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412
411화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중얼거림을 들은 장웨이가 묻자, 강신은 자신이 보고 있던 화면 속 여자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장대리님, 저 여자 보이십니까?”
“누구요? 후드를 쓴 여성이요?”
“네.”
후드를 썼지만, 깊게 눌러 쓴 게 아니라 얼굴이 잘 보였다.
강신이 가리킨 여성은 대략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백인 여성이었다.
“보입니다. 그런데, 저 여성이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장웨이는 아무리 봐도 이상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어떤 부분이 이상한 겁니까?”
‘나에게만 보이는 건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강신은 여성의 몸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정확히는 빛나는 게 아니라 희끄무레한 뭔가가 여성과 겹쳐져 있는 듯했다.
어째서 자신의 눈에만 저런 게 보이는지 강신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 설야가 강신이 보고 있는 TV 앞을 빙글빙글 돌았다.
딱히 의미 있는 행동은 아니었다.
‘하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설야도 보는데.’
자신이 설야를 보게 된 것과 뭔가 연관이 있으리라 추측만 할 뿐이었다.
강신이 잠시 상념에 빠져 있는 동안 TV의 여성이 휙 하고 고개를 카메라가 있는 방향으로 돌렸다.
그녀의 시선이 왠지 모르게 무서웠다.
화면 너머에 있었지만 마치 바로 앞에서 마주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고, 강신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흠칫 떨어야 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선을 마주쳤을까, 여성은 살짝 혀를 차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그 장소에서 벗어났다.
그 여성이 사라지자마자, 강신은 다급하게 프로네시스를 불렀다.
“네시스! 방금 화면 속에 나온 여자를 추적 해줘!”
누구인지 따로 말하지 않았음에도 프로네시스는 강신이 말한 여자를 파악하고 바로 대꾸했다.
-실시간으로 추적을 시작할게.
비록 우연이 겹친 상황이었지만, 얼굴을 확인한 이상 추적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동안 그들이 해왔던 고된 사전 준비는 지금 같은 상황을 위해 했던 일이었으니까.
-목표 포착, 작센 주에서 확인되었어.
방금까지 뮌헨에 있던 여성이 짧은 시간 동안 작센주로 이동했다고 한다.
그 소식은 강신에게 확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찾았다. 네시스, 여성의 과거 행적과 누구인지도 함께 조사해줘.”
강신은 서둘러 프로네시스에게 추가 오더를 내렸다.
“다들 바로 출동 준비하죠.”
그간의 긴 사전 준비 시간 동안 하일브론의 유령을 발견하지 못했던 탓일까.
잠깐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발견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행들이 뒤늦게 정신 차리고는 허겁지겁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장웨이가 강신에게 다가와 물었다.
“지금 얻은 정보들 마크 쪽에 공유하는 게 좋겠습니까?”
“아니요. 굳이 공유해 줄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우리끼리 해결해 보죠.”
마크와 정보를 공유하면 공헌도를 얻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하일브론의 유령을 쫓는 다른 이들이 그 정보를 공유받을 것이다.
그들과 정보를 나누지 않겠다는 건 아니었다.
다만, 그들이 일에 방해가 될 수도 있었다.
그들과 함께하면 모니카의 존재와 현재 독일에서 일어난 카르텔의 폭동 원인이 성신에 있다는 게 알려지는 것도 시간문제다.
최악의 경우, 사심을 채우려고 일부러 일을 방해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 상황에서 그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마크 쪽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겠습니다. 필요한 지원 장비는 사전에 이야기했던 대로 케빈에게 준비시키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모니카!”
강신은 장웨이와 짧은 대화를 끝내고 바로 모니카를 찾았다.
모니카는 프로네시스가 불러주는 좌표와 지도를 보며 위치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녀는 강신을 돌아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준비 됐어요!”
그러자, 어느새 준비를 마친 다른 일행들이 모두 장비를 갖추고 모여들었다.
“바로 시작하죠.”
강신이 작전 시작을 알리자, 모니카가 곧장 숲속 마을과 이어지는 문을 만들었다.
이전과 다르게 숙소에는 빌리만 남겨두고 울프팀 전원이 문을 이용해 숲속 마을로 이동했다.
그렇게 도착한 위치들의 마을에는 그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장웨이는 맥스와 함께 마을에서 준비해준 거대한 원형 테이블 위에 따로 챙겨온 거대한 지도를 펼쳤다.
그 지도는 모니카가 개인적으로 들고 있던 지도와 달리 도시 내부가 세세하게 표기되어 있었다.
심지어 좁은 골목까지 자세하게 좌표가 그려져 있었다.
“그럼, 사전에 이야기했던 대로 움직이겠습니다.”
일행들이 강신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강신과 신하린, 송기덕은 문이 나타날 위치에서 기다렸다.
그들 뒤쪽으로는 케빈이 지원용 가방을 메고 대기하고 있었으며, 장웨이와 맥스는 거대한 지도 앞에 있었다.
한쪽에는 모니카는 언제라도 문을 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자, 숙소에서 대기 중이던 빌리가 아직 열려 있는 문으로 고개를 내밀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작센 PT-485!”
빌리는 그 말을 끝내고는 다시 고개를 문 안쪽으로 집어넣었다.
그러자, 맥스가 지도를 확인하며 지도의 한 지점을 가리켰다.
“모니카, 여기!”
모니카는 맥스가 가리킨 장소를 확인하고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곳과 이어지는 새로운 문을 추가로 만들었다.
대기 중인 강신과 일행들은 문이 만들어지자 바로 그곳으로 튀어 나갔다.
사전 준비를 할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범죄 현장을 확인할 때, 가장 문제가 됐던 건 바로 신속함이었다.
