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171
171화. 각성 (2)
전광판의 시곗바늘이 9시 방향에서 멈췄고, 숫자도 45로 빛나고 있었다.
‘아까 확인한 추가 시간은 2분.’
쓸데없이 낭비된 시간은 많지 않았다.
주로 반칙한 쪽은 에릭이었고, 이 녀석은 벌써 옐로카드 한 장을 받은 상태였다.
우리는 쓸데없이 잔디 위를 구르지도 않았다. 오히려 공을 가지러 간 시간이 더 많았을 것이다.
지금도 페어가 광고판에 맞고 튀어나오는 공을 잡고 있었다.
주심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시계를 확인하는 것이 추가 시간을 맞추고 있는 게 분명했다.
“맥스. 왼쪽 코너 플래그 앞쪽을 향해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공을 길게 때려.”
맥스의 귀에만 들리게 살짝 말을 흘리고, 나는 하프 라인에 자리를 잡았다.
파박! 팍!
역시 내 양옆으로 미드필더 두 명이 달라붙었다.
‘좋아! 이대로 달린다!’
팍! 파바바바바바밧 –
나는 페어가 수비를 달지 않은 맥스에게 공을 던져 주는 것을 몸을 돌리는 시야 안으로 담으며, 왼쪽 코너에 보이는 깃발을 향해 달렸다.
“잡아!”
“어, 어!?”
퍼어엉 –
당황하는 녀석들의 목소리보다 맥스가 걷어찬 것이 분명한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맥스의 킥이라면, 이미 공은 내 머리 위를 넘어가고 있을 것이다.
내 두 눈으로, 마이크의 옆에 서 있던 밀월의 풀백이 당황한 표정으로 나와 마이크를 번갈아 쳐다보는 것이 들어왔다.
‘망설일 시간 있으면, 공이나 쫓아라!’
투 – 웅 –
그리고 맥스가 찬 공이 저 앞에 아무도 없는 잔디 위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더 빨리!’
파바박 – !
두 다리에 힘을 더 주어 속도를 끌어올렸다.
조금이라도 늦는다면, 공은 이내 골라인 밖으로 넘어갈 것이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 !!!!!
지치지도 않는다.
아마 야유로 일 등을 가리는 대회가 있다면, 이 녀석들은 반드시 우승을 두고 경쟁할 실력을 갖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수들까지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올 실력은 갖추지 못했다.
지금 내 뒤를 쫓고 있는 녀석들과의 거리도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찰스를 견제하던 센터백이 골키퍼의 고함에 튀어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그래. 나와!’
촤악-!
하지만 먼저 공을 잡은 건 나였다.
오른쪽 무릎에 이제까지 달려온 나의 무게 중심과 체중을 전부 실어 몸을 기울였다.
예전의 몸이었다면, 무릎은 관성과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풀려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이 정도는 괜찮고도 남지.’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코너에서 미끄러지는 동작으로 공이 라인을 벗어나기 전에 잡아넣을 수 있었다.
툭 – 툭 –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라 크로케타!
오른발로 잡은 공을 그대로 골라인 쪽으로 잡아당겨 센터백의 옆구리 쪽으로 빠져나갔다.
아마 그 어떤 수비수도 이 상황에서는 내가 안전하게 공을 잡고 골라인 반대 방향을 향해 더 접는 움직임을 보여 주리라 예상했을 것이다.
그만큼 격하게 달려왔고, 몸의 중심은 공을 잡으며 전부 오른쪽으로 쏠린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나는 오른쪽 무릎에서 왼쪽 무릎으로 한 번 더 체중을 실어 방향을 전환했고, 반대 방향으로 중심이 쏠린 센터백은 나를 막지 못했다.
이미 태클을 시도하기에도 늦어 버렸다.
중심과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았기에, 녀석은 파울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죽어! 죽어 버려!”
“씨팔! DVD나 팔라고! 동양인 주제에 무슨 축구를 한다는 거야!”
“아악! 안 돼! 개새끼야! 반드시 너를 죽여 버릴 거야!”
귀로 들리는 소리가 반갑지만은 않았다.
찰스의 속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오른쪽 시야 안으로 찰스가 손을 들고 있었지만, 이미 나를 놓친 미드필더들이 바보가 된 센터백을 대신해 수비 위치를 잡고 있었다.
