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 Street of the Third Empire RAW novel - Chapter (344)
“은은 좀 매력적이군요.”
멕시코은광은 현대에서도 유명했다.
매년 전세계 18%정도의 생산량을 뽑아내는 멕시코의 은생란량은 다른 국가들을 압살한다.
대략 1/5정도의 은을 뽑아내는 멕시코는 BOSS를 운영하는 내 입장에선 제법 매력적이었다
“은광독점권을 주시겠다고요.”
“전체 국유화시켜서 미국으로 민영화시키는 절차를 밟겠습니다. 입찰공고에서 미국측으로 넘어갈수 있도록 조치하겠습니다.”
“새로운 은광탐사권은 저희에게만 주시죠.”
“당연합니다!”
멕시코은광회사를 하나 차릴필요를 느꼈다.
멕시코은광에서 멕시코은광회사가 캐낸 은만 모아도 BOSS의 상임이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임이사 후보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듯했다.
나쁘지 않았다.
“일단…..”
나는 손가락을 세웠다.
“멕시코결제은행을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결제은행?”
“걱정하지 마십시요. 수탈하는 기관도 아니고. 다만 멕시코정부에서 멕시코결제은행에게 독점권 몇개를 주셨으면 해서 말입니다.”
“국책은행을 말씀하시는겁니까?”
국책은행이라니.
우리 멕시코대사님은 농담도 심하시지.
“에이 그건 멕시코정부가 해야죠. 잘못하면 세금투입해서 출혈 막아야하는 사업이잖아요. 게다가 그걸 저희가 넘겨받으면 멕시코는 정말 식민지되는겁니다.”
“……하하.”
“저희는 여러분을 식민지로 전락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적자사업은 더더욱 싫고요.”
농담이 아니다.
국책은행의 업무들은 대부분 국가중대사를 맡는 경우가 많은데, 국책은행의 기능들을 우리에게 전가했다간 정말로 식민지가 될 수 있었다.
실제로 일본제국이 대한제국을 식민지화하는 과정에서 국책은행들을 뜯어가서 수출입까지 통제했었느니까.
근데 그건 너무 제국주의잖아.
좀 거래처럼 보일만한 이권’거래’가 필요했다.
“일단 멕시코의 금융중심지 멕시코시티에 멕시코결제은행을 설립할테니, 멕시코정부기관이나 공기업들의 채권발행을 독점하겠습니다.”
허락받는 입장이 아니다.
저쪽은 우리말을 안들으면 합병당하는 입장이다. 내가 뭔가를 멕시코에서 가져갈 거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한다는 뜻이다.
국가하나를 이권몇개로 지킨다면 그게 남는장사지.
“국채나 공사채의 채권발행 독점이라면….”
“멕시코입장에서도 나쁘진 않을 겁니다. 멕시코결제은행이라는 미국투자은행이 멕시코국채나 공사채의 독점발행주관사가 된다면, 신용적인 부분에서 신뢰받을 수 있을 뿐아니라, 전세계에 채권발행을 할수 있게됩니다.”
“……!!!”
멕시코대사는 내가 내민 조건이 생각보다 괜찮은 조건 아닐까라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내가 내민 조건은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현대에서도 외국투자은행을 유치하려고 안달이 난 국가들이 얼마나 많은데.’
근데 안간다.
특히 미국투자은행은 지부만 낼 뿐, 본격적인 투자활동이나 투자은행업무를 뿌리박으려하지 않는다. 금융거래가 개별국가안에서 갈라파고스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걸 채권발행독점으로 우리가 뚫어주겠다고 한 것이다.
생각보다 윈윈 아닐까?
몇년뒤, 멕시코시티는 싱가포르처럼 국제금융지로 떠오를지도 모른다.
‘물론 미국투자은행에게 잠식된 상태겠지만, 국제금융지를 가졌다는 메리트가 훨씬 더 크지 않을까.’
물론.
확신하지는 못한다.
그냥 채권발행만 독점당해 우리에게 빨대꼽혀 쪽쪽 빨아먹힐수도 있는 일이다.
수수료만 해도 대체 얼마냐.
하지만 우리가 채권발행을 하는 이상 발행받을 고객들이 많아지는건 팩트니까.
“이제 국제금융은 미국을 통하지 않고서는 절대 뚫을 수 없는 벽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거대한 자본을 움직여도, 금융인프라를 저희 미국이 독점한 이상, 저희를 반드시 통해야할 겁니다.”
“그렇겠군요.”
멕시코대사는 몇분만에 십수년은 늙어버린것 같았다. 사람말투에도 생기가 없어졌고, 퍼석퍼석하게 마른 피부가 눈에 띄었다.
“아, 말씀드리는걸 깜빡했습니다만.”
“예?”
“일단 금융시장개방과 외국인경제활동 제한해제는 필수로 깔고 들어가는 겁니다.”
