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GATE RAW novel - Chapter 326
화
이곳 역시 부르기는 몬스터 전선이라고 부른다. 다만 이전과 차이가 있다면 몬스터가 이족 보행의 인간형이란 점인데 뭐 대충 스추알라 종족과 닮은 녀석들이 무더기로 나온다고 보면 맞다.
거 있잖은가 근육질의 역삼각형 몸매를 지니고 머리는 커다랗고 어금니가 상하로 교차되어 자라는 돼지머리 얼굴 말이다. 그런데 스추알라쪽이 훨씬 더 인간답다. 이쪽 몬스터 놈들은 껍질을 벗겨 놓은 꼴이라서 보기에 너무 흉하다. 체액이 피부를 타고 흐르는 것도 문제지만 그 체액도 강산성을 지니고 있어서 꽤나 까다롭다. 이쪽 일개미들이나 헌터들은 그 때문에 장갑과 얼굴 가리개를 필수로 챙겨다닌다. 투구에도 투명한 보안경을 만들어 붙여서 체액이 튀어도 얼굴에 피부에 닿지 않도록 신경을 쓴 것이다.
그 외에 장비들은 대부분 이전에 갔다 왔던 몬스터 전선과 다를 것이 없었다. 아마도 몬스터 전선에 장비를 보급하는 일을 모성 쪽에서 하다 보니 어떤 기준에 따른 표준 제품이 만들어 지고 있는 모양이다. 물론 이곳 몬스터들처럼 산성 체액을 지니고 있는 상황에선 그걸 막을 수 있는 특별한 방어 체계를 추가해서 만들기도 하는 거겠지.
“실력 좋은데?”
“그러게, 초보는 아닌 모양이지?”
“어이, 트렌. 어디에 있다 왔나?”
트렌은 나를 부르는 이름이다. 우린 지금 막 사냥을 끝내고 코어를 회수한 후에 사냥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쉬는 중이다. 나는 이곳에 배치되고 겨우 이틀이 지났을 뿐이라서 아직 포포니에 대해서 많이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
이곳은 이전 몬스터 전선과 달리 남녀 혼성으로 부대를 편성해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더 찾기가 어렵다.
“제3 데블 플레인에서 헌터 생활을 하다가 은퇴했었다.”
“역시 그렇군. 딱 봐도 초보가 아니었다니까.”
“은퇴 헌터가 뭐한다고 다시 왔어?”
“그러게? 더구나 이런 곳에 말이야.”
“운이 없었다. 텔론을 다 털리고 나니까 어쩔 수 없이 다시 헌터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뭐 그것도 있고 사는 것이 너무 무료하고 심심하단 생각도 있었지. 그래서 지원을 했는데 이런 곳에 갇혀버리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거기다가 먹고 자는 것까지 이렇게 개판인 곳이 있을 줄은 몰랐지.”
“듣자니까 밖에 다른 데블 플레인들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며?”
“그래. 그 이야기 좀 해 봐. 데블 플레인이 모성과 대립해서 독립했단 소리가 있던데?”
뭐 그래도 그런 소문이 여기까지 퍼지고 있는 것을 보면 내가 하는 일이 꽤나 파장이 큰일이긴 한 모양이다.
“제1.2.3.7 데블 플레인의 선주민들과 헌터, 일개미들이 하나로 뭉쳐서 연합을 만든다고 하더군.”
“그거 무슨 이알-게이트인가 뭔가 때문이라면서? 플레인 게이트와 비슷한 걸 만들어서 하나로 뭉치게 만든 사람이 있다던데?”
“세이커 위아드라고 있지. 그 사람이 난 사람은 난 사람인 모양이야. 그 이알-게이트는 행성 내에서 서로 연결해서 이동을 하는 거고, 행성간 게이트는 다르게 성간-게이트라고 부르는데 그걸 이용해서 데블 플레인들을 묶어서 교류하게 했다더군. 거기에 교역 행성이란 것을 만들어서 데블 플레인에서 나오는 것들을 그곳에서 거래를 하게 했지. 이전처럼 모성에서 독점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는데 아무튼 그 때문에 데블 플레인은 하나로 뭉치고 있는 중이라지.”
그것 참. 내 얼굴에 금칠을 하자니 화끈화끈 하네.
“그거 참, 이쪽에도 그 성간-게이튼가 뭔가 만들어 주면 딱 좋겠는데 말이야. 그럼 우리도 빌어먹을 모성 놈들에게 코어 바쳐가면서 연명하지 않아도 될 거 아냐.”
“야, 그건 좀 아니지. 여기서도 어느 정도 자급자족이 되잖아.”
“맞다. 솔직히 아직은 버틸 만 하지. 모성 놈들이 주는 보급품이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기서 나는 걸로 먹고 사는 건 어떻게 되잖아.”
“그럼 뭐하냐고. 여기서 생산하지 못하는 것이 수두룩한데 말이야. 툴틱만 해도 그렇지. 그것도 모성 놈들이 주지 않으면 아직 자체 생산도 못 하잖아.”
“그건 그렇지. 무기하고 방어구도 헌터들이야 뭐 대충 쓰면 된다지만 일개미용으로 나오는 에테르 방어구와 무기는 그 놈들이 주는 거 아니면 대책이 없지.”
