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136
46. 무스칸
대변화가 발생한지 2년이 조금 지난 시간.
“어…언니. 나 힘들어.”
무스칸은 자신의 등에 업힌 12살 여동생을 두 팔로 꽉 안고 2일째 비가 주룩주룩 내리를 산길을 걸었다.
“흑흑. 제발 참아… 곧 다른 마을에 도착하면 먹을 것을 줄게.”
“하지만 이제 배는 안 고픈걸.”
“아냐. 흑. 제발. 제발.”
배가 고프지 않다는 말에 무스칸은 더욱더 절망했다. 그게 상황이 더 안 좋다는 것을 알기에.
무스칸은 쏟아지는 빗물에 눈물을 흘려보내며 흐느꼈다.
“언니…”
무스칸은 등에 무기력하게 쫙 붙어 힘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여동생을 위해서라도 비를 피해 머물 곳이 필요한 것을 알지만 그럴 수 없다.
멀지않은 곳에 짐승들이 쫓아오기에.
무스칸의 가족을 모두 불가촉천민이다. 그리고 카스트 제도는 법으로 금지됐지만 불가촉천민만큼은 쭉 차별이 유지됐다.
왜냐하면 불가촉천민은 카스트 제도에 포함되지도 않은 계급이며 오랫동안 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기에.
하지만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그 차별이 흐려졌고 그에 따라 무스칸이 태어났을 때는 학교를 다니고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대변화 그날 전까지.
대변화는 세상을 완전히 뒤흔들어 놨다. 무스칸이 사는 인도도 당연히 대변화에 뒤죽박죽 됐고.
영화 속에서나, 책 속에서나 등장할법한 실체적인 힘으로.
그게 누군가에는 새로운 기회가 됐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절망의 시작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무스칸 가족에게는 불행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나마 미약하게 유지되던 치안도 엉망이 됐고 힘 있는 자들이 힘없는 자들을 억압하고 강탈해도 그걸 막아줄 자들이 없었다.
그로인해 사회는 조금이라도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끼리끼리 뭉치기 시작했고 몸집이 커진 무리는 다른 무리를 흡수하거나 약탈했다.
그리고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최하층의 불가촉천민은 그 어떤 무리에도 끼지 못했다.
불가촉천민끼리 뭉친 조직? 애초에 가진 것도 없다. 돈 게이트를 확보할 여력 자체가 없다. 사고팔 수 있는 기회도 없었고.
힘없는 자들을 구제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하물며 불가촉천민에게는 그런 손길조차 내밀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대변화 1년이 지나자 무스칸의 가족은 하나씩 사소한 이유로 죽어갔다. 분명히 사소한 이유로.
아버지는 한 바리움의 장난 같은 스킬 시연에 목이 날아갔고 어머니는 돼지 농장에서 하루에 18시간씩 일하다 비오는 날 야외에서 그대로 죽었다.
그때 당시 19살 장녀인 무스칸은 하루아침에 14살 남동생과 11살 여동생을 보호할 가장이 되었고 14살 남동생도 얼마 안 있어 돈 게이트를 찾아 그것을 부자에게 팔아 돈을 벌어오겠다는 편지와 함께 집을 나갔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몬스터에게 잡아 먹혔다는 소식만 전해 들었다.
같이 돈 게이트를 찾기 위해 움직였던 또래 친구가 가져온 다 낡아빠진 운동화 한 짝과 함께.
1년도 안되어 한 가족이 파탄이 났지만 이건 무스칸에게만 일어난 불행은 아니었다. 하루아침에 일가족이 몰살당하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기에.
무스칸은 11살 여동생을 보호해야 하기에 살아야했다.
하지만 세상은 무스칸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대체로 불가촉천민답게 얼굴이 까무잡잡했지만 무스칸은 분명 미인 소리까지는 못 듣더라도 못나지는 않았다. 분명 평균은 됐다.
그게 불행의 시작이고.
처음에는 거절했다. 하지만 힘 있는 자의 요청을 거절한 순간 빵 한 조각이라도 얻을 수 있는 농장에서 잘렸다.
무스칸 자신은 물론 여동생 먹일 음식을 구할 길이 막혔다.
상대는 집요했고 그렇게 무스칸은 눈물을 흘리며 몸을 팔았다. 그리고 그게 1년이 지났다.
그녀의 몸을 훑고 지나간 자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았지만 그래도 무스칸은 버텼다.
이렇게 살아갈 필요가 있나 하는 회의감에 매일매일 눈물로 보냈지만 자신만을 바라보는 이제는 1살을 더 먹은 12살 여동생을 위해서라도 이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포기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여동생도 포기하는 것이기에.
