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578
00578 넘어가는 것은 좋지만 =========================
장원의 문을 두드렸다.
잠시 기다렸을 때 노인으로 보이는 하인이 걸어나왔다.
“뉘신지…?”
“정북장군 진유하라고 한다. 가주님을 뵈러 왔으니 안내하도록.”
“정북장군…? 아아아!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요!”
날 위아래로 흝어보던 그는 화들짝 놀라며 후다닥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조조보다 조금 어린 듯 보이는 중년인이 잰 걸음으로 나왔다.
“어서오십시요! 정북장군님!”
촌수상으로 따지면 좀 떨어지긴 하지만 어쨌든 조카사위가 맞지.
청이가 고개를 숙이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오래간만이구나. 청아.”
“예. 숙부님. 그간 잘 지내셨지요?”
“물론이지. 자자. 들어오게나.”
내 결혼식때 언듯 얼굴 정도는 봤던 사람이다.
전형적인 문인으로 보이는 그는 호들갑을 떨며 나와 청이를 반겼다.
“그런데 무슨 일이십니까? 정북장군씩이나 되는 분이 이렇게 찾아오시고…”
비록 촌수로 봤을 때는 내가 더 낮지만 관직이 높은 나다.
큰 친분이 없는 만큼 조성민은 나에게 공대를 했고 나는 그것을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였다.
“하하하… 그게 말입니다.”
“아버님…”
시작이 중요하다.
뭐라고 해야할지 망설이는 동안 문이 열리며 한 소녀가 들어왔다.
예전의 영이를 보는 듯한 귀여운 소녀다.
그녀는 나와 청이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언니!”
“오래간만이네. 잘 지냈니?”
“네!”
청이와 아는 사이인가?
그럭저럭 왕래를 하는 모양인가보다.
“저 아이가…”
“아 그래?”
쟤가 조민인가보군.
하후상보다 조금 어려보이는 소녀는 나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형부… 라고 부르는게 나을까요? 후훗.”
상냥하고, 또 성격도 괜찮은 아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조금 약해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착해보이는 조민을 보던 나는 조성민에게 물었다.
“저 아이가 하후상과…?”
“하하. 그렇습니다. 듣자하니 사위가 장군님의 밑에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어떻습니까? 제 사위는.”
하후상을 꽤나 마음에 들어하는 것인지 조성민은 여유있게 물었다.
“괜찮은 녀석입니다. 자질도 있고, 스스로 노력도 할 줄 알고. 머리도 좋은데다가… 머지 않아 중히 쓰일 것 같습니다.”
“그거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군요.”
조성민이 감탄하자 난 그의 옆에 앉아 있는 조민을 가리켰다.
“슬슬 결혼을 해도 괜찮을 나이 같은데… 왜 아직 하지 않으셨습니까? 제가 알기로 하후상과 정혼을 한지는 꽤 된 것으로 아는데.”
“하하하… 저희도 빨리 결혼을 시키고 싶지만 하후가에서 조금 시간을 달라고 해서… 그 문제로 찾아 오신 겁니까?”
“예. 오늘 이렇게 숙부님을 찾아뵌 것은 다름이 아니라… 하후상의 결혼 문제 때문에 그렇습니다.”
“결혼문제요? 그 문제에 왜 장군께서…”
“하후상은 제가 중히 키우려 하는 인재입니다. 저는 당분간은 북방으로 가야하지요. 북방에 하후상을 데리고 가게 되면 적어도 몇년은 허도에 오지 못하게 될겁니다.”
“아아.”
“하후상의 나이도 나이인데 너무 오랫동안 저렇게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저 역시 조가의 사람으로서 가문의 일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군요…”
“그래서 조금 빨리 결혼을 시키고 싶어 그렇습니다. 혹여 숙부님께서 미루고 계시는 것이라면 설득하려고…”
“하하. 하지만 결혼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거기에 대가주님의 허락도 있어야 하고, 또 하후가와의 이야기도 있어야합니다.”
“그리 말씀하실 것 같아서 대가주님의 허락은 제가 받았습니다. 하후가의 허락도 제가 어떻게든 받아내지요.”
“으음…”
이럴 것 같아서 조숭과 조조에게 먼저 갔다 온 거다.
조성민은 자신의 딸을 보았다.
자기 결혼 이야기가 나오는 것 때문인지 조민의 표정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하지만 하후상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았다.
꽤나 귀엽게 꼼지락거리는 모습을 보니 조금 양심에 찔렸다.
“그런 것이라면… 민이도 사위를 어렸을 때부터 계속 좋아했다고 하니 저희는 괜찮습니다만.”
“그럼 하후가만 설득하면 되겠군요.”
“그런데 장군님께서 이리 나서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후상은 제 사람입니다. 그 녀석을 키워주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이번 하북행은 유주를 정벌함과 동시에 승상의 세력을 더욱 강화하고, 또 한을 안정시키기 위한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군요.”
