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581
580화
“다행히 감염은 없네요. 상처도 그리 깊지 않아서 이대로 여기서 봉합하고 압박해 놓겠습니다. 그래도 일이 모두 끝나면 병원에 가셔서 정밀 검사를 받으셔야겠지만요.”
강신을 치료하는 요원이 상처의 상태를 확인하고 상처 부위를 마취하고 그대로 봉합하며 말했다.
강신의 치료가 끝나자 그제야 굳어 있던 현장의 분위기가 풀리는 듯했다.
“이번엔 정말 무모하셨다는 거 알고 계시죠? 포식 악어가 중간에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면 겨우 이 정도 상처로 끝나지 않았을 거예요.”
강신을 도울 수 없었던 신하린이 화가 났는지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했다.
평소보다 차분한 분위기의 목소리가 현재 그녀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내가 무모했다는 건 알고 있어.”
강신은 그런 신하린에게 변명하지 않았다.
스스로도 자신이 한 일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그래야만 하는 일이었어.”
눈앞에서 아이가 죽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만약 강신이 소녀를 감싸지 않았다면 포식 악어가 중간에 정신을 차렸다고 해도 소녀는 결코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요. 알았어요.”
사실 신하린은 강신의 무모함에 화가 났다기보다는 그저 강신이 위험한 순간 호위 역을 자처하는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에 더 화가 났다.
신하린이 단답형으로 대답하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그러자, 그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기 위해 송기덕이 과장된 행동으로 둘 사이를 끼어들었다.
“뭐, 어찌 되었든 결과는 만족스러우니까, 그렇게 화내지 말자고요.”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이순자도 동의하듯 말했다.
“우리가 위험한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니, 좋게 끝낸 것으로 만족하죠.”
결국, 신하린은 토라져 불현듯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자 송기덕이 곤란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 이건 꽤 오래가겠네요.”
“뭐, 그렇겠죠. 사실 저도 신하린 요원이 저렇게 화를 내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돼요. 호위 뒤에서 숨어 있어야 할 대상이 호위를 박차고 총탄이 빗발치는 위험에 대놓고 몸을 내밀고 있으니, 화가 나는 것도 당연하겠죠.”
호위가 아무리 대단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들 호위를 받는 대상이 위험 지역에서 멋대로 날뛰면 제대로 된 호위는 불가능한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방금 말했지만, 그래야만 하는 일이었어요.”
“알아요, 그래서 저희는 별말을 하지 않았잖아요. 우리도 그 상황에서 강책임과 똑같이 행동 했을 거예요. 그래도 말이죠, 엄연히 말해서 저희에게는 강책임이 당신이 지킨 소녀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군요.”
꽤 냉정한 말이었지만 다른 일행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고 있었다.
눈앞에 소녀를 구하는 것은 누구라도 했을 일이었지만, 그래도 강신과 소녀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성신 소속의 요원들은 과감히 강신을 선택할 것이다.
강신이 그들을 아끼듯 일행들 또한 강신을 아끼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매번 무모하게만 움직이지 말고 가끔은 자신의 안위도 생각해서 움직여 달라는 거죠.”
매번 다른 이가 다칠 바에 자신이 다치겠다는 듯 움직이는 강신이었으니, 이순자의 날카로운 지적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짝!
분위기가 다시 어두워지자 이순자가 손뼉을 치고는 입을 열었다.
“자, 싫은 소리는 이제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 전 엉망이 된 현장을 정리해야겠네요.”
이순자는 그대로 3팀 요원들을 지휘해 엉망이 되어 있는 현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이곳에서 살고 있던 가족이 강신에게 다가왔다.
“저희 딸을 구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소녀의 부모는 강신에게 진심이 담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녀도 눈이 있었기에 방금 상황에서 강신이 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것을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가족을 파는 이도 있는데, 그런 이는 절대 하지 못할 일이죠.”
소녀의 어머니는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자신의 동생을 힐긋 바라보고는 말했다.
“그렇긴 하네요.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저희 제대로 통성명도 하지 못했군요.”
정확히는 강신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름만 밝힌 상황이었다.
이곳에 사는 가족은 믿지 못할 외부인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상황은 변했다.
강신은 이제 믿지 못할 외부인이 아닌 가족을 위기에서 구해준 은인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강신이 먼저 말했다.
“다시 인사드리죠. 저는 성신에서 일하고 있는 강신이라고 합니다.”
그제야, 여성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저는 이세림, 여기 있는 남편은 박민구, 그리고 저기 아린님 옆에 붙어 있는 딸은 박채원이라고 해요.”
이곳에서 지낸 며칠, 모든 작전이 끝나고 나서야 강신은 그들과 제대로 된 통성명을 나눌 수가 있었다.
이번 사건의 주범인 이세림의 동생과 3팀 요원에게 붙잡힌 외국인은 곧바로 본사로 이송되었고, 현장은 빠른 속도로 정리되고 나서야 강신은 이세림 가족과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이미 그들이 살던 움막은 포식 악어가 날뛴 흔적으로 완파되어 있었고 그 주변 또한 엉망이 되어있었다.
또한, 광신도의 표적이 되어버렸으니, 이세림의 가족은 더는 이전처럼 이곳에서 평온하게 살아갈 수는 없었다.
그러니, 그들은 선택해야 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더 깊숙한 산속으로 들어가 야인으로 살 것인지, 아니면 이전에 외국인이 했던 제안과 비슷한 강신이 한 제안을 받을 것인지.
‘사실 고민할 것도 없겠지.’