무스칸은 그렇게 버텼다. 그리고 그렇게 버틸 생각이었다.
그 짐승들이 12살 여동생만 노리지 않았더라면.
후두두둑.
“흑흑. 제발. 버텨야해. 곧 다왔어.”
“히히. 언니. 따뜻해.”
무스칸은 12살이지만 너무나 작고 왜소한 여동생을 양팔로 꽉 부여잡았다.
무스칸도 몬스터를 만날 수도 있고 위험한 동물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래도 거기를 나와야했다.
‘흑흑! 분명! 분명 벌써 마을이 나와야 하는데… 왜. 왜. 안 나오는 거야!’
소문을 확인했다. 옆 마을은 그나마 살기 좋다는 것을. 그래서 그 지옥을 빠져나오기 전에 지도로 위치도 확인했다.
원래라면 오늘 늦은 오후에는 발견했었어했다. 하지만 벌써 깊은 밤에 다다랐다. 장대같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깊은 밤.
그래도 우선 앞으로 나아가야했다. 그 짐승들은, 1년간 몸을 탐한 그 짐승들은 절대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에.
무스칸은 그렇게 어두운 밤길을 빠르게 이동하는라 발에 온갖 상처가 나는 것도 모른 채 달리고 또 달렸다.
그리고 발견했다.
일반인 이라면 생업도 가족, 친구도 포기하고 찾기를 그렇게 희망하던 돈 게이트를.
그리고 자신의 14살 동생의 목숨을 앗아간 돈 게이트를.
무스칸도 안다. 돈 게이트의 가치를.
최고의 보물 중의 보물.
지금도 돈 게이트를 찾아 산이며 정글을 이잡듯 뒤지는 이들이 수두룩하다. 하물며 강 속을 바다 속을 뒤지는 이들도 있다.
돈 게이트는 장소를 불문하고 나타나기에.
무스칸은 돈 게이트를 향해 이동했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위험한 상황인 동생을 돈 게이트를 향해 들이밀었다.
바리움을 변하면 영생이 주어진다. 물론 그 영생이 죽으면 어느 정도 손해가 발생한다지만 어쨌든 영생은 영생이다.
동생을 살릴 유일한 기회.
[19세 이상 성인만 돈 게이트를 이용 가능합니다.]“흑.”
물론 무스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동생을 살릴 유일한 구원줄이기에 바라고 바랬다. 자신이 잘못 알고 있기를.
물론 역시나 이었지만.
“언니… 이거… 작은 오빠가 그렇게 찾겠다는 돈 게이트잖아.”
“응. 응. 맞아.”
“히히. 언니도 이제 바리움 되는 거야? 막 손에서 불도 내뿜고 하늘도 날아다니는?”
“응. 맞아. 바리움이 돼서 많은 돈을 벌어서 우리 리마한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좋은 집도 사줄 테니까 버텨야해!”
“응. 나 닭고기. 엄마가 해준 닭고기 듬뿍 들어간 그거 먹고 싶어.”
“응! 꼭 언니가 해줄게. 잠깐만 기다려.”
무스칸은 동생을 붙잡고 주변을 둘러보고 잠시 비를 피할 곳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 동생을 편안하게 뉘였다.
“언니 금방 올 테니까 여기서 기다려. 알았지?”
“응. 언니 빨리 와. 언니랑 떨어지니까 추워.”
“응. 알았어. 언니 금방 올게.”
분명 듣기로 바리움으로 변하는 과정은 길지 않다고 들었다. 길어도 몇 분.
무스칸은 재빠르게 돈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곧바로 인식의 표가 있는 왼손을 돈 게이트에 가져다 댔다.
몇 분후.
털썩.
돈 게이트에 내동댕이쳐진 무스칸은 이것저것 확인할 시간도 없이 주위에 널린 옷을 낚아채 동생을 뉘여 놓은 곳으로 재빠르게 이동했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을 마주했다. 몬스터를 마주한 것보다 더 최악의 상황을.
“후후후. 이 추적주척 비 내리는 밤에 그렇게 빨개 벗고 어디를 다니셨나?”
“어라. 저년 왼쪽 손목에 인식의 표가 없는데?”
“뭐?”
“아니 젠장! 그 비싼 돈 게이트를 불가촉천민 년이 사용했다고! 그게 얼만데!”
퍽!
자신들것이 아님에도 무스칸이 돈 게이트를 보고하지 않고 사용했다는 사실에 일단의 사내들은 화를 냈다. 마치 자신의 것을 뺀긴 것 마냥.
그리고 그중에 한 사내는 발을 들어 무언가를 내리 찍었다.
바로 누워있는 무스칸의 여동생 리마를.