맥시코대사는 현기증이 났는지, 물컵을 원샷으로 들이켰다.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의자에 반쯤은 누워버렸다.
“맙소사. 멕시코가 왜이렇게…”
“치머만전보를 받자마자 튀어오셨어야죠. 늦장부리다가 철퇴맞으신겁니다.”
“아…아아….”
멕시코대사는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
더이상 뭘 더 가져갈래라는 듯한 표정으로 이젠 포기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미안하지만 아직 있었다.
“멕시코에 미해군기지를 설치할 예정이고, 공군, 육군 주둔기지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무슨 기지를 설치한다고요?”
“멕시코에. 육해공군 기지를요. 미국의.”
“아니, 잠시만요. 그건 좀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멕시코대사는 눈을 부릅뜨고 벌떡 일어났다.
“모건장관님, 죄송하지만 이런 조건은 전쟁한번 없이 멕시코를 군사적으로 집어삼키려는 야욕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주둔군.
사실 현대에 와서나 미군주둔기지가 동맹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처럼 생각되지. 제국주의에서 갓 벗어난 현시점에선 군대주둔은 말그대로 영토강탈이나 마찬가지였다.
‘철도부설권도 경제적인 목적뿐 아니라, 군대주둔의 목적이 크게 작용했지.’
멕시코가 모를리가 없었다.
이미 사례는 무수히 많았으니까.
원역사에서 러시아제국이 만주에 군대주둔시키고 사실상 청나라영토를 뜯어간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조금 오해가 있군요.”
“오해? 지금 오해라고 하셨습니까?”
“저희 미국은 불필요한 식민지건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정말 단순하게 카리브해와 중남미의 안보를 위해 설치하겠다는 겁니다.”
“……뭔 헛소리를 이렇게 당당하게.”
헛소리는 아니다.
백악관은 몰라도 나는 진짜 그럴 의도였으니까.
“중남미와 카리브해에는 소위 말하는 바나나공화국들이 많습니다. 그런 국가들의 미국플렌테이션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주둔군이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깟 파업자들을 쓸어버리겠다고, 육해공군이 필요하단 말입니까?”
“아니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카리브해를 중심으로 대서양 곳곳에 미해군을 파병할 수 있는 해군거점을 건설하려고 합니다. 멕시코만을 증심으로 작전을 펼치면 훨씬 해군운용이 수월해지니까요.”
나중에 항공모함까지 건조되면 공군도 해군에 어느정도 흡수시켜 운용할 수 있었고, 육군도 마찬가지다.
“아.”
나는 콜라잔을 들어 살살 흔들었다.
“이걸 말씀 안드렸군요.”
“…무엇을 말입니까.”
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낀 멕시코대사의 눈동자가 떨려온다.
나는 싸늘하게 표정을 굳혔다.
“만약 주둔군을 허락해주지 않으신다면, 멕시코 국경과 남부해안, 파나마에 주력군배치를 백악관에서 검토하게 될 겁니다.”
저항은 의미없었다.
어차피 멕시코가 빠져나갈 구멍따윈 없었으니.
그나마 좋게좋게 말할때, 콩고물이라도 얻어먹는편이 나을 것이었다.
탁-
“더 세세한 조건들은 따져봐야하겠지만, 이상이 미국이 제시할 전쟁을 피할 조건입니다.”
우리 좀 편하게 편하게 가자고.
미국을 위해서도.
멕시코를 위해서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사실상.
답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
[라틴조약.]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중남미 3개국, 반나절만에 함락당하고, 3일만에 평화회담 마무리.] [모건재무장관, ‘흡족스러운 결과물이다. 재무부는 항상 미국의 국익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 [백악관대변인, ‘라틴대륙에 평화가 찾아왔다. 미국은 신대륙의 평화를 진심으로 바란다.-] [국제외교학계, ‘이번 사건으로 신대륙은 직간접적인 미국의 영토로 편입. 미국이란 황제를 거스르는 일은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 [미국의 별이 단숨에 3개이상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이걸로 라틴아메리카는 장악했다.”
“축하드립니다.”
“축하는 백악관에게 해야지. 이번 라틴조약으로 한대 세게 후려치고, 다른 남미국가들을 불러들이니까 협상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좋아하더라.”
미국재무부.
나는 제임스, 정보국장과 함께 3자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번 라틴조약을 통해 뜯어낸 결과물들은 흡족스러웠다.
“좋아하다니 누가요?”
“테디랑 국무장관.”
“좋아할만하군요.”
라틴대륙의 주요국들을 기선제압하니, 다른 라틴국가들이 한껏 쫄아붙어서 전권대사가 백악관에 입장할때쯤엔 숨까지 헐떡인다고 들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하루만에 남미대륙 강대국들이 수도를 따이고, 3일만에 폭력적인 평화조약이 맺어졌으니, 쫄지 않는 편이 더 이상하긴 했다.
