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919
“예. 지금까지 투석기같은 경우 설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이유는 아버님께서도 아시겠지만 설치한 후 움직이게 되면 균형의 문제와 발석거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문제들, 그리고 금방 무너지는 문제 때문이었죠. 그래서 성 앞에서 조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순선의 말대로였다.
투석기와 정란 같은 경우는 그 하중을 수레들이 버티지 못해서 땅에 장착해 둔 후 움직이곤 했었다.
그나마 충차 같은 경우나 어떻게든 이동형으로 만들어서 가지고 다녔지만 그 외에는 힘들었다.
그게 다 수레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가가 만든 수레를 쓴다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 된다면…”
“공성전을 하는데 상당히 유리해지겠군. 근처에서 투척을 할 수 있는 바위만 구하면 될테니까.”
“예. 그리고 좀 더 지원을 해줘서 더 튼튼하고 안정적인 수레를 만들 수 있게 된다면… 운제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연 그게 말처럼 쉬울까?”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요. 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순선은 유약해보이던 외모와는 다르게 전쟁에 대해 관심이 있고, 또 그것을 풀어나가기 위한 상당히 날카로운 지적을 해냈다.
그의 말에 난 고민했다.
공성전을 할 때 장비를 챙기는 문제는 항상 걸림돌이었다.
투석기나 정란을 설치한 후 그것을 운영하는데 드는 시간까지 생각하고, 또 전투가 끝난 후 해체하는 시간도 생각하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십여일.
그리고 설치를 위한 기술자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도 일이었다.
“이동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소나 말에게 끌게 하면 됩니다. 어차피 위국은 이제 소와 말이 꽤 풍부해졌잖습니까. 이동을 위해 소와 말을 좀 더 넣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면 이득입니다.”
“그렇긴 하지…”
“아버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연구해볼 만한데?
“괜찮은 생각이군. 훌륭해. 그냥 학자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문제를 마음에 두고 있었나?”
순선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저 역시 위국의 사람으로서 위국의 발전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 들었는데 서주에서 좋은 철이 온다고 했습니다. 그 철을 이용한다면 좀 더 괜찮은 무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순선의 말에 난 웃었다.
“혹시 순 승상께서 아시는 이야기냐?”
“그… 사실 그렇습니다.”
순선은 머뭇거리다가 솔직하게 답했다.
“아버지께서 말씀해주신 것은 제가 고민하던 내구도 문제에 대한 것만 말씀해주셨을 뿐입니다. 나머지 부분은 제가 생각했고.”
“내구도 부분이라면?”
“새로운 철을 보여주셨던 것 정도… 그것을 이용하면 다른 장비들을 조립할 때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다른 종이를 꺼내었다.
이건 예전에 내가 만들었던 상자노군.
그 상자노의 설계도를 지적하며 그는 천천히 말했다.
“상자노의 경우 그 무게와 반동 때문에 몇번 발사하지 못하고 망가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과 이 부분을 새로운 철로 보강하고, 또 모가가 만든 수레에 설치한담녀 이동도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성벽에 맞추어 성벽을 타고 올라갈 수도 있게 하겠군.”
순선이 보여준 것을 보며 난 고개를 끄덕였다.
상자노로 발사한 거대한 궁이 성벽에 박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서 밧줄을 쓰고 그 밧줄을 타고 성벽에 오를 수 있다면?
“괜찮은데… 하지만 이정도로는 위험성이 너무 커.”
“어젯밤에 떠올린 생각들입니다. 수레를 확인하고 나니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군.”
“감사합니다.”
어쩌지?
이 녀석이 점점 마음에 들어지는데.
성격도 좋고 머리도 좋으면서 솔직함까지 가지고 있다.
거기에 여자관계도 걱정할 정도가 아니고.
으음…
아비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승상복야로서는 상당히 괜찮은 인재다.
이 놈을 어떻게 해야하나…
내가 고민하고 있을 때 문이 열렸다.
“어머? 순 공자님.”
가족끼리 있을 때는 환하게 웃으며 다소곳이 걸어왔다.
