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701
702화
두 귀신이 남긴 편지를 보던 강진이 수표를 보았다. 수표에는 꽤 많은 금액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두 장의 종이가 더 있었는데, 그것은 김소희에게 남긴 쪽지였다.
그에 강진이 종이를 가지고 김소희에게 다가갔다.
김소희는 감초와 헛개가 있던 곳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가씨, 두 분이 아가씨에게 쪽지를 남겼습니다.”
강진의 말에 김소희가 쪽지를 받아 보았다. 그리고 잠시 내용을 보다가 하늘을 보았다.
“부디 화목한 가정에서 환생들 하시게나.”
김소희가 쪽지를 슬쩍 들어 보이자, 쪽지가 솟구치더니 하늘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강진이 물었다.
“헛개 형님 사람을 많이 죽였다고 하시던데…… 환생을 하실 수 있을까요?”
강진의 물음에 김소희는 그대로 하늘을 보며 말했다.
“나 역시 사람을 많이 죽였네.”
“그럼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강진이 걱정스럽게 묻자 김소희가 작게 말을 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이승이든 저승이든 가장 강하게 벌을 주는 법이나, 나와 헛개 둘 다 그때는 군인이었고 적과 싸웠으니…… 잘 되기를 바랄 뿐이네.”
“아가씨도 잘 모르시는군요.”
“나 역시 저승에는 가지 않은 귀신이니.”
김소희는 고개를 돌려 강진을 보았다.
“헛개가 돈을 보냈는가?”
“네.”
“그렇다면 저승에 돈이 있다는 것이니 잘 될 것이네.”
김소희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돈이 있다면 저승에서도 잘 되겠지.’
좋은 일을 했으니 저승에 돈이 있을 것이다. 강진이 그런 생각을 할 때, 김소희가 궁을 보다가 몸을 돌렸다.
“내 만나야 할 이들이 있으니 자네는 자네대로 구경을 하게나.”
“같이 안 가시고요?”
“갈 곳이 있네.”
“여기에도 아시는 귀신들이 있나 보네요.”
“세상 그 어디보다 사람이 많이 죽어 나가는 곳이 바로 궁이니…….”
김소희는 입고 있는 혼례복을 보다가 손을 휘저었다.
화아악!
그러자 입고 있던 혼례복이 사라지며 원래의 한복으로 바뀌었다.
“어울리시는데 더 입고 계시지 않고요.”
“입어 보았으니 되었네.”
김소희가 걸음을 옮기자, 강진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다가 근정전 건물 앞에 서 있는 일행들에게 다가갔다.
***
강상식은 경복궁에서 재밌게 논 차지혜를 데리고 한국에서 가장 높다는 빌딩에 갔다. 그 빌딩에서 맛있는 디저트를 먹은 일행들은 한끼식당으로 향했다.
“밖에서 편하게 먹지.”
강상식의 말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왜요? 저희 식당 밥 맛 없어요?”
“아니. 맛있지. 근데 너희 식당에서 먹으면 네가 일을 해야 하잖아.”
“괜찮아요. 그리고 오늘은…… 삼겹살을 구워 먹을 겁니다.”
“삼겹살?”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 제가 딱히 음식을 할 필요는 없죠. 같이 구워 먹으면 되니까요. 지혜 삼겹살 어때?”
“너무 좋아요.”
“그래. 삼겹살 맛있게 먹자.”
좋아하는 차지혜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강진이 송은실을 보았다.
“여사님은 혹시 다른 음식 드시고 싶은 것 있으세요?”
“저도 삼겹살 좋아합니다.”
송은실의 말에 강진이 문지나도 보았다. 그 시선에 문지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좋아요.”
“그럼 오늘은 삼겹살을 먹는 걸로.”
강진이 주방에서 휴대용 버너와 불판을 가지고 와 내려놓으려 하자 차지혜가 말했다.
“식탁에 신문지 깔아야 해요.”
“아차! 내가 미처 그 생각을 못 했다.”
강진은 날짜가 지난 달력을 뜯어서는 식탁에 깔았다.
달력을 깔자 강상식이 불판을 놓았다. 그 사이 배용수가 주방에서 상추와 깻잎을 씻어서 준비를 하자 강진이 그것들을 홀로 옮겼다.
