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sion Academy RAW novel - Chapter 84
84화 – 교류전(1)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재차 이어지는 소진현의 말에 서준은 떠나려던 발걸음을 우뚝, 멈춰섰다.
그리고 천천히 뒤돌아 물었다.
“왜 그러시죠?”
그러자 차혜인과 이진성이 저마다 한 마디씩 내뱉었다.
“지,지금 교류전에 상금이 걸려있지 않아서 출전하지 않으시겠다는 건가요?”
“네.”
“어째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서준의 대답에 차혜인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그런 차혜인에 이어 이번엔 이진성이 물어왔다.
“그 말은 상금이 걸려있다면 출전할 의향이 있다는 건가?”
“그렇…죠? 액수에 따라 또 달라지긴 하겠지만요.”
“얼마 정도여야 출전하겠다는 거지?”
이어지는 이진성의 물음에 서준은 다시 한 번 잔고를 확인했다.
만일 마나 강의를 동시에 들을 수 있다고 한다면… 서준에게 추가로 필요한 금액은 60억이었다.
“60억이 필요하기는 합니다만···”
“60억!”
“에엑?!”
그러자 소진현, 차혜인, 이진성은 물론이고,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민율 또한 놀라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민율은 얼마 전에 서준이 가져간 돈의 액수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60억이라는 거금이 또 필요하다고 하니 놀라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그곳엔 오직 서윤만이 그러려니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소진현이 말했다.
“자, 잠시만 시간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네? 뭐 때문에 그러시죠?”
“상금에 관해 저희끼리 논의를 조금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한국의 3대 아카데미라고는 하나, 60억이 적은 돈은 아니었다.
물론 충분히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었으나, 처음부터 상금이 없었던 교류전에 지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렇기에 서준은 물어보기에 대답은 했지만, 사실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들려오는 소진현의 말은 서준의 예상과는 달랐다.
서준은 혹시나 싶은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라면야 얼마든지요.”
서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진현은 차혜인과 이진성을 데리고 한쪽 구석으로 향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지자 소진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걸 어찌해야 합니까…”
“김서준이 빠지면 이번 교류전이 의미가 없지 않나. 애초에 김서준을 꺾고자 판을 짰는데…”
“그렇다고 교류전에 상금이라니요.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예요.”
“그건 그렇지만···”
이진성은 살짝 시선을 돌려 서준이 있는 곳을 바라봤다.
“대장! 뭔 돈이 또 그렇게 필요한 거야?”
“그러게··· 나도 그것 때문에 미치겠다.”
그런 이진성의 시야로 저들끼리 뭐라뭐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비쳐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에 이진성은 확신할 수 있었다.
농담조로 건넨 게 아니라 김서준은 정말 교류전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관심은 오직 상금, 그러니까 돈에 있는 것 같았다.
이진성은 다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꼴을 보아하니 상금이 없으면 정말로 출전하지 않을 생각인 것 같은데.”
“차라리 저희가 압박하는 것은···”
이어진 차혜인의 말에 이진성이 인상을 팍, 찡그리며 소리쳤다.
“정신 나간 소리하지 마라. 검성이 뒤에 버티고 있다는 걸 모르나? 그게 가능했다면 애초에 우리가 여기 직접 올 필요도 없었다.”
사실 검성만 아니었다면 이런 고민 같은 것들은 하지도 않았을 터였다.
정확히는 이런 고민을 하기도 전에 드림 아카데미는 사라졌다는 것이 옳았다.
자신들에게 위협이 된다 싶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짓눌러버리면 그만이었으니까.
협박 같은 저급한 수작을 부릴 필요도 없었다.
해당 아카데미의 수강생들을 장학금을 얹어주며 빼간다거나.
혹은 강사진들을 더 높은 월급으로 빼가는 등.
간단한 뒷공작만 펼쳐도 끝이었다.
이들에겐 그럴 만한 권력도, 지위도, 실력도 있었다.
애초에 이들은 한국 3대 아카데미의 대표였다.
현재 난다 긴다하는 A, S급 프로 헌터들은 모두 이들 3대 아카데미 수강생이었던 이들이었다.
