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199
198화
강신은 곧바로 울프 팀을 소집했다.
그리고 백소은이 보고 있던 영상을 그들에게도 보여 주었다.
“아하하, 아기처럼 걷는 우산이라…. 진짜 귀엽네요. 그런데 이런 영상을 보여 주시려고 저희를 부르신 건가요?”
카밀라가 중앙에 설치된 홀로그램 장치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상을 보고 강신이 울프 팀을 소집한 이유를 물었다.
“여러분이 보시기엔 그냥 귀여운 영상일 수도 있지만, 이거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에? 이게요? 이건 제가 봐도 그냥 재밌는 영상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데요?”
옆에서 함께 영상을 보던 김 대리가 카밀라의 의견에 공감하며, 강신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봤다.
“아직 확실치 않지만…. 저 영상에 나오는 우산은 위험한 U.M.A.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흠…. 확신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를 소집했다면 그 위험이 상당히 크다는 거겠지?”
권영식이 손으로 턱을 쓸며 반복 재생되고 있는 영상 속 우산을 유심히 살펴봤다.
하지만 딱히 이상한 점을 찾을 수는 없었다.
“네, 넓게 보면 도시 하나가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엑? 도시요?”
“저게요?”
고작 우스꽝스럽게 움직이는 우산 하나 때문에 도시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하자, 김 대리와 카밀라는 혼란스러워했다.
“그래서, 저 우산이 뭐길래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겁니까?”
혼란스러워하는 둘과 다르게 임 상무는 평정심을 유지한 상태로 질문했다.
그러자, 강신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제가 예상하기로는 저 U.M.A.는 도망가는 징조인 것 같습니다.”
강신은 도망가는 징조가 무엇인지 일행들에게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저 U.M.A.는 특정 물건에 깃드는 개체고 일주일 내로 잡아야 한다는 거지? 그리고 자네는 피해를 막기 위해 저 U.M.A.를 포획해야 하고 싶은 것이고?”
“네, 맞습니다.”
“그런데 말이야. 우산이 저렇게 움직이는 게 우연일 수도 있지 않나?”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권영식의 의문은 타당했다.
실제로 강신 또한, 우산의 독특한 움직임이 우연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강신이 저 우산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저 우산이 U.M.A.가 아니라면 단지 저희가 조금 고생하고 끝나는 일이겠지만…. 만약 저게 정말 도망가는 징조라면 저 U.M.A.가 나타난 도시에 자연재해가 발생하게 될 겁니다.”
“……우문이었군. 그래, 확실히 우리가 조금 고생하는 것으로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다면 당연히 움직여야겠군.”
강신의 성격을 알고 있는 권영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신이 울프 팀을 소집한 이유를 이해했다.
하지만….
“저는 반대합니다.”
권영식을 겨우 이해시켰는데, 이번에는 임 상무가 도망치는 징조로 보이는 개체가 등장한 현장으로 가는 걸 반대했다.
“우선 요원을 움직이기에는 너무 불확실합니다. 그리고 만약 강 선임이 말한 대로 저것이 도망가는 징조라면 어딘지 모를 도심에서 우산 하나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겠죠. 심지어 저 U.M.A.가 처음 발생한 정확한 시간도 알 수 없으니…….”
임 상무는 말을 하면서 이것저것 계산해 보는 듯했다.
“요원들을 투입했을 때 곧바로 자연재해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 괜히 요원들만 자연재해에 휘말릴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저 U.M.A.를 포획한다고 해도 저희가 얻을 이익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이는군요.”
“그래도 사람들이 자연재해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는데….”
정이 많은 카밀라가 냉정히 상황을 말하는 임 상무에게 대꾸했지만, 임 상무의 따가운 시선에 입을 다물어야 했다.
“사람이라…. 구하면 좋죠. 하지만 뭔가 착각을 하시는 것 같은데, 우리는 성신이라는 기업에 소속된 사람입니다. 국가와 시민의 안전은 우리가 성신이 아니라 정부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고요.”
이제껏 임 상무가 꺼낸 말 중에 틀린 얘기는 없었다.
사실 이번 일도 성신이 나설 게 아니라, 정부에 이 사실을 알려 국정원과 공기업들이 움직이게 하는 편이 좋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강신에게 높은 신뢰가 있는 성신과 달리 정부에서 강신의 추측만으로 움직일지는 미지수였다.
임 상무의 말이 모두 옳았지만, 강신은 그가 이번 일에 유난히 강하게 반대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는 저렇게까지 반대할 사람은 아닌데….’
가끔 자신의 몸이 상하거나 터무니없이 위험한 계획을 제시하면 임 상무가 반대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이상한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었다.
“아직 포획하지 않았는데, 회사에 이득이 있을지 없을지를 판단하는 건 조금 이른 것 같은데요.”
U.M.A.를 포획해서 회사의 이익을 창출하는 건 포획하는 요원들이 아니라 권영식이 이끄는 연구원들이었다.
아무리 쓸모없는 U.M.A.라고 해도 가치를 찾고, 만드는 게 연구원들의 일이었으니까.
임 상무가 반대하자, 강신도 살짝 조급해졌다.
평소처럼 울프 팀만 현장으로 나가는 것이야 팀장인 강신의 뜻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일은 넓은 지역을 수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임 상무의 말대로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에 최대한 많은 인원이 투입되어야 했다.
‘수원 지부의 요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부에도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임 상무의 동의가 필수였다.
강신과 임 상무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는 삭막한 분위기 속에서 권영식이 크게 한번 헛기침을 하더니, 중재에 나섰다.
