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retiring from the national team, Poten exploded RAW novel - Chapter 23
23화. 폭발
2026년 9월 26일 토요일.
웨스트햄은 프리미어 리그 6라운드를 치르기 위해 남해안으로 원정을 떠났다.
데릭의 골로 사우샘프턴 FC를 1 : 0으로 누르며 웨스트햄은 다시 승리의 기운을 되찾아왔다.
대한민국에서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일요일 새벽에 중계되었다.
원정을 연속으로 다녀온 웨스트햄은 9월 30일 수요일에 리그 컵 2라운드를 런던 스타디움에서 상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상대는 아스톤 빌라 FC.
유니폼 색깔이 비슷한 두 팀은 전 시즌에서도 리그 중위권과 상위권을 엎치락뒤치락하며 유로파 리그 진출을 두고 경쟁을 이어 갔다.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 38라운드에서, 두 팀은 사이좋게 패배하며 유로파 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리그 컵이 프리미어 리그나 FA컵과 비교하면 권위가 많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리그 컵을 차지하면 유로파 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만큼, 그것을 원하는 두 팀에게는 중요한 경기였다.
아스톤 빌라는 힘든 런던 원정을 이겨 내야 하기에 베스트 멤버로 선발 선수를 구성했고, 웨스트햄 역시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멤버 그대로 출전 명단에 올렸다.
리그 컵 2라운드 경기에선 프리미어 리그 팀끼리 부딪히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는 것이 아니어서, 경기 전 취재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그랜트 감독님,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자신하십니까?”
“아시겠지만, 현재 우리 망치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좋습니다. 지난 주말 남해안 원정에서도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뭐, 어렵게 겨우 이겼다고 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오늘 경기에서 망치들이 얼마나 단단하고 강력하게 단련이 되었는지 똑똑히 아시게 될 것입니다.”
“루크 데미안 감독님. 현재 웨스트햄의 상승세가 부담되시지 않습니까?”
“아직 리그 초반입니다. 10라운드는 지나야 순위표가 정리될 것입니다. 언제나 리그 초반에는 돌풍을 주도하는 팀이 있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바람이 언제까지 계속 불어 주느냐인데, 웨스트햄은 망치가 무거워 오래 돌풍을 이끌어가지 못할 수도 있지요. 하하! 그리고 오늘 우리 빌란스(아스톤 빌라의 애칭)가 웨스트햄의 돌풍을 꺾어 보겠습니다. 바로 이곳 런던 스타디움에서요.”
두 감독 모두 웃고 있었다.
경기가 끝난 후 누가 웃게 될 것인지, 아직 알 수는 없었다.
“빌란스의 감독이 오늘 우리를 런던 스타디움에서 꺾어 보이겠다고 한다.”
“에이. 힘들 텐데요?”
그랜트 감독이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루크 데미안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말해 주자, 선수들은 가볍게 웃고 말았다.
지난 토트넘 원정은 선수들을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은 자신감으로 충만했고, 여유가 생겼다.
물론 그 중심에는 한치우가 있었다.
“한. 경기 분위기를 보면서 세부적인 상황은 선수들과 잘 조율해. 필립과 자리 이동도 많이 하고. 자! 나는 너희를 믿는다. 빌란스를 박살 내라고, 망치들아!”
그랜트 감독이 평소보다는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외치고는 라커룸을 나갔다.
“감독님, 오늘 기분이 좋으신 거야? 나쁘신 거야?”
“필립! 아스톤 빌라의 감독이 런던 스타디움에서 우리를 이기겠다고 하는데, 너 같으면 어떻겠냐?”
“흥! 그게 뭔 상관이야? 경기로 보여 주면 되는데.”
“로빈 말이 맞아! 우리도 나가자.”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모습을 드러내자, 런던 스타디움에 함성이 가득 울렸다.
그리고.
I’m forever blowing bubbles!
아이언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며
언제나처럼 수많은 비눗방울이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다들 알지? 빌란스는 전방 압박을 많이 한다! 당황하지 말고, 내 발, 내 눈을 봐! 오늘 빌라의 사람들(빌란스)이 울면서 돌아가게 한다!”
한치우는 데이비드가 코인 토스(동전 던지기)를 하러 간 사이, 버블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동료에게 간단하게 움직임을 얘기해 주었다.
“나는?”
데이비드가 선수들에게로 오며 한치우에게 묻자,
“데이브. 이제는 네가 알아서 해.”
한치우는 데이비드와 주먹을 부딪치며 웃어 주었다.
* * *
나는 반대편으로 보이는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을 살폈다.
모두 전의로 가득 찬 표정을 하며 눈에서는 투지가 넘쳐흘렀다.
‘좋아! 바로 달려들 기세다!’
나는 속으로 웃음을 참으며, 내 위치에서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삑!