강신은 그녀의 대답을 듣기 전부터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알고 있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이세림이 손을 내밀자, 강신이 웃으며 손을 맞잡고 악수했다.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이군요.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이세림의 가족은 성신에게 몸을 의탁했다.
가족이 살만한 거처를 찾는 것은 강신에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애초에 강신은 그들이 살만한 곳으로 생각한 곳이 있었으니 그런 제안을 한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날 찾아왔다고?”
“네, 어르신.”
“허허…. 이것 참 오랜만에 와서 한다는 말이 산 한쪽을 내달라는 말이라니….”
노인은 강신에게 섭섭한 듯 말하자, 강신은 바로 사죄했다.
“죄송합니다. 일이 워낙 바빠서….”
“뭐, 됐네, 자네 사정은 나도 알고 있으니까, 소은이에게 제대로 쉬지도 않는다는 소리는 들었네, 이것 참 말년에는 조금 조용히 지내려고 했는데….”
강신의 눈앞에 있는 노인은 성신에서 1대 관상가라고 불리는 백소은의 할아버지인 백운학이었다.
“불편하시다면 다른 곳을 알아보겠습니다.”
“흠…. 아닐세, 어차피 외부인이 많이 들어온 상황인데, 가족 하나 늘어난다고 문제 될 것은 없겠지.”
백운학이 사는 산에는 이미 위치들과 다른 이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이참에 소은이에게 새 친구나 만들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백운학은 박채원이 가진 사연을 모두 강신에게 들었고 자신의 손녀가 생각나 모질게 그 가족을 내칠 수가 없었다.
“뭐, 산에는 남는 게 자리이니, 편한 곳에서 살라고 일러두게.”
“감사합니다.”
강신이 용건을 마치자, 백운학이 끌끌하며 농을 던졌다.
“그리 감사하면 다음에 올 때는 좋은 술이라도 들고 오게나.”
“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이세림 가족과 포식 악어는 백운학이 사는 성신 산의 새로운 주민이 되었다.
성신과 함께하기로 하자, 이세림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강신에게 알려주었고, 붙잡은 외국인을 통해 크툴루를 믿는 이들에 대한 정보를 얻어냈다.
그리고 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강신은 자신의 개인 큐브에 모든 울프팀을 모아 회의를 진행했다.
“우선 붙잡은 외국인은 크툴루를 믿는 이들이 아니었습니다.”
“네? 아니라고요?”
충격적인 사실에 일행들이 모두 놀란 눈치였다.
그들의 행동은 누가 봐도 광신도들이었으니까.
“연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크툴루를 믿는 이들이 외주를 맡긴 용병이었습니다.”
그들은 광신도들이 주는 많은 돈에 혹해서 이번 일을 저지른 것이었다.
“그는 광신도들이 돈 가방과 광분 화의 약과 에볼루션이라 부르는 U.M.A를 돌연변이로 만드는 약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광신도가 그들에게 지시한 것은 특정 인물들을 만나 회유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다른 나라에서 서브 몬스터 중 일부를 회유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밝혀왔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렇네요. 서브 몬스터에 소속된 이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위험하기도 하니, 일반 신도를 보내지도 못할 거고 사제들을 사용하기에는 중요한 의식이 있으니, 가벼이 사용하기에는 힘들었겠네요.”
장웨이가 강신의 말을 듣고 단번에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 그들이 아는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접선 자체도 그들이 한 것이 아니라 광신도가 직접 찾아오는 형식으로 의뢰를 받았더군요.”
“그 고생을 했는데….”
빌리가 아쉽다는 듯이 말하자 다른 일행들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그들이 아는 것은 적었죠. 대신 이세림씨가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줬습니다.”
“오.”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살았던 이들이었기에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좋은 정보는 모두 이세림을 통해 전해졌다.
“이세림씨는 크툴루를 믿는 이들을 이번에 처음 만나 그들에 대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대신 다른 유용한 정보를 가지고 있더군요.”
이세림이 가진 정보는 국내에서 자신들처럼 특별한 생물을 신으로 모시고 사는 이들이었다.
그들과 직접적인 교류는 없었지만, 그녀가 대대로 포식 악어를 모시는 것처럼 같은 처지인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파악하고 있었다.
“말로는 믿고 있는 신의 영역이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기 위해서 알고 있는 거라고 하더군요.”
한국에서는 멸종되었다는 호랑이 그것도 산군에 해당하는 거대 호랑이를 믿는 이들이나 신묘한 나무를 믿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또 성신에서 포획한 청동 돼지나 길을 잃게 하는 토끼를 믿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이세림씨가 알려준 곳은 국내 12곳입니다.”
“와우~ 생각보다 많네요.”
맥스가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요즘처럼 과학이 발달한 세상에서 그렇게나 많은 이들이 숨어서 살며 들키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런 맥스와 다르게 이순자는 얼굴을 굳혔다.
그녀는 맥스와 다르게 강신이 말한 내용의 다른 관점을 생각하고 있었다.
“음…. 강책임, 설마 해서 물어보는 건데, 그 12곳 저희가 다 돌아야 하는 곳입니까.”
그녀는 설마 하는 얼굴로 강신에 물었고 들려오는 대답은 한숨이 절로 나오는 대답이었다.
“네, 아직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하아, 당분간은 제대로 퇴근도 하기 힘들겠군요.”
그제야 일행들의 안색이 모두 어두워졌다.
그렇게 강신과 일행들은 밤낮 할 것 없이 이세림이 알려준 12곳을 모두 들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