“안 돼!”
무스칸은 손에 든 옷도 내버려 두고 동생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여동생을 보호하듯 알몸으로 동생의 몸을 뒤덮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살짝 닿은 여동생의 몸이 너무 차갑다는 느낌에 뒷목이 서늘해진 느낌을 받았다.
“안 돼… 제발… 안 돼. 이러지 마. 흑흑.”
무스칸은 폭포수처럼 터져 나오는 눈물과 함께 덜덜 떨리는 손으로 리마의 얼굴을 더듬었다.
차가웠다. 너무 차가웠다.
“쯧쯧. 그러게 뭐 하러 사서 이런 고생을 하냐고.”
“그러니까. 이미 우리가 발견했을 때 네 동생 년은 죽은 상태였다.”
“네놈들이! 네놈들이! 내 동생을…”
퍽!
무스칸은 말을 끝까지 내뱉지 못했다. 한 남성이 무스칸을 향한 발길질에.
“이년이 뭘 잘했다고 눈깔을 희번득 뜨고 지랄이야.”
“그러니까. 지금 불가촉천민 주제에 비싼 돈 게이트를 사용한 주제에 말이야.”
“생각할수록 열 받네. 동물 주제에 감시 돈 게이트를 사용해?”
퍽! 퍽!
분명 돈 게이트를 먼저 발견한 것은 무스칸이다. 하지만 남성들은 자신의 수중에 있던 돈을 잃은 것 마냥 화풀이를 해댔다.
무스칸을 향한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무스칸은 자신을 향해 폭력에도 품에 안은 동생을 놓지 않았다.
억울했다. 화가 났다.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슬펐다.
태생이 계급으로 얼룩진 곳에 태어나 겨우 그 얼룩을 지워가는 찰나에 더 짙은 얼룩이 생겼다.
씻어도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으로.
“야. 그만해. 그러다 죽으면 여기에서 꼼짝없이 3시간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걱정 마. 바리움이 됐으니 이 정도에 죽지는 않으니까.”
그렇게 사내들은 이 늦은 밤에 비를 맞은 것을 화풀이하듯 무스칸을 향해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
힘이 있으니까. 자신들은 무스칸보다 높은 계급이니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사회는 그래도 되니까.
“됐고. 밤도 늦었고 이제 가자.”
어느 정도 화풀이를 끝낸 사내들은 무스칸을 우악스럽게 잡아 일으켰다.
“안 돼. 내 동생. 내 동생도 데려가야 해.”
무스칸은 무차별적인 폭력이 고통스럽지도 두렵지도 않았다.
육체적 고통은 산산이 부서지고 조각난 마음의 상처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동생을 이곳에 두고 갈 수 없다. 이곳에 버려둔다면 동물이나 몬스터에게 뜯겨 먹힐 뿐이다.
어떻게든 데려가야 했다.
“이미 죽은 년을 데려가서 뭐한다는 거야!”
한 사내가 품에 안겨 축 늘어진 무스칸의 동생을 한손으로 발목을 붙잡고 빼앗았다.
힘 차이에 허무하게 여동생이 무스칸의 몸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 사내는 무스칸의 여동생을 별 힘을 들이지 않고 옆쪽 풀 속으로 내던졌다.
“저거 태워버려.”
“그러지. 파이어 볼.”
곧 방금 전까지 살아있을게 분명했던 리마의 몸에 파이어 볼이 강타 당했다.
“흑. 흑.”
무스칸은 그 광경에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은 몬스터나 배고픔에 허덕이는 동물들의 먹잇감은 되지 않았기에.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무력함에 슬펐다.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끌려온 무스칸의 삶은 그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무스칸은 바리움이 됐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웠다. 스스로 죽지도 못하기에.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끝낼 수 없기에.
그렇게 하루하루 절망 속에 살아가던 무스칸에게 드디어 빛이 생긴 것은 6개월이 지나서였다.
자신을 구속하고 억압했던 자들이 멍청하게 분수도 모르고 거대 길드를 건드렸기에.
그리고 그로 인해 풍비박산이 났다.
그 와중에 무스칸은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다.
약간의 골덴링을 가지고.
무스칸은 그 길로 뭄바이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동안 들은 귀동냥으로 상점을 갔고 그곳에서 스킬을 얻었다.
첫 번째 랜덤 스킬을.
[비 내리는 밤 (1/1), (패시브)내 볼에 흐르는 것이 눈물인지 비인지 혹은 비인지 눈물인지.
물에 상당한 친숙함을 갖게 된다.
-물과 관련된 모든 스킬의 위력이 20% 증가하다.
