거다.
고 사부가 몰래 준 사슬갑옷이 아니었다면 진짜 지금쯤 삼도천 건넜을 것이다.
“이름을 높이려면 그런 놈들만 잡아야 할텐데… 차라리 여포를 잡아볼까? 지금 천하최강이라 불리는 무인이잖아. 그 사람이랑 싸워서 어떻게든 이름을 올리면…”
“아서라. 그러다가 네가 죽는다. 일합도 되지 못할걸? 실제로 만나면 넌 무기도 못꺼낼거다.”
“뭐야? 어차피 소문이란 와전되기 마련 아니야? 진짜 천하최강인지 알게 뭐야. 내 검술 한방이면…”
그 사람의 힘을 모르니 이런 소리를 하는 거다.
나나 고사부, 장사부가 전력을 다해도 이길 수 없는 사람이 그 사람인데.
“야.”
“왜.”
예전 장 사부와 고 사부에게 배웠던 것들을 떠올리던 나는 유학이 말을 걸자 상념에서 깨어났다.
“뭔가 이상한데.”
“뭐가.”
“…왜 아무런 소리도 안들리지?”
“씨발.”
지금쯤이면 여자들 곡소리가 들려야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조용한거지?
빌어먹을. 이 자식이 말을 걸어서 그래.
난 이를 갈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 살려…”
“…..”
호롱불의 빛조차 없는 방의 넓은 침상 위에 초승달의 적은 달빛만을 받으며 얼굴에 두건을 뒤집어 쓴, 덩치로 보아 사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이가 위중도의 입 안에 검을 밀어 넣고 있었다.
기녀들은 이미 죽어버렸는지 피를 흘리며 꿈쩍도 하고 있지 않았다.
“왠 놈이냐!”
벌거벗은 위중도의 몸 여기저기에 나 있는 상처.
피가 흐르는 것을 보니 이미 저 남자에게 몇번이나 베인 것 같았다.
나와 유학이 방심한 시간은 얼마 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저정도의 상처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상대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기에 난 긴장하며 단창을 꽉 잡았다.
“암살자다아아아!!!”
검을 들고 서 있는 것만 보아도 절대 우리 둘이서는 막기 힘든 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의 강자라는 것을 알겠다.
고 사부가 전력을 다했을 때 수준의 기세를 여유롭게 뿜어내는 강자를 앞에 두니 흥분과 두려움으로 몸이 떨렸다.
뭐야. 장사부.
내가 부족한게 실전 경험 뿐이라고?
완전 모자르잖아!
“……”
위중도의 입 안에 검을 넣고 있던 사내는 유학이 외치자마자 망설임없이 위중도의 입 안에 넣고 있던 검에 힘을 주었다.
긴 검이 위중도의 목 뒤로 나온다.
위중도의 눈에 있던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며 그 빛을 잃어가는 것을 본 그는 검을 가볍게 돌린 후 옆으로 검을 돌려 뺐다.
단 일격에 위중도의 목이 반쯤 잘려나간 것을 본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유학.”
“어… 어어. 응.”
유학 역시 상대가 강자임을 눈치챈 모양이다.
이런 주제에 여포가 뭐 어째?
“간다!!”
“하아압!!”
절대 우리 둘로는 저 자를 잡지 못한다.
그렇다면 최대한 잡아 둘 수 밖에.
나와 유학이 달려들자 사내는 품에 넣고 있던 암기를 던졌고 난 그것을 쳐냈지만 유학은 어깨에 맞아버렸다.
“끅…”
“유학! 제길!!”
독인가? 어깨에 암기가 맞은 유학이 몇걸음 걷지도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는 걸 본 나는 상대를 보며 긴장했다.
강자이며 더럽기까지 하다니.
무인들의 경우 독을 쓰는 것을 수치로 안다.
하지만 저 자는 뭐지?
저정도로 강한 주제에 독을 쓰는 것도 아무렇지 않아하는 것을 보니 난 오히려 더욱 두려워졌다.
“….”
“흥.”
낮게 콧방귀를 뀌며 단검 몇자루를 그가 던지자 있는 힘껏 쳐내고 바닥을 굴러 피했다.
“아차!”
내가 바닥을 구른 순간 그는 열린 창문을 통해 밖으로 도망쳤다.
이럴수가.
저 정도 되는 강자가 싸움을 피해?
그냥 단순한 암살자란 말이야?
