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62
162화. 정말 감사합니다!
타닥!
탁!
소파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무슨 일입니까!?”
“박사님!”
“치, 치우야!?”
“오빠!”
각자 저마다 외치는데, 퓨어만이 입을 손으로 가린 채, 서서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잠시만 진정하세요. 아주, 아주 잠깐이었지만, 한의 눈이 떠졌습니다. 지금은 다시 감겼고요. 그리고 뭐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호흡기 때문에 뭐라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스 박사가 사람은 보지 않은 채로 손만 들어 진정할 것을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알렸다.
“오빠……. 흑, 흑! 흑!”
“서우야 진정해. 아무 일도 아니야.”
유소영이 한서우를 품에 안고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누가 허락도 없이 전기를 주입하라고 했어!?”
“아, 아닙니다! 전원만 올렸습니다!”
“뭐라고!? 혈압하고 맥박은!?”
“모두 정상입니다!”
신경외과 의사가 날카롭게 쏘아댔 지만, 장비를 만졌던 의사는 억울할 뿐이었다.
장비의 전원 스위치 말고는 건드린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후 – ! 조심해. 그리고 한스 박사님 혹시 모르니 가까이 와 주십시오. 함께 보는 게 나을 테니까요.”
한스 박사가 의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한치우의 얼굴 옆으로 가까이 섰다.
“전원은?”
“올린 상태 그대로입니다.”
“좋아. 다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한스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환자의 의식에 아주 잠깐이었지만,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게 좋은 건지 아닌지는 지금으로서는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희망으로 생각하고 전기 자극을 시작하겠습니다. 동의하시겠습니까?”
의사는 다시 시작하기 전에 유소영과 한서우에게 한 번 더 물었다.
“예. 박사님. 시작해 주세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
유소영이 의사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대답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저희도 최대한 조심하며 자극을 주겠습니다. 쉽게 1부터 10까지 강도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처음에는 당연히 1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10까지는 올릴 생각이 없습니다.”
“예.”
“자, 시작해.”
“1로 시작합니다.”
장비를 맡은 의사가 대답을 마치며 손으로 버튼을 눌렀다.
“잠깐!”
그 순간, 한치우의 얼굴을 눈도 깜빡이지 않으며 관찰하던 한스 박사가 크게 외쳤다.
“혈압 오릅니다! 맥박, 호흡도 빨라집니다!”
삐삐! 삐삐! 삐삐! 삐삐!
바이탈을 체크하는 간호사도 장비의 신호음에 맞춰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알렸다.
그리고 한치우의 이마에서 다시 땀이 나기 시작했고,
“하악 – 하악 – 하악 – ”
호흡기가 뿌옇게 변하며 한치우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전극 걷어! 장비 전원 내리고!”
한치우의 머리에 부착된 전극이 걷어지고, 전기를 주입하는 장비의 전원도 꺼졌다.
“누, 눈을 떴습니다!”
한스 박사의 맞은편에서 간호사 한 명과 함께 기록지를 들고 서 있던 의사가 외쳤다.
“뭐, 뭐!?”
“오빠 – !”
“서우야 잠깐 기다려!”
“잠시 있으세요!”
담당 의사가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한! 내 말…… 들려?”
그 사이 한스 박사의 얼굴이 한치우의 볼 옆으로 바짝 붙으며 의식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엄마……, 엄마……, 아버지…….”
독일인이었지만, 한치우가 말하는 기본적인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지, 지금 한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부르고 있습니다.”
한스 박사가 한치우가 말하는 내용을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었다.
“흡!”
“오빠아…… 흑! 엄마, 아빠…… 오빠를 지켜 주세요…… 지켜주세요. 흑, 흑, 흑!”
이번에는 유소영도 참기 힘들었다.
눈물을 보일 수 없어 한서우를 품에 꼭 끌어안고 울음을 참으려고 애를 썼다.
한서우는 오빠가 잘못될까 두려워 부모님께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하악 – 하악 – 하악 – 하악 – !”
“호흡, 맥박 너무 빠릅니다!”
간호사가 장비의 숫자를 보며 계속 외쳤고, 호흡기가 거칠게 흔들렸다.
“호, 호흡기! 호흡기 벗겨 주세요……. 호흡기 벗겨요!”
“!”
“아! 죄, 죄송합니다. 흑, 흑! 흑! 그, 그냥 호흡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 같아서…….”
소리를 지른 것은 퓨어였다.
그녀의 외침에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고, 퓨어는 우는 얼굴로 사과했다.
“아니. 일리가 있어. 잠깐 내리는 정도는 괜찮겠죠?”
“아, 예. 그래도 혹시 모르니 빨리 씌워야 합니다.”
“간호사. 계속 확인해 주세요.”
“예.”
“호흡기 내립니다!”
화악 –
그런데 한스 박사는 퓨어의 말에 동의하며 의사와 간호사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한치우의 코와 입을 덮은 호흡기를 턱으로 잡아당겼다.
“하 – 아 – !”
한치우의 입에서 긴 숨이 토해졌다.
