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is Life, The Greatest Star In The Universe RAW novel - Chapter (1148)
이번 생은 우주대스타 1148화
슈테른 공국.
유럽의 중앙에 위치한 이 자그마한 나라는 여러 가지로 유명하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이라든가, 선진적인 금융 환경이라든가, 그런 금융에서 비롯된 검은돈이라든가….
리혁이가 가이드북을 덮으며 말했다.
“세계에서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래요. 그래서 전제군주제인데도 지지율이 상당하다고.”
“전제군주제가 뭐예여?”
“주권이 왕에게 있는 나라를 뜻하는 말이야.”
“흐음. 더욱더 미스터리로 빠져들었어요.”
지호가 턱을 쓰다듬고 있는 동안 비행기 유리창 너머로 알프스 산맥이 보였다.
기장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객 여러분. 우리는 곧 슈테른 공국에 도착합니다.]구름 아래 펼쳐진 푸른 초원과 도시.
아름다운 유럽의 구도시 풍경과 고층 빌딩이 어우러진 슈테른 공국의 풍경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공주님이랑은 오랜만에 만나네.”
“이제 조금 있으면 1년이네요. 평창 때였으니까.”
평창 때 우리에게 인사를 하러 왔던 자그마한 공주님이 기억난다.
중현이가 말했다.
“인터넷에서 수플레들이 그러던데요. 우리 팬덤에는 두 명의 공주가 있다. 하나는 조피 공주님이고 하나는 오징어 공주님이다.”
우리가 웃음을 터뜨렸다.
왠지 모르게 유리창 너머 구름이 오징어처럼 흐물흐물거리는 기분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나눌 때, 비행기 뒤편에서 석환 형과 이야기를 마친 외교부 관계자가 우리에게 걸어왔다.
“준비되셨다면 다시 한번 예법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국가 간 친선 행사까지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치로 만나는 것이기에 예법에 대해서도 익혀야 했다.
호칭은 어떻게 불러야 하는가.
인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들에게는 그리 깐깐한 편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런 행사에서는 너무 과한 의전만 아니라면 프로토콜대로 하는 게 정석이었다.
“……그런 식으로 해 주시면 되고요. 나머지 부분은 너무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네.”
“자세한 건 배포해 드린 자료를 참고해 주시고요.”
외교부에서 건네주는 자료집을 보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동안, 석환 형이 내 옆에 털썩 앉았다.
“일은 잘됐어?”
“어, 사전에 조율해야 할 일이 어찌나 많은지… 왕실이라 그런지 깐깐해도 너무 깐깐하더라. 촬영 규정도 꼼꼼하고.”
“고생했어. 형.”
그런 말을 하며 자료집을 둘러보는 나에게 석환 형이 말했다.
“너는 알지 모르겠지만 좋은 기회야. 이번 시사회.”
“알지.”
지금 슈테른 공국에 시사회를 하러 가는 이유는 단순히 공주님을 위한 팬 서비스 때문만이 아니었다.
바로 화제성 때문이었다.
현재 뉴블랙의 인지도가 가장 낮은 두 개의 지역이 바로 유럽과 아프리카였으니까.
의 성적이 좋긴 하지만 곡 하나의 성적일 뿐, 유럽에서의 전체적인 인지도는 문라이트와 거의 비등비등한 상황이었다. 여러 지표로 보면 추월당할 가능성도 무시 못 하고.
홍보팀의 분석에 따르면 그랬다.
-아무래도 백인 아티스트와 비백인 아티스트의 선호도 차이가 있는 거 같아. 게다가 문라이트는 조금 더 친숙한 문화권인 미국 출신이고.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장르인 힙합도 유럽에서는 힘을 못 쓰는 것도 그렇고.
무언가 내가 모르는 선호도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우리는 유럽에서의 화제성이 필요했다.
무언가 뉴스거리 같은 것.
이런 상황에 마침 슈테른 공국의 시사회가 들어왔으니 이건 놓칠 수 없는 기회이기도 했다.
-여러분! 슈테른 공국의 왕실이 이번에 영화의 시사회를 관람했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윈윈이었다.
내가 웃으며 말했다.
“이런 행사는 무조건 좋지.”
“아, 행사라고 하니까 떠올랐는데 이번에 백악관에서도 시사회 요청이 들어왔다고 하더라?”
“……!”
머릿속이 반짝였다.
백악관에서 시사회를 하게 된다면 화제성이 얼마나 좋을까.
동생들도 웅성였다.
“들었어요? 백악관이래요?”
“누구인가? 누가 지금 백악관 소리를 내었어?”
“허어어어…….”
“안 좋은 생각 같은데요.”