지글지글!
강진은 불판에서 익어가는 삼겹살을 집게로 뒤집으며 가위로 잘라 놓았다.
“지혜 많이 먹어.”
“네.”
강진의 말이 아니더라도 차지혜는 맛있게 삼겹살을 먹고 있었다. 그런 차지혜를 보던 강진이 옆을 보았다.
옆에 자리한 차지연도 강진이 구운 고기를 먹고 있었다.
강진이 눈빛으로 맛있게 먹으라고 하자, 차지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삼겹살을 상추에 싸서 먹었다.
그 사이, 소주를 한 모금 마신 강상식이 송은실을 보았다.
“여사님, 기분도 좋은데 한잔하시겠어요?”
“아…… 아니에요.”
“술 안 좋아하세요?”
“제가 눈이 안 보여서요. 술은 안 마셔요.”
“아……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좋은 의도로 말을 해 주신 건데요.”
강상식이 미안해하자 송은실이 살며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
“술을 마시면 제 몸이 제 마음대로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술을 마시지 않아요.”
송은실의 말에 강상식이 자신의 머리를 살짝 긁다가 물었다.
“일은 어떻게, 하실 만하세요?”
“네. 재밌어요.”
“그 상담 일 하시다 보면 욕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하던데?”
“저는 아직 그런 고객을 대하지는 못했는데 동생들은 그런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동생? 직원들을 만났습니까?”
“아! 만난 것은 아니고, 단톡방에서 그런 대화를 나눴어요.”
“단톡방으로 대화를 하시는군요.”
“제가 출근을 안 해서요.”
“그럼 회사 생활은 괜찮으십니까?”
“아주 좋아요. 동생들도 잘해 주고요.”
송은실의 말에 강상식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혹시라도 욕을 하거나 성적으로 이상한 말을 하는 고객들은 바로 보고를 하세요. 회사에서 대응하겠습니다.”
강상식의 말에 송은실이 미소를 지었다.
“팀장님도 그런 말을 하셨어요. 바로 고소할 테니 그런 고객들한테 굽신거릴 필요 없다고요. 아! 그리고 꼬투리 잡히지 않게 욕하지만 말라고도 하셨어요.”
“후! 팀장이 일을 잘하네요. 보너스라도 줘야겠는데요?”
“네. 아주 일을 잘하세요. 편하게 해 주시고요.”
강상식과 송은실은 직장 생활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이어나갔다. 그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다들 어느 정도 배가 부른 듯 젓가락을 놓았다.
그것을 보던 차지연이 말했다.
“아저씨, 우리 여기에다 밥 볶아 먹어요.”
차지연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기는 대충 먹은 것 같으니 밥 볶아서 먹을까요?”
“고기 먹었으면 볶아 먹어야죠.”
문지나가 불판에 남은 고기와 김치를 집어 그릇에 놓고는 가위로 자르기 시작하자 강진이 주방에서 밥을 가지고 왔다.
강진이 문지나가 자른 고기를 불판에 부으려 하자 차지연이 말했다.
“거기에 쌈장을 넣어야죠.”
강진이 보자 차지연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고기 자른 데에 쌈장 넣고 막 비빈 다음에 밥에 넣고 볶아서 먹으면 맛있어요.”
차지연의 말에 강진은 쌈장을 고기 자른 곳에 넣고 비볐다.
“고기에 쌈장을 넣으세요?”
문지나의 물음에 강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하면 양념이 되잖아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렇게 볶음밥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맛있을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쌈 싸 먹을 때 쌈장을 넣으니 나쁠 이유는 없겠지.’
그런 생각을 할 때, 송은실이 웃으며 말했다.
“고기에 쌈장을 넣고 밥을 볶으려고요?”
보이지는 않지만, 강진과 문지나가 나눈 대화를 들어서 아는 것이다.
“네.”
“우리 남편도 밥을 볶을 때 쌈장을 넣고는 했어요.”
“그러셨어요?”
“쌈장뿐만 아니라 고기 구울 때 먹으려고 꺼낸 야채들하고 김치까지 다 넣고 볶았었죠.”