프로 헌터 세계에서 이들의 인맥은 협회장, 이태범조차 무시하지 못한다.
이런 코딱지만한 드림 아카데미를 없애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 코딱지가 검성(劍星)의 코딱지라면 이야기가 달라도 한참 달랐다.
검성은 지금 이 3명이 모두 달라붙어도 어찌할 수 없는 존재로서, 지위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상대조차 되질 않았다.
괜히 건드렸다가는 3대 아카데미가 지워질 수 있다는 말이 마냥 농담만은 아니었다.
사실 이들이 이렇게 직접 찾아온 것도 검성의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생각을 하고 말을 내뱉어라. 마법사라는 년이 그렇게 생각이 없어서야 원…”
“뭐라고요? 지금 말 다하셨어요?”
“그 쓸데없는 자존심도 죽이는 걸 추천하지.”
“지금 한 번 해보자는 건가요?”
그 순간 차혜인이 이진성을 향해 어마어마한 기세를 터트렸다.
그에 질세라 이진성 또한 맹렬한 기세를 터트렸다.
화아아아아악!!
무려 S급 헌터들이 뿜어내는 기세가 격돌하자 엄청난 압박감이 터져나왔다.
동시에 드림 아카데미에 있는 모든 이들의 시선이 둘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차혜인과 이진성은 아랑곳 하지 않고 서로를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그만들 하세요. 지금 저희들끼리 싸우면 어쩌자는 겁니까.”
“……쳇.”
“……쯧.”
끝내 소진현의 중재가 있고 나서야 차혜인과 이진성은 기세를 거두었다.
소진현은 그런 둘의 모습에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상금을 걸기로 합시다.”
“하지만···!”
이어지는 차혜인의 말을 끊듯 소진현이 바로 말을 이었다.
“물론 내주기만 하자는 건 아닙니다. 저희도 가져올 건 가져와야겠죠.”
“그게 무슨 말이죠?”
“그러니까···”
소진현은 차혜인과 이진성에게 생각해두었던 계획을 말해주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 긴 이야기가 끝이 났다.
그리고 차혜인과 이진성은 이 이상의 방법은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렇게 소진현은 다시 서준에게 다가왔고, 서준은 멋쩍은 표정으로 다가온 소진현에게 말했다.
“의견 충돌이 있으셨던 것 같은데··· 잘 끝나신 겁니까?”
“걱정하실 만한 충돌은 아니었습니다.”
소진현은 별 일 아니라는 듯 작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저희는 김서준님과의 교류를 원했습니다. 저희 수강생들이 김서준과 겨루면서 자만을 없애고 향상심을 기르기를 바랐었거든요.”
소진현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상금이 없으시면 출전을 안하시겠다고 하니··· 저희로서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회의 끝에 상금을 걸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소진현은 곧바로 말을 덧붙였다.
“대신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이요?”
서준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소진현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어쨌거나 상금을 저희 쪽에서 일방적으로 지출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교류전 방식과 룰은 저희가 정하겠습니다.”
서준은 잠깐의 고민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교류전은 어디까지나 비공식 대회였고 애초에 상금도 없는 대회였다.
만일 상금을 건다면 교류전에 참가하는 아카데미 모두가 부담해야하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저쪽에서 모든 상금을 부담한다면 소진현의 요구는 타당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교류전에 드림 아카데미의 모든 분들이 참가해주셨으면 합니다.”
“드림 아카데미 인원 전부요?”
“네. 그렇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소진현의 모습에 서준은 살짝 고개를 돌려 민율을 바라봤다.
“나야 뭐. 방금 말했다시피 상관 없어.”
그러자 민율이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그럼 남은 사람은 수연 한 명뿐.
서준은 고개를 휙휙 돌려 수연이를 찾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연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연은 방금 차혜인과 이진성의 격돌 때문인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연아! 잠깐만!”
서준이 손짓하자 수연이 총총걸음으로 다가왔다.
서준은 그런 수연에게 교류전에 관련한 설명을 짤막하게 해주었다.
“나, 나도?”
“그렇다는데? 혹시 생각 있어?”
