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633
632화
힐튼 앳 리조트 월드, 일명 힐튼 호텔이라 불리는 이곳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상당히 유명한 호텔로 거대한 카지노가 있는 리조트였다.
그만큼 그 호텔은 해가 진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네온사인과 조명이 대낮처럼 밝게 비추고 있었다.
거리에는 많은 사람이 거리를 거닐고 있었고 그들의 표정은 모두 행복하게 보였다.
마치 즐거운 꿈을 꾸는 듯한 얼굴이었다.
“라스베이거스는 처음 와보는데, 사람들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군요?”
송기덕은 아주 예전 호기심으로 강원랜드에 가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도박에 미친 사람들의 광기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것과 비교하면 지금 거리를 거닐고 있는 사람들은 희망이 가득 찬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런 송기덕의 예상은 조금 달랐다.
“여기도 똑같습니다. 아직 초저녁이라 그럴 뿐입니다.”
카지노의 진정한 시작은 저녁부터였으니, 아직 초저녁인 지금은 돈을 잃은 사람이 없으니, 그렇게 보일 뿐이었다.
강신과 일행들이 그대로 힐튼 호텔 입구로 다가가자,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을 향해 쏠렸다.
강신과 송기덕 등 뒤에 있는 장비가 들어 있는 악기 가방 때문은 아니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연주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
그런데도 시선이 몰리는 것은 강신과 송기덕 앞에서 당당하게 걷고 있는 카밀라 때문이었다.
카밀라의 외모는 할리우드 여배우 뺨칠 정도로 아름다웠고, 그 아름다움은 밤일수록 더 빛을 발했다.
그런 아름다운 카밀라가 악기 가방을 메고 있는 동양인과 함께 걷고 있으니,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야야, 저기 봐봐. 외모가 무슨…. 어디 유명 배우 같아 보이는데?”
“어? 그래 나는 처음 보는데?”
“악기가 있는 거 봐서는 그냥 연주하는 팀인 거 같은데?”
“그게 정말이면 연주를 보러 가고 싶네.”
그저 관심만 보이는 평범한 사람부터,
“호오…. 꽤 이쁜데?”
“호텔 번호 주고 꼬셔볼까?”
카밀라를 위아래로 음흉한 시선으로 훑으며 욕망 가득한 사람들, 그리고 선을 넘는 사람까지.
금발의 잘생긴 남자가 강신과 일행들에게 접근했다.
뭔가에 취한 것처럼 보이는 남성은 카밀라를 보며 말했다.
“어이 거기.”
그런 그의 뒤쪽으로는 검은 덩치들이 서 있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주눅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강신과 일행들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길을 막고 있었기에 더는 나아갈 수가 없었다.
카밀라는 잠시 멈춰 그 남성을 뻔히 바라봤다.
남성은 뒤에 있는 덩치들을 보고도 주눅 들기는커녕 오히려 차갑게 바라보는 카밀라를 보며 더 흥미로워했다.
“호, 까칠한 게 아주 마음에 드는군. 내가 너를 사려면 얼마를 줘야 할까.”
정말로 무례한 질문에 강신과 일행들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마저 눈살을 찌푸릴 정도였다.
카밀라가 그를 피해 몸을 돌리려고 하자, 남성이 손짓했고 곧 그의 뒤에 있던 경호원이 카밀라의 퇴로를 막아섰다.
자신의 길을 막는 남자를 보며 카밀라가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지금까지 무시했던 남성에게 말했다.
“지금 이게 뭐 하자는 거죠?”
그 남성은 카밀라의 질문에 대답하기는커녕 오히려 좋다면 혼잣말을 이어갔다.
“목소리도 아주 좋군, 내 아래 깔려서 우는 소리가 듣고 싶을 정도야.”
“이런 미친….”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자, 카밀라가 욕설을 내뱉었다.
음욕이 가득한 상대의 시선에 카밀라가 몸을 부르르 떨 정도가 되자, 보다 못한 송기덕이 나서려고 했다.
“너 이….”
하지만 강신이 손을 들어 만류하는 바람에 말을 끝까지 내뱉지 못했다.
“강책임님? 어째서….”