“그런 원정에 참여하고 아니고에 따라서 차후 외정사령관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지 없을지가 갈립니다. 이왕 키우는 거. 크게 키워 볼 생각이라서.”
“그런 것이라면 따라야지요!”
자기 사위 될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간다고 하는데 막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조성민은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난 조민을 바라보았다.
“너는 괜찮겠느냐.”
“네? 네에… 저, 저는 배, 백인 오라버니가 좋다고만 한다면…”
베시시 웃으며 꼼지락거리는게 귀엽다.
우리 휘나 율이도 저 정도로 귀여워지면 좋으련만.
난 청이를 보았고 청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율이가 나나 청이를 닮았다면 율이가 저렇게 되는 것은 포기해야겠군.
아니 그걸 떠나서 왠 놈팽이를 보며 저렇게 부끄러워하고 꼼지락거릴 걸 생각하니 당장이라도 그 놈을 찢어발기고 싶을 정도다.
“그럼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하후가에 직접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숙부님께서는…”
“예예. 장군님께 맡기겠습니다. 나라의 중한 인물로 성장하기 위한 일에 걸림돌이 될 수는 없지요. 부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민아. 너도 장군께 인사드려라.”
“장군님. 감사합니다.”
으음.
좀 찔린다.
하후상의 친부와 친모는 돌림병이 나서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어렸을 때 하후연이 데리고 다녔고 이 결혼도 하후연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하후상의 결혼은 하후연, 혹은 하후돈에게 허락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묘재 숙부님이 서주에 계시다는 건데.”
“그러게요.”
설마 서주까지 갔다와야 하나?
으아.
이거 진짜 일이 귀찮게 됐네.
하후연이 이때 딱 나타나주면 좋으련만.
아니면 하후돈이라도 있든가.
하지만 둘 다 서주와 형주에 가 있으니 이건 뭐.
“일단 진가로 돌아가야겠네요.”
“응… 그게 낫… 응? 뭐지?”
허도의 거리를 걷고 있을 때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것이 보였다.
누가 오나?
넓은 대로를 걷는 병사들이 보였다.
우리가 궁금해하며 다가갔을 때 병사들 사이에서 말을 타고 오는 이가 보였다.
“어!?”
하후돈이다.
아니 저 인간이 왜 여기에 와?
양양에 계속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후돈이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오는 것을 본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혼자 온 건가?”
정욱이나 순유는 보이지 않았다.
그럼 철수는 아닌 것 같은데.
“일단 관청으로 가보자.”
“네.”
행렬을 따라 관청에 들어갔다.
심각한 표정으로 관청에 들어 가던 하후돈은 우리가 따라들어오는 것을 눈치챘는지 금방 밝은 웃음을 지으며 반겼다.
“오! 조카사위! 청아!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군.”
“계속 뒤쫓아 왔습니다만… 그런데 왜 오셨습니까?”
“내가 오면 안될 곳을 온 건가?”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양양은 어찌하시고?”
“정 대사농과 순 대부, 그리고 만 군수가 나까지 계속 있을 필요는 없다고 하더군. 거기장군씩이나 되는 사람이 이렇게 주목 노릇을 하지 않아도 된다나? 여남과 남양, 그리고 완에 좀 들렀다가 오느라 꽤 늦어졌네.”
그럼 감녕보다 더 일찍 출발한 건가?
이거 예상치 못한 도움을 받아버렸군.
잘됐다.
하후연이 아니더라도 하후돈이라면 하후가의 가주이니만큼 하후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까?”
“그런 것은 아니야.”
그럼 다행이다.
하후돈은 씩 웃은 후 내 어깨를 툭 쳐 주었다.
“소식은 들었네. 정북장군으로 승진했다면서? 대단하구만.”
“숙부님과 장인어른의 도움 덕분입니다.”
“내가 뭘 했다고. 그럼 잠시 후에 보세. 승상께 귀환을 보고해야 하니까.”
하후돈이 승상부로 향하는 것을 보던 청이는 내 손을 잡으며 빙긋 웃었다.
“일이 잘 풀리는 것 같네요.”
“그러게 말이야.”
예상치 못하게 하후돈이 빠르게 복귀했으니 북방에 가기 전에 일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난 청이의 손을 꽉 잡아주며 히죽거렸다.
복귀 보고를 마친 하후돈과 자리를 잡았다.
그를 앞에 둔 나는 하후상과 조민의 결혼에 대해 말했고 차를 홀짝거리던 하후돈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사실 조금 시간을 두며 천천히 하려고 했는데 말이지.”
“왜 그럽니까?”
“상이 녀석은 꽤나 재능이 있어. 그래서 제대로 키우려고 당분간은 가정을 이루지 않게 하려고 했는데.”
“음. 그렇지만 가정이 있다고 해서 일을 못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자네와 다른 사람을 같이 보면 곤란하지.”
“지켜야 할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강해집니다.”