한 놈은 찰스의 옆에 한 놈은 로버트의 옆에, 그리고 로버트 옆에 붙어있던 센터백까지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고, 정신을 차린 바보가 몸을 돌려 쫓아오는 소리까지 들렸다.
내 앞으로 골대와 반대쪽을 향해 여러 개의 선이 그어졌다.
골대 쪽과 찰스, 로버트를 향한 선은 그려지다가 바로 지워졌다.
앞을 막은 센터백의 위치가 그만큼 좋았다.
‘그래. 내가 봐도 밀월에서는 네 실력이 가장 뛰어나 보여. 나름대로 매너도 있는 것 같고.’
미간을 찌푸린 채 잔뜩 긴장한 얼굴로 서 있는 모습에서 나를 상대해 보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아마 성질이 급하거나 덜 떨어지는 놈이었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바로 몸을 날렸을 것이다.
촤아아아아아 –
멍청하게 뒤에서 태클을 날리는 이 바보처럼.
화 – 악 -!!!
“아 – 아, 안 – 돼애애애애애 – !”
내 앞을 막은 녀석이 깜짝 놀라는 것이 확대되었다.
두 근 – 두 – 근 – 두 – – 근 – –
시야가 확장되며 시계가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으윽!’
몸으로 느껴지는 엄청난 압박에 숨조차 뱉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잠깐이라도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켠 채로 공을 컨트롤하고, 훈련장의 그라운드를 달렸었다.
‘집중해!’
투 – 욱 – 투 우 – 우우 웅 –
푸확!
나는 딱 두 번만 공을 건드리고는 천천히 흐르는 세계에서 빠져나왔다.
극도의 체력과 정신력을 소모하는 이 순간을 오래 유지하면 절대 90분의 경기를 소화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릴 것이다.
퍼벅!
“악!”
“젠장!”
결국 바보의 발끝은 내 앞을 막아선 녀석의 정강이를 그대로 걷어차 버렸고, 이미 나는 아까와 똑같지만, 방향은 정반대인 라 크로케타로 슛하기 편안한 각도를 만들었다.
투 – 웅 –
강하게 찰 것도 없었다.
골대 앞에 서 있던 골키퍼에겐 센터백 둘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내가 그야말로 유령처럼 보였을 것이니까.
그리고 골키퍼가 잡아야 할 공은 이미 골대 오른쪽 구석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내 앞으로 멍청하게 서 있는 골키퍼와 그 뒤로 더 멍청한 표정으로 골대를 허망하게 바라보는 밀월의 팬들이 보였다.
삐이익 – !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 !!!!!
주심의 휘슬이 선제골이 들어갔다는 것을 알려 주며, 나를 향한 함성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내렸다. 그것이 비록 적의로 가득한 함성일지라도.
* * *
화다다다다다 – 화다다닥!
선제골이 들어간 순간, 선수들이 들어가야 하는 통로로 검은 제복을 입은 특공대원들이 열을 맞춰 튀어나왔다.
그냥 봐도 백 명은 가뿐하게 채울 숫자였다.
“1조! 북쪽 골대! 2조! 남쪽 골대! 3, 4, 5조 서쪽 광고판! 6, 7, 8조 동쪽 광고판! 9조는 나누어서 벤치 주변을 10조는 여기 통로를 맡아! 흩어져!”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빠르게 지시를 내리자, 조원들은 대답도 생략한 채, 각자 맡은 위치로 흩어졌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 !!!!!
한치우의 선제골에 화가 난 홈팬들의 야유가 쉬지도 않고 더 덴을 울렸지만, 특공대의 움직임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Fuck you! I’m millwall! Fuck you! I’m millwall!! Fuck you! I’m millwall!!!
그리고 특공대의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는지, 더 덴을 울리는 구호는 유명한 밀월 서포터가 외친 구호로 바뀌었다.
삑! 삐이익 – !!!
전반전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부는 주심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아마 그 역시 오늘 경기 주심으로 배정받은 것을 환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양 팀의 코칭 스태프들과 선수들 주위를 안전 요원들이 감쌌다.
“빨리! 빨리 들어가!”
영 수석 코치가 그라운드에서 내려오는 선수들에게 외쳤다.