리혁이만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을 때, 석환 형이 딱 잘라 답했다.
“하지만 에이전시에서 이미 거절했대.”
“어째서…?”
“백악관 시사회를 하면 오히려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질 거라고 하던데.”
“??”
“아마 지금 인종 갈등 문제 때문에 보여 주기식 행사로 하는 걸 거라고… 별로 안 좋을 거래.”
그 말에 납득하긴 했다.
슈퍼노바 닷지볼에서도 컨트리 가수의 발언 때문에 온 미국이 난리가 나고 그러지 않았던가.
하지만 마케팅적인 면에 있어서는 화제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을 때.
석환 형이 핸드폰을 들어서 보여 주었다.
“봐봐.”
핸드폰 속 영상에서 마린 원 헬기에 탑승하기 전에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대통령이 보인다.
바람에 흩날리는 옥수수 머리.
[…내가 인종 차별주의자라는 몇몇 미디어의 주장은 가짜 뉴스입니다. 난 아시아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그들은 다른 불법이민자들과 달리 근면하고 성실한 삶을 살고 있죠.]“…….”
[이라고 하던가요? 좋은 영화일 것 같군요! 여느 이민자들처럼 미국에 눌러살려는 마음이 아니라 그들은…….]“쉽지 않군.”
“쉽지 않네요.”
우리 모두 먼 산을 바라보았다.
* * *
왕실 시사회는 슈테른 공국의 궁전에서 열렸다.
빰빰빰빰빰-
빨간 군복을 입은 군악대가 나팔을 불고 환영의 노래를 연주하는 동안 차에서 내린 우리가 왕실 가족들에게 걸어갔다.
온화한 인상의 노신사가 제복을 입고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반갑네.」
독일어로 인사하자 통역사 분이 말을 옮겨 주었다.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주어 감사하네. 우리 손녀가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어 했거든.」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전하.」
예법대로 인사하고 있던 우리의 곁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히히!」
할아버지의 손을 잡은 채 몸을 배배 꼬던 조피 공주님이었다.
「또 만나네요. 공주님. 잘 지냈어요?」
「네. 조피 그 사이에 키도 컸어요.」
영어로 말하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하는 공주님.
키가 컸다면서 까치발을 들어 자랑하는 어린이의 모습에 다들 미소를 지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던 근위병들의 뺨이 씰룩인다.
외알 안경을 쓴 집사 분도 그렇고, 대공왕 님도 그렇고 공주님을 바라보는 눈에 꿀이 뚝뚝 묻어 나왔다.
「조피가 우리 집 안내해 줄게요-!」
「조피. 뛰면…. 이런 뛰는군.」
와아아아아- 하고 뛰어가는 공주님을 따라 우리도 입장했다.
“우와아아….”
“우와….”
궁전의 규모 자체는 그리 큰 편은 아니었다.
베르사유 궁전 같은 곳보다는 오히려 거대한 저택에 가까운 느낌.
하지만 척 보기에도 굉장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미술품들이 가득하고, 복도에는 샹들리에가 달려 있다.
“어, 이건….”
어느 그림 앞에 멈춰서는 리혁이에게 대공이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 그림을 알아본 모양이구만.」
「네, 책에서만 보았던 거라….」
「굉장히 유서 깊은 역사가 있지. 나치가 유럽 전역을 뒤덮던 시기에 당시 나의 부친께서…….」
둘이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조피 공주님이 우리를 채근하면서 궁전을 소개시켜 주었다.
놀이방부터 시작해서 별별 방이 다 있었다.
「조피네 집에는 방이 엄청 많아요.」
「그러네요.」
「그러니까 나중에 다섯이서 살 수도 있어요.」
「그, 그렇군요….」
눈을 반짝반짝하면서 우후후 웃는 어린아이.
처음에는 왕실 행사라고 해서 긴장했는데, 분위기가 굉장히 편안해서 우리도 금세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대공왕의 눈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 손녀랑 재미있게 놀아 주게-!’
‘네!’
그런고로 우리도 조금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공주님과 하루 정도 노는 기분으로 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공주님은 귀여웠다.
「꺄아아아아-!」
마냥 즐거운지 방방 뛰거나 달려가는 조피 공주님.
우리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 때문도 있겠지만, 일단 이렇게 같이 놀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행복한 듯했다.
총총거리는 발걸음.
반짝이는 눈.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집을 자랑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을 때, 곁에서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던 대공왕과 눈이 마주쳤다.
「흠흠.」
멋쩍은 얼굴로 뺨을 긁적이던 상대가 영어로 말했다.