또 성이를 가볍게 눌러버리던 강함을 보이던 휘 답지 않다.
언제 저렇게 차려입은거야?
움직이기 불편하다고 늘 삼베옷을 입고 다니던 휘인데 하얀 비단옷에 엷게 화장까지 했다.
상냥히 웃으며 휘가 다가가자 순선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어, 어어… 진 낭자…”
방금 전 나에게 진지한 어조로 수레를 좀 더 연구하여 공성무기의 발전을 꾀하자고 토로하던 것 같지 않다.
당황하면서도 헤죽거리는 얼굴을 보니 열이 받는다.
“아버지. 순 공자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셨나요?”
“별 얘기 하지 않았다. 이제 이야기도 끝났으니 가볼 참이다. 자네도 이만 가보게.”
“예에…”
휘를 보고 밝게 웃던 순선이 시무룩해한다.
그것을 본 휘는 작게 미소지었다.
“후훗. 그렇다면 아버지.”
“왜 그러냐?”
“그럼 이야기는 끝나신 거죠?”
“뭐 그렇지. 자네도 바쁠테니 어서 가…”
“그럼 순 공자를 잠시 데리고 가도 될까요?”
“…뭐하려고?”
왠지 모르게 불안하다.
요새 휘가 옷을 만들고 있다고 했었지?
내가 떨떠름히 묻자 휘는 베시시 웃었다.
“상의를 하나 만들고 있는데… 몸을 좀 재봐야 할 것 같아서요. 잠깐만 데려가겠습니다.”
“그거 꼭 지금해야겠니?”
“후훗. 명가의 여식이 순 공자의 댁에 갈 수는 없는 것이잖아요? 잠깐이면 괜찮아요. 순 공자. 시간 내어 줄 수 있겠죠?”
순선은 나와 휘의 눈치를 살폈다.
그래.
아까 낮에서 우리의 상황을 보고 눈치빠르게 움직인 너라면 내가 어떤 마음인지 알겠지?
“그럼 잠깐이라면…”
“어머~ 좋아라. 어서 가요.”
밝게 웃으며 휘가 순선을 데리고 간다.
그것을 보며 난 인상을 구겼다.
“에잉. 딸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더니.”
“뭘 그렇게 투덜거리시는거에요.”
어느새 들어 온 완이가 웃으며 내 앞에과 깍은 과일을 놓았다.
그녀가 자른 사과를 내 입에 들이대자 입을 벌려 받아 먹었다.
“아니 참나. 저렇게 좋을까.”
“서로 좋아하는 것 같은데 예쁘게 봐주는 건 어떨까요? 순 공자도 휘를 좋아하고, 또 휘도 순 공자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만…”
“저는 조금 힘들었는데. 우리 휘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마음을 강제당하면 그것만큼 슬픈 것이 없는거랍니다.”
완이의 말에 난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보니 처음부터 완이는 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고 나는 그것을 깔끔하게 쳐냈었다.
지금이야 내 소중한 아내이지만 첫 만남은 그렇게 좋지 않았었다.
“비록 제 배 아파서 낳은 딸은 아니지만 저는 휘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쭉.”
“으음… 그때 이야기를 언급하면 나도 할 말이 없구만.”
“후후. 그렇죠?”
밝게 웃는 완이를 향해 난 인상을 구겼다.
“에잇. 아내라고 있는 것이 남편을 이렇게 곤란하게 하고 말이지.”
“후후후… 그래서. 그냥 놔두실건가요?”
요염하게 웃는 완이가 내 품에 살며시 안겼다.
한 아이의 어미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이의 성벽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나에게 혼나는 것을 즐기는 것.
그게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좋다는데 어쩌겠나.
“좋아. 오늘 밤. 남편을 거스른 벌을 받아야지.”
“아이 무서워라~”
무서운거냐 좋은거냐?
입술을 핥으며 완이는 내 손길이 닿은 낭창거리는 허리를 가볍게 흔들었다.
으음.
여전히 요염하고 색기 넘치는 움직임이다.