“진정하세요. 보는 눈이 많아요. 그리고, 카밀라 혼자서 충분하다는 거 아시잖아요?”
오히려 카밀라가 움직이는 편이 더 좋았다.
“하, 진짜 핏덩이 같은 게, 벌써 나쁜 거만 배워서는, 야.”
카밀라가 대뜸 부르자, 남자는 조금 당황하며 화를 냈다.
“뭐, 뭐? 야? 이년이 미쳤….”
“시끄럽고, 너 그냥 저기서 옷을 벗고 춤을 춰.”
이미 뭔가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일까, 평소보다 공을 들이지 않았음에도 그 남자는 바로 매혹에 빠졌다.
“네헤….”
남성은 어눌한 대답과 함께, 갑자기 강신과 일행을 지나쳤고 카밀라의 말대로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대로변에서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
“꺄아악! 변태다!”
“여기 가드는 뭐 하는 거야! 저런 미친놈을 내버려 두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핸드폰을 꺼내 옷을 벗고 춤을 추는 남성을 촬영했다.
그러자, 그를 따르던 경호원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도…. 도련님!”
“갑자기 왜 저러셔!”
“뭣들 해! 보고만 있지 말고 어서 말려!”
“저기 촬영하는 사람도 막아!”
경호원들은 강신과 일행보다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는 남자를 말리기 위해 다급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경호원의 만류에도 남성은 끝내 춤을 추었고 혹시나 남자가 다칠까, 경호원들은 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펼쳐졌다.
앞을 막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자, 카밀라가 소란을 일으킨 남성에게 시선을 떼지 않으며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펴고는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 있는 강신과 일행들을 제외한 그 누구도 소란을 일으킨 남성이 카밀라에게 매혹을 당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덕분에 몰렸던 시선도 자연스레 분산되어 강신과 일행들을 바라보는 이가 적어졌다.
“자, 가시죠.”
카밀라가 남성에게 시선을 떼자,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남성은 자신의 상황을 순간 이해하지 못한 듯 멍하니 주변을 보았다.
강신과 일행들은 그 자리를 벗어나 호텔 로비로 향했다.
호텔 로비에서는 지배인이 그들을 맞이해 주었다.
“반갑습니다. 손님, 저는 이 호텔의 지배인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살짝 카밀라에게 눈이 돌아가긴 했지만, 지배인은 그래도 정석대로 응대해 주었다.
그러자, 강신이 나서서 지배인에게 말했다.
“오늘 오후 9시에 이 호텔에서 테일러라는 분과 약속이 있어서 왔습니다.”
“아, 이야기는 이미 들었습니다. 이 카드를 가지고 저 안쪽에 있는 금색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그는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도 않고 강신에게 금빛 카드를 건네주었다.
강신이 의아하게 바라보자, 지배인이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강신의 의문을 해소해 주었다.
“현재 이 호텔에 테일러님이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극비로 이 내용을 아는 사람은 총지배인님과 저밖에 없습니다.”
본인이 알려주지 않는 한 이곳에 테일러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약속 시각도 정확히 알고 계시니, 카드를 건네준 겁니다.”
짧은 시간 지배인이 유추한 내용을 들은 강신은 속으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지배인 상당히….’
순간 판단력이 매우 좋았다.
신기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딱 그 정도일 뿐이었다.
지금 목적은 인재를 찾는 것이 아니니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즐겁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강신은 지배인과 인사를 하고 금색 카드를 들고 금색 엘리베이터를 찾았다.
카드를 꼽는 곳에 금색 카드를 넣자, 엘리베이터가 열렸고 강신과 일행들을 바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층수를 누를 필요도 없었다.
강신과 일행들이 탄 엘리베이터는 오로지 꼭대기 층에만 갈 수 있게 설정되어 있었으니까.
강신과 일행들이 탄 엘리베이터가 꼭대기 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보인 것은 방 내부였다.
“허…. 설마 꼭대기 층 전체가 하나의 방일 줄은….”
송기덕이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로 방은 고급스러웠다.
강신 일행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중년 신사였다.
서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중절모를 착용한 신사가 깔끔한 양복을 갖추고는 인사를 건네왔다.
“반갑군요. 그러니까, 성신에서 나오신 분들?”
