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genius villain's infinite absorption power RAW novel - Chapter 1
1. 프롤로그
“너는… 쿨럭. 시발 쓰레기 새끼야… 좆같은… 쿨럭. 구제불능의 이기적인…… 더러운 박쥐새끼.”
누군가 자신에게 쉼 없이 욕을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똑같이 맞받아치며 욕을 할 수도 있고,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라며 자리를 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욕을 듣는 수혁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욕을 하는 남성의 몸의 절반이 뜯겨져나갔기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좀 한다고 문제될 거 있나.
그가 그토록 들고 다니던 무기 엑스칼리버도 반토막 난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자신의 몸이 절반이나 없어도 끈질기게 살아있는 이유는 그간 쌓아올린 치열한 단련의 흔적이었다.
검성(劍城) 최지헌.
지구에서 가장 검을 잘 쓰는 사내
지금은 몸의 절반이 없어져 죽어가는 신세다.
“할 말은 그게 다인가?”
“뭐? 다냐고? 시발 당연히 아니지! 쿨럭. 쿨럭. 너 때문에 비비안도 죽었고, 이현 누나도 죽었고, 젠킨스도 죽었고, 죄다 죽었어!!! 허무하게… 너 빼고는…”
“글쎄… 난 동의 못하겠는데.”
“뭐?!”
고개를 젓는 수혁의 부정에 최지헌의 입에서 격렬한 피가 터져 나왔다.
“비비안의 마력량으로 거울여왕의 환상마법을 깨트리며 함께 폭사할 수 있었고, 박이현의 스피드로 거인 오보그의 이목을 사로잡아준 덕에 오보그를 죽일 수 있었지. 물론 박이현이 거인의 손에 깔려죽은 것도 있었지만, 그리고 어그로를 끈 젠킨스의 탱킹덕분에 무한에 가까운 키메라 웨이브를 버티다 키메라킹인 오즈보르까지 죽일 수 있었지. 도대체 어느 부분이 허무한 죽음이라는 거지? 전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거 같은데… 그리고 너까지. 네 덕에 용왕 코드러스까지 이렇게 잡았지. 잘했다. 검성.”
수혁의 뒤로 이빨 하나하나가 몸보다 큰 거대한 붉은 용이 목이 잘린 채 쓰러져있었다.
잘린 목에서 용암처럼 시뻘건 붉은 피가 흐르며 그의 발밑을 적셨다.
모두들 각자 최선을 다했기에 지구의 운명을 건 탑을 정복했는데 왜 저렇게 불만인지 모르겠다.
“푸흡… 시발. 전부 살 수 있었어… 잘난 네가 조금만 더 움직였다면 말이지… 네가 마력량도, 스킬도, 무기도 전부 뛰어난데 왜 죽을 때까지 움직여주지 않았냐! 쿨럭.”
“…그것이 가장 효율적인 움직임이었다. 게다가 혹시나 모를 변수를 대비해야 하는 걸 탑의 정상에 오른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나보군.”
“재수 없는 새끼. 지밖에 모르는 새끼. 피도 눈물도 없는 새끼. 그거 들고 내 눈에서 어서 꺼져버려.”
손에 들려있는 코드러스의 심장, 무한의 마나를 얻을 수 있다는 드래곤하트를 검성에게 줄까 생각해봤다.
그러나 팔, 다리도 없이 다 죽어가는 그가 드래곤하트를 먹고 살아난다고 무슨 소용이 있을까.
트롤의 피를 들이부어도 잘린 팔 다리가 돋아나기 전에 죽을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본인이 흡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다.
생명의 불이 꺼져가는 그를 뒤로하고 수혁은 발걸음을 옮겼다.
코드러스를 잡자 이 뜨거운 용암 대지를 벗어날 수 있는 포탈이 열렸다.
으적. 으적.
코드러스의 심장을 씹자 농축된 용의 피가 그의 입 안으로 들어왔다.
인간과 다른 한계를 잴 수 없는 강대한 마력량이 수혁의 몸으로 쏟아졌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 마력량 만으로도 육체의 붕괴를 일으키겠지만 수혁은 달랐다.
상대방의 피를 일정이상 빨면 능력을 오롯이 흡수하는 것.
그것은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한 수혁 그만의 권능이었다.
최악의 흡혈귀, 노스페라투를 죽이고 얻은 그 권능덕분에 지금껏 살 수 있었다.
‘봉인이 풀리기 전에 죽일 수 있었으니 망정이지…’
노스페라투의 심장을 찌르고 그의 피를 뒤집어쓰며 사실상 흡혈귀와 같은 존재로 변해버린 그는 지구의 악명 높은 수배자 중 하나였다.
비록 그가 나름의 도리를 지키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헌터들만 잡아먹었다고 하나 그 숫자가 늘어날수록 그를 노리는 헌터들이 늘어났고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그 때문에 전 세계의 헌터들이 그를 잡기 위해 안달이 나있었다.
그런 그에게 동료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탑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태평양 한 가운데에 뜬금없이 생긴 탑에는 지구의 운명이 걸려있었다.
탑을 정복하지 못하면 지구가 멸망한다는 메시지를 모두 받게 되었고, 가장 강한 헌터들이 탑으로 모여들었다.
결국 강자로 꼽힌 수혁 역시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이 탑에 올랐고 결국 살아남은 건 그뿐이었다.
그래도 동료들이라고 그들을 잡아먹지는 못(?)했다.
“마지막이라 그런지 잡생각이 많아졌군.”
포탈을 통과하자 마치 우주선에서 보는 풍경처럼 커다란 유리창 밖으로 푸르른 지구의 모습이 보였다.
유리창 옆에 백색의 화면에 여러 글자가 떠올랐다.
바닥에서 손바닥을 올려놓을 동그란 하얀 기둥이 5개가 올라왔다.
수혁이 손을 올려놓자 화면에 글귀가 바뀌었다.
[3%… 5%… 17%…… 20%…… 인증을 치루기 위한 진화인자가 부족합니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인증을 치루기 위한 진화인자가 부족합니다. 시험을 통과하신 분들은 개별인증에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그게 무슨 소리야? 여긴 나밖에 없는데?”
그가 보고 있던 화면에서 위험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렸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인증을 치루기 위한 진화인자가 부족합니다. 인증이 완료되지 않는 경우 진화부적합으로 판단되어 소거절차에 들어갑니다. 다시 한 번…]“이런 시발.”
수혁이 다급히 포탈을 빠져나가 이미 죽은 최지헌을 어깨에 짊어지고 왔다.
하나 남은 최지헌의 손을 기둥 위에 올려놓았다.
[20%… 25%… 30%…… 인증을 치루기 위한 진화인자가 부족합니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인증을 치루기 위한 진화인자가 부족합니다.]“… 진화인자가 대체 뭔데? 사람이 더 필요해?”
허탈한 수혁에게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화면에서 울린 경보음은 점점 커져갔다.
굉음과 함께 저항할 수 없는 막대한 에너지가 수혁의 몸을 덮쳤다.
그의 눈앞이 온통 새하얗게 변하며 곧 의식이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