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rb only the power of the wicked and become the strongest on Earth RAW novel - Chapter (121)
제121화. 끔찍한 혼종
“이제 오셔도 됩니다!”
잠시 후 동굴 바깥으로 나온 프랑코가 일행들에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일행들이 조금은 긴장된 얼굴로 프랑코를 따라 동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횃불을 들고 한참을 걸어가던 프랑코가 어느 순간 일행을 멈춰 세웠다.
“여기입니다.”
프랑코가 가리키는 곳은 어떤 공간으로 들어가는 입구같이 생긴 곳이었다.
조금은 비좁았던 동굴이 급격하게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트윈 헤드 오우거들의 서식지입니다. 어두워서 잘 안 보이죠? 하지만 안에는 오우거들이 득실거리고 있어요.”
프랑코의 말에 일행들이 눈에 힘을 준 채로 공간 안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안에 있다는 트윈 헤드 오우거를 확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말 빛 하나 들어오지 않을 만큼 칠흑같이 어두웠기 때문이었다.
‘음….’
하지만 김진성은 예외였다.
‘야밤의 사냥 전문가’와 ‘적외안’ 특성을 보유한 그는 아무리 어두운 장소라도 충분히 육안으로 확인하는 게 가능했다.
‘있긴 한데….’
김진성은 저 구석에서 서성이고 있는 거대한 덩치들을 더 자세하게 확인하기 위해 미간을 좁혔다.
‘…근데 조금 모습이 다른데?’
큰 차이는 없었지만, 확실히 지금까지 섬에서 만났던 트윈 헤드 오우거와는 모습이 좀 달랐다.
‘머리 위에…. 저건 뿔이잖아?’
김진성이 거기까지 확인했을 때였다.
콰앙!
갑자기 머리 위에서 폭음이 터졌다.
고개를 들어 올리니, 드높은 동굴 천장이 충격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게 보였다.
“어어?!”
“뭐야?!”
“일단 피해요!”
당황한 일행들을 프랑코가 왔던 길 쪽으로 밀면서 외쳤다.
모두가 달리기 시작한 그때, 김진성 역시 몸을 돌려 도망치려고 했다.
그때였다.
▶ 마나가 봉쇄되었습니다.
▶ 마나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어?!’
처음 보는 알림창에 화들짝 놀란 김진성.
동시에, 누군가 자신의 다리를 걷어차는 바람에 김진성은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바로 벌떡 일어서던 김진성이 흠칫했다.
막 몸을 돌려 도망치던 프랑코가, 자신을 싸늘하게 흘겨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뭐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지만, 지금 그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다.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동굴 천장의 잔해가 급기야 김진성의 머리 위까지 도달한 것이다.
김진성은 반사적으로 몸을 날렸다.
우르르…!
거의 동시에 완전히 무너져 내린 동굴 입구.
“휴우….”
그 모습을 본 김진성이 이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정말 간발의 차이로 서식지 안쪽으로 몸을 날려 피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기본 민첩 수치가 높아서 살아남았다.’
그동안 수많은 몬스터와 악인들을 죽이면서 계속 특성을 흡수했던 김진성은, 현재 기본 신체 능력이 크게 성장한 상태였다.
그래서 마나가 봉쇄된 상태에서도 먼 거리를 한 번에 뛰어서 날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프랑코, 그 새끼는 갑자기 뭐지?’
“우워오오오!!”
그때 커다란 괴성이 등 뒤에서 들려왔다.
동굴이 무너지며 터진 굉음 탓에 서식지 안의 몬스터들이 모여들었던 것이다.
김진성은 몬스터들을 돌아보았다.
‘…저게 뭐야?’
달려오는 몬스터들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했던 것이다.
언뜻 보기엔 트윈 헤드 오우거랑 비슷한 외양이었다.
하지만 덩치는 지금까지 섬에서 봤던 것들보다 훨씬 더 컸고, 온몸이 갈색 가죽으로 뒤덮여 있었다.
무엇보다 두 개 달린 머리가 모두 소와 똑같은 모양이었다.
‘저거 완전 미노타우로스와 트윈 헤드 오우거를 합쳐 놨잖아?’
그야말로 끔찍한 혼종의 모습에 황당해진 김진성.
‘무슨 이종교배 몬스터도 아니고….’
우워오오오!
‘우왓!’
그때 괴성과 함께 달려드는 몬스터의 공격에 김진성은 옆으로 한 바퀴 굴렀다.