“네, 맞습니다. 반갑습니다. 대사제님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아니, 테일러면 충분하네.”
테일러는 짧게 강신과 악수하고는 방 내부에 있는 탁자로 일행을 안내했다.
그냥 가볍게 강신과 일행을 안내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테일러는 그 짧은 순간 강신과 일행들의 행색을 보고 상태를 확인했다.
‘흠, 디자인은 최신 트렌드인데, 어디 회사 것인지 모르겠군, 맞춤 정장인가? 아, 중요 물건을 나르니까, 성신 소속에 비밀 요원일 수도 있겠군. 손목에는 성신에서 만든 웨어러블 장치군. 악기 가방도 정식 제품이 아니야.’
입고 있는 옷과 장신구로 그 사람의 가치를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모르겠군.’
황금만능주의 대사제답게 그는 상당히 눈썰미가 좋은 측에 속했다.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가치를 매길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강신과 일행들이 입은 옷들과 장신구들은 도저히 가치를 환산하기가 어려웠다.
허나, 확실한 것은 어중이떠중이들이 입는 옷들보다는 훨씬 가치가 높아 보인다는 것이었다.
“일단 앉으시게.”
그는 신사답게 우아하게 차를 직접 우려서 일행들에게 내어주었다.
“그래, 친구에게 듣자 하니, 친구의 물건을 날라주는 대신 나를 만나고 싶어 했다고?”
테일러에게는 아무 이득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강신 덕분에 물건을 빠르게 처분할 수 있었으니, 손해는 아니었다.
“네.”
“내 시간은 상당히 비싼데 말이지, 그러니까 지금 남는 시간이….”
테일러는 품속에서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확인하고는 말을 이었다.
“12분 정도 되겠군. 그러니, 용건은 짧게 말해주게.”
테일러는 친구와 의리는 이들을 만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치렀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시간을 많이 할애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강신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미리 준비했던 답을 내놓았다.
“저도 길게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짧게 한마디만 하죠. 테일러, 당신이 이끄는 황금만능주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이 축소될 겁니다.”
“뭐라?”
전혀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테일러가 살짝 당황했다.
해봐야 돈이나, 물건을 청탁할 줄 알았는데, 대뜸 교단이 축소된다고 하니 황당함을 넘어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거짓말은 아닐까, 테일러가 강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총명함이 가득 담긴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 자신의 촉은 강신이 거짓을 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 교단이 왜 축소된다고 하는 거지?’
황금만능주의 교단은 비밀 종교에 소속된 교단 중 가장 부유한 교단으로 인력도 자원도 풍족하다 못해 썩어 문드러질 정도로 쌓여 있었으니, 쉽게 망할 수가 없었다.
“이쪽에 소속된 복수의 종교자 중, 크툴루를 믿는 이들이 있지 않습니까?”
강신이 복수의 종교자를 입에 담자, 테일러의 눈빛이 변했다.
복수의 종교자는 비밀 종교에 다양한 지식이 있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존재였다.
그런 존재를 외부인이 알고 있다는 것도 놀랄만했지만 황금만능주의와 크툴루를 믿는 이들에 소속된 복수의 종교자가 있음을 확신하고 있으니, 눈빛이 변할 수밖에….
“적어도 한 명 이상이겠죠, 총 몇 명입니까?”
“그건 왜 묻는 건가?”
“그들이 황금만능주의 교단을 무너트릴 이들이니까요.”
강신이 질문에 답하자, 대사제가 버럭대며 소리쳤다.
“헛소리! 그들이 아무리 다른 교단을 믿는다고 해도 엄연히 우리 교단의 사람일세!”
“아니요. 그들은 처음부터 지금까지도 황금만능주의 교단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환락의 집단에서 잡았던 이처럼, 크툴루를 믿는 이들은 복수의 종교자라는 시스템을 악용하고 있었다.
능력 있는 사제를 복수의 종교자로 만들어 다른 교단에 첩자를 심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황금만능주의라고 해서 다를 건 없었다.
‘오히려 더 하면 더했지….’
황금만능주의 교단은 비밀 종교에서 가장 풍족한 교단이었으니, 빼돌릴 것도 많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