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tsky and our Joseon Royals RAW novel - chapter 129
마이어의 말에 트로츠키는 어깨를 토닥이며 말한다.
“그러지 마시오. 모두 필요한 진전이었소.”
“…정말입니까?”
트로츠키가 답지 않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가 싶어 모두가 돌아보는 가운데, 그는 말했다.
“…필요한 진전이 아니었다면 당장 자네들 모두의 모가지를 꺾어버릴 테니 말이오.
수습하시오.”
그렇게 조선 공조 산하 상공국과, 원산의 산업인민위원회의 모든 인원이 모여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트로츠키가 막 일본에서 돌아온, 1468년의 일이었다.
* * *
그렇게 바들바들 온몸을 떨던 심약한 마이어와, 그제야 자기 정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기 직전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이명민은 가히 초인적인 능력으로 각 조직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숱한 토론과 자료 수집과 밤샘 회의를 거쳐 결과적으로 난 결론은 두 가지.
이른바 조선―원산 경제 정상화의 투 트랙 전략.
첫번째, 조선업의 팽창으로 인해 급증가한 여타 제반 사업들의 공급을 흡수해낼 수요를 창출한다.
이는 조선업의 팽창으로 인한 경제적 부작용과 소동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 ‘소극적 전략’으로 통칭되었다.
“지금껏 상주, 충주, 청주, 공주, 홍주 등 조선의 도시들에 건설되었던 연립주택들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춥다.
“특히 내전의 주된 전장으로서 큰 피해를 입었던 한양 인근과 충청, 황해의 여러 도시들에는 집중적으로 연립주택들이 건설되었습니다.
그러나 층고가 3층, 4층으로 올라가는 만큼 고층의 난방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고층에는 구들장을 깔기도 어렵다. 그런데 상층에 노출되어 있으니 들이닥치는 외풍도 심하다.
“고로 전부 개조합니다. 건물 단위로 난방 시설을 설치합니다. 앞으로 건설되는 연립주택들에도 모두 난방 기기를 설치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대 의견 있습니까?”
없었다.
고로 그대로 속행.
마이어가 고안한 난방 장치는 라디에이터 방식이다.
즉, 건물마다 거대한 보일러가 마련되어 있고 거기서 각 세대의 라디에이터로 뻗어 나가는 온수가 훈기를 전한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대체 왜 이것이 조선업의 팽창에 대한 대응방식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파이프의 재질은 강철로 합니다.”
모든 연립주택마다 (강철로 된) 보일러를 깔고, (강철로 된) 파이프가 각 세대를 향해 뻗어 나가며, 라디에이터형 난로로 온수를 전달한다.
앞으로의 도시 건설에서 거의 모든 공용 건축물에 이런 난방시스템을 갖춘다면?
보일러를 갖추는 데 동원되는 정밀기계산업의 공력, 파이프를 절삭하고 용접하고 구부리는 데 들어가는 금속 가공의 기술과 노동력.
더하여 보일러를 데우는 데 쓰일 석탄까지.
넓은 분야에서의 공급을 흡수해낼 수 있으니, 조선업이 축소되더라도 그로 인한 충격과 낭비 또한 완충될 것이다.
그 외에도 대안은 많았다.
갑자기 한양과 원산을 중심으로 상하수로가 설치되기 시작한다.
수많은 수도관이 거미줄처럼 도시 지하에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하면서 강철의 수요를 발생시킨다.
기존의 대형 정미기 외에도 소형 정미기들을 보급한다.
각 농촌에서 일부러 정미기가 있는 고을을 향해 가지 않아도 되도록 비교적 사용 규모가 작은 정미기들을 협동조합들에 제공하여 정밀기계공업의 노동자들이 쉬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식으로 조선업으로 인해 팽창한 여타 제반 산업들이 다른 산업들과 연결되면서 안정된다. 이것이 첫번째 방법이다.
그렇다면 두번째 방법은 무엇인가?
“어선(漁船) 발주가 엄청나게 들어옵니다!”
“스무 척은 보령으로! 열두 척은 순천으로!”
어선은 전부 동력선으로 대체한다.
“지금 의주행 배편이 출발합니다! 다들 타셨으면 쾌속 주행하겠습니다!”
“젠장, 자네가 낮잠이나 자다가 놓쳐 버렸잖나!”
“어허, 급히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니까? 자네는 역시 촌사람일세.”
“그게 무슨…”
“1각 뒤에 바로 의주행 여객선이 들어옵니다! 표를 구입하실 분은 3번 매표소 앞으로 오십시오!”
“요사이 요 근방을 오가는 배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나?”