수연은 잠깐의 고민 끝에 답했다.
“음··· 좋아! 나도 그 동안 수련을 많이 했는데 이게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거든.”
그런 수연의 모습에 서준은 미소를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레이드 배틀이 끝난 직후, 다음 번에는 꼭 도움이 되겠다며 밤을 새가면서 수련하는 모습을 몇 번 봤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은 아니었지만, 마성조차 극찬한 수연의 재능이라면 그때보다 많은 발전이 있었을 터.
서준은 다시 고개를 돌려 소진현에게 말했다.
“그것 말고 다른 조건은 없으신 건가요?”
“그렇습니다만··· 아직 한 분이 동의를 안하신 것 같습니다.”
서준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현재 드림 아카데미의 수강생은 서준, 민율, 수연으로 총 3명.
혹시 서준 본인을 말하는 건가 싶었지만, 문득 떠오른 한 명의 인물에 서준은 다시 입을 열었다.
“설마 서윤씨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저도요?”
서준의 말에 서윤이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그리고 소진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교류전은 수강생들의 경합을 통해 서로 향상심을 기르는 것이 주 목적입니다만… 동시에 강사진들의 향상심을 기르는 장이기도 합니다. 수강생들의 실력이 곧 아카데미의 전부는 아니지 않지 않습니까.”
“하지만···”
“물론 수강생들과 직접 겨룬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서준은 이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윤의 프로 헌터 등급은 B급 헌터였다.
반면에 3대 아카데미들의 강사진이라 하면 최소 A급부터 시작해 S급 강사진들이 포진해 있었다.
아무리 직접 겨루지 않는다고는 하나, 실력에서부터 차이가 극명했다.
소진현이라고 그것을 모르지 않을 터.
서준은 왜 저런 제안을 하는지 그 의도를 알 수 없었다.
“좋아요. 저도 나갈게요.”
“서윤씨?”
서준은 괜시리 걱정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저 때문에 그러시는 거라면 무리하실 필요 없습니다.”
“아니예요. 항상 서준씨에게 도움만 받고 해드린 것도 없는데 저도 한 번쯤 도움이 되어야죠.”
“무슨 말씀이세요. 이미 차고 넘치도록 도와주셨는데.”
빈말이 아니라 정말 서윤이 아니었다면 서준은 지금까지 올 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서윤이 여러모로 대회를 알아봐주며 서준이 돈을 벌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서윤으로 인해 검성의 뒷배가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음을 서준은 모르지 않았다.
만일 그것이 아니었다면 서준은 진즉에 여러 세력들에 표적이 되어 많은 위험과 고초를 겪었을 터.
서준이 수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서윤의 도움이 절대적이라 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서윤은 충분히 서준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서윤의 의지는 꺾일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설마 그때 일 때문인가···’
그런 서윤의 모습에 서준은 그때의 일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다름 아닌 레이드 배틀이 끝난 직후.
서준이 6성 던전에 관해 물었을 때의 일이었다.
1부 리그로 승격하면서 6성 던전을 갈 수 있었지만, A급 헌터가 되지 못한 본인 때문에 갈 수 없었던 상황.
서준은 결연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서윤의 모습에 차마 다른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서준은 다시 고개를 돌려 소진현에게 말했다.
“그럼 상금은 어떻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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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상금에 관한 협상이 이루어졌고 우승 상금은 서준이 처음에 제시한 60억으로 정해졌다.
더하여 2등 40억, 3등 20억으로 차등 지급되며 총 상금은 도합 120억.
방식은 팀전이 아닌 개인전이었기에 우승한다면 60억을 독식할 수 있었다.
‘개인전이면 서윤씨를 왜 끌어들인거지?’
그렇기에 서준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경기 방식과 룰은 추후에 알려주겠다는 말과 함께 그들은 유유히 떠나갔다.
어쨌거나 드림 아카데미가 교류전에 출전하기로 확정되자 아카데미에는 때 아닌 수련 열풍이 불었다.
물론 민율과 수연은 이번 교류전이 아니더라도 계속 수련을 이어가고 있었다.
“핫!”