핏빛의 눈동자를 그대로 보이며 온몸에서는 땀이 흐르고 있었다.
“한! 한!”
한스 박사가 한치우의 귀에 대고 계속 부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삐삐! 삐, 삐 – 삐 – 삐 –
“눈을 다시 감았습니다!”
“혈압, 맥박 돌아오고 있습니다! 호흡은…….”
장비의 신호음이 점점 원래대로 돌아오며 간호사 역시 확인시켜 주었다.
“후 – 우 – . 박사님. 마스크 씌우시죠. 호흡을 체크하겠습니다.”
호흡기가 내려갔기 때문에 한치우의 호흡은 장비에 숫자로 나타나지 않았다.
“예. 알겠습니다.”
한스 박사가 의사의 말에 아쉬운 마음을 참아 내고, 턱으로 내렸던 호흡기를 위로 올렸다.
그런데 그때, 한치우의 입이 다시 열렸다.
눈을 감은 채로 마른 입술이 떨리고 있었다.
“뭐라고?”
한스 박사가 얼른 귀를 입술로 바짝 붙였다.
“묠니르…….”
“!”
“그래! 자네는 묠니르야! 하하하하하!”
* * *
“예!? 정말입니까? 예! 예!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예! 예! 알겠습니다. 흠, 예. 메일 확인하고 정확한 내용으로 기사 올리겠습니다. 저에게까지 연락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가 따로 연락하겠습니다. 예!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김한식은 스마트폰의 종료 버튼을 눌렀다.
“우와! 아빠 영어 되게 잘해!”
“누군데, 이 시간에 영어로 전화질이야?”
“나! 잠깐 나갔다가 들어온다. 늦을지도 몰라!”
소파에 누워 티브이를 보던 김한식의 딸과 부인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지만, 김한식은 얼른 방으로 들어가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재영아! 얼른 사무실로 튀어와! 당장!”
그리고 최재영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빠 왜 저래?”
“김유리! 이제 티브이 그만 보고 공부해! 아빠 봤지? 저렇게 영어가 되니까 돈을 많이 버시잖아. 들어가서 영어 공부해!”
“에이 진짜! 이거 오늘 마지막 회라고!”
“들어가! 주말에 재방송으로 보면 되잖아!”
“내일 학교에 가면, 대화가 안 된다고요. 그리고 뭐 아빠가 한 말 대부분이 땡큐라고! 그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삐리리 –
하지만 티브이를 꺼 버리는 리모컨의 최대 주주인 어머니를 이길 수는 없었다.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나온 김한식은 혹시 몰라 택시를 잡아타고 스포츠 내일 신문사로 향했다.
빌딩의 입구 앞에는 이미 최재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빨리 왔어?”
“근처에서 오랜만에 친구들이랑 저녁 먹고 있었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일단, 올라가서 얘기하자. 여기서는 할 이야기가 아니니까. 술은 마시지 않았지?”
“막, 한잔 걸치려던 참이었습니다.”
둘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사무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탔다.
평소 퇴근 후에는 일부러라도 연락하지 않는 김한식이었기에 최재영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 내일의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마 위층에 편집실 정도나 돼야 사람이 한, 둘 정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자리에 앉은 김한식이 일단, PC의 전원 스위치를 누른 다음 입을 열었다.
“금방 런던에서 연락이 왔다.”
“!”
최재영은 그 한마디에 왜 김한식이 조심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꿀꺽 –
재촉해 봤자,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생활로 알고 있었기에 마른 침을 삼키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치우가, 치우의 의식이 회복되었어. 지금 웨스트햄 구단 차원에서 공식 발표 준비를 하고 있지. 내 메일로 보도 자료를 보냈다고 하더구나. 우리가 할 일은.”
“가장 먼저 가장 정확한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군요!”
“바로 맞췄어. 그럼 어서 타이핑할 준비를 해. 네 이름으로 올릴 특종 기사이니까.”
“부, 부장님…….”
“런던에서 그 고생을 했는데, 내가 이 정도도 챙겨 주지 않을까 봐서? 어차피 내가 쓰나, 자네가 쓰나 마찬가지야. 대신, 정확하게 올려야 해. 가장 먼저 올리는 대신, 루머가 퍼지지 않도록 팩트만을 써야 하니까. 자네의 주관은 일 퍼센트도 없어야 할 거야.”
“예! 감사합니다!”
최재영이 얼른 노트북을 챙겨 김한식의 옆으로 앉았다.
“선배님. 예.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금 최 기자와 준비를 마쳤습니다. 예. 아홉 시에 맞춰 업데이트하려고요. 예, 걱정하지 마세요. 오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예, 예. 내일은 일찍 출근하셔야 할 겁니다. 하하하!”
* * *
[속보. 웨스트햄의 한 의식 회복.] [속보. 의식 회복에 성공한 한.] [속보. 한 달 넘게 의식 불명 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던 한. 의식을 회복하다.] [속보. 묠니르의 부활.]한창 최재영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을 때, 런던에서는 속보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웨스트햄의 홈페이지에 공식 보도 자료가 올라오는 순간, 홈페이지는 한동안 접속조차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런던도 아닌 한국의 스포츠 내일에서 한국 시각 오후 9시 한치우의 소식을 기사로 내보냈다.
