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tycoon RAW novel - Chapter (134)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다
그 말에 미래 운수의 사장과 이건히 사장이 동시에 당황했다.
“부회장님, 죄송합니다만……. 무슨 언질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미래 운수의 사장은 부회장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몰랐다. 이건히 사장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발표한 내용이 아쉽다는 소리를 들어서 당황했다.
“본인이 예전에 미래 자동차에 이야기한 부분이 있었는데 기억하시나요?”
“네. 중장비 부분과 픽업트럭의 개발 부분의 강화가 아니셨습니까? 픽업트럭은 현재 수출용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계획대로 잘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가 아쉬웠다. 트럭만큼 많이 팔리는 대형 차량이 빠져 있었다.
“한 가지 더 있었죠. 기억이 안 나는가요? 버스가 빠져 있지 않습니까?”
“아……! 하지만…… 아직 버스는 수요가 많지 않습니다.”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빠르게 늘어날 거예요.”
“기차가 아닌 버스가 말입니까?”
도로가 정비가 안 되어 버스의 보급이 늦어지고 있었다. 기차가 버스보다 보편적인 이동 수단이었다.
1960년대까지 철도가 주요 육상 교통수단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그것이 고속도로와 국도의 정비로 상황이 뒤바뀐다. 버스가 철도를 압도하게 된다.
“미래 운수에서 화물 수송뿐만 아니라 여객(旅客) 사업도 해야 할 거예요.”
그 말에 이건히 사장보다 운수의 이양구 사장이 더 놀랐다. 그에게 금시초문이었다.
“저희가 화물 운송뿐만 아니라 여객 사업도 한다는 말입니까?”
“앞으로 도로와 항만 건설 등 인프라 사업이 늘어날 거예요.”
“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도로가 확충되면 화물 운송만 늘겠습니까?”
기차와 달리 버스는 중소 도시까지 전국 곳곳을 서로 연결한다. 버스가 가진 큰 장점이었다. 사람의 이동이 증가하게 된다.
“도로가 확충되면 여객의 숫자가 늘 것입니다.
“아! 그래서 버스 사업도 하신다는 말씀이시군요.”
“시내버스와 시외버스뿐만 아니라 고속버스 사업을 시작해야 할 거예요.”
“고속버스 말입니까?”
“네. 고속도로로 다니는 버스에요.”
“한국에 고속도로가 생긴다는 말입니까?”
이미 전 세계에 고속도로가 깔리고 있었다. 이양구 사장도 고속도로를 잘 알고 있었다.
“웬만한 나라에 다 있는데 한국에 안 생기는 것이 더 이상하죠.”
“아직 한국에는 빠르지 않겠습니까? 정부에 그럴 예산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예산이 생기게 된다. 아니, 정확하게는 예산이 생기면 고속도로에 투자할 자동차광이 있었다.
저번 회차에서는 베트남에 한국군의 파병한 대가로 많은 자금을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그중 일부가 고속도로 건설에 투입된다.
‘미래 그룹의 영향으로 국내에 외화가 여유가 있게 되었어. 고속도로의 건설이 이번 회차에서 더 빨리질 수 있어.’
고속도로 건설이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세상은 모르는 것이지요. 고속도로가 생기는 것을 염두에 두고 버스 사업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은 사람들 대부분이 기차로 움직였다. 기차 말고는 먼 거리를 이동하기 힘들었다. 도로의 확충과 미래 자동차의 시설 좋은 버스가 보급된다면, 대한민국의 여객 운송 시장을 운수가 장악할 것이다.
“지금은 기차가 승객 운송의 메인이지만…… 도로 사정이 나아지면 버스를 많은 사람이 이용할 것입니다.”
“부회장님, 고속버스 사업을 포함하여 여객 사업을 검토하겠습니다.”
“미래 자동차에서는 국내와 동남아시아에 보급할 버스 모델을 개발하세요.”
“알겠습니다.”
‘하동환 버스에 미안하군.’
버스 사업은 중소기업이 뛰어드는 사업이지만, 중소기업 보호와 국민의 편익 사이에서 후자를 선택했다.
‘국제 차량 제작소와 하동환 자동차 제작소는 어차피 사라질 회사야. 미래 그룹에서 더 유용하게 사용해 주겠어.’
그들은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었다.
‘열정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만들어 주겠어.’
람보르기니는 세계 2차대전 이후 군용품을 모아 트랙터를 만들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서 슈퍼 카 메이커를 만들어 주지.’
목적지로 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었다. 슈퍼 카 업체의 인수와 자체 개발을 동시에 추진할 생각이었다.
* * *
미래 자동차와 운수 이후로 각 계열사의 협력 방안이 보고되었다.
대부분은 크게 관심을 두거나 지적할 사항이 없었다. 그중 식품의 최종건 사장이 재미있는 보고를 했다.
“식품에서는 제일 그룹과의 협업을 생각한다는 말이지요.”