하지만 이번에는 서윤마저 그 수련 열풍에 합세하고 있다는 것이 평소와는 사뭇 달랐다.
“하─앗!”
서윤이 검을 뽑아드는 모습을 잘 보지 못했던 서준이었기에 그 모습이 마냥 생소하기만 비쳐보였다.
서준은 그런 서윤의 모습을 바라보다 금방 시선을 돌렸다.
서윤은 서윤이고 서준도 나름대로 교류전을 준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준은 곧장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초월자 학원에 접속하려는 찰나.
“그보다 멘토는 언제 오려나.”
문득 떠오른 생각에 멈칫했다.
다름 아닌 마나 강의에 대한 의문이었다.
서준은 이왕 생각이 난 김에 멘토에게 메세지를 남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멘토에게서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마나 강의를 배우고 있지 말라고?”
서준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한편, 무엇 때문이냐고 다시 메세지를 남겼다.
그러자 다시 떠오른 멘토의 답장.
[요게 메세지로 설명드리기가 워낙 복잡해서···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지금 원장님께 문의를 넣었거든요. 요거 답만 듣고 곧바로 찾아뵐게요!]그 이후로 멘토는 답장이 없었다.
“뭐가 있긴 있는 건가…”
마나 강의를 듣지 말라는 것으로 보아 뭐가 있긴 있는 것 같았다.
어째 뉘앙스로 보아 되는 것 같기는 한데…
“일단 돈부터 모아두자.”
어쨌거나 멘토가 오면 그때가서 다시 물어보면 될 일이었다.
서준은 그렇게 궁금증을 털어내며 초월자 강의를 수강했고.
그렇게 교류전의 아침은 빠르게 밝아왔다.
“와··· 비공식 대회라더니. 규모가 레이드 배틀 못지 않은데요?”
서준은 교류전이 진행되는 장소를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말마따나 지난 번 레이드 배틀에 못지 않은 규모였기 때문이었다.
아카데미 교류전이라길래 그저 체육관 정도에서 투닥투닥 거리는 것으로 생각했던 서준으로서는 상당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일반 교류전은 아니니까요. 3대 아카데미가 괜히 3대 아카데미가 아니죠.”
“그렇군요···”
확실히 한국의 3대 아카데미 하는 이유가 있었다.
다만 다른 대회들과는 달리 비공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관중들은 보이지 않았다.
비공식임과 동시에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저기 저분들은 기자분들 아닌가요?”
“어··· 그러게요?”
어쩐 일인지 기자들로 보이는 이들이 한쪽에 대기하고 있었다.
관계자라고 볼 수 있었지만, 저마다 목에 건 출입증과 기다란 카메라들이 누가봐도 기자들이었다.
“아무래도 이번엔 기자들에게는 공개할 생각인가 봐요.”
“흐음···”
서준은 잠시 의문이 들었지만 금방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기자들에게만 공개하는 경우가 아주 없던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서준은 생각을 털어버리고는 서윤에게 다시 물었다.
“그보다 교류전 첫 번째 경기가 뭐였죠?”
“수강생들간 토너먼트예요.”
그러자 민율과 수연이 두 손을 모아 기도하듯 말했다.
“제발··· 대장이랑은 마지막에 만나게 해주세요. 차라리 수연이랑 만나게 해주세요.”
“나도. 제발 서준 오빠랑 민율··· 응? 뭐라고?”
수연이 어처구니 없다는 눈빛으로 민율을 쏘아붙였다.
그러자 민율이 살짝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말도 마. 어제 대장 수련하는거 살짝 봤는데··· 아주 미쳤더라. 창 한 번 휘두르는데 무슨…”
민율은 어제의 기억을 회상하듯 몸을 부르르 떨어보였다.
아무래도 제천대성의 란나찰(欄拿扎)을 수련하는 걸 본 모양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왜 하필 나야?”
“그냥 뭐···”
이내 투닥투닥거리는 둘의 모습에 서준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서준은 교류전이 진행되는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바로 그때.
“저기! 이하윤이다!”
촤촤촤촤촤촤촥!
돌연 기자들 사이에서 외침이 터져나오더니 카메라 플래시 소리가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