우리의 선공이었다.
데릭이 내게 공을 밀어주며 빠르게 위를 향해 뛰었다.
무어와 마이크, 릴까지 부채가 펴지는 것처럼 넓게 퍼져 나갔다.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 역시 우리 진영으로 뛰어들었다.
나는 뒤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필.”
툭- 툭-
나와 필립에게 수비가 달라붙는 타이밍을 노려 2 대 1 패스로 하프 서클을 지나쳤다.
데릭과 무어는 상대의 센터백들이 달라붙어 견제하고 있었다.
“마이크!”
투웅-
나는 마이크에게 외치며 발로 공의 밑 부분을 강하게 찍었다.
“!”
나의 외침에 아스톤 빌라 수비수들이 마이크 쪽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하지만 공이 날아간 곳은 오른쪽 아웃 라인을 크게 돌아 문전으로 쇄도하는 릴의 발 앞이었다.
무어를 잡고 있던 아스톤 빌라 왼쪽 센터백의 머리를 지나치며 회전이 걸린 공은 바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툭!
릴은 몸을 띄우며 발을 뻗어 떨어지는 공을 건드렸다. 왼쪽 풀백은 릴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공은 각도를 좁히려고 뛰쳐나온 키퍼의 머리를 넘어 골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전반전 시작 일 분 만에 터져 버린 선제골에 런던 스타디움은 기분 좋은 함성으로 들썩였다.
릴은 가까운 쪽의 관중석으로 가서 아이언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필. 자리를 바꿔. 내 자리에서 위에서 압박해. 마이크와 릴의 도움을 받아.”
나는 세레모니를 하는 사이에 필립에게 얼른 위치와 움직임을 설명했다.
고작 한 골 가지고.
살짝 화가 난 표정의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이 귀엽게 보였다.
삑-
아스톤 빌라가 공을 뒤로 내주는 순간, 필립이 빠르게 튀어 나갔다.
데릭과 무어보다 더 빠르게 올라간 필립이 전방을 휘저으며 싸움닭 모드로 변해 버렸다.
‘역시 녀석은 생긴 것과 달리 싸움꾼이야.’
“마이크! 무어! 릴! 함께 움직여야지!”
벤치에서 그랜트 감독님의 외침이 들렸다.
데릭이 센터백을 끌고 올라가자, 마이크가 필립을 도와 함께 압박을 해 주었다.
나머지는 아스톤 빌라의 패스가 쉽게 연결되지 못하도록 견제해 주었고, 나는 둘씩 압박을 하러 가면 비어 버리는 상대 선수를 커버해 주었다.
하프 라인 왼쪽에서 마이크와 릴이 동시에 아스톤 빌라의 오른쪽 미드필더를 압박하고 있었다.
나는 상대의 중앙 미드필더를 견제하며 틈을 엿봤다.
역시 필립이 공을 따내며 내게 바로 공을 밀어주었다.
툭-
나는 내가 견제하던 녀석이 붙기 전에 공을 뒤로 내주었다. 그리고 중앙으로 이동하며 데이비드가 다시 주는 공을 받았다.
굴러오는 공을 오른발 뒤꿈치로 돌리며, 달려 나오는 상대의 가랑이 사이로 넣어 버렸다.
얼굴이 붉어진 녀석을 지나치며 공을 다시 발로 툭툭 치려는데, 열이 받았는지 세 명이 하프 서클 밑을 지키고 서 있었다.
“이거, 손님이 너무 많은데?!”
더 반가운 일이다.
나는 공을 치고 달리며 속도를 끌어올렸다.
돌파하려는 내 의도를 파악했는지, 세 녀석이 내 앞길을 막아서며 동시에 압박을 시도했다.
차악- 툭-
나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리다가 플립플랩으로 왼쪽을 향해 몸을 돌리며 방향을 확 꺾었다.
제일 오른쪽에 있던 놈의 무릎이 꺾이며 중심이 무너졌다.
‘좋아!’
가운데와 왼쪽에 있던 놈이 내 움직임에 맞춰 오른쪽으로 중심을 이동했다.
하지만 나는 왼발의 안쪽으로 공을 가운데 있던 놈과 중심이 무너지는 놈 사이로 밀어 넣고, 내 몸은 이제 넘어지려는 놈의 오른쪽으로 돌아나가면서 세 명을 바보로 만들어 주었다.
수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수에 맞는 효율적인 움직임과 호흡이 맞지 않으면, 오히려 혼자 단단히 막고 있는 상대를 뚫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나는 아무 망설임 없이 활짝 열린 공간으로 공과 함께 질주했다.
내 앞쪽으로 릴이 코너 플래그를 향해 벌리며 자리를 잡고 있었고, 중앙에 데릭과 무어가 보였다.