그녀를 향해 난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당장하기는 좀 그러니까 이따가 밤에 하자.”
“후훗. 기대하고 있을게요오…”
내 입술에 입맞추고 완이가 나갔다.
난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어쩔 수 없나.”
밤에는 양 사형에게 가보려고 했는데.
오늘은 완이에게 힘을 써야겠다.
내가 느긋하게 허리를 핀 후 밖으로 나갔을 때 마당에 앉아 있던 주령이 다가왔다.
“주군.”
“음? 뭔 일 있어?”
“그… 승상부주께 연락이 왔습니다.”
“부주께서?”
설마 오늘 들어오라는 건 아니겠지?
이제 해도 다 졌는데.
야간근무는 싫다.
내가 떨떠름해하자 주령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 일 때문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합비성주께서 내일 저녁 쯤이면 허도에 도착하실 것이라고 전달받았습니다. 내일 저녁에는 시간을 비워두라는 전갈이었습니다.”
“아. 그런 것이라면… 잠깐. 합비성주?”
지금 합비성주는 정욱인데?
정욱이 왜 올라오지?
설마 조비의 장례식 때문인가?
하지만 정욱은 조앙이나 조비 중 누구에게 손을 든다기보다는 그저 조조를 따르는 사람인데.
그가 올라온다는 말에 난 속이 쓰렸다.
이거 잘하면 정욱도 은퇴할지 모르겠구만.
정욱까지 가버리는 것을 생각하니 남은 인물들이 누가 될지가 걱정이다.
일단 순유는 딱히 걱정이 없다.
그는 조앙과도 좋은 관계를 지니고 있는데다가 아직도 열정적이니까.
“흐음…”
이거 정리를 한번 해봐야겠다.
이러다가 조조 은퇴하고 난 이후에 갑자기 중진에 있는 노신들이 싹 은퇴해버리면 그 공백은 어쩔 것인가.
다음 주에 공문을 돌려서 은퇴할 사람들은 빨리 후진 양성을 하라고 해놔야 하나?
“이러니 군주가 바뀔 때 공격이 들어오는거군.”
이런 식으로 중진에 공백이 생겨버리고, 후임이 그 자리에 익숙해지지 못하면 크게 흔들릴 수 있었다.
강국이 약화되는 시점이 바로 그 시점이다.
주군이 바뀌고 일년에서 이년 정도.
그 사이 문제가 발생할 것을 생각한다면 만만치 않겠군.
“특히나 합비는 걱정인데…”
저번에 장료와 이전, 그리고 악진이 동오의 공격을 막아냈다고 하지만 다음에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 상황에서 합비성주인 정욱이 은퇴를 하면?
그 후임은 누가 될 것인지도 의문이다.
난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이거 설마 내가 가는 건 아니겠지?”
“합비로 가십니까? 하… 그거 좋군요. 오의 쓰레기들을 베어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어느새 다가 온 서황이 웃으며 말한다.
그를 향해 주령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난 이를 갈았다.
“그렇게 쉽게 볼 만한 일이 아니지…”
오가 합비를 공격한 이상 이제 우리와는 적대 관계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런만큼 형주 쪽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 방통에게 뭐 연락 온 것 없나?”
“딱히 없습니다.”
서황도, 주령도 받은 것이 없는 듯 보였다.
하아.
이 자식은 연락하기 전에는 죽어도 연락 같은 거 안하는구만.
“이번에 허도 쪽의 일이 마무리가 되면 형주에 한번 내려갔다와야겠네.”
“하하… 그럼 오래간만에 흥패를 만날 수 있겠군요.”
서황과 감녕은 꽤나 친한 사이다.
오랫동안 내 밑에서 일한데다가 산양군에서 서로의 무를 갈고 닦은 사이.
그런만큼 다시 만나게 되면 그 무를 겨뤄 볼 일이 기대가 되는 듯 보였다.
“감녕 무시하지 마라. 그 녀석 더 강해졌을걸?”