절대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나는 후다닥 창문으로 향했고 창문 밑에서 그는 나를 향해 가볍게 손을 휘저은 후 빠르게 멀어졌다.
“빌어먹을!!”
위중도가 죽었고 유학의 생사가 불명이니 이 일의 책임은 내가 뒤집어 쓸지도 몰랐다.
어쩌지? 라는 생각따위는 없었다.
내가 살려면 저자를 잡아야 한다.
난 이를 악물고 망설임없이 2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그를 쫓았다.
“헉…헉!”
“도련님을 치는 암살자라니!”
“어디냐!!”
위가와 관아에서 보낸 병사들이 달려온다.
그들을 보며 난 입술을 깨물었다.
어쩌지?
호위무사로서 호위 대상이 죽어버린 이상 그 책임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 그렇게 된다면 나는…
병사들이 몰리는 것을 보며 난 빠르게 결심했다.
“젠장. 그 빌어먹을 쓰레기 때문에 죽을 수야 없지.”
땅바닥의 흔적을 뒤졌다.
그 정도 되는 강자의 발자국이라면 일반인과 다를 것이 분명하니까.
병사들이 오기 전에 그 발자국을 확인했고 난 있는 힘껏 그것을 쫓았다.
한참을 달렸다.
장 사부에게 추적술을 배워두길 잘했다.
만약 그것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쫓지 못했을 테니까.
간신히 흔적을 발견하고 다른 흔적을 찾으려고 할 때 살기가 느껴져 나도 모르게 바닥을 굴렀다.
“…..”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
달빛만 의지해야 하는 어둠 속에서 검은색으로 칠해진 화살이라니.
어쩌면 내가 이렇게 쫓을 수 있었던 것도…
“이래서 싸구려 무기는. 화살 한번 쐈다고 부러져?”
궁시렁거리며 부러진 활을 뒤로 휙 집어 던진 복면인은 검을 뽑아 올린 후 나에게 겨눴다.
“쫓지마라. 진짜 죽여버릴거니까.”
“…네놈 때문에 나도 죽게 생겼는데?”
“그럼 죽든가.”
냉정한 말이 끝남과 동시에 등줄기가 차가워졌다. 어느새 다가 온 흑의 복면인은 내 머리를 쪼갤 기세로 검을 휘둘렀고 난 단창으로 간신히 그것을 막은 후 상대의 복부를 걷어찼다.
“허어?”
내가 막아내고 반격까지 할 줄 몰랐는지 그는 신기하다는 듯 신음을 토해낸 후 다시 검을 휘둘렀다.
마치 가지고 놀려는 듯한 그 검기를 침착하게 막아낸 후 반격을 시도했지만 그 반격은 막혀버렸고 사내는 주먹을 내지르는 척 하다가 단검을 던졌다.
“윽…!”
아까 유학이 당한 독이 발려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것을 피했다. 상대는 그것을 노렸는지 내가 피한 쪽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고 난 그것에 그대로 맞을 수 밖에 없었다.
“으으윽…!”
머리가 울릴 정도의 충격에 시야가 흐려진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복면인은 빠르게 접근해 내 복부를 후려친 후 굽어진 머리를 다시 한번 걷어찼다.
“크악…!”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고 사부?
고 사부 정도가 아니다.
장 사부와도 맞먹는 정도다.
내가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하며 뒤로 물러나 바닥에 쓰러지자 그는 천천히 검을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저쪽이다!!”
“…젠장.”
다행인건가?
그는 나를 끝장내려다가 내가 힘겹게 일어나자 단검 몇자루를 던지고 다시 어둠 속으로 도망갔다. 다행히 몸을 굴려 단검을 피해냈지만 놓쳐버리고 말았다.
“저기다!! 저기서 소리가 났다!”
이대로는 나도 잡힌다.
빌어먹을.
그가 도망간 방향을 노려보며 난 황급히 수풀 속으로 몸을 숨겼다.
“저기 흔적이 남아 있다! 쫓아!!”
“예!!”
위가와 분음현의 병사들이 이를 갈며 복면인을 쫓는 것을 보며 난 눈을 감았다.
“…엄청나게 강한 놈이네.”
천외천이라는 말이 오늘만큼 실감난 적이 없었다.
고통으로 욱씬거리는 배를 꽉 잡으며 이를 드러내었다.
“반드시 잡아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