아직까지 결혼을 진행시키고 싶은 마음은 적어보이는 하후돈은 떨떠름해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거기에 뭐랄까. 상이 녀석이 아직 조민을 받아들이기에는 좀.”
“음?”
“그 녀석. 민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더군. 그저 동생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예리하다.
동생처럼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후상이 조민을 아내로서 생각하지 않는 것은 맞췄다.
내가 어색하게 웃자 하후돈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자네가 상이를 설득해준다면 괜찮겠지.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야. 비록 정략이라고는 하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하지 못한다면 결국 불행할 수 밖에 없어.”
“음…”
“자네가 오히려 더 잘 알지 않나?”
하후돈은 빙그레 웃으며 청이를 가리켰다.
“비록 자네와 청이의 결혼은 정략이 바탕이 되지만, 그래서 자네는 청이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
“아니요. 사랑합니다.”
“아이~ 장군님~ 부끄럽게~”
내 팔을 꽉 끌어안는 청이.
얘야.
어른이 앞에 계시잖니.
“사실 승상과 내 입장에서야 안 나가는 말을 치워버린다는 생각이…”
“숙부님!”
청이가 빽 소리치자 하후돈은 껄껄 웃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 않느냐. 무와 너를 혼인시키려고 했는데 무가 아주 경기를 일으키며 단식까지 선언했을 정도니까.”
“그,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하하하핫!!”
그러고보니 예전에 들었었다.
청이가 원래는 하후무와 결혼할 뻔 했다면서?
내가 청이를 지그시 바라보자 청이는 울상을 지으며 날 더더욱 끌어안았다.
“저한테는 장군님 밖에 없다구요.”
“그래. 그래. 지금 이렇게 보니 오히려 잘 된 일 같구만. 정략이라고 하더라도 남편은 아내를 아끼고 사랑하며, 아내 또한 남편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지. 그게 제대로 된 가정이야.”
“그렇습니다.”
“그런 만큼. 상이 녀석이 민이를 아내로 받아들일 정도가 아니라면… 나는 좀 더 시간을 들였으면 한다네. 내 마음을 이해해주게나. 비록 조카이기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연이와 내가 키운 아이야. 불행한 가정생활을 하게 하고 싶지는 않아.”
하후돈은 차분히 말했고 난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은 하후상이 문제라는 것이군요.”
“그래. 민이는 그 녀석을 좋아하는 듯 싶지만…”
“알겠습니다. 그럼 그 문제만 해결한다면…?”
“그럼 빨리 결혼을 시키는게 낫겠지.”
일은 다 끝난 셈이다.
난 자리에서 일어나며 하후돈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감사합니다. 숙부님. 그럼 저희는 이만.”
장군부에서 나오자 청이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가능할까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하하하! 그런 것이라면 걱정말라고.”
난 청이의 볼을 잡고 그녀의 입에 입맞췄다.
갑작스러운 내 입맞춤에 놀란 청이가 멍하니 날 바라보자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그런 설득이야말로 내 특기이니까.”
지가 아쉬우면 내 설득에 넘어가겠지.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즐거운 크리스마스입니다~ 다들 해피하신가요!?
…전 안해피해요.
그럼 대댓글 갑니다!
허클베리fin // ㅠㅠ 눈물나네요…
앞서고시퍼라 // 으잌ㅋㅋ 생명의 은인들이 많아… ㄷㄷ
우중월야 // 힘이 두배!
트릭스타 // 별 짓을 다합니다 ㅋㅋㅋ
류미연 // 충성도 미터기 터져욧!!
Dunkel // 초반에 잠깐 나온 애들 등장!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koreaabce // 결혼 안한 애들 결혼하고 북방 가야죠 ㅋㅋ
keylan // 하지만 영이의 손바닥은 용서하지 않겠지! ㅋㅋㅋ
잠쟈다콩해쪄 // 어맛!
비누좀주워주세요 // 네 살아있고 조만간 등장 예정입니당
bleedkill // ㅠㅠ 저도 안쉬고 걍 쓰고 싶은데…ㅠㅠㅠ
Bobbylow // 정조의 위험이 느껴지는데!?
이슈티르 // TS안해도 은근히 많습니다 ㅋㅋㅋ
실용주의 // 몇명 더 남아 있습니다 ㅋㅋㅋ
LimitZero // 와… 생일이셨어요!?ㅊㅋㅊㅋㅊㅋ!!
암천회류 // 늘 감사드려요~
허니앙쥬 // ㅠㅠ 죄가 없는 것인가…
철의노래 // 손꾸락 마비! 으아악!
마스터칼솔럼 // 오오 수정했습니다. 감사드려요~
ppk12 // 영이를 설득해야 하는데 과연 진유하가 설득 가능할 것인가!
무흐니 // 우와ㅠㅠ 힘드시겠네요… 저도 개인적인 일들이 많아서ㅠㅠ 아이고 진짜 연말이라 되게 바쁨…
그런고로 세편!
그럼 내일 만나요~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