쾅! 하고 김진성이 피해낸 오우거의 주먹이 동굴 벽에 깊게 꽂혔고, 그 충격으로 동굴 전체가 미세하게 흔들렸다.
‘엄청 빠른데?’
예상치 못한 몬스터의 공격 속도에 김진성이 진지한 표정으로 검을 뽑아 들었다.
그때였다.
“괜찮아요?!”
무너진 입구 쪽에서 프랑코의 외침이 들려왔다.
김진성의 눈썹이 꿈틀했다.
‘지가 죽이려고 손써놓고 뻔뻔하게…!’
대놓고 다리를 걸어놓고 저렇게 뻔뻔하게 외치는 이유는 뭐지? 약 올리려고 저러는 건가?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봐요! 곧 사람 불러와서 해결해 드릴 테니까!”
프랑코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입구 쪽 발걸음 소리가 멀어졌다.
‘여기서 기다리라는 건 그냥 죽으라는 소리잖아?’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는 이야기였다.
헛웃음을 흘리던 김진성은 다시금 전방의 혼종 몬스터들을 훑어보았다.
만약 다른 일행 중 하나였다면 방금의 주먹 공격 한 번도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카렌이라면 조금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진성은 카렌 역시 오래 버티진 못했을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여기 갇혀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김진성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나한테는 좋은 상황이거든.’
우워오오오!
그때 또다시 눈앞의 혼종 몬스터가 주먹을 휘둘러왔다.
▶ 보유 스킬인 ‘무효화’를 사용했습니다.
▶ 마나 봉쇄 상태에서 풀려났습니다.
눈앞에 두 줄의 알림이 뜨자마자 김진성은 마나를 최대한으로 활성화했다.
그러자 곧장 김진성이 다른 사람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볍게 몸을 트는 것만으로도 몬스터의 주먹을 흘려낸 것이다.
▶ ‘신마합일’ 상태로 전환합니다.
순식간에 김진성의 검이 혼종 몬스터의 옆구리를 깊숙하게 베어냈다.
몬스터가 휘청이더니 괴로운 괴성을 내질렀다.
그 모습을 보며 검을 털어내던 김진성은 속으로 생각했다.
‘혼자 이놈들을 다 잡을 수 있는 상황이 됐으니 말이야.’
김진성에게 있어 새로운 몬스터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오히려 특성으로 인한 능력치와 스킬, 그리고 비스 크리마 포인트까지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꿀단지였다.
이 꿀단지를 혼자 독차지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상황인가?
우워오오오!
또다시 혼종 몬스터가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김진성은 이번에도 가뿐히 주먹을 피해낸 뒤, 가볍게 몸을 돌리며 검을 휘둘렀다.
촤악!
혼종 몬스터의 허벅지가 깊게 베이면서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하얀 뼈까지 드러난 상처를 보면서도 김진성은 아쉬운 얼굴이었다.
‘이게 한 번에 안 베이네.’
신마합일 상태로 제대로 벤 거라 무조건 절단이 날 줄 알았는데, 절반밖에 못 베어낸 것이다.
생각보다 눈앞의 몬스터가 질긴 피부를 가졌다는 증거였다.
‘그렇다면….’
김진성은 곧바로 땅을 박차고 높이 뛰어올랐다.
순식간에 혼종 몬스터들의 머리 위까지 솟구쳐 올라온 김진성이 그대로 회전하듯 몸을 돌리며 검을 휘둘렀다.
서걱-.
이번엔 깔끔한 소리와 함께 소머리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머리 하나를 잃은 혼종 몬스터가 발광하듯 울부짖었다.
검을 휘두른 이후 조금 멀리 착지한 김진성이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목은 좀 덜 두꺼워서 그런가, 한 번에 베어지네.’
김진성이 검을 들며 앞을 바라봤다.
그가 있는 쪽을 향해 혼종 몬스터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빨리 끝내자. 쫓아가야 할 놈이 한 명 있으니까!”
크게 외친 후 몬스터들을 향해 힘껏 뛰어오르는 김진성이었다.
* * *
같은 시각.
동굴 통로 중앙 쪽에서도 오우거 서식지 쪽 못지않은 처절한 전투가 펼쳐지고 있었다.
푹!
“컥…!”
리오가 단말마 비명과 함께 눈을 부릅떴다.
리오가 들고 있던 검이 힘없이 떨어졌다. 리오는 떨리는 눈으로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보았다.