수운 자체를 크게 확대한다.
이런 식으로 동력선 자체의 수요를 크게 증대시키고, 그에 따라 굳이 ‘혁명 전파를 위한 군선’이 필요 없어지더라도 충분히 조선업이 굴러갈 수 있도록 만든다.
이것을 더러 조선업 자체의 파이를 증가시킨다 하여 ‘적극적 전략’이라고 마이어는 통칭하였다.
이 방법에는 그러나 큰 문제가 있었으니…
“…우리가 일을 이렇게 크게 벌려놨었다는 말이오?”
이명민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각종 그래프와 도표들을 훑는다.
다종다양한 지표들이 말하고 있다.
급격히 그 수를 늘려 놓은 조선소들의 공급을 흡수하려면, 이 정도로는 아직 부족하다.
결국에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마이어는 깊이 생각에 빠져 미간을 찌푸렸다 폈다 하더니, 마침내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스피리도노바 동지의 방법론밖에는 없겠습니다.”
“역시 본래의 목적대로 가는 것이 가장 좋겠구려?”
“돌고 돌아 여기까지 오는군요.”
저탄소는 어차피 이미 인도네시아 부근에 건설되고 있다.
원산에는 이미 자료도 있다.
어떤 섬이 근대산업에 필요한 자원은 있으나 식량생산이 불가능한지.
그래서 항만으로 쓰이기에는 적합한 무인도로 남은 섬들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까짓 거, 아프리카랑 유럽으로 좀 빨리 갑시다!”
결정권자인 트로츠키와 스피리도노바는 몽골로 떠난 상태, 그러나 마이어와 이명민은 결단을 내렸다.
두 사람의 의기투합 아래 제2외무인민위원회와 예조가 사업에 참여한다.
곧 사람들은 자신들이 흥분 속에서 외쳤던 ‘세계 혁명’과 ‘혁명 전쟁’이 어디로 나아가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전 함대! 인도양을 향하여!”
―부우우우우우!
“우와아아!”
“혁명 우라!!”
수많은 선박들이 지구의 다른 귀퉁이를 향하여, 넓고도 깊은 대양을 향하여 떠나간다.
지구상에서 가장 숭고한 목적, 혁명과 진보을 위하여.
…그리고 선박 물량 밀어내기를 위하여.
엔진은 예열되었으니
카라코룸에서의 회담을 마치고 돌아오기 직전, 트로츠키와 스피리도노바는 김시습에게 줄 여비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었다.
스피리도노바는 그가 안전하고 안락하게 카라코룸에서 지내고 다시 레닌그라드로 돌아가기에는 이미 카간의 지원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여기에 트로츠키는 이렇게 답한다.
“글쎄? 버터는 카샤(Каша)를 망치지 않는 법이라네.”
여기에 스피리도노바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일단 카샤라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대체 김시습에게 줄 여비에 대해 묻다가 버터 이야기는 왜 나오는가?
누군가는 러시아어 사전을 찾아보고 카샤가 죽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아채리라. 그럼에도 아마 여전히 트로츠키의 말뜻을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우뚱하리라.
그러나 러시아인인 스피리도노바는 트로츠키의 이야기를 알아듣고, 김시습에게 여비를 더 얹어 주었다.
카샤는 버터를 넣을수록 맛이 좋아진다. 따라서 카샤에 버터를 아무리 더해 봤자 나쁠 것은 없다.
즉, 다다익선(多多益善)이란 뜻이다.
고작 한 문장, 한마디 격언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그 저변에 깔린 맥락과 지식을 알아야만 한다. 하물며 정교하게 짜 맞춰진 사상이라면야 더 말해 무엇하랴?
예를 들어 마르크스주의를 배운다 생각해 보면….
“…그래서 이 ‘자본주의’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
“자유로이 토지와 노동과 지위를 사고파는 사회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자유로이 그것들을 사고판다는 것은 또 뭐고?”
“제 것을 팔지 않고 지키고 있으면 나라님일지라도 그를 어찌 못 건드린다는 것이지.”
“그렇다면 어느 도적놈이 제 칼로 사람을 찌르려 하여도 빼앗지 못한다는 말인가?”
“허, 그것이….”
그렇다. 마르크스주의는 19세기 독일, 프랑스, 영국, 오스트리아, 미국 등지를 떠돌던 어느 경제학자가 자신의 세계를 보고 만들어 낸 사상이다.
그 맥락을 알지 못하면 이해가 배로 어려워지리라.