한치우는 세러모니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적의 가득한 홈팬들을 자극할 생각은 없었다.
한치우는 통로로 걸음을 옮기며, 헤르만과 데이비드의 뒤로 보이는 아이언들의 응원석 쪽을 바라보았다.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묠니르! 묠니르! 망치들의 머리!!! 묠니르! 묠니르! 망치들의 머리!!! 묠니르! 묠니르! 망치들의 머리!!!
한치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쪽에서는 선제골의 주인공을 알리는 구호가 홈팬들의 야유와 조롱을 뚫어 내려 애쓰고 있었다.
“그래도 묠니르의 골이 적당할 때 터졌어!”
“예!?”
“선제골! 좋은 타이밍이라고!”
“아! 예!”
칼튼이 심하게 갈라진 목을 잡고 소리를 쥐어짰다.
옆에 있던 멤버가 눈치껏 칼튼의 입 가까이 귀를 갖다 댔다.
“후반전이 시작하면 자리를 더 좁히라고 해! 두 개의 좌석에 세 명이 서는 식으로 좁혀! 지미를 찾아서 리얼 아이언 멤버들에게 도와달라고 해! 적어도 절대 경기장 안에서 충돌이 일어나서는 안 돼! 그것이 경찰일지라도!”
칼튼은 사방에서 노려보는 경찰과 특공대를 훑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아까 한 녀석을 제외하고 연행된 멤버는 없다. 어차피 그 녀석은 간단한 조사만 받고 풀려날 가능성이 커. 오히려 경찰서로 연행된 것이 안전을 생각한다면 잘된 것일지도. 그리고 묠니르의 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우리의 불만이 주위 경찰들에게 터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아주 좋은 타이밍이야.’
칼튼은 몸을 돌려 멀리 통로로 들어가는 한치우의 등으로 시선을 돌렸다.
[인종 차별 발언과 선수들에게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는 관중은 그 자리에서 바로 경찰서로 연행합니다! 다시 한번 알려 드립니다! 인종 차별 발언과 선수들에게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는 관중은 그 자리에서 바로 경찰서로 연행합니다!]우!! 우우우!!!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 !!!!!
그리고 특공대원들이 경기장 주변으로 늘어서는 때에 맞춰, 관중석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선 경고의 메시지가 흘러나왔고, 홈팬들의 야유는 더 지독해졌다.
* * *
하프 라인에 공을 밟고 서 있는 에릭의 얼굴이 보기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경기 시작을 포함하여 벌써 네 번째 이 자리에 공을 밟고 서 있었다.
전광판의 숫자는 0 : 3, 시계는 후반전 2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저 재수 없는 새끼들이! 전반전에는 일부러 골을 넣지 않았던 거야! 빌어먹을!’
에릭은 느낄 수 있었다.
웨스트햄은 전반전을 최대한 안전한 운영으로 경기를 끌고 갔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긴, 가끔은 나도 팬들이 무서울 때가 있으니까.’
에릭의 시선이 관중석을 향했다.
펜스 사이로 물이 쏟아지고, 구겨진 페트병, 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쓰레기들이 그라운드를 향해 힘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이것들의 출처는 대부분이 홈팬들이 자리 잡은 펜스에서 나왔다.
특히 에릭이 공을 집어넣어야 하는 북쪽 골대 쪽은 안전 요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떨어지는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골대가 바뀌기를 기다린 것이겠지! 공격하기 쉬운 쪽으로! 전반전 종료 직전에 골을 넣은 이유도 바로 퇴장하기 위해서였어! 개새끼! 정말 사람 화나게 하는구나!’
마지막으로 에릭의 시선은 한치우를 향했다.
‘웃어!?’
그리고 에릭은 볼 수 있었다.
자신을 향해 시선을 고정한 채로 웃고 있는 한치우를 말이다.
뿌득!
에릭의 턱이 불룩해지며 분노가 드러났다.
실력의 차이를 떠나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라이벌이라는 소리가 무색해질 만큼, 두 팀의 실력 차이는 오래전부터 벌어져 있었다.
이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훌리건들이 충돌하는 것이지, 선수들이 벌이는 경기가 아니었다.
‘우리가 몇 골이나 먹을지에 관한 관심도 높겠지!’
오늘은 한치우의 복귀전이기도 했다.