-비 내리는 환경에서는 전체적인 능력이 2배 증가한다.
-비 내리는 밤 환경에서는 전체적인 능력이 4배 증가한다.
필요 스킬포인트 : 0개
필요 골덴링 : 0 골덴링]
무스칸도 들은 것이 있다. 그리고 랜덤 스킬이란 상당히 귀하다는 것도.
하지만 필요 스킬포인트가 0에 필요 골덴링이 0이라는 것 전혀 듣지 못했다.
무스칸은 비 내리는 밤을 배우고 나머지 스킬 포인트를 전부 물 계열과 아이스 계열로 배웠다.
처음에는 어떤 스킬로 배워 전투 스타일을 정할 것인가를 고민했지만 비 내리는 밤을 배움으로써 그 고민을 해결했다.
그리고 무스칸에게 물 계열과 아이스 계열은 천직이었다.
랜덤 스킬 비 내리는 밤의 효과도 좋았고.
특히 성장을 한 후에는 쏟아지는 빗방울 광역 스킬을 배운 후에는 임의적으로 비 내리는 환경을 조성 할 수 있게 된 후에는 더욱더 거칠 것이 없었다.
주로 아무도 찾지 않는 필드 위주로 사냥을 했음에도 무스칸에게 그것은 성장하는데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무스칸은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을 했고 그들을 찾았다. 그리고 복수했다.
그들이 미안하다고. 제발 봐달라고 사정사정 할 때까지.
그들이 스스로 리셋의 바다에 빠질 때까지 복수를 했지만 무스칸의 이미 파괴되고 부서진 마음은 복구되지 않았다.
슬픔은 외로움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 무스칸은 2번째 랜덤 스킬을 얻었다.
[상대방과의 대화 (1/1), (액티브)상대방과 진실 된 대화를 할 수 있다. 상대방 모르게.
필요 스킬포인트 : 0개
필요 골덴링 : 0 골덴링]
이제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무스칸이기에 안다.
랜덤 스킬을 2개 이상 가진 자가 없다는 것을.
그리고 필요 스킬포인트가 0인 스킬은 아이템으로 인해 획득한 스킬 외에는 없다는 것을. 당연히 0 골덴링인것도.
무스칸은 당연히 배웠다. 전투력 증가에는 그다지 효용이 없어 보였지만.
하지만 전투에 큰 효용이 없지만 엄청나게 좋은 스킬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상대방과의 대화 스킬을 사용하였습니다.-상대방 모르게 상대방과 진실 된 대화가 가능합니다.]
스킬을 사용하고 한명의 대상을 지정하면 그 대상과 이야기가 가능하다. 가령 A라 치면 그 A와 똑같은 존재가 일시적으로 생성됨으로써. 무스칸의 눈에만 보이는.
그리고 그 대상은 속마음을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무스칸은 그 스킬을 많은 자들에게 칭송받는 자에게 사용했다. 그러면 칭송받던 그자와 똑같이 생긴 존재가 생성됐다.
“당신은 정말로 불쌍하고 안타까운 사람을 구제할 생각이 있나요?”
“아니. 내가 왜?”
“그렇다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거죠?”
“인지도를 쌓아야지. 멍청한 개돼지들은 조금만 신경을 써줘도 떠받들어주고 칭송하지. 그리고 그건 나의 힘이 되어주고. 이것만큼 손쉽게 나의 세력을 일구는 방법이 어디 있겠어.”
“그래도 그 행동으로 조금이나마 혜택을 받는 이들이 있으니 나는 당신의 행동이 마음에 듭니다. 의도가 불순하더라도요.”
“크크크. 고맙군. 고마워.”
대화를 종료하자 그 칭송받던 자와 똑같이 생긴 존재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멀리 있던 그자는 여전히 입가에 넉넉한 미소를 두르고 청산유수 말을 내뱉었다.
“진짜로 난 당신의 의도가 어떻든 마음에 들어. 일단은…”
무스칸은 그렇게 이름을 날리는 자들을 보게 되면 상대방과의 대화를 사용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하나의 가면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하나의 가면만을 가지고 사는 자는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없는 건지? 혹은 세상의 중심이 되려면 여러 개의 가면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그 후 무스칸은 의도적으로 상대방과의 대화를 사용치 않았다.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아서.
무스칸은 그 후에도 남들보다 빠르게 압도적으로 강해졌다.
상대방과의 대화는 전투에 큰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비 내리는 밤은 확실히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무스칸은 그것에 만족감을 느끼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다.
무너지고 박살난 가슴은 채우고 채워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기에.
그리고 그런 무스칸에게 또 찾아왔다. 3번째 랜덤 스킬이.
파괴신의 후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