그런데 레닌의 책을 읽으며 ‘철도가 제국주의의 척도’라는 구절을 읽는 15세기 일본인들은 철도가 무엇인지, 제국주의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조선을 오가며 철도를 겪어 본 이들도 “아니, 왜 그 편리한 기물이 제국주의라는 ‘뭔가 나쁜 것’의 척도라는 말인가?”라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 상황에서 ‘공산당 선언’에 신숙주가 아무리 친절한 해제가 달아 놓았다 하더라도 이해의 부족은 어쩔 수 없으리라.
김숙자와 김종직이 얼마나 쉬운 문투로 ‘후기 마르크스와 향촌 사회주의’라는 책을 펴내더라도 시각의 왜곡은 있을 수밖에 없으리라.
다시 예를 들자면….
“마로쿠시노카미(馬克斯津神)의 적장자 레닌츠카미로시아쿠니누시(禮仁津神露西亞国主)께서 로시아에서 혁명을 하여 새 왕조를 여시니 천지가 개벽하고 만민이 잘살게 되며….”
이쯤 되면 마르크스주의의 원형조차 남아 있지 않다.
마극종의 선사들은 온갖 종파의 탄압을 피해 험지를 떠도는 경우가 잦다.
그러다 가끔 어느 마을에서 소련이 퍼뜨린 응급 처치법 몇 가지를 선보여 은인 대접을 받고 민심을 잡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이들이 마르크스주의의 깊은 교의를 가르쳐 주지 못하고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언급만 한 뒤, 다시 정토진종 승병(僧兵)들의 추적을 피하여 다른 마을로 도망가면?
그 마을은 마극종의 거점지 중 하나가 되지만, 그곳에 남는 것은….
“아아! 어젯밤 토로츠키 도노께서 현몽하셨습니다! 뒷산에 사슴 떼가 있으리니 그를 잡아먹으면 오늘의 끼니는 해결되리라 하셨습니다!”
“아아, 역시! 공산주의를 섬기니 그 선사님께서 말씀 주신 대로 생산력이 증대되는구만!”
“지난번에도 어디에 늑대들이 자리 잡았는지 레닌츠카미께서 알려 주지 않으셨소? 역시 신묘하구려!”
…뭔가 이상한 사상의 잔해뿐.
마극종의 선사들이 다시금 이 마을에 당도하면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 이들의 믿음을 굳이 힘들여 수정해 줄 필요를 못 느끼며 방치하게 된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나면 마극종에는 새로운 분파가 탄생한다.
“…마로쿠시츠카미께서 얼마나 아름다운 뜻을 펼치셨습니까? 뭇 런던의 인민들이 굶주림과 박대에 겨워 시위를 나섰을 때 거룩한 헌장을 발표하시며 뭇 인민의 흠숭을 사셨습니다.
그때 영국의 뭇 공경대부(公卿大夫)들은 마로쿠시츠카미의 이름만 들어도 팔다리를 벌벌 떨며 눈물지었다고 합니다.”
물론 마르크스가 런던에 있을 때 노동자의 보통 선거권을 요구하던 차티스트 운동(Chartist Movement)이 흥성하던 것은 맞다.
그들이 ‘인민헌장(People’s Charter)’을 발표했고 노동자의 참정권을 요구하던 것도 맞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거기에 적극 가담 한 것도… 맞기는 하다.
근데 그것 말고는 다 틀렸다.
마르크스 본인이 인민헌장을 쓰지도 않았다. 애초에 인민헌장이 발표되던 1838년에 마르크스는 독일에서 대학원 졸업도 아직 못했다.
그 유명한 성깔을 죽이고 지도 교수에게 ‘존경해 마지않는 교수님을 감히 귀찮게 하여 죽을죄를 지었으나 제 박사 학위가 언제 나오는지 무례를 무릅쓰고 여쭤보아도 되는지를 여쭤보아도 되는지…’ 하는 편지를 쓴 것이 1841년이다.
고로, 한낱 대학원생 따리에게 ‘영국의 뭇 공경대부’들이 벌벌 떨 이유도 없다.
물론 그따위 신경 쓸 이유 없는 마쓰다이라 일가 사람들은, 그저 ‘뭐 좋은 말씀이나 하시려니…’ 하며 선승의 설법을 흘려듣고 있으니 이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일은 없었다.
“얿… 븕… 아아, 참으로 아름다운 설법이었습니다. 과학적 사회주의의 자명하고도 고아한 논리 전개가 돋보이는 일화였습니다.“
깜박 졸고 있었던 마쓰다이라의 가독, 노부미쓰는 침자국조차 노련하게 숨긴 채 언제 자고 있었냐는 듯 태연히 설법에 대한 감상을 늘어놓는다.