모니카는 분명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매우 급하게 돌아가는 범죄 현장을 막거나 하일브론의 유령을 쫓기에 신속함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애초에 추격을 위한 능력이 아니었으니…….
모니카가 문을 열기 위해서는 숲속 마을에 있어야 했다.
거기에서 문제가 생겼다.
숲속 마을에서는 전자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즉, 프로네시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다.
하일브론의 유령을 발견하면 바로 추격으로 이어질 걸 알고 있는 강신은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일행들과 함께 한 가지 계획을 세웠다.
먼저 전자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걸 대비해 빌리가 안전한 숙소에서 대기한다.
거기서 프로네시스에게 좌표를 듣고 열려 있는 문을 이용해 좌표를 불러준다.
여러 개의 문을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모니카를 대신해 장웨이와 맥스가 좌표를 확인했다.
그 위치를 모니카에게 알려주면 모니카는 바로 그곳에 문을 추가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강신과 일행들이 하일브론의 유령을 쫓다 놓쳐도 바로 이곳으로 돌아와 추격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작전은 제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브레멘 AC-112!”
빌리가 다시 소리치자, 장웨이가 지도를 보며 브레멘 어딘가 있는 지역을 가리켰다.
“여기!”
그러자, 바로 위치를 확인한 모니카가 곧바로 추가문을 만들었다.
“흐읏….”
문을 여러 개 유지하는 건 고도의 집중이 필요했다.
잠시 후 강신과 일행들이 이전에 사용했던 문으로 되돌아오자마자 모니카가 만든 새로운 문으로 이동했다.
그들이 다시 이동하자, 모니카는 이제는 필요가 없어진 문을 지우고 다시 대기했다.
추격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외부의 상황을 알 순 없었지만, 그들은 답답해하지 않았다.
정해진 대로 각자 해야 할 일들을 충분히 해내고 있었다.
한편 하일브론의 유령을 쫓는 강신과 일행들은 그녀를 쫓으며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프로네시스가 알려준 지점으로 문을 통해 이동하자, 그곳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여유롭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하일브론의 유령이 있었다.
그녀는 마치 그들을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드디어 왔네.”
자신을 쫓는 이들을 기다린 걸까?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말을 추가로 덧붙였다.
“그럼, 나랑 술래잡기나 해볼래?”
그 말과 함께 그녀가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술래잡기? 이게 뭔…….’
갑작스러운 행동에 의문이 들었지만, 어찌 됐든 하일브론의 유령을 잡는 게 우선이었다.
그들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강신과 일행들은 여성을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신기하게도 사람은커녕 그림자조차 찾을 수 없는 장소만 골라서 이동했다.
추격전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술래잡기를 운운했던 것과 달리 그녀는 그다지 체력이 좋지 않았다.
“헥…. 헥….”
자신만만했던 것과는 달리 그녀는 얼마 가지 못해 지쳤고, 강신과 일행들은 그 사이 그녀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아마 강신과 일행들은 모두 똑같이 생각했을 것이다.
-쉽다.
라고 말이다.
하지만 일행들은 그것이 착각이라는 걸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성과 가까워지자, 송기덕이 최대한 가속하며 여성에게 손을 뻗었다.
“잡았다!!”
정말 기쁜 듯이 외쳤지만, 그의 손은 허공을 갈라야 했다.
송기덕의 손이 몸에 닿기 전, 그녀는 마치 먼지가 되어버린 것처럼 팍하고 터졌다.
그렇게 날아간 먼지는 강신과 일행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 모여서 다시 사람의 형상을 이루었다.
“으헉!”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송기덕이 방심했는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중심을 잃어 바닥을 굴렀다.
강신은 자신 앞에서 넘어진 송기덕을 확인하고는 순발력 좋게도 그를 뛰어넘어 갔다.
하지만 뒤에서 따라오던 케빈은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으악!”
그 결과, 케빈은 송기덕과 함께 바닥을 굴러야 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볼 여유는 없었다.
강신은 서둘러 신하린을 불렀다.
“하린아!”
강신이 외치자, 도망치는 여성의 왼쪽에서 신하린이 튀어 나왔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놀라서 제대로 반응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습격이었다.
하지만 여성은 신하린이 어디에서 나타날지 알고 있었던 건지, 가볍게 몸을 틀어 신하린의 손을 피해냈다.
습격에 실패하자 당황할 법도 했지만, 신하린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이어서 바로 다른 쪽 손을 휘둘렀다.
하지만 두 번째 시도도 실패했다.
그녀가 송기덕의 손을 피했던 것처럼 그녀의 몸이 먼지처럼 변했기 때문이다.
그 먼지는 다시 멀찍이 떨어져 여성의 몸을 만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도망가지 않고 강신과 일행들을 돌아보며 웃었다.
“하하하,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네, 너네 진짜 대단하네.”
그녀가 놀린다고 생각한 것일까, 신하린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익!”
“그렇게 억울해하지마, 정말로 칭찬하는 거니까.”
그런 말을 하는 것 치고 하일브론의 유령은 너무나도 여유로워 보였다.
“그럼 본격적으로 쫓고 쫓기는 놀이를 해볼까?”
그녀는 그 말과 함께 그 자리에서 폭발하듯이 흩어지더니, 곧 그 자리에서 모습을 감췄다.
과연, 그녀는 그것으로 강신 일행을 따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강신과 일행들은 곧장 자신이 이곳으로 왔던 문으로 되돌아갔고, 그와 동시에 프로네시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브레멘 AC-112.
그녀는 알고 있을까?
강신과 일행들이 그녀를 잡기 위해 넉 달 동안 그녀의 활동 범위 전역에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것을?
강신과 일행들의 넉 달은 절대 헛된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