헌터들이 투덜투덜 불만을 쏟아 낸다. 여긴 사실 에테르의 농도가 낮은 편이다. 거기다가 기후와 지형, 토질도 좋은 편이라서 먹을 것은 부대 본부에서 자체 생산을 한다. 그러니 이전에 샤마렐이 있던 몬스터 전선에 비해서는 사정이 좋은 편에 속하는 곳이다.
에테르의 농도가 낮다는 것만 봐도 여기에 몬스터가 등장한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몬스터를 퇴치해서 거의 없앤 상황이어야 하는데 사실 그런 행성은 아직 보지 못했다. 우리 데블 플레인들도 아직은 몬스터를 완전히 몰아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더구나 지역코어 이상의 코어들은 어떻게 처리를 할 엄두가 나지 않으니 그 정도로 몬스터들이 자리를 잡은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에테르를 정화해서 그 농도를 낮춰서 상급 몬스터들의 기운을 빼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
지역 코어나 대륙코어, 거기에 행성코어 따위를 직접 공략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고, 어느 정도는 우회적인 수단들을 쓰려는 계획을 잡은 것이다. 그 방법이 바로 프락칸이나 깝딴, 섬사람들, 어머니들이 가지고 있는 정화 능력이다. 그걸로 에테르의 기운을 행성의 본래 기운으로 정화해서 결국에는 행성에서 에테르의 기운을 모두 몰아내면 몬스터들의 종적도 사라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트렌, 그런데 등급이 어느 정도야? 좀 전에 보니까 여기 피건트를 쉽게 잡던데? 등급으로 치면 초록색 등급인데 별로 힘도 들이지 않고 잡아내는 것 같던데?”
“그러게, 트렌 실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 거야?”
뭐 그게 궁금들 하겠지. 이제 겨우 세 번째 사냥이지만 매번 사냥이 쉽게 쉽게 끝나니 당연히 내게 시선이 몰릴 수밖에.
“정신 능력으로 마스터. 육체 능력도 비슷하지.”
“마, 마스터? 그것도 정신 능력하고 육체 능력이 전부? 우와, 이거 거물이 들어왔네? 그럼 곧 차출이 되겠는 걸?”
“차출?”
“아, 몰랐어? 그 정도 실력자들은 외부 정찰대에 내 보내지. 외곽을 정찰하면서 혹시 등급이 높은 몬스터들이 자리를 잡지 않았나 확인을 하는 거지. 뭐 때론 타격대나 레이드 팀으로 부르기도 해. 가끔 정말 무시무시한 놈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걸 막기 위한 부대지.”
“무시무시한 놈이라니?”
“한 5년? 7년? 그 정도 텀으로 보라색 등급보도 상위 등급이라고 봐야 할 괴물이 등장을 해. 그걸 처리하기 위해서 그 정찰대를 편성해 놓는 거지.”
“참, 거기 몇 달 전에 엄청난 여자가 하나 들어왔다는 소리가 있던데?”
“응? 엄청난 여자?”
나는 말을 듣자마자 느낌이 왔다. 포포니다.
“맞다. 나도 소문으로 들었는데 실력이 대단하다던데? 거기다가 성격도 걸출해서 괜히 껄떡대던 놈들이 몇 놈 작살이 났다지?”
“맞아. 정찰대 놈들도 제법 실력이 있는 놈들인데 꼼짝도 못하고 피떡이 되었다는 소리가 있었지. 뭐 다행히 죽지는 않는 것 같지만 어쨌거나 그 여자가 정찰대를 손에 쥔 건 맞는 것 같더라고.”
“혹시 그 여자 이름 아는 사람?”
나는 주변 헌터들을 보면서 그 여자의 이름을 물었다.
“몰라. 그냥 대지의 첫째 딸이라고 한다는 소린 들었지.”
“그래서 우리들 사이에선 땅의 여전사로 통하고.”
“솔직히 땅의 여전사는 몇명 부르는 사람이 없고 히스테리 괴수라고 부른다지?”
“뭐, 가끔 폭발하면 무섭하고 하더군.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기도 하고. 그래도 실력 하나는 끝장이라서 다른 군소리 없이 받들어 모신다는 소리가 있지.”
더 들어 볼 것도 없을 것 같다. 대지의 첫째 딸, 우리 포포니다.
“엇, 이봐 어디 가는 거야?”
“이봐!”
“나, 본부대로 간다. 가서 정찰대에 들어갈 거야. 모두 복귀해!”
“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그거 근무지 이탈이라고.”
“냅둬라. 보면 모르냐? 그 여자랑 아는 사이인 거다.”
“어쩜 저 놈 그 여자 찾겠다고 여기 왔을지도 모르지. 여기 오자마자 이런저런 거 묻고 다녀서 이상하다 했더니 역시 뭔가 있었던 거다. 저 실력에 이런 곳에 기어 들어올 이유가 어딨겠어?”
“역시 여자 찾아서 온 건가?”
“그럼 여잔 왜 여길 들어 온 거지? 도망왔나?”
“에이 설마.”
저것들이 뭐라고 떠드는 거야? 다 들려 이것들아! 아니지. 뭐 떠들거나 말거나 중요한 것은 우리 마눌을 드디어 찾게 되었다는 거다. 이야호! 만세다 만세!! 포포니 기다려, 남편이 간다!