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erworld Restaurant RAW novel - Chapter 842
2화 대본을 계속해서 보았다. 아역일 때의 감정 흐름을 끌고 가겠다면서 말이다.
“대본 재밌으세요?”
“정말 재밌습니다.”
“일, 이 회에는 검둥이 배역 몇 장면 없던데요.”
“그래도 주인공하고 겹치는 신이 있지 않습니까.”
기분 좋게 웃는 문지혁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 강진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것을 듣던 문지혁은 놀란 눈으로 강진을 보았다.
“제 음성이 드라마에요?”
“네.”
“그게 가능합니까?”
“가능은 한데…… 돈이 좀 들어요.”
“돈?”
강진의 말에 문지혁의 얼굴에 난감함이 어렸다.
“제가 돈이 없는데…….”
“이승 돈하고 저승 돈은 달라요. 그리고 지혁 씨는 저승에서 쓸 돈이 있으세요.”
“저승에 돈이요?”
“이승에서 좋은 일을 하면 저승에 돈이 생겨요. 그리고 지혁 씨 살아 있을 때 봉사도 많이 하시고 남을 위해 시간을 쓰셔서 돈이 꽤 있으세요. 돈은 그 돈으로 내시면 됩니다.”
자신에게 돈이 있다는 말에 문지혁이 환하게 웃었다.
“그럼 꼭 하고 싶습니다.”
“하고 싶으세요?”
강진의 물음에 문지혁이 웃으며 말을 했다.
“정말 하고 싶습니다. 목소리라도……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말을 하며 문지혁은 환하게 웃었다. 연기만 할 수 있다면 돈은 상관없다는 모습이었다.
“제가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는지…… 라디오 드라마도 몇 편 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디오북 봉사도 해서 목소리 연기도 꽤 됩니다.”
“오디오북 봉사요?”
“그 눈이 안 보이는 분들을 위해 책을 읽어서 만드는 오디오북 봉사가 있습니다.”
“그런 봉사가 있어요?”
“점자로 글을 읽을 수 있지만, 그것도 배우셔야 하거든요. 점자를 못 읽는 분들을 위해 책을 저희가 읽고 그것을 녹음하는 봉사가 있습니다. 그럼 책을 귀로 들으시는 거죠.”
“그런 봉사가 있었군요.”
강진의 말에 문지혁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터넷에 오디오북 검색해 보시면 제가 녹음한 것들 있을 겁니다.”
“나중에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웃으며 문지혁을 보던 강진이 슬며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 돈 액수가 꽤 될 겁니다.”
“돈 없어서 안 되면 모를까, 돈이 있다면 하고 싶습니다.”
“그 돈이 없으면 저승에서 고생을 하실 겁니다.”
“고생이야…… 익숙합니다.”
문지혁의 말에 강진이 그를 보다가 입맛을 다셨다.
“고생이 참 심할 수도 있어요.”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고…… 비록 귀신이지만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그러고는 문지혁이 강진을 보며 웃었다.
“내일 걱정은 내일 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문지혁의 말에 강진이 피식 웃었다.
“그 말도 맞네요. 내일 할 고생을 지금 고민하고 걱정해서 어쩌겠어요.”
“맞습니다. 군대에서 하는 유격 훈련도 고민한다고 해서 안 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문지혁의 말에 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맞습니다.”
강진이 수긍을 하자 문지혁이 그를 보며 물었다.
“그런데 변호사 선생님을 제가 만나야 하는 겁니까?”
“네.”
“혹시 무슨 문제라도…….”
변호사라고 하니 문제가 있나 싶은 것이다.
“그런 건 아니에요. 변호사가 있으면 저승에 지불해야 할 금액을 좀 줄일 수 있다고 해서요.”
“저승도 이런 걸 깎습니까?”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는데 사람이 죽어서 가는 저승이라고 다른 것이 있겠어요.”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 때, 가게 문이 열렸다.
띠링!
풍경 소리에 문지혁과 강진이 가게 입구를 보았다. 열린 문 너머에 있던 하얀 정장 차림의 중년인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혹시 저분이?”
“패션 센스 죽이죠?”
웃으며 강진이 일어났다.
“신수호 씨.”
강진의 부름에 신수호가 그의 옆에 와서는 문지혁을 보았다.
“문지혁 씨?”
“문지혁입니다.”
“변호사 신수호입니다.”
신수호는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
그에 문지혁이 명함을 받아 보는 사이, 신수호가 강진을 보았다. 그 시선에 강진이 옆으로 자리를 옮기려 하자, 신수호가 고개를 저었다.
“의뢰인과 대화를 나눠야 합니다.”
“아…… 알겠습니다.”
자리를 비켜 달라는 것을 안 강진은 배용수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여직원들 옆에 의자를 가져다가 앉았다.
그런 강진을 본 신수호가 문지혁의 맞은편에 앉아서는 음식 그릇들을 옆으로 밀었다.
“일단 제 법적 서비스를 받으시려면 법정대리인 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그러고는 신수호가 문지혁을 보았다.
“이야기는 들으셨습니까?”
“대충 들었습니다.”
문지혁의 대답에 신수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류 가방에서 서류를 몇 장 꺼내 놓으며 말했다.
“제가 문지혁 씨에게 드릴 법적 서비스는 첫째, 이번 ‘꽃 피어나다 드라마에 문지혁 씨가 음성으로 참여할 수 있게 돕는 것입니다. 일단 제가 견적을 뽑아 봤는데…….”
말을 하던 신수호가 강진을 물끄러미 보았다. 그에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강진이 헛기침을 했다.
“안 볼게요.”
강진의 말에 신수호가 그를 보다가 문지혁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자신이 줄 법적 서비스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