「이 기사는 웨스트햄 구단에서 보내 준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쓰는 바임을 밝힙니다. 따라서 후에 나오는 타 언론사의 기사와 관련하여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나, 추측은 저희 스포츠 내일 신문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영국 시각 2027년 11월 20일 토요일 오후 3시 20분경, 프리미어 리그 12라운드 경기에서 맨유의 자갈루 도밍구스와 바바 아사모아와 함께 충돌하며 뇌진탕 증세로 의식을 잃은 대한민국의 한치우가 조금 전, 영국 시각 2027년 12월 27일 오전 11시경 동런던 병원 병실에서 의식을 회복하였습니다.
……
담당 의사인 신경외과 박사 멧 조이의 말에 의하면, 오늘부터 예정되어 있던 전기 자극 치료를 시도하던 도중, 환자 본인의 강력한 의지로 의식을 회복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병실에는 한치우 선수의 가족인 동생 한서우 씨와 이모 유소영(르펜 부인) 씨, 그리고 웨스트햄의 팀 닥터 한스 슐츠 박사, 구단주 휴 실버 씨, 에이전트이자 EMA의 대표 존 리처드 씨와 EMA의 사원 퓨에 샤렛 씨가 함께 있었고, 모두 한치우가 의식이 회복되는 것을 지켜봤다고 합니다.
그동안의 치료 과정은
……
이로써 37일 만에 한치우는 혼수상태를 이겨 내고,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치우는 동런던 병원에서 회복하는 시간을 가진 후, 추가적인 정밀 검사 후에 퇴원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
웨스트햄의 휴 실버 구단주는 한치우가 병원에 머무는 동안에는 인터뷰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만일, 한치우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행동을 보이는 자들에게는 강력한 조처를 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저희 스포츠 내일 신문사는 웨스트햄 구단과의 협조 체계를 지난해부터 이미 구축한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공식적인 보도 자료를 통한 정확한 기사만을 내보낼 것을 약속드립니다.
스포츠 내일 축구부 기자 최재영」
〈속보입니다. 대한민국의 축구 스타 한치우 선수가 한 달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영국 시각 오전 11시경 의식을 회복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현재 공식 발표를 볼 수 있는 채널은 웨스트햄 구단의 홈페이지인데, 지금은 접속할 수 없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저희 서울방송국에서는 접속에 성공했던 제보자의 캡처 화면을 전달받았습니다. 지금 그 내용을 공개합니다.〉
〈속보입니다! 예. 드디어 한치우 선수가 의식을 회복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저희 한국 방송국은 국영 방송사로서 그 내용에 관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여…….〉
최재영의 기사가 업데이트되고 얼마 되지 않아 대한민국의 뉴스 채널은 각자 얻었다는 내용으로 속속 뉴스 속보 방송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어떤 신문사, 그 어떤 방송사에서도 스포츠 내일의 기사만큼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는 나와 있지 않았다.
그리고 스포츠 내일은 약속한 대로 한치우의 근황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며 회사의 주가는 날로 높아졌다.
대다수 사람은 한치우의 회복을 반겼고,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물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쾅 – !
“젠장! 도대체 좋은 걸 얼마나 처먹은 거야!?”
“진정하십시오.”
“후 – 우! 이 대표는 연결이 안 돼?”
“예. 아무래도 피하는 것 같습니다.”
“진짜! 마음과 같이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다시 놈에게 모든 관심이 쏠리게 생겼어! 젠장! 가장 가까운 놈은 군인이고! 도움이 되는 사람이 어떻게 한 명도 없나!”
“지금 무리하게 접촉을 시도하시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뭐! 어쩌자고! 쓸모 있는 것들이 주위에 한 명도 없는데!”
“회장님. 이제야 의식을 회복한 정도에 불과합니다. 아직 경기를 뛸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아!”
“침착하십시오. 지금 한치우가 부활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한 달이 넘게 의식이 없었습니다. 설마 부작용이 없겠습니까? 없다고 해도 바로 경기에 나와 활약할 수 있는 상태는 되지 못합니다. 지금은 잃어버린 민심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월드컵 2차 예선 성적도 괜찮고, 남다른이나 이대영 같은 선수들이 계속 활약해 주고 있습니다. 한치우가 경기장에 모습을 보이기 전에 지금 외국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소식을 집중적으로 언론에 노출한다면,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 맞아. 내가 너무 흥분했어. 그 일은 자네 생각대로 한번 추진해 봐. 그건 그렇고 후! 남성시에 다녀와야겠다.”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비서가 밖으로 나가자, 풀어졌던 안염지의 인상이 또 구겨졌다.
‘X팔! 미X년 하나 잘못 만나서 이게 무슨 개망신이야! 싸질러 놓은 똥을 왜 내가 닦아야 하느냐고! 오늘만이다! 오늘! 그리고 다시는 한치우와 엮이지 않겠어!’
안염지는 제발 남성시로 가는 일이 오늘이 마지막이 되기를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