퍼엉!
나를 막으려고 튀어나오는 센터백을 확인하고, 나는 공을 오른발 안쪽으로 감아 차올렸다.
사아아아-
공이 빠르게 회전하며 문전으로 휘어져 날아갔다.
텅!
그리고 데릭의 이마에 정확히 맞은 공이 키퍼가 손을 쓰지 못하는 곳으로 떨어졌다.
“우아아아아아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코너 플래그를 향해 미끄러지는 데릭의 포효와 런던 스타디움의 함성이 교차했다.
* * *
〈정말 놀랍습니다! 한치우 선수 돌파를 보셨습니까?〉
〈아, 예! 뭐, 한치우 선수에게는 쉬운 돌파였을 겁니다. 압박하는 수비수들의 위치도 좋지 않았고, 의욕만 앞선 꼴입니다. 빠르게 압박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만들어 낸 실수이지요. 한치우 선수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지금 한치우 선수의 돌파에 이은 패스가 모두 골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원래 한치우 선수의 패스는 일품이었지 않습니까?〉
〈제가 말씀드렸을 텐데요. 돌파에 이은 어시스트라고 말입니다. 전까지 한치우 선수는 주로 후방에서 빌드 업에 관여하며 동료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패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뭔가 느낌이 다릅니다. 움직임도 더 공격적이고, 동료에게 주문하는 말도 더 많아졌습니다. 웨스트햄의 모든 것을 조율하는 느낌이에요!〉
〈한치우 선수의 골을 기대해 봐도 좋을까요? 묠니르가 떨어지는 것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예. 아마 오늘 중계방송을 시청하시는 분들께서는 아시안게임의 충격은 잠시 잊어버리시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시 킥오프를 시작하는 아스톤 빌라는 전방 압박의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전 시즌에서는 서로 수준이 비슷했던 두 팀이었지만, 지금은 격차가 눈에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로 차이가 심해졌다.
한치우의 손가락이 여기저기를 가리키며 마이크와 필립, 릴의 위치를 찍어 주었다.
무어까지 가세한 전방 압박은 오히려 웨스트햄이 보여 주고 있었다.
필립은 후반전을 뛸 생각이 없는 사람처럼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녔다.
우리에 갇혀 있던 야생마를, 한치우가 들판으로 풀어 버린 것 같은 모습이었다.
왼쪽에서는 마이크, 중앙에서는 무어,, 그리고 오른쪽에서는 릴과 함께 하프 라인 위에서 강하게 압박을 시작했다.
지금도 한참 위에서 무어와 함께 상대의 수비진에서 공이 쉽게 넘어가지 못하도록 열심히 뛰며 충분히 방해를 해 주고 있었다.
전방에서 저렇게 뛰어 주면, 빨리 득점을 만회해야 하는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은 초조해지고, 시간에 쫓겨 의미 없이 길게 때리거나,
퉁-
이렇게 당황하며 실수를 저지르게 되어 있다.
필립이 재빨리 상대가 놓친 공을 향해 뛰어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데릭은 갇혀 있었고, 릴과 마이크에게 주기에는 멀었다.
무어는 방금까지 함께 압박하고 있어서 공을 받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
“필!”
필립의 등에서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필립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몸을 돌리며 수비가 붙기 전에 공을 한치우에게 밀어주었다.
자신의 압박이 통할 것을 알아채자마자 벌써 이만큼이나 올라와 있었던 것이다.
필립은 똑똑히 보았다.
굴러오는 공을 보며 미소 짓는 한치우의 얼굴이.
무섭게 빛나고 있는 한치우의 눈동자가.
‘하, 한?’
필립이 골대의 위치를 슬쩍 보았다. 공이 있는 위치가 아스톤 빌라의 진영이라곤 하지만, 슛을 하기에는 상당히 먼 거리인 것은 확실했다.
퍼어엉-!
하지만 한치우는 혹시나 하는 필립의 마음에 바로 대답해 주었다.
한치우의 발등에 제대로 맞은 공은 가죽 터지는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골문을 향해 날아갔다.
촤라라라라라-
그리고, 묠니르가 런던 스타디움에도 떨어졌다!
벼락같은 중거리 슛이 아스톤 빌라 골키퍼의 손끝에도 걸리지 않으며 골네트를 밀어 버렸다.
“우아아아! 한!”
골을 넣은 한치우보다 필립이 더 기뻐하며 뒤에서 한치우를 껴안았다.
묠니르! 묠니르! 망치들의 머리, 묠니르! 묠니르!
묠니르! 묠니르! 망치들의 머리, 묠니르! 묠니르!
런던 스타디움을 묠니르의 구호가 덮어버리며,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의 고개를 바닥으로 떨어트려 버렸다.