“네, 그렇습니다. 제일 그룹의 제당이나 조미료 분야는 국내의 점유율이 높습니다. 그들과 협업하는 것이 어떤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하실 계획입니까?”
“소비자가 설탕과 다시마를 살 때 라면을 공짜로 끼워서 주는 것입니다.”
공짜 마케팅이었다. 그것은 언제나 효과가 있었다. 다만…….
“그거 괜찮은 것 같군요. 제일의 제품에 라면을 공짜로 끼워 준다면 제일 그룹도 좋아할 것입니다.”
비용이 많이 들었다.
“잠깐, 부회장님. 이의가 있습니다.”
이창동 사장이 반대 의견을 내었다. 그가 그룹 내에서 아버지를 제외하고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이것은 일방적으로 제일에 유리한 마케팅입니다. 그들에게 마케팅에 비용 일부를 부담하게 해야 합니다.”
타당한 지적이었다.
“제일이 미래 그룹과 사돈이라고 하나 그들에게 너무 퍼 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다.
“이창동 사장의 말에 일부분 동의합니다. 이 사장이 미래 그룹을 위해 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이런 지적은 필요했다. 회사에 예스맨만 있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놓친 것이 있습니다. 식품의 최 사장, 라면 가격이 얼마입니까?”
“개당 20환입니다.”
“저렴하군요.”
1963년 삼양 라면이 처음 나왔을 때 가격이 10원이었다. 시대도 약간 다르고 화폐 개혁과 인플레가 일어나지 않아서 정확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 처음 발매된 라면의 가격에 비하면 훨씬 저렴한 편이었다. 그래도 한국에서 일본만큼 잘 팔리지 않았다.
아직 서민들이 가볍게 먹기에 라면은 약간 비싼 편이었다. 자장면과 같이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었다. 그래서 라면 국수가 흔했다.
‘라면의 양을 늘리기 위해 국수를 넣어 먹었어.’
무엇보다 라면이 아직 한국 사람에게 친숙하지 않았다. 최근에 삼양 우유와 샤롯데도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히려 그들에 의해 라면 시장이 확대되는 형국이었다.
미래 그룹은 내수에서 제일 그룹에 비교해서 판매력이 약했다. 국내에서 파는 상품은 대부분 대체품이 없는 상품이었다.
계열사 대부분이 국내 영업에 그다지 신경을 안 썼다. 그래서 일본과 미국에서 미래 식품의 라면이 잘 팔리는데 국내에서만 잘 안 팔리는 상황이었다.
‘미래 그룹이 국내 시장에 그동안 신경을 너무 안 썼어. 뭐든 생산하기만 해도 잘 팔리는 시대였으니.’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이라 만드는 모든 것이 알아서 잘 팔렸다. 마케팅이 따로 필요 없었다.
거기에 미래 그룹의 주요 생산품이 시멘트나 철강, 건설, 자동차, 레미콘, 유리, 전기레인지 등 국내에 대체재가 없던가 중간재였다.
수산도 중간재이거나 대체재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국내 시장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그러나 상황이 뒤바뀌었다.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마케팅이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었다. 많은 회사가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고 그들은 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홍보했다.
‘미래 식품의 라면도 포드 모델 T나 마찬가지야. 저렴하고 성능이 우수해도 마케팅을 안 하면 안 돼.’
포드 자동차도 다른 자동차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자 시장을 많이 빼앗겼다.
싸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홍보와 영업을 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법이었다. 대한민국도 알아서 잘 팔리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었다.
“앞으로 내수시장도 커질 것입니다. 상품을 팔기 위한 마케팅도 신경 써야 합니다.”
* * *
미래 식품의 어묵이나 어육 소시지는 시장에서 독보적이지만, 라면은 그렇지 않았다.
일본에 라면 제조 기술을 판매한 것이 한국으로 되돌아왔다. 삼양과 샤롯데가 그 기술을 도입하여 국내에서 라면을 팔았다.
삼양과 샤롯데는 제과와 빙과류와 같은 식품들도 팔았다. 미래 식품도 제과와 빙과류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그 두 회사에 비해서는 열세였다.
미래 그룹의 1등 신화가 무너졌다.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식품에서 제일과 협업을 생각했어.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개당 20환이면 비싸지 않은 가격이에요. 라면과 같은 것은 1년에 한두 개만 먹는 식품이 아닙니다.”
“…….”
“한 사람이 연간 수십 개 이상 소비되는 식품이에요. 공짜로 끼워 줘도 소비자가 재구매를 한다면 전혀 손해가 아닙니다.”
라면은 라면 자체를 판촉물로 돌릴 수 있는 상품이었다.
“부회장님의 말씀은 알겠습니다. 그래도 제일에 비용을 조금 부담하게 하시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제일 그룹의 영업력은 국내에 한정해서 독보적입니다. 그것을 이용할 수 있으니 우리가 더 이득이에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런 영업망을 이용하려면 비용을 지급해야 했다. 그 비용이 라면을 공짜로 판촉물로 돌리는 것이었다.