벌써 선제골을 비롯해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지금까지 모든 골에 직접 관여했다.
아무리 챔피언십에 소속된 클럽을 상대한다고는 하지만, 한 달이 넘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던 사람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활약이었다.
삑!
툭-
“바로 줘!”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에릭이 뒤로 공을 밀며 외쳤다.
미드필더는 당연히 공을 바로 연결해 주었고,
파바박 –
에릭은 공을 따라 몸을 돌리며 웨스트햄의 골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또!’
그리고 에릭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것은 또 있었다.
자신이 공을 잡으면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 가기 전까지는 압박이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동료가 공을 잡을 때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아이언 실드가 움직이며 강한 압박과 견제가 이루어지는데도 말이다.
지금도 공을 가지고 전방으로 달렸지만 어린 포워드 둘은 이미 반대쪽으로 올라가고 있었고, 한치우 역시 한 발 떨어져 어서 가라는 듯 길을 비켜 주고 있었다.
‘개새끼!’
팍!
에릭은 옆으로 살짝 피하는 한치우를 향해 살짝 몸을 틀고, 공을 살짝 흘렸다.
한치우가 공을 향해 다리를 뻗거나, 몸을 움직이면 거기에 맞춰 거칠게 어깨로 밀어 볼 생각이었다.
툭 –
“!”
하지만 에릭의 계획은 바로 물거품이 되었다.
너무 한치우만 신경 쓴 나머지, 방향을 바꾸었을 때 맥스의 움직임을 확인하지 못했다.
공이 에릭의 발에서 떨어졌을 때, 한치우는 오히려 한 발 뒤로 더 물러났고, 그 틈에 맥스의 발이 튀어나오며 공을 건드려 버렸다.
“젠장!”
파밧 –
에릭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래도 넓은 어깨로 맥스가 공을 잡는 것은 견제하며 공을 향해 다리를 뻗었다.
한치우가 물러난 상태라서 이 애송이만 나오지 못하게 막으면, 얼른 발끝으로 당겨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팍!
하지만 그 순간 한치우의 몸이 물러나던 방향과 반대로 에릭을 향해 달려들었고, 에릭의 두 눈에 웃고 있는 상대의 얼굴이 확대되었다.
“개새끼야!”
촤아아아아아아 – !!!!!
에릭이 맥스의 체중을 지탱하던 힘을 풀며 공을 향해 몸을 날렸다.
이 공을 여기서 한치우에게 빼앗기는 게 경기에서 지는 것보다 싫었다.
하지만 뒤쪽으로 잔뜩 힘을 주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나가려는 힘이 부족했는지, 에릭의 슬라이딩 태클은 얼마 미끄러지지 못했다.
촤악!
그리고 한치우는 이미 공을 밟아 다시 뒤로 당기는 드래그 백으로 에릭의 태클 범위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씨팔!”
파악!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에릭은 벌떡 일어나서 다시 한치우를 쫓았다.
공의 소유권만 바뀐 모습이었다.
툭 –
그때, 한치우는 얼른 발을 바꾸며 잡아당긴 공의 방향을 바꾸어 더 멀어지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고 있었다.
파박 – 촤아아아아아아아 –
이번에는 앞으로 몸의 중심을 최대한 실어 제대로 미끄러졌다.
‘공을 내놔!’
에릭은 오로지 공을 바라보며 발끝을 뻗었다.
방향을 바꾸어 밀어내는 타이밍에 정확히 맞춘 태클이었다.
‘어!?’
그런데 공이 있어야 할 자리에 한치우의 발목이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히 제대로 들어간 슬라이딩 태클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에게 위협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순수하게 공을 되찾아오고 싶단 마음을 담은 태클은 그의 진심과는 다르게 한치우의 발 뒤쪽을 건드리고 말았다.
삐이이이이익 – !!!
에릭은 주심이 부는 날카로운 소리에 눈을 감아 버렸다.
이미 옐로카드 한 장을 받은 상태였고, 지금 자신은 누가 봐도 혼자 달려들다가 공을 빼앗기며, 흥분을 참지 못하고 보복을 하는 덜떨어진 모습이었다.
역시 예상대로 에릭은 머리 위로 떨어지는 붉은색의 카드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붉은 카드의 뒤로 보이는 한치우의 눈동자 역시 붉게 보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