3 : 0
모든 득점에 한치우가 관여하며 전반전이 끝이 났다.
“한! 악몽이 떠올랐어. 전 시즌 마지막 경기 때와 똑같아!”
데이비드가 수건으로 머리를 덮고 있었지만, 추운지 몸을 떨며 말했다.
“그래! 하지만 악몽을 선물한 쪽은 우리다! 한! 설마 후반전에 뛰지 않을 생각은 아니겠지?”
그랜트 감독도 데이비드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한치우에게, 아스날에서와는 달리 오늘은 후반전을 뛰어야 한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감독님. 설마 저를 빼실 건 아니시죠?”
“하하하하!”
웨스트햄의 라커룸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 * *
짝! 짝!
‘다시는 실수하면 안 돼!’
찰스는 그라운드로 올라가기 전에 자신의 뺨을 몇 번 세게 때렸다.
후반전에는 데릭을 빼주고, 찰스를 투입한 것이었다.
찰스는 한치우의 말을 듣고, 정식 훈련 스케줄 외에 개인적으로 요가 수업을 신청해 몸의 유연성과 멘탈을 강하게 키우려고 노력했다.
비록 지금 당장 요가의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찰스는 요가 수업을 받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위안이 많이 되었다.
“찰스! 전과는 달라! 지금 우리가 삼 점이나 이기고 있으니까 긴장할 필요 없어!”
“아니, 적당히 긴장하는 것도 좋아.”
“긴장을 하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찰스는 동료의 장난스러운 격려에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좋아! 찰스. 무어와 함께 전방에서 휘저어. 필립은 많이 올라가지 말고. 무리하지 마!”
“예!”
“알았어!”
삐이익!
후반전이 아스톤 빌라의 공으로 시작되었다.
무어와 찰스가 동시에 튀어 나가며 빠르게 압박을 시작했다.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이 당황하지 않고 공을 뒤로 더 돌리면서 역습의 틈을 만들어 보려 하지만, 릴과 마이크, 그리고 필립은 전반전과는 달리 미친 듯이 달려나가지 않고 간격을 유지했다.
파앙-
결국 공을 길게 차는 선택밖에 남아 있는 것이 없는 아스톤 빌라가 공을 길게 전방으로 때려 넣기 시작했다.
빠른 시간 안에 한 골이라도 만회해야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아스톤 빌라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따름이었다.
로빈은 데이비드와 찰떡의 호흡을 보여 주며 미리미리 공을 잘 차단해 주었고, 폴과 리치도 아스톤 빌라의 크로스가 정확하게 올라가지 못하도록 잘 막아 주고 있었다.
“한 번 크게 돌리고 가자!”
데이비드의 다리를 맞아 튀어 오른 공을 발로 잡은 한치우가 양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속도를 줄였다.
잔뜩 긴장하고 있던 아스톤 빌라 선수들이 무안해질 만큼, 한치우는 후방에서 빠르게 공을 돌리며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 주었다.
시간에 쫓기는 아스톤 빌라 선수들이 다시 달려들었고, 한치우는 영리하게 움직여 공을 필립에게 넘겨 버렸다.
그리고 공을 다시 받은 한치우는 다시 필립에게 주는 척을 하다가 몸을 돌려 아스톤 빌라의 진영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갔다.
‘좋아! 틈이 많아졌어! 그만큼 급하다는 것이겠지.’
한치우의 시야에 아스톤 빌라의 빈틈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상대의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지만, 경기를 풀어나가는 한치우의 능력이 전보다 발전하고 있었다.
이미 아스톤 빌라의 선수들은 위로 많이 올라와 버린 상황.
한 녀석이 급히 튀어나오며 한치우를 막으려 했지만,
휙, 휙-
상체를 좌우로 크게 흔드는 동작을 보이며 수비의 중심을 무너트린 한치우는 계속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파앙-
오른발 인사이드로 길게 밀어준 공이 아스톤 빌라의 센터백 사이를 가로질렀고, 수비의 뒷공간으로 뛰어든 찰스의 오른발 앞으로 배달되었다.
‘할 수 있어!’
찰스는 침착하게 공을 잘 잡아 놓은 뒤, 뛰어드는 키퍼와 골대 사이로 공을 차 넣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관중석에서 터지는 함성이 골이 성공했음을 알려 주었다.
찰스는 세레모니를 하는 대신에 저 뒤에서 엄지를 보여 주고 있는 한치우를 향해 달려갔다.
“한!”
“야!”
찰스는 당황하는 한치우를 번쩍 안아 올렸다.
“이거 좀 놔라!”
한치우가 찰스의 팔을 밀어보려 했지만, 그의 눈에서 존경심과 진심을 느끼고는 찰스의 머리를 두드려 주었다.
툭툭-
“잘했어. 찰스 미들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