“영업망을 구축하는데도 돈이 듭니다. 우리가 그동안 국내 소비재 시장을 너무 신경을 안 썼어요.”
“그 부분은 할 말이 없습니다.”
상사도 그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었다. 수출에 주력했다. 수입 업무를 하기는 하지만 수입품이 원재료나 중간 재료였다. 소비재를 다루지 않으니. 국내에 영업망과 영업력이 있을 리가 없었다.
미래 그룹의 계열사 대부분이 그랬다. 국내 소비 시장이 작다고 너무 등한시했다. 대한민국이 성장하면 소비 시장도 커질 것이다.
승낙이 떨어지자 식품의 최종건 사장이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부회장님, 제과와 빙과류도 그렇게 해도 되겠습니까?”
“네. 필요한 제품은 마음껏 하세요. 그런다고 미래 식품이 적자가 나는 것은 아니지 않아요?”
미래 식품의 어묵과 어육 소시지는 독보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다. 미래 식품이 국내에서 약하지, 해외에서는 잘 팔렸다.
일본에서도 잘 팔고 있지만, 미국에서 강했다. 미국에서는 S.P.A라는 강력한 유통망을 가지고 있었다.
미래 식품은 흑자가 많이 나는 기업이었다. 라면이나 제과, 빙과류를 끼워팔기를 한다고 적자가 날 기업이 아니었다.
“미래 그룹의 제품에도 라면을 끼워서 주세요.”
“무엇이든 상관없습니까?”
이왕 하는 김에 판을 키우기로 했다.
“네. 식품의 어육 소시지나 수산의 참치 통조림에 1+1을 해도 됩니다.”
미래 그룹에 라면과 제과, 빙과류를 끼워팔 상품이 많았다.
“자동차의 트럭을 사는 사람에게 라면 몇 상자를 줘도 좋겠네요.”
무엇이든 가능했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에 한두 상자를 넣어 줘도 좋습니다.”
마구잡이로 뿌리기로 했다.
“미래 호텔에 숙박하는 사람에게 서비스로 줘도 상관없습니다.”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라면과 과자가 얼마나 한다고…….’
시식 코너에서 먹는 것은 공짜가 아니었다.
‘입맛을 길들이는 것이 더 중요해. 소비자에게 경험을 안겨 주는 마케팅이 공짜 마케팅이야.’
공짜 마케팅은 경험 마케팅의 일환이었다.
“미래 그룹의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은 무엇이든 활용하세요. 그것이 다른 그룹인 제일 자원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오늘 회의의 목적을 상기시켰다.
“그룹이 좋은 게 무엇입니까? 같은 자원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모인 다른 사장님들도 그것을 기억하세요.”
재벌이 좋은 것이 그것이었다. 많은 사업체를 가지고 그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은 경쟁에 매우 유리했다. 다른 나라는 그러한 재벌에 제한을 두었다. 하지만 한국은 재벌을 위한 나라였다.
‘먹으라고 주는데 안 먹으면 바보지. 재벌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야 하지 않겠어?’
경쟁에서 상대방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유리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에 익스플로러를 끼워팔아 넷스케이프를 시장에서 몰아내고 독점을 구축했다.
끼워팔기(공짜 마케팅+ 경험 마케팅)는 상당히 유용한 마케팅 방법이었다.
미국에는 독점 금지법이 일찍 발달했다. 그런데도 독점이 발생했다. 한국은 그런 법이 더 약했다. 재벌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미래 그룹은 재벌이었다.
문어발이라 끼워팔기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 많았다. 재벌의 장점을 제대로 이용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미래 그룹과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자원이 있어요. 그것을 문제로 내겠습니다.”
이것은 회의의 마지막에 하는 마무리(Wrap-up)이었다. 그것을 질문으로 끝내기로 했다.
“각자 한 가지씩 말해 주세요.”
“돈입니다.”
“자원입니다.”
“기술입니다.”
“인재입니다.”
‘드디어 내가 알려 주지 않아도 정답을 맞추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는군.’
나는 내심 흡족함을 느꼈다. 그동안 거둬서 업어 키운 효과가 드디어 나타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모두 정답입니다. 다만 돈과 자원,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요.”
“인재입니까?”
“맞습니다. 돈과 자원,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인재가 없으면 나머지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사장단이 일제히 대답했다.
“”회사 내부에 인재를 키우겠습니다.””
이제 사장단이 성장한 만큼, 나는 큰 방향과 주력해야 할 사업에 대해서만 지시해 주면 되었다.
이제 일일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알아서 하게 될 것이었다.
‘수십 년 앞선 개념들을 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이것으로 오늘의 사장단 회의를 마칩니다.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곰곰이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계열사의 사장과 임원이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들은 앞으로 좀 더 밀접하게 협력하게 될 것이었다.
이렇게 미국 방문 후 열린 첫 번째 미래 그룹의 사장단 회의가 종료되었다.
“이번 회의를 미래 그룹이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