리오의 왼쪽 가슴에는 프랑코의 장검이 깊숙이 꽂혀 있었다.
“…어째…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힘겹게 묻는 리오를 향해, 프랑코는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시체처리반 따위로밖에 써먹지 못하는 나약한 녀석들은 우리한텐 필요 없어. 무엇보다….”
그는 리오가 메고 있는 배낭을 힐끗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너희를 시체처리반으로 고용하는 비용보다 너희가 가지고 온 마정석들의 가격이 훨씬 더 비싸거든.”
“……!”
“잘 쓸게, 리오. 이제 부모님 만나러 가라고.”
촤악!
프랑코가 검을 뽑아내자, 리오가 그대로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리오 옆에는, 이미 같은 파티원들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이제 한 놈 남았군.”
프랑코가 앞을 바라보았다.
이미 시체가 된 일행들과 달리 멀쩡한 상태로 서 있는 카렌.
차분히 가라앉은 눈빛으로 검을 내밀고 있는 자세의 그를, 일곱 명이나 되는 프랑코의 동료들이 에워싸고 있는 상황이었다.
“검은 머리 새끼 오기 전에 빨리 끝내자.”
프랑코의 이어진 말에, 바로 옆에 서 있던 동료, 이반이 눈에 이채를 띤 상태로 물어왔다.
“합류를 걱정해야 할 정도의 실력자야?”
“일단 저 새끼보다는 훨씬 세.”
“…그럼 빨리 처리해야지.”
나머지 동료들 역시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모두 방금까지의 전투로 카렌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상태였다.
그런데 더 강한 녀석이 합류한다면 그러면 굉장히 골치가 아파질 것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걸어놓은 마나 봉쇄 스킬을 혼자의 힘으로 바로 풀어버렸어.’
프랑코가 카렌에게 달려들 준비를 하며 생각했다.
조금 전 동굴 입구를 무너뜨릴 때 김진성에게 걸어 놓은 ‘마나 봉쇄’ 스킬이 얼마 지나지 않아 풀려 버렸던 것이다.
‘지금껏 이 스킬을 그렇게 빨리 푼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마나 봉쇄를 풀어냈던 사람들 모두 프랑코보다 월등히 강한 고수들뿐이었다.
그래서 프랑코는 더더욱 불안했다.
‘내가 판단했던 것보다 훨씬 위험한 놈일지도 몰라. 그런 놈이 합류하게 내버려 둬서는 안 돼.’
그렇게 생각을 마친 프랑코가 외쳤다.
“빨리 끝내버려!”
동시에 모두가 카렌을 향해 덤벼들었다.
가장 먼저 달려든 프랑코가 막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려 하던 그때.
“……!!”
프랑코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온 카렌의 모습 때문이었다. 포위당하기 전에 역으로 먼저 돌격한 것이다.
그는 본능적으로 올리던 검을 내려 방어 자세를 취했다.
까앙!
‘큭…!’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뒤로 한참을 물러서는 프랑코.
막아낸 검을 쥐고 있는 손아귀에서 찢어질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프랑코는 이를 악물었다.
“이 자식이 힘을 숨기고 있었구나!”
지금까지 카렌이 보여줬던 모습과 방금 프랑코를 공격했을 때의 모습은 완전히 차원이 달랐다.
속도와 힘이 아예 다른 사람 수준인 걸 보니, 지금까지 일부러 힘을 숨긴 것이 확실했다.
“위험해!”
그때 옆에서 동료의 외침이 들려왔다.
카렌이 다시금 프랑코를 향해 달려들었던 것이다.
바로 앞까지 도달한 카렌이 막 검을 휘두르려고 할 그때였다.
“……!”
갑자기 온몸을 움찔하는 카렌.
동시에 눈에 띄게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느려진 카렌을 향해, 프랑코가 전력으로 검을 휘둘렀다.
카렌은 다급히 방어 자세를 취하려 했지만, 검을 들어 올리는 속도 역시 지금까지보다 훨씬 느렸다.
결국 그는 프랑코의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촥!
“윽…!”
왼쪽 어깨를 깊게 베인 카렌이 뒤로 물러서며 고통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를 향해 프랑코가 씨익 웃었다.
“왜? 갑자기 마나가 안 써지기라도 하나 보지?”
“……!”
카렌의 두 눈동자가 흔들렸다.
갑자기 마나를 사용할 수 없어진 이유가, 프랑코의 능력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