「손녀가 즐거워하는 걸 보니 기분이 너무나도 좋구만. 자네도 알겠지만 우리 아들 녀석도… 사고로 세상을 떠났거든. 너무 어릴 때라 조피는 아빠와 엄마 얼굴도 기억이 안 날 거야.」
나도 이번에 알게 된 정보였다.
원래는 슈테른 공국의 후계자가 될 대공왕의 아들 부부가 알프스에서 경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
어쩌면 그래서 저 공주님한테 마음이 더 쓰이는 걸지도 모르겠다.
「보다시피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떠나기 때문에 이 나라에 젊은 사람이 별로 없네. 이 궁전만 해도 그렇지. 우리 집사의 뒤를 이을 그 아들도 50대인 상황이니.」
그런 이유로 나름대로 또래(?)인 우리가 오늘 함께 해 줘서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였다.
「자네들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아이가 많이 기뻐하네.」
「…저 역시도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기쁘네요.」
남을 즐겁게 해 주고 싶어서 가수가 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내 노래를 남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가수가 되는 거지.
하지만 활동을 하면 할수록 나의 노래를 자랑하고 싶다기보다, 나의 음악으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작곡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불꽃놀이를 비롯해 노래에 많은 의미를 담아내었지만, 최근에 작곡했던 나 등에는 특별한 메시지 없이 노래 본연의 즐거움 위주에 집중한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고맙네.」
그런 말을 하던 대공왕이 내 동생들과 꺄르륵 웃으며 놀고 있는 공주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자네들이 팬들에게 잘해 주는 걸로 유명하다는 걸 알지만 단순히 팬 서비스 때문에 온 게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아.」
「음…….」
딱히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틀린 말도 아니라서 조용히 미소만 빙그레 지었다.
상대도 웃으며 손을 저었다.
「민망해할 것 없어. 세상살이란 것이 다 그런 것 아니겠나. 혹시 원하는 게 있나?」
순간 반짝 하고 떠오른 게 있긴 하다.
-대공 전하, 혹시 돔에 관심 있으십니까…?!
-돔?
-뉴블랙 돔입니다. 우후후후후!
하지만 그 말을 입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게다가 특별히 원하는 무언가를 얻으려고 온 것 역시 아니었기에 고개를 저었다.
「흐음.」
노신사의 눈이 상념에 잠겼다.
보답으로 무엇을 해 줄지를 고민하는 얼굴.
몇 분 정도 골똘히 생각에 잠긴 대공왕이 내게 말했다.
「한 나라를 통치하다 보면 국민들이, 혹은 나의 적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할 때가 있지. 놀라운 점은 그중에서 많은 경우, 대부분 자신들이 정말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걸세. 하지만 훌륭한 통치자는 그 어떤 경우에도 상대의 마음을 꿰뚫어 봐야 하는 법일세.」
한 나라의 국왕이 나를 바라보았다.
「자네가 뭘 원하는지 알 것 같군.」
「그게 무엇인지 여쭈어도 될까요, 전하?」
「찬란한 태양빛이 유럽을 환히 비췄으면 좋겠다는 생각 아닌가?」
「…….」
주름진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그 부분은 내가 도와줄 수 있겠군.」
「어떻게….」
「그건 비밀일세.」
상대가 하하 웃었다.
오래 서 있던 게 버거웠는지 집사 분이 다가와 공왕에게 지팡이를 내밀었다.
지팡이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음험한 분위기를 풍기던 대공왕이 내게 웃어 보였다.
「세계 대전의 불길이 두 번이나 들이닥쳤을 때도 우리 가문은 살아남았다네. 악명 높기로 유명한 나치도, 세계를 붉게 물들였던 소비에트도 우리 슈테른을 무너뜨리진 못했지. 자네 생각 이상으로 우리는 저력이 있는 가문이라네.」
눈앞의 국왕이 보여 주는 기백에 잠시 압도되는 기분을 느낄 때.
「할아부지!」
「허허!」
멀찍이서 자신을 부르는 손녀의 말에 노신사가 사람 좋은 얼굴로 돌아와 내게 고개를 돌렸다.
「그럼 일단은…….」
「네?」
「우리 손녀와 재미있게 놀아 주게나! 허허허!」
내 어깨 위로 양손을 올린 대공왕이 나를 툭 밀었다.
정말이지 손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 줄 수 있는 할아버지의 표정.
그리고….
“왜 그래요. 형?”
“어쩌면….”
턱시도 옷매무새를 다듬으면서 비주에게 답했다.
“어쩌면 우리한테 든든한 후원자가 생긴 걸지도 모르겠어.”