“그렇겠지요. 아무래도 천하 최강이라 불렸던 여포에게…”
“응. 매일 같이 갈굼당하며 대련할테니까. 공식적으로 괴롭힐 수 있는 거지. 단련을 핑계로 하는 거니 그 녀석도 뭐라 말 못할 것이고.”
“하하하… 그럼 순 공자도 휘 아가씨와 결혼하게 되면 아주 성장하겠군요.”
“그건 무슨 소리야?”
주령이 웃으며 묻자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나를 향해 서황도 맞장구쳤다.
“순 공자를 복야께서 갈궈가며 가르칠 테니까요. 그러니 그 버티기 위해서라도 재능이 강제로 개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들이!?
그걸 눈치채다니.
내 밑에서 너무 오래 있었군…
“하하… 아니 내가 그럴 것 같냐? 난 지극히 공명정대한 사람이라고.”
“정말입니까?”
주령과 서황이 훈훈하게 웃으며 날 보았고 난 인상을 썼다.
“여보~ 식사하세요~”
영이의 외침이 날 살린다.
난 황급히 몸을 돌렸다.
“야야. 쓸데없는 소리들 말고 빨리 밥 먹으러 가자.”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에요!
이야! 내일은 H씬 쓰는 날이다! 이얏호!
흐흐.
그럼 대댓글 갑니당~
페네르 // 감사합니다~
타루티어루 // 글쎄요? 어찌될지는 모르겠네용ㅋㅋㅋㅋ
유수평원 // 감사합니다^^
트릭스타 // 나왔습니다 ㅋㅋ 성이가 놀다가 만남ㅋㅋ
암천회류 // 감사해용~
용제 // 그래도 최후에는 밟히겠죠 ㅋㅋㅋ
리수진 // 감사합니당~~
나물 // 훌륭한 왕재죠. 다만 야심이 없는게ㅠㅠ
백발마인 // 늘 감사드려요~
시크병장 // 으잌ㅋㅋ 모개는 지금 북방에 있죠 ㅋㅋㅋ 곽영 일파였다가 조비편이 된… 모가는 기록상 실존하는 인물입니다 ㅋㅋ 조예의 장인이었죠 ㅎ
ins // 그니까욬ㅋㅋ 확 보내버릴 수 있는 기회가!
면도날드 // 눈치빠른 순선이!
순수몰 // 평생 괴롭힘당했을듯 ㅋㅋㅋ
일반사람 // 히히~
Annaka // 그러고 싶기는 한데… 또 오늘은 조용하네요 ㅋㅋ 이게 뭥미
ppk12 // 진성과 순선의 대결! 이 있을 것인가… 기록상보면 순선도 요절 루트 타던데ㅠㅠ
새벽산책 // ㅋㅋㅋㅋ삼파전하기에는 재능있는 놈들이 많네요 ㅋㅋ 당장 사마사도…
Pandemonic // 아부를 잘합니다!
돔페리뇽 // 1 올라간 평가가 언제 내려갈지…!!
마스터칼솔럼 // 감사합니당~
바이러스 // 감사해용~
인페르니우스 // 으잌ㅋㅋ 그러기는 좀 ㅋㅋㅋ
삽삽 // 감사해요~~
철의노래 // 눈치빠르고 일 잘하고 머리도 좋지만 미워할 수 밖에 없는 놈!!
슈비듀비 // 그래도 순욱 자식인데 능력 좋죠 ㅋㅋㅋ
StrungBuster // 옆집에서 몇번 올라가드라구요 어찌 될지 …
허클베리fin // 으앜ㅋㅋ 진짜 그럴 것 같네요ㅠㅠ
Bobbylow // 왘ㅋㅋ 아저씨가 냅다 후려칠듯 ㅋㅋㅋ
Guaaaaak // 진짜 심하면 한번 그러려구요 ㅎ
허니앙쥬 // ㅋㅋㅋㅋ그래서 더 미움ㅋㅋㅋ
잠쟈다콩해쪄 // 이게 어찌 될지는 ㅋㅋㅋ 좀 버텨봐야겠어요 ㅋㅋㅋ
그럼 내일 봐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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