그냥 아무래도 좋은 말들의 나열이었지만 선승은 그를 알지 못한 채 가만히 고개를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한다.
설법이 마무리된 듯 보이자 마쓰다이라 가문의 사람들은 소련인들이 그러하듯 박수를 쳐 선승의 지리한 이야기를 끝내 버렸다.
중요한 것은 요식 행위일 뿐인 설법이 아니었다.
“저희 마쓰다이라 일가는 선승께서 관리하시는 여러 마을에 대해 이런저런 금전적 후원을 드리고자 합니다.”
“아, 이럴 수가! 참으로 고결하고 혁명적인 말씀이십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좋은 일 하시는데 뭐 빚지는 은혜가 있고 갚을 것이 있겠습니까? 다 세계 혁명을 위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 말한 뒤 노부미쓰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술잔을 들어 올린다.
“우리 마쓰다이라 가문은 마르크스의 유지를 위하여 몸과 마음 다 바칠 것을 맹서하였소!
비록 착취 계급의 일원이나! 혁명적 대의를 위해 우리의 역량과 권력을 사용한다면 이 또한 진보를 향한 한 가지 수단이 될 것이오!”
“옳습니다!”
모두가 가독을 따라 술잔을 들어 올리고, 노부미쓰가 단번에 술을 들이켬과 함께 그들 역시 술잔에 입을 가져다 댄다.
“마르크스 천천세!”
“세계 혁명 천천세!”
고작 마을 몇 곳에서 어르신 소리 듣던 촌부 선승은, 고결한 무사 가문이 자신을 후원한다는 소식에 눈물 흘리며 하직 인사를 올린다.
…이렇게 인근에 어느 다이묘들의 지배도 받지 아니하는 마을들을, 마극종을 매개로 장악해 나간다.
마쓰다이라 가문이 마침내 미카와 일대에 하나의 나라를 세울 때까지.
* * *
“일본의 혁명 코뮌들이 건설되어 가는 과정에 대하여 한번 들어 보시오! 일본 각지의 힘 있는 족장 중 많은 이들이 자신의 권위를 내려놓아 가며 공산주의적 공동체를 만든다 하지 않소?”
“나도 들었소. 특히 마쓰다이라라는 씨족은 각지의 사상가와 혁명가들을 후원하며 혁명에 헌신하고 있다 들었으니 이 얼마나 장한 일이오!”
“논의가 진행되어 가는 과정은 흥미롭습니다만, 여기서 잠시 주지하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겠습니다.”
다른 이들이 열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던 와중에, 그리 눈에 띄지 않는 작은 풍채의 한 남자가 손을 들어 차분히 말한다.
그럼에도 모두들 빠르게 목소리를 죽이고 고개를 돌린다.
이런 관심을 쏟은 만큼 가치 있는 말을 해 주리라는 믿음이, 회(會)에 참석한 모두에게 공유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이만한 관심과 존경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자였다.
“이아구 동지, 말씀 꺼내셔도 좋습니다!”
이아구.
만주 민족의 선각자.
만주족 민중들을 위해 과학적 사회주의 운동에 투신한 열성적 혁명가.
만주족공산주의대동맹(滿洲族共産主義大同盟), 일명 ‘만맹’의 정신적 지주.
아, 그는 또다시 무엇을 위하여 입을 여는가!
“이러한 일본에서의 사회주의적 운동에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습니다.
바로 민족의 부재입니다.”
“오오오오!”
“과연! 어째서 그를 생각조차 못 했는지! 역시 이아구 동지입니다!”
그의 말에 빠르게 호들갑을 떨며 만맹의 동맹원들은 이아구를 추켜세운다.
아무래도 젊은 새 동맹원들을 포섭하기 위하여 만맹의 기관지, ‘대륙을 향한 전진!’을 읽히는 시간이다 보니 독서회의 참석자들은 이아구가 무슨 말을 하든 껌뻑 죽으려고 한다.
“헤겔이 말한바, 민족 국가는 보편적 역사 발전의 종착지입니다. 마르크스는 물론 이러한 헤겔의 테제를 부정하였으나 자연스러운 역사적 추동 속에서 일어나는 민족의 발전을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엣추 중립구? 미카와에서의 혁명 운동?
모두 봉건적 영지 구분이라는 틀을 깨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지 않습니까?
어째서 저들은 비역사적 민족을 역사적 민족으로 주조해 낸다는 사명감이 없습니까?
어째서 저들은 ‘일본민족공산주의대동맹’과 같은 단체를 만들지 않았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