송은실의 말에 강진이 재료들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희도 다 넣고 볶아 보죠.”
강진은 꺼내 놓은 김치와 마늘, 고추, 거기에 기름장과 손으로 뜯은 깻잎까지 불판 위에 올렸다.
“이걸 다 넣어?”
“먹고 죽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리고 볶음밥은 원래 이렇게 이것저것 다 넣고 볶아야 맛있죠.”
강진은 밥을 넣은 뒤 그 위에 자른 삼겹살을 올렸다. 그러고는 수저 두 개로 이리저리 비비기 시작했다.
촤아악! 촤아악!
강진의 손길을 따라 밥이 볶아지는 것을 보던 강상식이 말했다.
“그런데 기름장은 좀 짜지 않을까?”
기름장에 들어 있던 소금을 걱정하는 강상식을 보며 강진이 웃었다.
“맨밥 넣었으니 간이 맞을 겁니다.”
강진은 볶음밥을 수저 두 개로 조심히 볶았다.
그러다 어느 정도 볶아져 손을 떼려 할 때, 차지연이 말했다.
“아저씨.”
차지연의 부름에 강진이 그녀를 보았다.
“그 밥 가운데 동그랗게 비워서요, 그 안에 계란 두 개 넣고 수저로 막 문대세요. 그럼 맛있어요.”
차지연의 말에 강진이 말했다.
“아직 완성 안 된 거니까 기다리세요.”
강진은 주방에 가서 계란 두 개를 들고 나왔다.
“계란도 넣게?”
강상식의 물음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강진은 밥 가운데를 수저로 벌려 적당히 동그랗게 공간을 만들고는 계란 두 개를 탁 하고 넣었다.
치이익! 치이익!
밥으로 벽이 만들어져 있어서 계란 두 개는 밥에 섞이지 않고 동그랗게 익어갔다.
계란 바닥이 하얗게 익어가자 강진이 수저로 그것을 문질러 익혔다.
‘이렇게 하면 계란 때문에 밥이 눅눅해지지 않겠다.’
볶음밥은 고슬고슬하게 볶아져야 제맛이다. 그런데 계란을 넣으면 살짝 눅눅해질 수 있었다.
물론 잘 볶으면 밥알에 계란이 코팅되는 것처럼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보통은 눅눅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계란을 먼저 익힌 후에 밥을 넣어서 서로 섞어지게 만드는데, 지금처럼 하면 계란을 따로 익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맛이 좋을 것이었다.
강진이 이리저리 문질러 익힌 계란을 밥에 섞으려 할 때, 차지연이 말했다.
“거기까지요.”
‘여기서 안 섞는다고?’
강진이 의아한 눈으로 보자, 차지연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가 계란 그냥 떠먹는 걸 좋아해서요.”
‘그럼 그냥 계란 프라이를 따로 해도 되잖아?’
그런 생각을 하던 강진이 어색하게 말했다.
“이제 드세요.”
강진의 말에 문지나가 의아한 듯 강진을 보았다.
“계란하고 볶음밥하고 안 섞으세요?”
“그게…… 하하하! 그냥 계란 떠먹으려고요.”
웃으며 강진이 계란을 조금 집어 입에 넣고는 말했다.
“돼지기름에 구워서 그런지 더 맛있네요. 그리고 김치 양념하고도 잘 어울리고요.”
강진이 먹으라고 손짓하자, 고개를 갸웃거린 문지나는 밥그릇에 볶음밥을 덜고는 그 위에 계란을 덜어서는 송은실에게 내밀었다.
“언니 여기요.”
그녀는 송은실의 손을 잡아 밥그릇 옆을 살짝 만지게 했다.
그렇게 밥그릇을 잡은 송은실은 볶음밥을 맛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수저를 들며 말했다.
“지혜야, 엄마 계란 좀 줄래?”
“응.”
송은실의 말에 차지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숟가락으로 볶음밥 가운데에 있는 계란을 떠서 엄마의 수저에 올려주었다. 그에 송은실이 계란을 입에 넣고는 미소를 지었다.
“맛있네요.”
송은실이 볶음밥과 계란을 같이 먹기 시작하자, 차지연이 웃으며 그녀를 보았다.
“엄마, 맛있게 많이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