“아.”
“왜.”
“그거 들으셨습니까?”
제임스가 화두를 틀었다.
“며칠전에 퍼싱소장이 서부전선에서 복무하던 미군장교들과 함께 미육군으로 복귀했습니다.”
“계급장도 없이 용병생활을 2년이상 한건가.”
“예, 이번에 용병에서 육군으로 복귀하면서 전쟁성과 백악관의 합의로 소장계급 진급이 최종결정되고, 원정군사령관에 보임되었습니다.”
존 조지프 퍼싱.
이번 세계에서도 미국원정군으로 유럽대륙의 전쟁에 참전하게 되었다니, 요즘은 역사와 축이 크게 틀어졌다보니, 이런걸 보면 심숭생숭했다.
“맥아더가 좀 배아파하겠군.”
“별로 그렇진 않은 모양입니다. 동아시아, 특히 일본이 전쟁경제로 호황을 겪으면서 GHQ생활이 천국같다고 하던데요.”
내가 맥아더를 신경쓰자.
제임스가 헛웃음을 터뜨리며 보도했다.
당연히 아빠 맥아더 쪽이었다.
“그건 뭔가 그것대로 열받네.”
“일본 GHQ가 현재 독일제국과 전쟁을 치루는 러시아제국에 전폭적인 원조중이지 않습니까. 맥아더사령관 나름대로 명예를 챙기고 있습니다.”
“괜히 걱정했군.”
너무 잘살고 있잖아.
존 조지프 퍼싱이 원수계급 달았을때, 미국까지 달려올 맥아더의 표정을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퍼싱소장은 지금 어디에 계시나?”
“지금쯤이면 뉴욕병기국에 계실겁니다. 오늘 오전, 베이론 실장에게 연락받았으니까요.”
“오늘 오전?”
“갑자기 찾아왔다고 합니다.”
아.
이번 라틴사태 때문이구나.
난 한번에 깨달았다.
유럽대륙에 있던 퍼싱소장이 이번 라틴사태에 투입된 기관단총을 듣자마자 뉴욕병기국으로 달려왔다는 사실을 말이다.
“벌써부터 기관단총에 놀라면 안될텐데.”
기관단총.
당분간 독일제국이 카피하기 전까지, 서부전선의 참호전을 깨뜨릴 비대칭전력 중 하나가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뉴욕병기국엔 그보다 더한 신무기가 잠들어있었다.
이건 기관단총이랑 비교도 할 수 없지.
“이걸 육군장성이 예고없이 마주치면 심장에 무리가 간다고.”
세계대전의 주역이자 전장의 지배자.
참호전을 즈려밟아 으깨버릴 최강의 비대칭전력이 뉴욕병기국의 그림자에 숨은채, 유럽대륙을 향해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
“이….이건 말도안돼!!! 이건 거짓말이다!!!”
독일외무부.
치머만 외무장관은 신문지를 꾸겨 집어던졌다.
믿을 수 없는, 아니 있어서는 안될일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미국을 효과적으로 찌를 줄 알았던 송곳들은 하루아침에 두동강으로 부러져버렸다.
오히려 독일대사관을 향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며 단교까지 부르짖고 있었다.
[라틴조약.] [3일만에 벌어진 기적.] [미국재무부에 무릎꿇은 남미대국들.] [신대륙에 미국을 거스를 자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콰직-
신문지를 꾸겨 촥촥 조각조각으로 찢어버렸다. 마치 이세상에 존재해선 안된다는 듯 필사적으로 찢었다.
“이런 젠장!!! 이게 말이 돼?!?!”
치머만은 패닉이 왔다.
처음엔 미국재무부가 이겼다니, 관용구나 오보인줄 알았다. 그런데 독일정보기관을 통해 알아보니, 아니 진짜로 미국재무부가 이긴 것이라니.
“고작 재무부 산하의 해안경비대에게 수도를 따이다니 이런 모자란 새끼들을 보았나!!!”
드레드노트 3척이 배정된 왠만한 해군 뼘치는 전력이었지만, 치머만은 이미 이성이 날아가버렸다.
그에게 남은 카드는 더이상 없었으니까.
“이럴 순 없어!!! 이래선 안된단 말이다!!! 크아아악!!!”
부들부들.
한창 발버둥을 치고 발악하던 치머만은 체력이 떨어지자, 탈진해 털썩 무릎을 꿇고 몸을 으슬으슬 떨기 시작했다.
“안돼….안됀단 말이다…끄윽…끄억.”
털썩-
끄륵…끄르륵…..
치머만은 그대로 눈깔이 뒤집어진채, 거품을 물고 기절해버렸다.
그리고 이런 광경은 독일 카이저(Kaiser)의 베를린궁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