“크흠, 여기서 우리끼리 싸워 봐야 뭐하겠나. 이럴수록 아까운 시간만 낭비되지. 이번 일은 다수결로 진행하는 게 어떻겠나?”
“그렇게 하는 편이 좋겠군요.”
다수결로 진행하자는 권영식의 의견에 반대하지 않았지만, 임 상무의 표정은 여전히 탐탁지 않아 보였다.
“그럼 시간도 없으니, 바로 거수로 투표를 진행하지. 위험할 수도 있지만 현장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게.”
권영식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
“강 선임, 김 대리, 카밀라, 그리고 나까지. 총 네 명이군.”
손을 들지 않은 인원은 임 상무, 척준신 그리고 장웨이였다.
“결정됐군. 다수결로 정한 것이니까. 크게 불만이 없기를 바라지. 그럼, 바로 준비를 시작해 볼까?”
강신은 가장 먼저 프로네시스에게 우산이 등장한 영상이 정확히 언제 어디서 촬영됐는지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위치를 특정하면 그 지역에 감지기를 사용하면 빠르지 않겠나?”
권영식이 U.M.A.를 빠르게 추적할 방법을 제시했지만, 강신은 고개를 저었다.
“아마 감지기에 이번 U.M.A.가 감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자연재해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위험 등급이 겨울 나비보다 낮은 개체였기에, 강신은 도망가는 징조가 감지기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흠, 그건 좀 아쉽구먼. 그럼 처음부터 많은 인원을 투입해야겠군.”
“네, 그 부분은 임 상무님에게 도움을 조금 받아야 할 것 같은데…. 부탁드려도 될까요?”
“…알겠습니다. 다른 지부 쪽에 도움을 요청해 놓죠.”
“이번 U.M.A.는 자연재해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위험이 없는 개체이니, 따로 무기를 챙기지 않아도 될 겁니다. 다만, 임 상무님이 아까 말했던 것처럼 언제 자연재해가 일어날지 모르니, 보호 장비는 꼭 챙겨 가는 것으로 하죠.”
강신은 수색 인원에게 특별한 장비를 착용하도록 요구했다.
“현장은 신단수를 수색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3인 1개 조로 운영하고,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조별로 한 명씩 보디 캠을 장착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보디 캠이라…. 그냥 지난번처럼 보호 장비에 나노 카메라를 장착하는 건 어떤가?”
눈에 띄는 보디 캠보다 보이지 않는 나노 카메라 쪽이 훨씬 좋은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강신이 걱정하는 건 나노 카메라의 수량이었다.
아무리 세 명당 한 개라고는 하나, 인원이 많기에 그 수량을 단시간에 준비하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강신이 걱정하자, 권영식이 슬쩍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른 지부 연구원들까지 동원하면 못할 것도 없지.”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현장에 나가는 울프 팀 인원은 저와 척 부장님, 김 대리님입니다.”
강신이 자신과 함께할 사람들을 호명하자, 카밀라가 큰 눈을 껌뻑이며 말했다.
“그럼 저희는요?”
카밀라는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상황인데, 강신이 모두를 현장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자 의아했다.
“나머지 분들은 이곳에서 따로 해 주실 일이 있습니다, 프로네시스가 위치를 특정하면 그 일대의 모든 CCTV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럼 상황실에서 프로네시스가 띄운 CCTV를 보면서 수상한 것들을 구분해 근처에 있는 요원들에게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프로네시스가 아무리 뛰어난 A.I.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보는 것과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도망가는 징조가 보이는 이상한 행동을 기계가 보았을 때, 구분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래서 프로네시스와 함께 CCTV를 분석해 줄 사람들이 필요했다.
물론 상황실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강신은 장웨이의 예리한 눈썰미와 오랜 세월을 살며 단련된 카밀라의 직감이라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본적인 작전의 틀이 잡히자, 프로네시스가 영상의 출처와 시간을 찾아냈다.
“2일 전, 포항이라…. 다행히 한국 이긴 하네요. 그런데 영상이 찍힌 날짜로부터 2일이 흘렀다면 5일 이내로 찾아야 한다는 말이라, 예상보다 일이 힘들게 돌아가네요.”
“지금이라도 작전을 취소하는 건 어떻습니까? 자연재해는 우습게 볼 게 아닙니다.”
임 상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자연재해를 걱정하는 듯 강신에게 말했다.
“아니요. 그래도 가야죠.”
강신은 성신 그룹에 입사하면서 했던 다짐을 떠올리며 확고하게 대답했다.
‘모두를 구할 수 없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하지만, 내 손에 닿는 사람들은 무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니까….’
강신은 일행들과 함께 준비를 마치고 다른 요원들보다 먼저 항구 도시인 포항으로 향했다.
직선거리로 약 250km나 떨어진 포항까지 이동하는 데는 2시간 30분이 소요됐다.
걸어 다니는 우산이 촬영된 곳은 포항 북구 장성동의 한 주택가였다.
강신과 일행들은 우산이 촬영되었던 지점을 먼저 탐색했다.
“이틀이나 지났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없네.”
-나도 아직 발견한 건 없어.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고, 프로네시스는 특수 소재 분석기에 사용하고 있던 연산 능력을 이번 현장에 모두 투입했다.
그러는 동안 김 대리가 탐색해야 할 구역을 표시한 간이 지도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장성동을 기점으로 반경 30km라…. 정말 5일 안에 찾을 수 있을까요?”
사막에서 모래알 찾기 같은 도심에서 우산 찾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