* * *
대체로 세계 어디를 가든 통하는 진리가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끼리는 서로서로 긴밀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대충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
특히나 급격한 사회 변화 없이 오랜 시간이 지난 유럽은 다른 곳보다 그런 경향이 더 짙은 편이었다.
-후후후! 우리는 왕실끼리 사돈 사이!
-저희 삼촌이 그쪽 왕실로 장가를 가셨죠. 우리가 이래 보여도 나름 피로 이어진 사이랍니다.
과거 결혼동맹 시절부터 복잡한 관계도로 이어진 왕족들.
물론 과거에는 신분으로만 관계망이 이루어졌다면 현재는 자본을 비롯해 다양한 요소들로 서로서로 엮여 있었다.
이런 네트워크 속에서 슈테른 공국은 굉장히 큰 손 중 하나였다.
나라는 작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자신들이 소유한 언론사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각국의 왕족들과 사돈 관계 등으로 친밀한 사이. 여기에 이 작은 나라에 모여드는 온갖 거무스름한 돈까지.
바로 이런 영향력이 지금 간접적으로 행사되고 있었다.
“흐으으으음.”
파리에서 열린 의 시사회에 참가했던 비평가 중 하나.
그는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인물 중 하나였다.
‘너무 미국 중심주의적인 영화야.’
90년대 미국을 황금기처럼 그린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영화의 톤도 마음에 안 들었다.
마치 재즈 음악을 클래식보다 더 우월하다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
실제로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마치 재즈를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음악처럼 말하는 것이 보기 싫었다.
게다가 그 주인공이 아시아에서 왔다는 것도 불만 요소 중 하나였다.
‘난 인종 차별주의자는 아니야. 하지만 클래식이나 재즈는 엄연히 이쪽의… 악기지. 한국의 전통 악기는 아니잖아.’
솔직히 말해서 폴 로랑이 ‘그는 나의 희망이었습니다’ 하고 치켜세우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흠.”
그가 평론을 작성했다.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라고 하지만, 사운드 오브 선에 담긴 정서는 미국 중심주의라고 할 만하다. 이는 한국의 대중 문화가 미국 문화에 예속되었다는 점을 시사하며…….]타타타타탁-
[에 담긴 계급주의 정서와 노력을 중시하는 자본주의적 감성은…….]신랄한 비판!
고급스러운 단어로 에서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을 더욱더 강조하고 통렬하게 디스한 평론가.
‘후후후후후후. 오늘도 나의 글빨은 미쳤군.’
이제 그의 평론으로 극장에 갈 사람들은 영향을 받게 될 터였다.
분명….
분명 그래야 했었다.
-평론가님.
그가 평론을 기고하는 신문에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톤이 좀 과하군요.
-???
톤이 과하다는 말에 살짝 수정을 해서 보내는 평론가.
자신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자신에게 고료를 건네주는 신문의 말이 최고인 법이었다.
-살짝 인종 차별적인 문구도 보이고요.
‘저번에는 괜찮다고 했으면서??’
-여러모로 이번 평론은 좀…….
‘영화를 좀 칭찬해 달라는 이야기인가…?’
고개를 갸웃하면서 영화를 칭찬하는 톤으로 조금 바꾸자 곧장 그거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리하여 유럽 전역에 비슷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참 대단한 인물이었죠. 그가 베를린에서 했던 공연이 떠오릅니다.]선명주를 추억하는 유명 인사들의 증언과 인터뷰.
-, 비평가 만장일치 만점 부여!
-사운드 오브 선 리뷰 ‘태양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는 어느 먼 나라에서 온 이방인이다’
-사운드 오브 선, 평점 9.9로 출발
유럽 전역에서 쏟아지는 호평들.
그런 것들을 어디선가 모니터링하고 있었던 실버 스크린 사의 레베카 캐서디가 당황했다.
“어……?”
얘네가 이럴 리가 없는데…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들어갔다.
의 흥행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 예상되고 있던 지역에서도 마구 홍보 자료가 나오고 있었으니까.
“이거 우리 물량이야?”
“아니요.”
“그럼 이게 어디서 나오는 거지…? 절대 타국에서 온 음악인을 치켜세울 나라들이 아닌데.”
노련한 홍보 담당자도 출처를 알 수 없는 영향력.
갑작스럽게 찾아온 행운에 뉴블랙의 누군가를 떠올리긴 했지만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겠지. 우주 씨가 무슨 전능한 신도 아니고.’
고개를 흔들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떨쳐 낸 그녀가 다른 직원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제 모든 준비는 다 끝났나?”
“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군.”
한국에서 압도적인 흥행을 기록하고 있던 .
이제 일반 대중들에게 개봉을 앞둔 미국에도 태양이 떠오를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